[성삼재~여원재]-'홀로 가는 대간꾼은 정말 위대하다'
♣ '홀로 대간꾼은 정말 위대하다~!!!'...백두대간 6일차(성삼재~여원재) 산행에서...
◈ 산행구간 : 성삼재 ~ 작은고리봉(1,248m) ~ 만복대(1,433m) ~ 정령치 ~ 큰고리봉(1,304m) ~ 수정봉(804.7m) ~ 여원재
◈ 산행거리 : 20.6km (포항셀파산악회 실측거리)
◈ 산행일자 : 2007년 10월 27일
◈ 산 행 팀 : 달아네 홀로~!!!
◈ 산행날씨 : 맑음....옅은 개스...!!!
◈ 총소요시간 : 10시간 30분 (언제나처럼 여유로운 산행)
◈ 구간대별 소요시간
성삼재(07:00) - 1분 - 철책 들머리(07:01) - 4분 - 첫번째 헬기장(07:05) - 19분 - 작은고리봉(07:34)/휴식(07:44)
- 4분 - 헬기장(07:48) - 26분 - 만복대 2.3km 이정표(08:14) - 4분 - 묘봉치(08:18)/휴식(08:21) - 8분 - 헬기장(08:29)
- 16분 - 만복대 1.3km 이정표(08:45) - 44분 - 만복대(09:29)/휴식(09:49) - 16분 - 바위전망대(10:05)/휴식(10:20)
- 28분 - 정령치(10:48)/휴식(11:09) - 4분 - 마애불상군 갈림길(11:13) - 26분 - 큰고리봉(11:39)/휴식(11:49)
- 38분 - 고기삼거리 1.5km 이정표(12:27) - 33분 - 고기삼거리(13:00)/휴식(13:12) - 20분 - 노치마을 입구(13:32)
- 18분 - 노치샘(13:50) - 5분 - 노송(13:55)/휴식(14:00) - 19분 - 능선 묘지(14:19) - 27분 - 고인돌바위(14:46)
- 24분 - 수정봉(15:10)/휴식(15:18) - 28분 - 입망치(15:46)/휴식(15:59) - 34분 - 암봉 정상(16:33) - 37분 - 임도(17:10)
- 14분 - 시멘트 농로(17:24) - 6분 - 여원재(17:30)
◈ 산행기
지난 8월...늘재~밀재의 짧은 대간 산행 이후 2개월만에 다시 대간길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째 대간 산행인지라 빨리
'진부령아~ 좀만 기둘려라~~~ 내가 간다~'
....뭐 이런... 심리적 압박감이 없어...그저 시간날때(시간은 항상 많지만...-_-;)...날씨 좋은 날 대간길에 오르기로 했기에
두번째 대간산행은 가뭄에 콩 나듯 대간길에 오르고 있지요... 이러다 4년 8개월이 걸린 1차 종주 기록을 넘는건 아닌가
싶은데....기간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건 야간산행이 많았던 첫 대간종주와는 달리 두번째 백두대간 종주는
기필코... 대간길을...우리 산하를...두눈으로 제대로 보고 느끼고......또 하나....사진이라는 기록을 남기려 하기 때문입니다.
비가 유난히 잦아 '가을장마'란 말이 나올 정도였던 올 가을.... 그냥 이렇게 지나가나 싶었는데 마침 매요리까지 진행한
하늘재선녀님께서 역시 오랜만에 대간길에 가려 하는데 함께 가자 하시데요... 하지만 동행산행이 아닌...각자 산행으로 말이지요.
자칭 선녀님의 대간 사부로서 대간길을 동행해주려 해도 선녀님께서 굳이 홀로산행을 고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지난 겨울 성삼재까지 진행하고 대간에 오르지 않은(물론 중간 중간 오른건 제외) 저와 달리 선녀님은 스리슬쩍(?) 매요리까지
진행한 상황이었기에 각자의 가야할 구간이 다르다는 것도 각자 산행을 하게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홀로 대간 산행은
홀대모, 홀산에 몸을 담고 있는 대간꾼으로서...부끄럽게도 단 한차례....희양산 구간밖에 없을 정도로 홀로 대간산행이라는 것이
저에겐 버거운 것이지만... 접근하기 쉽지 않은 지리산 성삼재라는 먼곳....이번 기회에 가지 않으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몰라
과감히(?) 홀로 산행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아무튼........ 이번 홀로 대간 산행후.... 전 구간을 홀로 진행하신
홀대모, 홀산분들을 다시금 존경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그 이유는....산행기에서 차차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계획된 산행 일정은 선녀님께서 저를 성삼재에다 올려다 주고 다시 매요리로 돌아가 매요리 마을회관 앞에 차를 주차해놓고
매요리~중고개재, 중기민박 1박 후 중고개재~육십령 산행후 육십령에 대기하고, 저는 성삼재~여원재, 금성민박 1박 후 여원재~사치재
진행후 매요리에서 차를 회수, 육십령으로 가서 선녀님을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량 회수 걱정이 없는... 산행일정이었습니다.
(F11 버튼을 누르고 보시면 넓은 화면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 1. 6일차 대간 진행 구간은 성삼재에서 여원재에 이르는 20여km의 비교적 무난한 구간이다. 사실 산행 후반에 발바닥 통증으로
노치마을 입구에서 산행을 중단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남은 여원재까지의 구간이 그다지 힘든 구간이 아니고, 산행을 중단
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각이어서 유혹을 물리치고 계획했던대로 여원재까지 진행하였다.
지난 8월말 늘재~밀재 산행 이후 오랜만에 나서는 대간길... 하늘재선녀님과 산행 약속을 하고 설레는 나날을 보내던 중 집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어.... 대학 동창인데....주말에 후배넘이 장가간다나.... 음...주말....뭐? 주말? .....우쒸~ 대간 가기로 한 날이잖아...
어떻게 해야 하나.... 선녀님과 미리 약속을 했으니....깰수도 없고....그렇다고 결혼식에 불참할수도 없고...잠시 고민하다 대답했어...
'미안하다, 대간간다~!'
근래 선후배, 동기 결혼식이 죄다 대간산행일이랑 겹치는 바람에 고민하다 결국 대간을 선택하고야 말았는데....이러다 왕따되겠네..-_-;
딴은 먼데(서울 선후배,동창들) 몽둥이보다 가까운데(문경 선녀님) 몽둥이가 더 무섭기도 했기에...-_-;
아무튼...대간을 가기로 결정을 했는데.... 홀로 산행을 결정한 이번 대간길은 이전의 대간길보다 조금은 특별했기에 산행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설레어졌어....아니...사실은 점점 더 두려워졌다고 해야 하는게 맞지 싶어... 홀로 대간, 정맥을 가시는 분들의
모임인 홀대모, 홀산에 몸을 담고 있지만.....쪽팔리게도 나 자신은 딱 1번.... 희양산 구간만 홀로 진행했을뿐 이외의 구간은
산악회나 지인들과 함께 진행했거든... 홀로 산행을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상당히 꺼리고 있는데... 뭐...물론 등산객이 많은
서울 근교산이나 유명산들이야 혼자 가긴 하지만...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은 대간길을 혼자 간다는건 여전히 나에겐 범접할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하고 있었어... 사실...예전에는 홀로 산행이 두렵다거나 하는건 없었는데...2003년 8월 이후...나는 완전히
초울트라슈퍼캡� 겁쟁이가 되어버렸어... 2003년 8월... 밤 9시 오대산 두로봉... 겁없이 덤벼드는 거대한 미친 멧선생과의
사투(?)....그리고 36계 줄행랑 사건 이후.... 난 산에 대한 공포....아니 멧선생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해 있었고....
그 사건 후 용기를 내고 눈보라 치던날 홀로 진행한 희양산 구간에서 다시 한번 멧선생과 마주치고부터는....간이 콩알만해져서
다시는 혼자 대간 안간다고 다짐을 했었걸랑.... 이번 대간 산행도 홀로 가야한다는 것 땜시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달아네는 겁쟁이~ 소심쟁이~'라고 놀리는 선녀님을 비롯한 몇몇(?) 홀산분들이 계신듯 하야...사춘기도 훌쩍 지난 30대의
철지난 반항심리가 발동되어 나로서는 정말 큰 용기를 내고 홀로 산행을 감행한 것이었쥐...
성삼재에 아침 6시 정도에 도착하는것으로 하고 새벽 2시에 선녀님과 만나기로 했어... 그런데 산행 며칠전......같은 날 고기리~매요리
구간을 진행하신다는 안산의 에나로님 일행 두분이 김천에서부터 차량합승을 요청하시는데...그분들은 김천역에 2시 도착 예정이란다...
산행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이것 저것 준비하고 잼나는 vj특공대 보고 나니...헐...잘 시간이 없네.... 1시간이라도 편하게
눈붙이고 가려고 새벽 1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자정 무렵에 잠이 들려고 하는 찰나......우렁차게 울어대는 벨소리에 깜짝 놀라
받아보니...선녀님.... 안산에서 오신 분들 기다리는게 하는 것도 그렇고 하니 1시에 출발하자 하시네...-_-; 결국 1분도 눈 붙이지
못하고 새벽 1시 선녀님과 합류....자욱한 안개를 뚫고 새벽 2시 김천역에 도착... 에나로님 일행(父子대간꾼) 두분과 합류하여
여전한 짙은 안개를 뚫고 거창을 지나 함양에 들러 에나로님이 추천하는 함양터미널 근처 설렁탕집에서 조금 의심스러운 설렁탕
한그릇 먹고 나니....스르륵 잠은 쏟아지고... 함양을 출발... 국도를 따라 남원방향으로 향하니 그 자욱했던 안개가 사라지고
밝은 보름달빛이 비추는 인월, 운봉을 지나 에나로님 일행의 들머리인 노치마을(가재마을?) 입구에 도착했어... 두분을 내려드리고
기념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는 성삼재로 출발.... 고기리삼거리를 지나 정령치를 넘는데 이곳으로 다시 걸어 내려와야만 하는 내 처지가
왜 그리 처량해지는지.... 멀미가 날 정도로 매우 꼬불꼬불한 정령치 고갯길을 넘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성삼재에 도착한 시각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30분이었어...
# 1. 새벽 1시, 선녀님과 만나 1시간여를 달려 김천 시내에 접어들고....주무시고 계실 김천의 황악바람님께 통과 인사를 겸한 문자 한통
보내드리고...김천역에 도착...역사에 들어서니 에나로님 일행 두분이 막 개찰구를 나오고 있었다...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타 함양으로 향한다...
# 2. 간만에 안개가 낄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정확히 맞아 떨어져 상주서부터 함양에 이르기까지 엄청 짙은 안개때문에 서행 운전을
하며 03:40분 함양에 도착...짙은 안개에 파묻힌 함양읍내로 진입... 어렵게 함양터미널 근처의 24시간 설렁탕집 찾아 들어선다..
# 3. 너무나 뽀~얀 설렁탕 국물이 되레 의심스럽다... 항간에 거의 대부분 설렁탕 전문점에서 설렁탕에 프림을 섞는다던데....설마 여기도?
프림을 풀었건 밀가루를 풀었건 암것이나 다 잘 먹는 달아네는 국물 한방울 안남기고 맛나네 먹어치웠다.... 그런데....밥 먹고 나니
심히 졸린건 어쩔수 없네...-_-; 수면제를 탔나?
# 4. 그토록 자욱했던 안개가 인월에 들어서자마자 감쪽같이 사라지고 밝은 보름달빛을 받으며 운봉을 지나 에나로님 일행의 들머리인
노치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한밤중임에도 밝은 보름달빛 덕에 5년하고도 8개월만에 다시 만난 수정봉의 모습이 선명하다.
몇시간 뒤면 내가 지나가야 할 길인데....어디로 자꾸만 가는 거냐....
# 5. 이것도 인연인데....삼각대 세워놓고 단체사진 한장~!!! 좌로부터 에나로님...에나로님 아드님, 하늘재선녀님, 달아네~!!!
# 6. 아직은 한밤중.... 어둠속에 두분을 남기고 떠나려니 왠지 미안해지고....
성삼재 주차장엔 제법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방금 도착한 듯한 안내산악회 팀이 버스를 바람막이 삼아 옹기종기 모여앉아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어...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우고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휘~~~~~~ 휘~~~~~~~~~~~~~~'
옴마야~~~ 겨울이 따로 없고만... 잽싸게 차안으로 들어가 쟈켓 하나 더 껴입고 밖으로 나왔는데도....넘 춥더라...정말...-_-;
선녀님은 매요리에서 중고개재까지 조금은 긴 구간을 진행해야 하기에 서둘러 매요리로 내려가야 했지만.... 바람 쌩쌩부는 성삼재에
홀로 남겨지는게 거시기해서...쬐~~~금만 더 있다가 가시라 매달렸지....하지만...결국 10분만에 차에서 쫓겨(?)나고 매요리를 향해
출발하는 선녀님의 애마를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성삼재 길바닥에 내버려지게 되었어.... 당장 어둠속의 대간길로 들어간다는건
엄두도 나지 않고....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할텐데....바람 피할곳도 마땅치 않더군.... 보아하니 다들 동이 틀때를 기다려 차안에서
대기하고 있는데....혼자 밖에서 떨고 있으려니...증말 서글프더라....성삼재 휴게소는 문도 열지 않았고....�장....주위를 둘러보니
바람피할곳은 단 한곳밖에 없네....구수~한 냄새 맡으러... 화장실로 고고씽~!!! 의외로 냄새 없는 화장실 좌변기에 걸터앉아
'따땃~한 집 놔두고 이게 뭔짓이래~~' 궁시렁거리며 앉아있다 깜박 졸았나 싶었는데 어느새 20여분이 후딱 지나가버렸어...
에구 다리 저려~ 이짓도 못해먹겠네 증말.... 배낭을 메고 화장실을 나오니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노고단 방향으로 올라가는
단체 산행객들이 넘 부럽게만 보이네... 아직 동이 트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기에 성삼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는 마침 문이 열린 성삼재 휴게소로 들어가 동이 틀때까지 기다렸어...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하나 둘...차문을 열고
나와 노고단 방향으로 올라가는데...만복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더만... 행여나 같은 방향이면 꼽사리 끼려
했는데...여의치 않고.... 가을 억새가 좋은 만복대에 오르는 양반들이 꽤 있을듯 싶었는데.....어째 보이질 않냐....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조금 더 지체하고 있으니 드디어 30대 대여섯명 정도가 만복대를 향해 출발하더라구....얼씨구나 싶었는데
뭐가 씌었는지 순간 '우쒸....기왕 홀로 산행으로 떠나왔는데...같이 갈순 없잖아~'....내 머리가 살짝 미쳤는지 요로코롬 오만방자한
생각을 했지 뭐야.... 그네들이 떠나가고...30여분쯤 지나서야.....같이 따라나서지 못했음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_-;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7시 정각....더 이상 지체하면 안되겠다 싶어 성삼재를 출발하려던 찰나..... 마침 두명의 등산객이
만복대 방향으로 내려서기에 이게 왠 떡(?)이냐 싶어 그들 뒤를 따라 만복대를 향해 출발하게 되었지...
# 7. 성삼재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구례면 산동면을 뒤덮은 운해.... 문경으로 이곳으로 오는 내내 자욱했던 안개를 보곤 내심 만복대에서의
멋진 운해를 기대했는데...아쉽게도 만복대에선 운해를 볼수 없었다....아마도 이날 노고단 운해가 장관을 이루었을 것이다...
# 8. 화장실, 휴게소 구석탱이, 휴게소 실내를 전전하다 날이 밝자 행동 개시....성삼재 주변을 돌아다니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성삼재엔 여러번 와봤지만 이렇게 환할 때 보는건 아마 지난 96년 지리산 종주때 이후 첨인듯 싶다....항상 새벽에 올라와 바로
노고단을 향해 출발했기 때문이다.
# 9. 성삼재 휴게소에서 바라본 가야할 만복대 방향....낮은 구름이 빠르게 능선을 넘고 있다....더 으시시하네...-_-;
# 10. 지리산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비록 11년전....황홀했던 오색단풍만큼은 아니지만...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었다....
# 11. 시선을 남쪽으로 돌리니 지난 겨울, 폭설속에 차량회수하느라 무진장 애먹었던 시암재 휴게소의 넓은 주차장이 내려다보인다.
# 12. 노고단 아래 중계소도 보이고...
# 13. 반야봉도 올려다 본다...
# 14....
만복대 들머리는 성삼재에서 도로를 따라 달궁방향으로 100여미터쯤 내려선 곳, 울타리의 쪽문으로 들어서는데....봄,가을 입산금지
기간에는 굳게 문을 닫아 놓는 곳이지.... 1차 종주때는...봄철입산금지기간 어느 새벽에 겁없이, 하지만 행여나 들킬까 랜턴도 켜지
못하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곳으로 진입하려다 문이 잠겨 있어 울타리를 넘다가 꼬꾸라져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데굴데굴 굴렀던
쪽팔린 추억이 남아있는 장소이기도 하지...^o^v
앞서 들머리로 들어서던 두명의 등산객은 들머리 사진을 찍고 있는사이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행여나 놓칠까봐(^^;) 죽을동 살동
뒤를 따라 5분여만에 도착한 헬기장에서 먼저 도착한 두명의 등산객을 만나게 되었어...하지만...이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 걸음으로
질주(?)하기 시작했고, 사진 찍느라 헬기장에서 잠시 지체했을뿐인데 이후 더이상 그들의 모습을 볼수 없었어... 아무튼....숨을 헐떡이며
그들을 따라가려 했지만... '다리가....내 다리가 아닌겨~'.... 결국 뱁새 가랭이 찢어질것 같아 이내 체념하고.... 생각을 고쳐 먹었지...
밤에 홀로 가는 대간꾼도 있는데, 낮에도 홀로 가기 두렵다니....정신차려라.... 늦가을에 이 높은 고도에 멧선생이 어디있겠냐?
(곰이면 몰라두...-_-;) 마음을 다잡으니....'그까이꺼...뭐 대~충....혼자 가지 머...'
달궁에서 성삼재로 이어지는 도로가 그리 멀지 않은듯 한동안 차소리가 매우 가깝게 들리다 어느 순간부터 차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고 세찬 바람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풀들이 우는 소리만 들려오고.... 그렇게 30여분을...여전히 마음 한쪽 구석에
두려움을 지닌채로 진행하다보니 뚜렷한 갈림길이 나오는거야....아...이게 작은고리봉 갈림길이구나...첫 대간종주땐 밤중에 랜턴도
켜지 못하고(입산금지기간) 진행한 지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간 작은 고리봉... 망설임 없이 좌측 길로 들어서 작은고리봉
정상으로 향했어...빽빽히 자생하고 있는 키작은 억새 사이로 이어진 매우 가파른 오름길을 5분여쯤 진행...바람이 몹시 세찬
작은고리봉 정상에 올랐지...
# 15. 안녕, 성삼재~!!!
# 16. 만복대 들머리는 성삼재에서 달궁방향으로 100여미터쯤 내려가야 한다...
# 17. 이번 구간 들머리... 첫 대간종주때 저 울타리 뛰어넘다가 꼬꾸라져 데굴데굴 굴렀던 아픈 추억이...-_-;
# 18. 이번엔 떳떳하게 문을 통과하여 대간길에 올라선다....대간길에 올라 뒤돌아 바라본 성삼재 휴게소...
# 19. 햇살받은 반야 궁뎅이~!!!
# 20. 들머리에 올라선지 5분여만에 도착한 넓은 헬기장... 작은고리봉 일대는 여전히 구름에 뒤덮혀 있다...앞서 가던 두명의 등산객...
사진을 찍고 빠르게 만복대를 향해 출발하는데...이후 더이상 저들을 볼수 없었다...
# 21. '당동마을'갈림길...당동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무척 희미하다...
# 22. 낙엽이 내려앉은 대간길....으시시하긴 하지만....뱀은 없겠구만...하지만 방심은 금물~!!!
# 23. 한참 걸은것 같은데 겨우 1km 왔다네....
# 24. 성삼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며 껴입은 쟈켓을 벗어 배낭에 집어 넣는다.
# 25. 작은고리봉 갈림길에서 망설임없이 작은고리봉으로 올라선다... 작은고리봉으로 오르는 길...키작은 억새와 소나무 몇그루가
인상적이다.
# 26. 먼저번엔 들리지 못해 미안했다~!!!
검은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작은고리봉 정상석을 반갑게 쓰다듬어 주고 주위를 둘러보니...흐미야....달궁방향 아래쪽으로부터
세찬바람과 함께 구름이 사납게 몰려오는데....섬�하더라... 누구는 그런 풍경이 넘 멋지다는데...홀로 서 있으니 별게 다 섬�하네..-_-;
바람이 너무나 세차 모자를 꾹 눌러쓰고 구름이 지나가기까지 10여분을 기다리며 주변풍경을 담고 출발하려다...
'아차차~ 증명사진~!!!'
이미 예상은 했지만 혼자 오니까 증명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참 난감하더라구... 그래서 이번엔 특별히 무거운 삼각대까정
들고 왔는데 작은고리봉 정상부가 협소해서 삼각대 세워두기도 그렇고 또한 바람이 너무 세차 흔들거리고.... 띠바~띠바~~~
뭐 별수 있나.... 땅바닥에 내려놓고 어렵사리 구도 잡고 대충 한컷 날리고 작은고리봉을 출발했어...
# 27. 작은고리봉에서....구름사이로 종석대가 살짝 보인다..
# 28.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 29. 멀리 노고단 정상의 돌탑도 보인다...
# 30.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만복대... 정상부 구름이 사라지길 10여분 기다렸지만......-_-;
# 31. 만복대 정상부... 주능선상에 만복대로 이르는 등로가 뚜렷하다...
# 32. 땅바닥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어렵사리 증명사진 한컷~!!!
작은고리봉 정상에서 20여미터쯤 내려가 우회로와 합류.... 낙엽이 쌓인 대간길을 이어나갔어... 전날 비가 온 탓인지 꽤 미끄러운 등로를
조심하며 내려서 헬기장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가 들리네....응? 사람인가? 반가움에 멈춰서서 귀를 기울여보지만 더이상
들리지 않네... 뭐지?....다시 10여분쯤 진행하니...또 사람 목소리인듯한 소리가 들려오는거야... 앞에서 나는 소리인지, 뒤에서 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고....도대체 뭐냐?....신경을 끄려해도...그게 사람 맘같지 않고.... 이젠 주기적으로 소리가 들리는거야....것참..
미치겠네....혹시 내 몸에서 나는 소리를 착각하는게 아닌가 싶어 걸어가며 그 소리의 진원지를 귀기울려 들어보니...그럼 그렇치...
카메라가방이 배낭과 스치면서 '기~릭~ 기~릭~' 거리는데....이게 귀 뒤편에서 들리니 마치 뒤에서 사람이 부르는 소리처럼
들렸던게야...이런 �일~!!! 사람이 밀폐된 어두운 공간에서 갇혀 있을 경우 귀신을 보게 되는 경험을 한다고 하는데....이는 대개
주변 사물을 사람형상으로 인지해 일어나는 일종의 환각, 착시 현상이라던데.... 지금이 그와 같은 상황이로다....잔뜩 움츠린채
홀로이다보니 별게 다 사람소리로 들리고 말이야...-_-; 괜히 쫄았네...
'이야~~~~~~~ㅂ'
두려움을 쫓아내고자 호기롭게 소리 한번 내지르고 발걸음을 옮겼지. 이후로 완만한 오르내림이 여러번 반복되고, 만복대의 가을을
빛내준다는 억새군락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할 무렵... 또다시 사람목소리가 들려오는데....이는 분명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고
누군가가 서로 대화하는 목소리같은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억새가 만발한 넓은 헬기장이 있는 묘봉치에 내려서기 직전...
과연...건너편 억새밭사이로 만복대를 향해 올라가는 등산객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어...
# 33. 작은고리봉에서 내려서는 길...올라오는 길에서 90도 꺾어 내려선다...20여미터쯤 내려서면 우회로와 만나게 된다.
# 34. 만복대 가는 길...작은고리봉 북측 사면이 전날내린 비로 인해 무척 미끄럽다....
# 35. 작은고리봉을 출발한지 5분여만에 만난 헬기장....윗쪽 봉우리가 지나온 '작은고리봉'이다.
# 36. 키작은 상수리나무, 철쭉이 빽빽하게 들어선 지루한 등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 37. 반야봉이 눈부셔~
# 38. 전망대에서 잠시 뒤를 돌아본다....멀리 노고단이...
# 39. 노고단 정상의 돌탑이 뚜렷하다.
# 40. 대간리본이 없어도 워낙에 길이 좋은지라 길을 잘못들 일은 없지만...역시 국립공원인지라 리본은 거의 볼수 없었다....간만에
사람의 흔적이 있어 반갑게 다가가니....그럼 그렇지....역시나 공단에서 걸어놓은 현수막이었다...
# 41. 드디어 만복대 정상을 휘감던 구름은 사라지고....
# 42. 만복대 정상부가 뚜렷하게 보인다...
# 43. 만복대로 이어지는 대간길....키작은 관목지대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너무나 선명하다.
# 44. 만복대의 가을을 더욱 빛내주는 억새군락지를 연이어 지난다.
# 45. 만복대까지 남은 거리 2.3km...
# 46. 구례 일대를 뒤덮은 운해는 여전한데.....저기 저 산아래 동네가...
# 47. '지리산 온천랜드'라던가?....여긴 '진짜' 온천일까? 요즘은 여기 저기 '온천입네~' 하고 오라 손짓하는 곳이 많은데.... 땅에다
구멍만 뚫고 뜨뜻미지근한 지하수 퍼올려놓고 뎁혀서 온천수입네 하는 곳이 대다수이지 않나 싶다...온천 기준온도가 25도 인데
이정도 수온은 어느곳이든 어느정도 깊이만 파들어가면 지열에 의해 그정도 온도의 지하수는 나온다고 하니.....
진짜 개나 소나 다 온천이랜다....가능하면 예로부터 이름난 온천휴양지로 가는게 '진짜' 온천욕 하는게 아닐까....하긴 걔중에서도
원천탕이 진짜라나 뭐라나??? 수안보 온천같은 경우 지하에서 퍼올린 물이 100도가 넘는다고 하던데....이게 진짜 온천이지...
# 48. 분명한 사람목소리가 들려왔던 묘봉치에 도착한다.... 사람이 어디있나 살펴보니...
# 49. 묘봉치를 출발해 가파른 관목지대를 통과하고 있는 등산객이 보인다....이들은 성삼재에서 30여분 일찍 출발한 그 일행들이었다...
억새밭에 둘러싸인 넓은 헬기장인 묘봉치.... 이런 모습이었구나.... 이 구간...첫종주땐 정령치 직전에 일출을 보았을 정도로 새벽 일찍
출발했기에... 내 랜턴불빛에 비친 앞사람 뒤통수밖에 기억이 없는 구간이야....그나마 이곳 묘봉치에서 첫 휴식을 취하며 흩어진
조원들과 모여서 행동식 먹었던 기억은 어렴풋이 나는구만.... 생각보다 억새밭이 그리 넓지 않아 살짝 실망했지만...그래도 무지
오랜만에 보는 억새군락을 카메라에 담으며 헬기장 주변을 돌아댕기는데.... 누군가 나처럼 사진찍는답시고 억새밭에 들어가
이리 저리 헤쳐놓은 모습이 엄청 보기 흉했어.... 나만이라도 안 그래야지 다짐하지만....영 구도가 안나오니...헤집고 들어가 말어
살짝 고민하다 눈 찔끔 감고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고 만복대를 향해 출발했어...
# 50. 묘봉치의 각종 안내문들...
# 51. 묘봉치에서...반야봉을 배경으로...
# 52. 묘봉치에서...역시 반야봉을 배경으로...
# 53. 묘봉치에서...가야할 만복대를 배경으로...
묘봉치에서 만복대에 이르는 길은 완만한 오름길이 꾸준하게 이어져 조금은 힘들지만, 사람 허리 정도로 키작은 관목지대로 이어져
막힘없이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수 있어 이번 구간에서 제일 행복하게 걸었던 구간인듯 싶어... 새벽녘 달궁계곡 일대를 뒤덮었던
짙은 구름은 완전히 사라지고 아주 청명하진 않지만 천왕봉이 뚜렷하게 보일정도로 가시거리는 괜찮은 편이었어... 두번째 지나는
길이지만 처음 보는 것과 마찬가지인 주변 풍경에 매료되어 거의 셔터를 누르며 걷다시피 했어.... 그렇게 느릿느릿 올라가다보니
앞서 올라가던 등산객 일행이 바위 전망대에서 쉬었다 출발하는 모습이 보이네....그런데 그 중 한사람만은 출발하지 않고 아래쪽에서
낑낑대며 느릿느릿 올라가는 나를 계속 내려다보는것 같더라구... 음? 뭐 할말이라도 있나....괘념치 않고 나는 나대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한참을 내려다보다 결국 올라가더만...(그 양반이 그렇게 나를 내려다본 이유는 만복대 정상에서 알게 되었지...)
잠시 후...앞서 간 일행이 쉬고 있던 전망대에 도착....배낭을 내려놓고 쉬고 있으니 40대 정도로 보이는 10여명의 단체 대간꾼이
빠른 속도로 뒤따라 오고 있는 것이 보였어....나중에 알았는데 이 양반들...나보다 1시간 늦게 성삼재에서 출발했단다...헐~~~~
다리에 모터를 달았나??? 아무튼....혼자 가다가...앞뒤로 많은 등산객이 있으니....참 편안하고 좋더라... ^o^v
휴식을 끝내고 눈앞에 보이는 만복대 정상을 향해 출발....억새밭 사이로 굵은 로프로 등로를 확보해 운치있는 마지막 오름길을
올라 성삼재를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이번 구간의 주봉인 만복대(1,438m)에 도착했어.
# 54. 만복대로 오르는 도중 돌아서 바라본 묘봉치 헬기장...헬기장 주변만 억새가 자라고 있다...
# 55. 또 만난 헬기장...헬기장 무지 많구만...
# 56. 헬기장에서...
# 57. 헬기장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 58....
# 59. 만복대가 빤히 올려다 보이는데... 1.3km나 더 가라하네...
# 60. 구절초? 쑥부쟁이?
# 61. 쪼~~~오기가 정상인디....
# 62. 줌으로 댕겨보니 만복대 정상의 돌탑이 뚜렷하게 보인다....
# 63. 누구는 산죽밭 지날때가 좋다던데...난 산죽밭 지날때가 싫더라...
# 64. 다시 한번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 65. 만복대가 지척인데...
# 66. 나보다 30분 일찍 성삼재에서 출발한 등산객 일행....무거운 비박장비를 지니고 진행하니 나와 속도가 비슷한가 보다...-_-;
일행중 다른 분들은 출발하는데 좌측에서 두번째 등산객이 일행과 함께 하지 않고 멈춰서서 내가 올라오는 모습을 계속 지켜본다.
뭔가 나에게 할 말이 있는듯한 자세인데.... 개의치 않고 나대로 사진 찍으며 느릿느릿 올라가니 한참을 기다리다 만복대를 향해
올라간다.
# 67. 다시 바라본 만복대 정상부...
# 68. 앞서가던 등산객 일행이 쉬고 있던 곳의 묘하게 생긴 바위....그곳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 69. 아~ 좋다.....
# 70. 높은 지역의 붉게 물든 산하, 낮은 고도의 아직은 푸른 빛의 산하....그리고 솜털같이 새하얀 운해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다...
# 71. 한참을 멈춰서서 언제 다시 보게 될지 기약할수 없는 주변 풍경을 꼼꼼히 살피며 카메라에 담는다.
# 72...
# 73. 자그마한 저수지도 보이고... 저수지 아랫마을...좀 위태롭게 보이네....저수지 터지면...기냥....-_-;
# 74. 지나온 대간길...
# 75. 오르지 못한 종석대가 보이고 그 아래쪽으로 지나온 작은고리봉이 보인다....작은고리봉 우측으로 성삼재휴게소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만복대에서는 작은고리봉에 가려 성삼재휴게소가 보이지 않으니....이곳에서 성삼재를 바라보는 것으로...이제 성삼재와는
영원히 빠빠~이~~~!!!
# 76. 성삼재 뒷편으로 보이는 구례쪽 운해가 장관이다....
# 77. 이날 노고단 올라가신 분들은 환상적인 노고단 운해를 감상했을듯...
# 78. 이젠 정말 만복대가 코앞이다...... 엎어져 볼까? 코가 닿는지???...........이런 썰렁한 유머 좋아하는 사람 하나 있었지?
# 79. 전망대에서 너무 노닥거렸나? 앞서 가는 일행은 벌써 만복대 정상에 올랐다...
# 80. 나도 만복대를 향해 고고싱~!!!
# 81. 앞으로 300미터....
# 82. 뒤를 돌아보니 40대로 보이는 10여명의 대간꾼이 빠른 속도를 뒤따라 오고 있다...
# 83. 만복대 정상 직전....억새밭 사이로 매력적인 대간길이 이어진다...
# 84. 사진 찍는 사이 뒤따라오던 일행도 추월해 오르고....
# 85. 만복대 억새군락과 반야봉...
# 86. 성삼재를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이번 구간의 주봉인 만복대 정상에 오른다...
만복대에 이르니 뒤에서 오던 팀은 무어가 그리 바쁜지 사진만 찍고 바로 정령치 방향으로 내려선다... 반면 앞서가던 팀은 배낭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 나역시 그들처럼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어....만복대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동서남북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을 선사해준다.. 쉬고 있던 일행중 한분께 증명사진을 부탁해 한컷 남기고
정상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어...멀리 지리산 천왕봉에서 노고단, 그리고 만복대로 이르는 지리주능선이 장쾌하고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면 가야할 큰고리봉, 수정봉, 고남산, 백운산....그리고 멀리 희미하지만 남덕유산의 모습까지...그야말로
100여km에 이르는 백두대간을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망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거칠것이 없는 멋진 조망처였어...
부지런하 사진을 찍고 있는데...누군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 돌아보니....일행중 한명이....어라....어디서 많이 뵌 분인데....
'어....어....혹시......(닉넴이 생각이 안나네.....-_-;)...저기..'... 더듬거리고 있으니...
'달아네 맞지?'
아...그제서야 닉넴이 생각나네....외우기 결코 쉽지 않은 닉넴을 가지신 분....'hl4ggx님'(무선통신할때 호출부호(?)를 닉넴으로....)
예전에 서울에서 생활할때 한동안 함께했던 '여산회'라는 Daum카페 산모임에서 함께 했던 분인데....몇년만에 뵙는건지....
순간 2002년 불암산 야간 등산했다 돌아오는 길에 차를 얻어타고 집까지 온게 마지막 뵌게 아닌가 싶었는데....
'금수산에서 보고 정말 오랜만이네...그치?'
아차차...그러고보니 2003년 가을 금수산 벙개산행 함께 했었지....그래도 무려 4년만에....이런 곳에서 우연히 만날 줄이야...
성삼재휴게소에서 나를 먼저 알아봤다는데 긴가민가 싶어 아는체하지 않으셨다는데....만복대 직전 전망대에서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나를 유심히 바라본 분이 바로 hl4ggx님이었던 거야.... 무지무지 반가워 그간 안부를 묻고 여산회에서 함께 했던
분들의 근황을 서로에게 물어보며 한참이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지리산 태극종주 코스를 따라 정령치를 거쳐 구인월로 내려간다는 hl4ggx님 일행이 출발하고...
같은 대간길 코스였으면 좋으련만 하는 작은 아쉬움을 묻어두고...그들의 뒤를 따라 정령치를 향해 내려서기 시작했지...
# 87. 처음보는 만복대 정상석...1차종주땐 이런거 없었다...그냥 돌탑만 있었을 뿐이다....반야봉 정상석이랑 판박이네...
# 88. 바람이 엄청났던 1차 종주땐 어둠속에서 이 돌탑만 한번 바라보고 정령치로 내려섰었다....만복대 정상의 돌탑...
# 89. hl4ggx님 일행중 한분께 부탁해 한컷.... 바위위에 올라가면 멋진 사진 나온다며 손수 위치까지 정해주시고....좋은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0. 만복대 정상석을 부여잡고도 한컷 남겨본다.
# 91. 만복대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지리산 천왕봉에서 노고단을 지나 만복대로 이르는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이 압권이다.
# 92. 만복대에서 바라본 지리주능선....가운데 반야봉이 대빵(?)처럼 보이지만 진짜 대빵은.....좌측 끄트머리의 구름을 이고 있는.....
# 93. 지리산 '천왕봉'이렸다....
# 94. 그래도 반야봉의 육중한 몸매(?)가 일품이다.
# 95. 노고단을 휘감던 구름도 사라지고......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이 선명하다.
# 96. 만복대 동쪽사면엔 억새가 한창이다...
# 97. 성삼재에서 만복대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종석대 너머로 운해가 장관이다...
# 98. 오르지 못한 종석대....출입금지가 언제나 풀리려나.... 종석대 아래로 작은고리봉에 가려 성삼재 휴게소가 보이지 않는다.
# 99. 만복대 정상에서 바라본 '묘봉치'
# 100. 만복대 남동쪽 사면의 억새군락...
# 101. 만복대에서 바라본 북쪽 풍경...가야할 고리봉~수정봉에 이어 고남산, 백운산...그리고 멀리 어렴풋이 남덕유산의 모습도 보인다.
# 102. 만복대에서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 103. 정령치에서 달궁방향으로 내려서는 엄청 꼬불꼬불한 도로....새벽에 정녕치 고개 넘는데...정말 멀미 날뻔 했다..
# 104.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지능선...그 너머로...
# 105. 남원시가지가 내려다 보인다.
# 106. 만복대에서 바라본 큰고리봉...
# 107. 언제 저기까지 내려서나..... 가야할 수정봉이 보이고....우측 뒤로 다음 구간의 고남산이 보인다.
# 108. 큰고리봉 뒤로 머~~~~~얼리 장수덕유, 남덕유의 모습이 아스라이~~~
# 109....
# 110. 2003년 가을...금수산 산행이후...4년만에 만복대에서 우연히 만난 'hl4ggx'님과 함께...
# 111. 정령치로 출발....
만복대에서 정령치까지 2km 남짓한 구간은 줄곧 내리막이 계속되는 편안한 구간이었어. 뒤늦게 hl4ggx님과 정령치로 출발...
예전에 알고 지내던 분들의 최근 근황과 함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쉴새 없이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고 내려서니....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네...-_-; 홀로 입 꾹 다물고 진행하다 갑자기 쉴새없이 수다를 떠니 뱃속에서 깜짝 놀랬는지 밥 달라고 난리치네..
일행이 있는 hl4ggx님은 먼저 보내드리고 바위 전망대 위에 걸터 앉아 뱃속의 거지넘을 달래주어야만 했어...
# 112. 만복대에서 큰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 113. 행님...같이 가유~!!!
# 114. 행님도 장비가 장난이 아니구만유....slr 카메라까지 장만하시구....
# 115. 자그마한 언덕을 넘는데....뱃속에서 거지들이 밥달라고 난리친다....
# 116. 허기지니....별거 아닌 오르막도 힘겹네...-_-;
# 117.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걸터앉아 배낭을 내려놓고 순대(?)를 채운다.
# 118. 난 피자빵이 젤루 좋더라...... 대충 빵과 친구넘 집에서 따온 단감으로 거지들을 달래고...배를 두드리며 주변 경치를 감상한다...
# 119. 북서쪽으로 가야할 수정봉이 보인다....
# 120. 올해 단풍은 가을의 잦은 비때문에 빛깔이 곱지 못하다고 하는데....정령치에서 고기리로 내려서는 도로 주변의 단풍은
꽤 봐줄만하다..
# 121...
# 122. 고기리 삼거리 윗쪽으로...환경단체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댐(?)이 내려다 보인다..
# 123. 지나온 만복대...
# 124.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선...
# 125. 지리산 천왕봉....봐도 봐도 또 보고 싶구나...
# 126. 반야봉은 여전히 정겹고...
# 127. 우측의 큰고리봉에서 좌측의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128. 시골동네 뒷산같은 수정봉....고기리 삼거리부터 노치마을까지...전혀 대간같지 않은 대간길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엔 뚜렷한
산줄기가 있었는데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농경지로 만들었다던가....이넘들...미운짓만 골라 했구만...
# 129. 큰고리봉이 지척이다..
# 130. 동네 뒷산같기는 고남산도 마찬가지다.
# 131. 멀리 운봉읍내의 모습도 보인다. 원래계획대로라면 이날밤 하룻밤 묵어가려했던 금성민박이 있는 곳이다.
차에서 10여분 깜박 졸았던것 빼곤 잠을 자지 못했기에....배부르고 햇볕 따땃하니....바위 위에 드러누워 늘어지게 잤으면 좋겠지만..
여원재까지 가려면...서둘러야만 했어... 요즘은 해가 짧아 5시 3~40분이면 어두워지는데...이런 속도로 간다면 대충 5시를 전후해서
여원재에 도착할것 같으니 어둠속에 내려서지 않으려면...잠시도 지체해선 안되는 것이었지....혼자 가는것도 거시기 한데 야간산행까지
해야 한다면...나 까무라칠지도 모르잖아...-_-;
바위 전망대 이후로 정령치까지는 조망이 전혀 없는 잡목숲이 계속 이어졌어. 도중에 정령치에 차를 세워두고 만복대만 올랐다
내려온다는 등산객 여러팀과 마주치고...떠들석한 사람 소리가 가깝게 들리기 시작하더니....꼬맹이들 여럿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쳐 지리산의 가을단풍 구경 나온 수많은 관광객들의 차들로 주차장이 붐비는 정령치에 내려섰어...
# 132. 바위전망대 이후로 조망없는 잡목숲이 이어진다.
# 133. 붉은 단풍은 보이지 않고...
# 134. 편안한 대간길....
# 135. 어린 아이들 여럿이 올라와 있던 정령치 직전의 산불감시초소...
# 136. 반달곰을 만나면...먹을것을 주지 말라구? 그럼 나를 먹겠다 덤비면 우째라고? 먹을것 던져주고 내빼는게 상책 아닌가?
# 137. 곰을 만났을때 행동요령이라.....그냥 죽은척 하면 되는거 아니었나?
# 138. 정령치로 내려서는 계단에서 바라본 정령치 휴게소...
# 139. 요기로 내려섰다...
고갯마루에 있는 휴게소에서 젤 먹고 싶은건...단연 우동 아니겠어? 시원한 우동국물을 기대하며 기묘하게 생긴 휴게소로 들어서니...
.................................우동 안된단다...-_-; 우찌 이런일...김샜다....힘 빠지고.....국수는 된다는데....싫다...난 오직 우동만을
생각하며 걸어왔단 말이다~~~~ �장~!!! 이곳에서 식사하려던 계획 전면취소....큰고리봉 올라가다 전망이 좋은 적당한 곳에서
싸온 도시락을 까먹기로 했어...휴게소를 나와 야외식탁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휴게소 뒷편....장승이 세워져 있는 공원 비스무리한
곳에 오르니 단풍 구경나온 수많은 관광객들로 떠들석하더라구...그들 중 일부는 단풍구경한답시고 만복대까지 오르지만...평상복
차림의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지척에 보이는 큰고리봉에 다녀오고 있었어....대간길에서 등산객 아닌...일반 관광객과 섞여 대간길
오르긴 첨이네 그려.... 그럼 나도 관광객처럼 느긋하게 올라볼까나~~~!!!
# 140. 단풍구경 나온 차량들로 붐비는 정령치 휴게소 주차장
# 141. 휴게소 뒷편....공원 비슷하게 꾸며놓은 곳에 오르니....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있는 다른곳의 장승들과 달리 익살스럽게 웃는
표정의 장승들이 특이하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가야할 '큰고리봉'이다.
# 142. 정령치 고갯마루...
# 143. 정령치 공원 서쪽 풍경...조림지가 인상적이다.
# 144. 멀리 가야할 가야할 수정봉의 모습이 보인다. 고기리 삼거리에서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 마을 뒷편 노송이 있는 곳에서
산으로 올라 좌측 능선상의 얼라 머리 '빵구'난것처럼 보이는 곳(실제로는 무덤)으로 능선에 올라 우측 수정봉으로 대간길이
이어진다.
# 145.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나도 관광객 모드로 큰고리봉을 출발~~~~~~
단풍관광객들과 함께 하는 여유로운 대간길.... 하지만 그들은 자그마한 생수통 하나 들고 가벼운 옷차림에 발걸음도 가볍게 올라가는데
줄인다고 줄였지만 이틀치 먹거리에 잡다한걸로 채워진 배낭을 지고 올라가는 내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결국...꼬맹이들,
여학생, 남학생, 아줌마, 할매, 할배 등등등..... 일반 관광객 수십명에게 추월을 당하는 수모를 당하다니.... 대간꾼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네...-_-; 예전과는 달리 여러곳 돌계단으로 등로를 다듬어 놓은 곳들을 지나 여러번 쉬며 느릿느릿 올라 정령치 휴게소를 출발한지
30여분만에 겨우 큰고리봉 정상에 올랐섰어...
# 146. 큰고리봉 들머리의 안내도....
# 147. '백두대간 이야기'....이런건 참 좋아요~!!!
# 148...
# 149. 큰고리봉으로....
# 150. 정령치 서쪽사면....구불구불 이어지는 정령치 도로가 보인다.
# 151. 정령치를 출발한지 5분여만에 도착한 마애불상군 갈림길...300미터라....호기심이 일긴 하지만....갈길이 멀어 아쉽지만...패스~!!
# 152. 5년하고도 7개월전에 지나간 길.....이런 길이었나?
# 153. 정령치에서 큰고리봉에 이르는 등로 여러곳을 돌계단으로 보수해 놓았다.... 지극한 국립공원의 돌계단 사랑이 느껴진다...-_-;
# 154. 여러번 쉬면서 느릿느릿 올라섰더니 무려 30여분이나 걸려 큰고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큰고리봉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하려 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니... 밥보다 먼지를 더 많이 먹겠다 싶어 도시락 꺼내기를
포기하고 다시 한번 주변 조망을 즐겼어. 큰고리봉도 만복대 못지 않게 전망이 매우 좋은 곳이야...
'지리산을 보려거든 서북릉으로 가라'
며칠전 이곳을 지난 홀산 대명님께서 남기신 명언을 되새기며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봉우리 하나 하나를 되짚어 보았어...
천왕봉에서 연하봉, 삼신봉, 촛대봉, 영신봉.......토끼봉, 반야봉...그리고 노고단까지.....지난 겨울 지나온 대간길을 되짚어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더만... 그렇게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한동안 큰고리봉에서 지리산 조망을 즐겼지.....
정신을 차리고....길을 떠나야 할 시간...큰고리봉에 많은 사람이 올라왔지만....대간꾼은 커녕 바래봉으로 가는 등산객도 하나 없더라..
계속 혼자였다면 몰라도 사람 많은 곳에 있다가 혼자 가려니.....우울해지네....안되는데....-_-;
# 155. 큰고리봉 정상부... 작은고리봉도 정상석이 있는데....큰형님은...썰렁하네..... 이곳에서 대간길은 좌측 아래 급경사길로 떨어진다.
직진하면 세걸산을 지나 멀리 바래봉으로 향하는 서북능선길을 탄다....예전엔 이곳에서 바래봉 방향으로 알바를 많이 했다는데..
대간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은 알바하는 분들이 없으리라....
# 156. 큰고리봉의 삼각점....삼각점도 등급이 있다던데 어떤걸 보고 아는겁니까?
# 157. 큰고리봉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지리산 주능선 조망으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겠냐 싶을 정도다.....아... 지리산 성제봉에서의
지리산 주능선 조망도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긴 하다...
# 158. 천왕봉이 아스라이....
# 159. 천왕봉 일대의 구름이 완전히 사라지고....구름에 덮혀있던 중봉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여준다.
# 160. 반야봉....
# 161. 그리고 지나온 만복대와 정령치...
# 162. 만복대 돌탑도 깨알만하게 보이고...
# 163. 노고단 돌탑은 보일듯 말듯...
# 164. 백두대간 정령치...
# 165. 멀리 남원시내의 모습도 보인다.
# 166.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면....세걸산을 지나 멀리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 167. 봄철 진달래가 장관인 바래봉...
# 168. 가야할 수정봉도 내려다보고...에고...저기까지 언제 가나...
# 169. 고남산도 다시 한번 바라본다.
# 170. 남덕유가 보일듯 말듯...
# 171. 큰고리봉으로 오르는 사람은 많으나 모두 정령치로 다시 내려가는 관광객 뿐.....
# 172. 바위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셀프샷 한장 찍고..... 고기리 삼거리로 내려선다.
# 173. 안녕...고리봉이여...
성삼재서부터 큰고리봉까지의 등로가 고속도로라면....큰고리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자갈길 수준이라 할수 있지... 큰고리봉에서
대간길로 내려서자마자 로프를 잡지 않을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되었어.... 관광객들이랑 유유자적하며
오를때가 좋았지....다시 혼자가 되니 외롭구만... 미끄럽고 몹시 가파른 길을 로프를 잡아 가며 10여분을 내려서니 등로 좌측에
조망이 좋은 바위 전망대가 있어 잠시 주변을 살펴보고서 출발.... 500미터 마다 나타나는 이정표가 왜 그리 더디게 나타나는지....
한참 내려왔다 싶은데 겨우 500미터 내려온거라며 놀리듯 서 있는 이정표에 괜히 화풀이 하며 지루한 내리막갈을 계속 내려섰어...
좀처럼 보기 힘든 전봇대처럼 곧은 소나무 조림지역을 지나고 이어 나타나는 낙엽송 조림지역을 지나며 1차 종주때 함께 한
조원들에게 소나무와 잣나무를 구분하는 법을 가르쳐준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네.... 고기리삼거리 1.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자 등로 우측으로 용도를 알수 없는 철조망이 한동안 계속되더라구....설마 강원도 어디처럼 멧돼지 보호구역? 흐미야...
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니 힘이 불끈.... 계속 진행하다 이 높은곳에 산소를 쓴 후손들의 정성이 갸륵한 묘를 지나 5분쯤
내려가니 주변 나무를 모조리 잘라내고 조성된...더욱 화려한 묘지 3기가 모여 있네....아직은 국립공원 구역 같은데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의아해하며 내려섰어....묘지 바로 옆에 고기리삼거리까지 이제 500미터만 더 가면 된다는 이정표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두어 발자국 내딛었을때.....무언가 발 아래에서 기분나쁜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라 내려다보니...
내 딛은 발에서 3~40cm 앞에서 뱀이란 녀석이 저도 놀란듯 무지 빠른 속도로 달아나고 있는거야...10월말이고...제법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어 뱀이 모두 땅속으로 들어갔으리라 지레짐작했는데....하마터면 밟을뻔 했지 뭐야....방심은 금물....
깜짝 놀라긴 했지만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 빠르게 달아나는 녀석의 뒤를 쫓으니...요녀석 덤불로 들어가 포즈를 취하네...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지만 한컷 찍어주고...출발.... 계곡이 가까워지는지 좌측 아래쪽으로부터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차소리가 가까워져 고기리 삼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 짐작할 무렵이 꽤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들려왔어....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기리 삼거리 도로에 내려서게 되었지...
# 174. 큰고리봉을 출발하자마자 무지막지하게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림길이 시작된다....
# 175. 10여분을 정신없이 떨어진다...
# 176. 빨간 단풍은 어디에?
# 177. 잠시 편안한 길도 나오고....
# 178. 큰고리봉을 출발한지 10분만에 조망이 좋은 바위 전망대에 도착하니....큰고리봉에서 고기리삼거리까지의 내림길에서 유일하게
조망이 트인 곳이다.
# 179. 가야할 노치마을과 수정봉...
# 180. 공사중인지...완공된 건지.....
# 181. 남원시내도 다시 한번 바라보고....
# 182. 더욱 가까워진 고남산도 바라본다..
# 183. 뭐여? 한참 내려온것 같은데 이제 500m 내려왔다구? 고기리삼거리까지 3km 구간에 500m마다 이런 이정표가 나타난다.
# 184. 1km는 왔을거라 짐작하며 다시 나타난 이정표를 바라보니....또 500미터? 에구 힘빠져...
# 185. 봉분이 거의 사라진 묵묘를 지나고...
# 186. 낙엽송으로 착각될 정도로....죽 곧아 보기 좋은 소나무 조림지를 지나고...
# 187. 1.5km 지점부터는 낙엽송 조림지가 한동안 계속된다.
# 188. 낙엽송 조림지역을 지나며...
# 189. 우측으로 용도를 알수 없는 철조망이 설치된 지역을 지나고...
# 190. 이제 1km만 더 가면 지겨운 내리막길도 끝이당...힘내자...
# 191. 이 높은 곳에 산소를 정한 후손들의 정성이 대단하다 생각되는 묘소를 지나니....
# 192. 주변 나무를 잘라내어 조망까지 확보한 묘지를 지난다....국립공원 지역인듯한데 이래도 되나?
# 193. 묘지 옆....다시 만난 이정표....이제 남은 거리 500미터....
# 194. 밟을 뻔 했던......아니...내 육중한 발에 밟힐뻔 했던 뱀.....어찌나 빨리 도망가는지....놓치는줄 알았는데...사진찍으라고 멈춰서서
자세 취하는 센스를 발휘할 줄이야....한컷 찍고나자 '스르륵~' 덤불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 195. 아래쪽 소나무는 좀 못 생겼다....입산통제기간에 진행했던 1차 종주때 여기 근방에서 선두로부터 날아온 '공단직원출현' 무전에
오도가도 못하고 한시간동안 선두와 무전을 주고 받으며 공단직원이랑 숨바꼭질 했던 기억이 난다.
# 196. 멀리서 들려오던 계곡물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마침내 그 물소리가 바로 옆에서 흐르는 듯 우렁차게 들려오며 우측으로
작은 비닐하우스가 있는 민가를 지나...
# 197. 큰고리봉을 출발한지 1시간 10여분만에 고기리 삼거리 도로에 내려선다.
1시간을 넘는 시간동안 줄기차게 내려왔더니 발바닥이 따끔거리네.... 노치마을로 바로 출발할까 하다가 시간 여유가 있을것 같아
도로를 건너 그늘에 앉아 등산화를 벗고 도로변 시설물에 기대어 멍하니 지나는 차량을 바라보았어....차에서 봤으면 참 가관이었을거야..
날씨 좋은 날...진흙 잔뜩 묻은 바지에 신발은 벗어제끼고 도로변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멍청하게 쳐다보는 남자.........'돌+아이'.....
# 198. 고기리 삼거리에 내려서면 도로를 따라 노치마을로 가야한다...
# 199. 쉬면서도 셀프샷 찍기 놀이는 계속된다...쭈~욱....
가만히 앉아 있으니 잠은 쏟아지고...발바닥은 따끔거리고...피곤한데...그냥 여기서 버스타고 운봉으로 나가서 자고...다음날 매요리까지
진행할까? 2차 대간 종주를 시작하고 불과 몇구간 진행하지 않았지만..... 탈출을 밥먹듯 했기에 이곳에서도 살짝 탈출 아닌 탈출에
대한 유혹에 빠지고... 안돼...안돼....이러다 누구처럼 탈출전문대간꾼 낙인찍힐지도 몰라...^^;.....아니...그것보단 조금만 힘들어도
탈출을 생각하는 내 모습이 싫다... 예전엔 그러지 않았잖냐....소백산에선 영하30도의 혹한에서 탈출 대신 강행을 고집하지 않았더냐....
왜 이리 나약해졌냐.........힘을 내자.........여원재 얼마 안 남았잖아~~~~....그까이꺼 머....대~~~충......4시간만 가자구...
# 200. 대간길에서 가장 대간길 같지 않은 대간길.....60번 지방도를 따라 대간길은 이어진다...
# 201. 고기리 삼거리에서 바라본 수정봉.....아래쪽 노치마을(가재마을?)을 목표로 가면 된다.
고기리삼거리를 출발하여 60번 지방도를 따라 걸어가는 내 걸음걸이는 영락없는 패잔병으로 그것이렸다.... 발바닥이 따끔거려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며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차량들을 왜 그리 부러운지....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지루한 아스팔트 도로를 20여분 걸어
버스정류소 맞은편 노치마을 입구에 도착했어.
# 202. 고기리 삼거리의 '지리산 웰빙텔'.....개나 소나 다 웰빙이래....-_-;....고기리삼거리에서 구간을 끊은 대간꾼들의 숙소로 좋을듯..
# 203.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도 찍는다......셀프타이머로 조작해놓고......한컷~!!!
# 204. 힘없이 터덜터덜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 205. 지루하다....
# 206...
# 207. 늦가을 뜻하지 않게 나타난 도로변의 야생화가 지루함을 달래준다... '장구채'인듯...
# 208. 지루해도....가야할 대간길....'걸어야 내땅이다'....항상 명심하자....
# 209. 우측...가을수확을 끝낸 들판 뒤로 지리산 서북릉이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이어지고 있다...
# 210. 줌으로 댕겨보니...'바래봉'인듯....
# 211. 노치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가 세워져 있는 곳이 노치마을 입구....
# 212. 울동네에선 보기 드문 붉은토끼풀이...늦가을임에도 이곳에선 흔하게 볼수 있었다.
새벽 5시 무렵 에나로님 부자를 내려드리고 성삼재로 올라간뒤...8시간만에 같은 장소로 돌아왔어....산길을 걸어서 말이지... 차로도
한참 걸렸는데....한발한발 내딛는 사람의 발걸음도 무시할것이 못돼....배수로 공사로 굴삭기가 부지런히 땅을 파는 현장을 지나치며
시멘트 포장된 농로를 따라 노치마을로 향했어... 마을 뒷편 노송 다섯그루가 서 있는 곳을 목표로 삼아 20여분쯤 진행해 적막하기만한
마을로 진입...마을회관방향으로 접어들어 50여미터쯤 올라가니 유명한 '노치샘'이 나타났어.... 예전엔 그냥 평범한 마을 우물이었는데
백두대간의 개념이 알려지고, 백두대간 종주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다 보니 제법 그럴싸하게 치장을 해놓았더라구.... 그냥 지나칠수 없쥐..
어느 분은 물속에 도룡뇽이 있더라....하던데...그게 다 물이 깨끗하다는 증거 아니겠어....내려가서 한 바가지 들이키니....캬...물맛 좋고..
노치샘을 지나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은듯 삐까뻔쩍한 시골농가 우측으로 이어진 좁은 골목을 올라가 마을을 수호하는 듯 마을 뒷편에
자리잡고 서 있는 노송 다섯그루와 만났어.... 사진 몇장 찍고 수정봉으로 올라가려는데...아차차...다른분들의 산행기를 보니 1차 종주땐
보지 못한 것이 있으니....한반도 지형과 백두대간을 새겨놓은....비석(?)...돌판(?)...아무튼...그런게 있던데.... 마을 회관에 있었나?
다시 내려가 확인하려다... 다음날 산행이 일찍 끝나면 차를 타고 와서 확인하기로 하고 수정봉을 향해 출발했어...
# 213. 노치마을로 들어선다.....
# 214. 목표는 마을뒷편의 노송 다섯그루가 서 있는 곳...
# 215. 붉은 토끼풀...
# 216. 마을 뒷편 노송을 목표로 삼으면 길 찾지 못할 염려는 없다...
# 217. 적막하기만 한 노치마을로 들어선다.....
# 218. 노치샘에 도착....예전엔 저런 지붕같은것 없었는데.... 내려가 시원한 물맛을 보고 출발한다.
# 219. 늦가을...담벼락을 자그마한 꽃을 피운 녀석이 있었으니...'털별꽃아재비'란다...
# 220. 신축된 농가주택 옆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을 따라 오른다......
# 221. 늦가을이 제철인 '산국'
# 222. 노치마을 뒷편의 다섯그루 노송...
# 223. 노송 아래에서 바라본 지리산 서북릉....바래봉에서 만복대로 이어지는 서북릉을 한동안 바라본다...
# 224. 멀리 지나온 만복대와 고리봉이 보이고...
# 225. 저~~~~기서 마을로 들어서는 농로로 진입했었지....
# 226. 환경단체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쳐잡수시는 정령치아래 농업용수용 댐...뒷편 젤 높은 봉우리가 '만복대'
노송들과 작별하고 수정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 완만한 오름이 100여미터쯤 이어지는데 등로 좌우로 집터인지, 아님 예전 경작지
였던듯한 계단식 지형이 여러곳 있더라구.... 예전에는 이렇게 산으로, 산으로 파고 들어가 경작지를 넓히곤 했는데...요즘은...어릴때 살던
시골마을 들어가보면 예전에 분명 경작을 하던 곳인데 버려진채 나무와 수풀이 무성한 곳이 무척 많이 보여...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당...완만하던 오름길은 갑자기 코가 닿을듯 가파른 급경사로 바뀌고 10여분을 낑낑대며 올라 넓게 조성된 묘터가 있는 곳까지
이어졌어... 잠시 쉬고선 출발.. 수정봉까지는 짧은 오르내림이 10여차례 이상 계속되는 좀 짜증나는 등로의 연속이야.. 궁시렁대며
진행하는데 앞에서 아줌마들 목소리가 분명하게 들려온다....등산객인가? 설마 내가 이렇게 느릿느릿 걷는데 내가 추월할 등산객이
있겠어?....동네 아줌마들 송이 따러 올라온건가? 수정봉 일대는 거의 대부분 소나무가 주종를 이루고 있어 가을철 송이가 제법 많이
날것같아 보여 그렇게 짐작한 것이지....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깝게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휴식중이거나 식사중인듯 한데....과연...얼마
안가 그늘 아래에 둘러앉아 술한잔 건네고 있는 4~50대로 보이는 대여섯명의 아저씨, 아지매들을 만났어....식사 중에 결례일것 같아
조용히 옆을 지나쳐 수정봉으로 향했어.... 수정봉으로 오르는 길 내내 걷기 편한 흙길이었는데 단 한곳 바위틈을 지나가는 곳이
나오는데...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번쩍 하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니.... 그래...이 바위 뒤에 그 고인돌 바위가 있었지 아마???
바위틈을 지나 내려서니...역시나....고인돌 바위가 짜잔하고 나타난다....것봐...나 아직 기억력 안 죽었다니까~!!! ^o^v
고인돌 바위를 지나 오랜만에 보는 용담을 카메라에 담으로 씨름하는 사이 식사를 마치고 뒤따라온 아지매,아저씨들 일행이 도착하고
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수정봉 정상에 도착했어...
# 227. 노송 뒷편...숲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함양군에서 세운 안내도가 있어 살펴본다. 노치마을에서 봉화산에 이르는 대간길이 나타나 있다.
# 228. 완만한 오름길이 100여미터쯤 이어진다....좌우로 계단식 지형이 있는것으로 보아 예전엔 경작지였던듯....아님 집터였거나...
# 229. 이런 바윗길을 지나기도 하고....
# 230. 무지 가파른 급경사 오름길을 10여분 올라....
# 240. 넓게 조성된 묘지 윗쪽에 도착...휴식을 취한다...이곳이 144번 사진에 설명한 '얼라 머리 빵구 난 것 처럼 보이는 곳'이다.
# 241. 거의 100% 소나무 사이로 등로가 이어진다....송이도 제법 많이 날듯...
# 242.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수정봉 정상부가 보인다...
# 243. 조망 확보를 위해 벌목해 놓은 듯한 수정봉 정상부(우측)
# 244. 색깔이 고운 용담...남쪽이라 그런지 야생화도 늦게까지 피어 있다...
# 245. 수정봉까지 10여차례 짜증나는 오르내림의 반복이다...
# 246. 서쪽으로 남원시내도 보이고...
# 247. 흙길만 밟다가 바위틈을 지나려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아....요 다음에 고인돌 바위가 있었지 아마...'
# 248. 기억은 정확했다.... 수정봉의 명물 고인돌 바위.....
# 249. 수정봉에서 여원재까지....대간길이 참 많이 변했다는 걸 느꼈다.....나무계단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등로를 지나고...
# 250. 요 언덕은 우회로가 없음에도 앞서가는분들 따라 우측으로 살짝 우회해 버렸다....-_-v
# 251. 무덤가에 피어난 구절초...
# 252. 정상석은 아니지만...깔끔한 이정표가 세워진 수정봉 정상에 도착한다...
수정봉 정상부는...정말 아무것도 볼것없고 잡목때문에 조망도 전혀 볼수 없으며 바닥에 삼각점 하나 있는게 전부였는데....
참 많이 변했더만.......정상석은 없지만...번듯한 이정표에다가, 수정봉에 대한 유래를 적어놓은 안내문도 보이고..... 게다가
남쪽과 북쪽으로 벌목을 해놓아 조망도 확보해두었더라구... 이런거 자연훼손이다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나같은 경우...요렇게
정상부에 조망을 확보해 놓은 분들...늘 고맙게 여기고 있슴다......수정봉에 함께 도착한 아지매,아저씨들은 거제도에서 오셨다는데
정령치에서 여원재까지 대간을 진행중이란다...한분께 부탁해 증명사진을 찍고 이리 저리 둘러보며 쉬고 있으니 거제 대간팀은
'대간 진행 상황이 비슷하니 언젠가 또 대간에서 만날 날이 있겠지요~'
라는 말을 남기고 여원재를 향해 먼저 출발했어.... 음...또 만나게 될런지....그분들처럼 여럿이 다니면 정기적으로 갈수 있지만...
나같은 경우 한달에 몇번 가는 식이 아니라 가고 싶을때 가는 거라...그분들과 대간에서 다시 만나기는 힘들겠지....아마두....
수정봉의 이모저모를 담고...나 역시 그들 뒤를 따라 수정봉에서 출발....입망치로 향했어...
# 253. 수정봉 정상에서 바라본 만복대와 고리봉....
# 254. 만복대와 수정봉 사이....지나온 정령치 고갯마루가 보인다...
# 255. 북쪽으로 가야할 방향으로도 조망 확보를 위해 벌목을 해 놓은듯 하다....멀리 고남산이 보인다...
# 256. 다음 구간의 주봉인 고남산...
# 257. 예전엔 이곳이 수정봉임을 알수 있게 해준 것은 이 삼각점이 유일했는데....
# 258. 새로 세워진 수정봉 이정표에서 증명사진 한컷....
수정봉을 출발...입망치로 가는 길은 남원 방향으로 간벌작업을 해놓아 간간히 남원 조망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어...여원재까지 줄곧
대간길 좌측...즉 남원쪽 사면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간벌작업을 해 놓았더라구....설마 이게 조망을 위해 베어낸건 아니겠지?
잘려나간 나무에게는 좀 안됐지만...나무사이로나마 조망을 볼수 있으니 뭐...나쁘진 않더만... 계속되는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앞서 가던 거제팀의 아지매들이 무릎통증을 호소...응급처치를 하는 사이 그들을 앞질러 내려서고....입망치가 생각보다 꽤 멀다라고
느껴질 즈음.... 우측 나무사이로 희끗희끗한 비닐하우스가 보이고...이내 계단을 내려서 양방향으로 꽤 넓은 임도가 지나는
입망치에 도착했어.
# 259. 여원재까지는 가는 내내 대간길 좌측사면에 간벌작업을 해놓은걸 볼수 있었다.
# 260. 철모르는 진달래...
# 261. 간벌작업을 해 놓아 서쪽으로 조망이 그럭저럭 볼만하다.
# 262. 건너편으로 입망치를 지나 지도상에 '암봉'으로 표기된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다. 막판에 꽤나 힘겹게 올라섰던 봉우리다.
# 263. 1m정도로 무지무지하게 키가 컸던 산마늘...대개 산마늘은 10~20cm 정도로 자라는데 이넘은 돌연변이인가?
# 264. 나무계단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대간길이 입망치까지 이어진다.
# 265. 좌우로 넓은 임도가 지나는 입망치에 내려선다.
# 266. 넓은 임도가 지나는 입망치...
# 267. 입망치에서...운봉방향으로 내려서는 임도....바로 아래에 비닐하우스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있다.
입망치를 지나 건너편으로 올라서면 무덤 1기가 나오는데....1차 종주때도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던 기억이 있어 그때를 생각하며
같은 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어... 꺼놓았던 휴대폰을 켜고 매요리에서 중고개재를 목표로 대간을 진행하고 있을 하늘재선녀님께
전화를 걸었어..지금쯤이면 중재에 거의 다 왔겠거니 기대하며 전화를 걸었어...
'어디쯤이세요? 중재 거의 다 왔겠죠?'
의외의 대답이 돌아오네...
'아니...나 대간 거꾸로 탔어.....지금 여원재에 있어...'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왜 대간을 거꾸로 타요?'
매요리에서 여원재로 '돌바'를 했다는 건가? 설마....그건..아무리 방향감각이 없기로서니...절대 그럴 곳이 아닌데....
사연인즉...출발할때부터 다리에 통증이 있었는데 12시 반쯤 복성이재에 내려서니 다리 통증이 극심하고...또 중재까지 가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을것 같아 부득이 하산을 결정하셨다네....물론 다음날 산행도 포기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고 말이야.
선녀님 다리 아프신건 진짜 가슴아프지만...(정말?)...다음날 산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쾌재를 불렀어...^^
사실 산행 전에 일요일날 비소식이 있어 하루만 산행하고 돌아가면 어떨까 의향을 여쭈니....비가 오든 말든 이튿날도 산행을
해야 한다고 하셨걸랑....아무튼...자세한건 여원재에 도착해서 듣기로 하고 1시간 조금 더 걸릴것 같다는 말을 전하고
입망치를 출발...막판에 무지하게 힘겹게 올랐던 무명봉을 향해 출발했어.
# 268. 입망치를 지나고 1차 종주때도 쉬었던 묘지에 앉아 그때와 같은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 269. 이제 1시간만 더 가면 된당....먹고 힘내자....
입망치를 출발하여 완만한 오름길을 지나 언덕 하나를 넘고 나니 비로소 우뚝 솟은 무명봉이 눈앞에 나타났어... 이것 참...우뚝 솟은것이
보기만 해도 올라갈일이 걱정되네...-_-; 이런 좌절감은....진고개~구룡령 구간 진행할때 응봉산 지나고 산행 막바지...힘이 떨어질 무렵..
삼각형으로 우뚝 솟은 1261봉을 바라볼때의 심정과 비슷했어..... 가파른 나무계단으로 시작한 무명봉 오름길을 낑낑 때며 오르니
거제도 팀 두분이 추월해 가고...나머지 분들은 어찌된건지 보이질 않네...
산행 막바지의 가파른 오름길은 정말 쥐약이야... 거의 기다시피 한걸음한걸음 올라가다 도저히 못가겠다 싶어 배낭을 확 내삐리고
바위에 걸터앉아 둘쨋날 먹으려 짱박아둔 행동식을 죄다 꺼내 순대를 꽉~꽉 채우고 나서야 다시 출발....입망치를 출발한지 35분만에
겨우 무명봉 정상에 올라서니.... 먼저 도착한 거제도팀 아저씨....
'젊은 분이 힘들어요?'
당연한걸 왜 물으시나....내 입에서 절로 이런 말이 튀어나왔어...
'죽갔습니다....-_-;'
# 270. 입망치를 출발....완만한 오름길을 지나 언덕을 넘으면...
# 271. 두둥~~~~ 우뚝 솟은 무명봉이 눈앞에....저걸 넘어야 하다니...-_-;
# 272. 무명봉 오름길 직전에 만난 용담.... 땅바닥에 엎드려 찍고 있으니 뒤따라오던 거제도팀의 한분....사진작가냐 묻는데..손사래를 치며
아니라 말한다...사진...내공은...쥐뿔도 없는게 카메라만 큰것 가지고 댕기니 종종 이런 오해를 받곤 한다..민망하게시리..-_-;
# 273. 무명봉을 향개 고고싱....사진을 찍는 사이 거제도 팀이 추월하고...
# 274. 무지 가파른 무명봉 오름길은 나무계단으로 시작된다...오십 몇개까지 세다가....귀찮고 힘들어서 패스~
# 275. 정말 무지무지무지무지 힘든 오름길이다... 거북이랑 시합했으면 아마 졌을거다...
# 276. 잠시 쉬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수정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멀리 만복대의 모습도 보인다.
# 277. 돌계단은....무릎에 쥐약이다....
# 278. 돌계단을 만들다 남은 듯한 돌을 바닥에 깔아놓은 무명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 오르니 먼저 올라와 있던 거제팀 아저씨가 아지매들 올라오지 않냐고 물어보네....'글쎄요...소리도 안 들리던데요...'...일행과
연락하느라 분주한 틈에 휴식없이 무명봉을 출발했어.... 잘못 내려선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파르게 내려서니....힘겹게 올라선 높이
절반을 순식간에 까먹고......마침 등로에서 10여미터쯤 떨어진 곳에 전망이 괜찮을듯한 바위전망대가 있어 올라서니 지나온 수정봉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어...사진 몇장 찍고 있으니 그제서야 거제팀의 후미분들이 무명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후 소나무 낙옆(울동네에선 '갈비'라고 부른다.)으로 뒤덮힌, 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넓은 등로를 따라 20여분쯤 진행하니
작은 묘지가 나오는데....이곳에서 북쪽으로 지도상에 '암봉'으로 표기된 바위가 저녁 햇살을 받으며 노랗게 빛나고 있었어...
묘지를 지나 10여분쯤 더 진행하니 낯익은 넓은 임도가 나오네... 이젠 정말 다왔구나....싶었는데....-_-;....생각보다 여원재는 멀었어...
# 279. 무명봉 내려서는 길도 돌계단.....
# 280. 가파르게 내려서다 등로 좌측으로 전망이 좋을 것같아 바위가 있어 올라서니...무명봉 옆구리(?)의 바위 절벽이 멋지다...
# 281.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수정봉에서 입망치를 지나 무명봉으로 오르는 대간길이 뚜렷하고 멀리 만복대와 큰고리봉의
모습도 보인다.
# 282. 무명봉 이후 걷기 편안한 길이 한동안 계속된다.
# 283. 하지만....지랄같은 돌계단도 몇번 나오기는 한다...-_-;
# 284. 자그마한 묘지에 도착....추석이 지난지 오래지만 추석전의 벌초로 인해 이맘때 묘지들은 다들 깔끔한 모습이다.
# 285. 묘지에서 바라본 가야할 대간길.....역시 나무를 잘라 놓아 조망을 확보해 놓았다....
# 286. 윗부분에...석불, 혹은 비석으로 보여지는 무언가가 세워져 있는....지도상의 '암봉'으로 표기된 바위도 보인다.
# 287. 우측으로도 잠깐 시야가 트이며 운봉읍내가 내려다 보인다.
# 288. 제법 높은 언덕을 넘기 직전....분명 언덕 정상부로 오르는 길이 있음에도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는,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
우회로가 연결되어 있었다.....힘들고 귀찮으니....우회로로 고고싱~!!!
# 289. 주지사로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넓은 임도에 내려선다.
비교적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임도에 이르니....이제 곧 여원재로 내려서겠거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여원재가 가깝진 않았어....
1차 종주땐 임도에 내려서고 금방 여원재에 도착했던것 같은데... 여원재까지 한참 걸리더라구....임도에 내려서자 마자 나무계단이
있어 올라서서 50미터쯤 갔나? 다시 임도로 내려서네....뭐야...이거....그냥 임도 따라 내려오면 되는 거였잖아.... 임도로 내려서자
마자 다시 숲으로 들어가고....깔끔하게 정돈된 나무계단이 간벌작업이 된 숲 사이로 지루하게 이어졌어.... 발바닥은 또 어찌나
따끔거리는지... 느낌으로 양쪽 발바닥 모두 물집이 잡힌것 같아....한발 한발 내딛을때마다 참 고역이다...-_-;
그래도 나무들 사이로 여원재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니...마음 푹 놓고 이젠 다 왔다 방심하고 내려서는데......
'푸다다닥~~~~~~'
바로 옆에서 꿩인지 뭔지 하는 넘이 갑자기 날아 오르는 바람이....간 떨어질뻔 했어.....안그래도 해가 지고 나서 어두워지는 숲속에서
조마조마 했는데....꿩이란 녀석에게 아주 제대로 당했다....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계속되는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아래쪽 숲속에
왠 시골 농부가 밀집모자를 쓰고 서 있는게 보이는거야....오잉? 이시각...산중에 무슨 일로? ...그래도 사람이니 반가워 서둘러 내려가니..
아니....이게 우찌 된 일인고.....사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네..... 내가 헛것을 봤나?.....분명 사람이었는데.......
몇년전 대야산에 혼자 올랐다 저녁늦게 피아골로 내려서다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긴 한데....참 별일이네....깜짝 놀라고 헛것이
보이기까지 하니....서둘러 숲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이었어.... 다행히 얼마 안가 숲에서 벗어나 시멘트 도로로 내려서고
맞은편 농로를 따라가는게 정통대간길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1차 종주때 그랬던것처럼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와 여원재에 도착했어...
# 290. 임도에 내려서자 마자 다시 숲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 291. 다시 임도로 나온다.....그냥 임도 따라 내려오면 될것 같은데...
# 292. 다시 임도에서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고...
# 293. 간벌된 숲 사이로 나무계단으로 정비된 대간길이 이어지고.....멀리 여원재가 보인다.
# 294. 갑자기 날아오른 꿩에 놀라고, 헛것이 보이기도 해 서둘러 내려와 시멘트 농로에 내려선다...
# 295. 좌측 숲으로 진행하는게 정통대간길이 아닐까 생각하며 1차 종주때 그랬던것처럼 시멘트 농로를 다라 여원재로 향한다...
# 296. 성삼재를 출발한지 정확히 10시간 30분만에 여원재에 도착한다. 버스 정류소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녀님의 흰색 승용차가 보인다.
여원재에 도착하니....버스정류장 옆에서 기다리던 선녀님....차문을 열고 눈 동그랗게 뜨고 내다보며....
'왜 거기서 나와?
'에? 왜요? 뭐 잘못되었나요?'
'저기로 나와야지.....왜 그리 나오냐구?'
선녀님이 가리키는...정류장 맞은편을 보니...돌하루방처럼 비스무리한 조형물이 보이네..... 아차차....그제서야... 최근 이 구간을
지나신 분들이 날머리에서....저 돌하루방처럼 생긴 조형물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생각나는거야......그러고 보니 시멘트 농로로
내려섰을때 정통대간길이 아닐까 생각했던 그곳으로 새 길이 났을 줄이야...... 선녀님은 잘못내려왔다며 '무효~'를 외치시는데....
헤헤.....대간에서 우회 한 두번 하나....이정도는 그냥...눈감아 준다구요....^o^v
# 297. 차량 통행이 엄청 많은 여원재....차량 통행이 뜸하기를 기다려 중앙선에서 한컷..... 사진 좌측의....돌하루방 비슷하게 생긴
'운봉대장군'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나왔어야만 하는 것이다....옛날엔 분명 내가 나온 길이 정석이었는데....새 대간길이
뚫렸을 줄이야....
# 298. 여기가 새로 정비된 날머리란다....운봉대장군이라....돌하루방 판박이네....그런데 옆의 이정표.'백두산대간'은 모냐 도대체?
# 299. '옛날엔 제가 내려온 길로 다들 내려왔다구요....이런 길 없었다니깐요....'....선녀님의 '무효' 주장에 항거해 이렇게 외치지만...
새로 난 날머리에서 증명사진 찍어주는 센스는 잊지 않았다...^^
하늘재선녀님은 다리 통증으로 인해 복성이재에서 탈출.....걸어내려오다 순박한 시골총각 아저씨 차를 얻어타고 아영까지 가서
그곳에선 친절한 지구대 경찰의 호의로 순찰차를 타고 매요리로 가서 차를 회수하셨다는군.... 그리고 여원재에서 기다리다, 마침
하산하는 대간꾼에게 내 인상착의를 말하고 얼마나 벌어졌느냐 물으니..꽤 힘겨워 한다며 한두시간은 뒤쳐졌을거라 말했단다..
아마두 만복대 직전 나를 추월해간 4~50대로 보이는 단체 산행객인듯....그런데....그 중 한분이 선녀님께 이런 말을 남겼다며...
선녀님은 즐거워 하시는데....그 말인즉슨~
'참 대단하십니다....대간하는 '남편'분을 위해 이렇게 기다리시고.....'
-_-;
작년에 도락산에서도 비슷한 소리 들었는데..............총각은 정말 억울하구만요~!!!!........아니...어딜 봐서 부부로 보이냔 말입니까???
이모, 조카라면 몰라두............^.^;
매요리에서 비박 예정인 에나로님의 비박장비가 트렁크에 실려 있어 다시 매요리로 향했어. 운봉을 지나 매요리에 도착....매요리
휴게소에 들어서 막걸리로 산행의 피로를 푸는 에나로님과 다시 재회하고.... 우리는 다음날 산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니...
에나로님도 잠시 생각하더니 함께 한 아드님이 넘 힘들어 한다며 집으로 돌아가시겠단다.... 올때처럼 김천까지 같이 가기로 하고
매요리를 출발하려는데... 마침 마을잔치에 가셨다 돌아오시는 매요리 휴게소 할머님께 4년만에 인사 올리고 매요리를 출발...
함양, 거창을 거쳐 김천에 도착...김천역을 찾지 못해 시내에서 살짝 헤메다 김천역에 도착...에나로님 부자를 내려드리고....
또다시 김천에서 상주로 빠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이상한 길로 가는 선녀님....주변을 보니 내가 예전에 헤메던 곳이네.....
제대로 된 길을 알려드리고....겨우 김천시내를 빠져나와 상주에서 뼈다귀해장국 한그릇 해치우고 집에 도착한 시각은 22시...
이날 새벽 1시에 출발했으니 꼬박 21시간 걸린 대장정의 막이 내린다....
# 300. 300장 채울려고 한건 아닌데....묘하게 300번에서 떨어지는구만...... 상주시내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1차 대간 종주시....홀로 대간길에 오른건 단 한번.....이화령~지름티재 구간 산행중 희양산성에서 봉암사 스님들에 의해 제지당해
하산한 뒤 남겨진...지름티재~희양산성의 짧은 구간을 부득이 혼자 올랐던게 유일한 홀로 대간 경험이었습니다....
이번에....저로서는 참 큰맘먹고 홀로대간에 도전했는데....솔직히 홀로 가는 내내 '두려움'이란 단어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인적없는 대간에 혼자라는 두려움도 컸지만....멧선생 노이로제가 있는 저에게는 멧선생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다행히 이번 산행에서 등산객도 여럿 만났고, 멧선생의 흔적조차 보지 못했지만 여원재에 내려설때까지 그 두려움이란걸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홀로 대간, 정맥 하시는 분들....정말 대단하십니다.....그리고....존경합니다....
제대로(?)된 홀로대간을 경험하고 나서....자신감이 생겨 또 홀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하진 않더군요...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지인들과 산행하는것에 비교하면....뭐랄까....대간하는 재미가 덜한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을것도 나눠먹고...
사진도 찍어주며 함께 하는 대간산행이 저에겐 더 맞는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모르죠....언젠가 산행의 道를 터득한 날....미친척 하고 홀로 백두대간 일시종주에 나서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