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땜방산행 마지막날...'...백두대간 제6구간(육십령~삿갓재) 산행기
◈ 산행구간 : 육십령 ~ 할미봉(1026m) ~ 장수덕유(1510m) ~ 남덕유(1507m) - 삿갓봉(1410m) - 삿갓재
◈ 산행거리 : 11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6월 8일 (2박 4일 산행중 마지막날)
◈ 산 행 팀 : 달아네, 참좋은님(박처자)
◈ 산행날씨 : 역시 맑은 날씨....그러나 개스가 짙게 끼어 조망이 좋치 못했음.
◈ 총소요시간 : 8시간 54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황점마을 하산길 1시간 22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육십령(05:01) - 43분 - 덕유11-03 표지목(05:44)/휴식(05:50) - 27분 - 할미봉(06:17)/아침식사(07:04)
- 14분 - 암봉(07:18) - 22분 - 공터(07:40) - 28분 - 교육원삼거리(08:08) - 12분 - 헬기장(08:20) - 29분 - 암봉(08:49)
- 41분 - 덕유11-14 표지목(09:30) - 12분 - 장수덕유(09:42)/휴식(10:05) - 33분 - 남덕유갈림길(10:38)
- 6분 - 남덕유산(10:44) - 5분 - 남덕유갈림길(11:56)/휴식(11:11) - 42분 - 월성치(11:53)/휴식(12:07)
- 32분 - 삿갓재 2km이정표(12:39)/휴식(12:44) - 22분 - 삿갓봉(13:16)/휴식(13:32) - 23분 - 삿갓재(13:55)/휴식(14:13)
- 1시간 22분 - 황점마을(13:35 도착, 15:50발) - 거창(17:00발) - 대전(20:11발) - 서울(23:30 집도착)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오늘은 2박 4일간의 땜방 대간산행....그 마지막날 이야기 입니다....마지막날 진행한 구간은 백두대간 제6구간으로
육십령에서 장수덕유, 남덕유를 지나 삿갓재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평소 무척이나 가고 싶었던 남덕유산을 오르기에
이전부터 꽤나 기대했던 구간이었지요....그럼....들어갑니다요...
1. 육십령 민박집에서....
땜방 산행 마지막 날이 밝았어...여기서 잠깐...다음에 나올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어젯밤으로 돌아가야 하거든...
이 얘기 너무 민망한 얘기라 안 넣으려 했는데 박처자가 '선풍기 사건'을 왜 넣지 않냐고 하기에....민망함을
무릅쓰고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거든....근데 사실...박처자가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이거 알면 박처자가 기겁할지도 몰라.
쩝....여자분들은.....그냥 생략하고 넘어가셔두...아니 그냥 2번부터 읽어주세유~~~~ 부탁해유...
자....그럼 도대체 뭔 얘긴디 이렇게 뜸을 들이냐구? 내 진짜루 쪽팔림을 무릅쓰고 올리는 거니께...웃지는 말어유...
그 발단은 이거야...둘쨋날 산행기 중에...사타구니가 헐어서 무척 고생했다고 했잖아? 그게 산행중엔 땀이 윤활유 역할을
해서 그나마 참을만 했는데..내려와서 샤워를 하고 나니...넘 뽀송뽀송한것도 여기엔 쥐약이더라구...양쪽이 서로 비비적대는
순간....눈물이 찔끔 날정도로 무쟈게 아프더라구...허벅지가 굵어서 그런지 긴 산행을 하다보면 종종 이런 일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항상 집에 와서는 샤워를 하고 홀라당 벗은채로 누워서 그 부분(상상하지 말어유....)에다 선풍기 바람을
집중시키고 깨구락지 뒤집어진것맨치로 두 다리를 벌리고 잠들고 나면 다음날 아침 감쪽같이 상처가 아물거든....
그래서 그 다음날은 아무렇치도 않게 돌아다닐수 있었단 말이지...근데 오늘은 상황이 좀 다르잖아..그래서 허는수 없이
그냥 잠들려구 했는데....곰곰히 생각해 보니까...이 상태로 아물지 않으면 도저히 낼 산행을 해낼 자신이 없는거야...
그래서...머....어쩔수 없지...박처자게 이실직고를 한거야...이래저래 한데...선풍기를 틀면 안되겠냐구 했지...
박처자가 선풍기 트는걸 좋아하지 않는것 같아 부탁을 했는데 웃으며 흔쾌히 허락(?)하더라구...역쉬 성격짱이야..박처자..
그렇다구 내가 홀라당 벗은건 아니야...그렇게 상상들 하지 마세유...그저 선풍기 바람을 내 그부분(상상하지 말라니깐~)에다
집중을 시키려는데....아니 글씨...이놈의 선풍기가 가정용 선풍기가 아니라 사무실용 선풍기인거야...알지? 큰거....
자...이러다 보니 높은 선풍기를 거기다 정확히 겨냥을 하고 누워 있으니....선풍기를 트나 마냐야...넘 거리가 멀었던게지..
자...이 사태를 어케 해결해야하나...통빡을 굴렸지...뭐 사실 굴릴것도 없었어...무식한 방법으로 하면 되니까...다들 알겠지?
그렇치...선풍기를 때려 눕힌거야...^^ 상상이 가지? 옆으로 기절한 선풍기.....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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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원한거....바람이 반바지 사이로 들어오니까...좀 낫더라고....그런자세로 있으니...잠이 올턱이 있겠어? 오늘밤도 또
날밤 새는건 아닌지 몰라...그렇게 시간이 흘러 밤12시가 지났는데도 두눈은 말똥말똥...몸은 천근만근...에구...이래서야 낼
산행하겠나...오늘 못자면 3일째 못자는건데...그런 걱정을 하는사이...깜박 잠이 들었어....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반인거야...한 두시간 잤나봐...여전히 아랫도리를 향해 돌아가는 선풍기...순간...통증에
또 눈물이 날뻔했어....어처구니없게도...어젯밤과 별 차도가 없었어....이유는 간단하지...반바지때문이었어...아무리 반바지를
입었더라도 바람이 직접적으로 그 부분까지 가기엔 무리가 있잖아....이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옆에 자는 박처자 숨소리를 들으니
쌔근쌔근 잘 자는거야.....에라 모르겠다....난.....바지를 내렸어....물론 이불을 살짝 덮긴 했지....안 그러면 혹시나 박처자가
잠에서 깨어 날 보면...뭐라하겠어? 변태, 치한, 나쁜놈....별의 별 말을 하지 않겠어? ...^^ .......어쨌든...이제서야 막혔던
숨통이 탁 트이는 느낌이야.....워매 시~원한거....그렇치만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순 없었지...잘못하단 변태로 낙인찍힐거
아녀? 그런 자세로 알람을 맞춰둔 4시까지 있으니....한시간만에 상처가 대충 아물더라고...역시 나의 '살' 재생능력은 탁월해..^^
알람이 울릴시간이 되어 바지를 올리고 아무렇치도 않은듯 잠이 든척 한거야......
# 1. 이곳이 저희가 묵었던 서상방면 육십령 휴게소
민박의 방입니다...방은 떼굴떼굴 굴러다녀도 될정도로 무지하게 큰데...
노래방
시설에다, 사이키 조명까지....그리고 옆방과는 저렇게 칸막이로만 막혀있어...숨소리도
들릴정도이니....-_-;
2. 육십령 ~ 할미봉 ( 05시 01분 ~ 06시 17분 : 1시간 16분 소요 - 휴식시간 6분 포함)
오늘도 역시나 잠을 거의 자지 못했어...그야말로 오늘 컨디션...시작부터 최악이란 얘기야...새벽 4시 무렵...박처자가
일어나는데...그때서야 잠이 쏟아지는거야....그래서...'5분만....5분만.....'하다...결국 4시 20분에 일어났어..오늘 산행은
5시부터 오르기로 했어...왜냐면...육십령~삿갓재 구간이 7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하고...삿갓재에서 황점으로 내려가는
시간 1시간 반정도 잡으면....황점에서 거창으로 나가는 1시 50분발 차를 타려면....최소한 새벽 5시엔 출발해야 했거든...
사실 이번 산행....개인산행이다 보니 야간산행은 하지 않기로 했어....단체산행일 경우 거의 예외없이 새벽 2~3시 부터
산행을 시작하는데....여름일 경우야...2~3시간 야간산행을 하면 되지만...겨울일 경우 무려 4~5시간을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땅만 보고 가야 하거든....지금껏 대간을 타면서 지나온 구간들을 생각해 보면....밤에 진행한 구간들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그래서 이번엔....될수 있는한 환하게 날이 밝은 뒤에 산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던거야.. 잠에서 깨어...
아침밥을 했는데....물의 양을 못맞췄는지 설익었더라구...에이...몰라...그냥 배낭에 넣구서...냉장고에 넣어둔 얼음물을
꺼내어 배낭에 챙기고는 시원한(?) 하룻밤을 보낸 육십령휴게소를 나왔어...나오는 길에 보니까...휴게소 주인아자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24시간 영업한다나봐...예전엔 꽤나 잘나가던 휴게소였지만...지금은 대진고속도로가 육십령
아래로 관통하는 바람에 이곳도 드나드는 손님이 많이 줄은것 같아...휴게소를 출발....서쪽으로 100여미터쯤 떨어진
육십령 고갯마루로 올라가는데...뒤쪽에서 휴게소 건물을 막 나서는 주황색옷의 대간꾼이 보이네.....오홋....박처자가
들머리로 올라가려는데...잠시 기다리라고 했어....들머리의 옛 육십령 이정표를 콱 박아주며 여유를 부리는 동안
주황색옷의 대간꾼은 우리보다 먼저 출발하게 되었지....우린 뒤를 따랐어....내가 그의 뒤를 따른 이유를 알겠어?
ㅋㅋㅋ....좀은 약은 생각이지만...그래두 머....젖는것 보단 낫잖아....그래....앞서가는분이 이슬을 떨어뜨리면...
상대적으로 우린 좀 뽀송뽀송한 산행을 할수 있잖아.....나 약은거유?...뭐...하지만...연약한(?) 박처자를 위한
마당쇠(?)의 기지였으니께....좀 봐주세유.... 주황색대간꾼은 역시 키가 큰만큼 성큼성큼 앞서 나가더라구....오늘
빼재까지 가신다는데....우리야 뭐...삿갓재까지니까 천천히 가기로 했어...출발한지 10분쯤 지났을까....많은분들이
지적하신 채석장의 모습의 우측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거야....이곳도 추풍령의 금산처럼 산의 절만이 잘려나갔더라구..
조금씩 조금씩 대간쪽을 향해 파고들어오고 있는데....(어라...지금 밖에 비오네요....갑자기 막걸리 한잔이 생각난다는...)
..모르겠어...인간의 욕심과....그것을 욕하고 있는 우리....그치만....그러한 자연파괴로 알게 모르게 혜택을 받고 있는 우리..
착잡한 생각을 하며 고발사진전에 출품할 사진 몇장을 콱 박아뿌리고는 내 갈길로 갔지...이제 본격적으로 오름길이
시작되는거야....흐미....근디 이게...차에 기름을 안 넣어서 그런가? 아침밥을 안 먹었더니....조금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가는데도....무지하게 힘든거야....자존심 하나 강한 남자잖아...그치만...자존심을 굽혔어...'박처자야...쉬었다 가자...'
한 10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05시 40분 어제 올랐던 깃대봉과 채석장, 그리고 우측으로 안개에 휩싸인 장계방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를 지나고 언덕(05:44, 덕유 11-03 표지목 있던곳)을 오르는데 앞서가던 박처자가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지르네....뭔가 했더니...앞서가던 주황색대간꾼이 떠억 하니 버티고 서있으니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박처자가 갑자기
맞닥뜨리고는 놀란거야...왜...그런말 있짆아...산에서 사람이 젤 무섭다고....특히나 야간산행할때 장난친다고 앞서가던
사람이 무덤가를 지날때 랜턴을 끄고 가만히 서있으면 얼마후에 뒤따르던 사람이 갑자기 시커먼 무언가를 발견하고 기겁을
하고 놀라는걸 몇번 봤거든...언덕 정상에 오르니 맞은편으로 할미봉이 바로 앞이더라구...그곳에서 일출을 맞은뒤...할미봉으로
발길을 옮겼지.....약간 내림길을 내려가다 이내 할미봉으로의 오르는 매~우 급한 오름길을 30여분 치고 올라 이정표는 없지만
표언복님의 이정표가 대신하고 있는 전망이 무척좋은 할미봉 정상에 도착한거야...]
# 2. 육십령 대간 들머리는 아래 이정표 좌측에
있다....아주 예전에 세운듯한 고풍(?)스런 이정표...빼재까지 이런 이정표와
새로 세워진 이정표가 같이 등장한다...
# 3. 이런...이런....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육십령 채석장의 모습....완전히 산줄기가 잘려져 나갔다...
# 4. 반가운 대간리본을 만났다...전주제일산악회 리본...
# 5. 할미산 오름길에 바라본 깃대봉....아침부터 박무가 심한게...오늘도 역시나 좋은 전망보기는 틀린것 같은 예감이......
# 6. 처절하게 잘려나간 산........
# 7. 할미봉 오름길에 바라본 할미봉과 기암괴석들...
# 8. 할미봉 오름길 암릉.....뭐...암릉이랄것 까진 없고....^^
# 9. 영~차...영~차....
3. 할미봉에서.....아침식사...
할미봉엔 이미 주황색대간꾼이 먼저 올라와 있었어....할미봉은...제법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산인데...남덕유의 위용에
눌렸는지 정상석이 없고 새로 만들어진듯한 삼각점 하나가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고...그치만...할미봉은 그 자체의
암릉으로도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고, 또한 장수덕유, 남덕유, 그리고 할미봉에서 이어지는 대간길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조망이 시쳇말로...울트라캡쑝짱인 곳이더라구...오늘도 역시나 박무가 짙게 끼어 거창의 명산이라는 금원산과
이어지는 명산들의 박무속에 뚜렷하지 않고...어렴풋이...그 형태만을 보여주기에...그로 인한 아쉬움은 있지만...그래도
오랫동안 동경(?)해왔던 남덕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그저 좋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그런 환상은...순대들의
반란으로 이내 깨졌어....배고픈디...지금 구경할 심이 남아있냐구 자꾸만 졸라대잖아....나...순대들의 반란에 항복하고
말았어....그렇치...순대채우기에 들어간거야...주황색대간꾼이 떠난직후...우린 순대채우기에 들어갔어...아침에 해놓은
밥이 설익었기에 물을 좀더 붓고 밥을 한 다음에....어제 이종환님이 주고 간 즉석카레 두봉지를 밥위에 들이붓고 슥슥
비벼서....김치, 총각김치 찬거리 삼아....순대를 두둑하게 채웠어...산에서 1회용카레 먹은건 첨인데...뭐...당일산행이나
무박산행같은 경우엔...꽤 괜찮더라구....그렇게 맛난 카레라이스(?)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어떤 아지메께서 올라오시다가
갑자기 만난 우리들을 보고 깜짝 놀라시는거야....혼자 오셨냐고 하니...가족들이랑 같이 오셨다는거야...그리고 이내
올라오시는 남편되시는 분과 고딩정도로 보이는 아드님이 올라오시는데....하나같이 등산복으로 완전무장하신게...보통분들은
아닌것 같더라고....오늘 일정을 육십령~향적봉~곤돌라 하산 잡으셨다는데....사실 빼재까지 가시려고 했다네....흐미...
대단한 가족들이야 정말.....그런데...아지매...아드님께 하시는 말씀....'너도...혼자 오지 말고 저렇게 여자친구 데리고 다녀라...'
흐미...것참....지나가는 모든분들이 우릴 못 엮어 안달이시네....부부아니냐? 여자친구 아니냐? 무슨관계냐?......헛참....-_-;
# 10. 생각만큼이나 무척이나 가팔랐던 할미봉 오름길을 올라 할미봉에 이른다......
# 11. 할미봉 암릉들.....이름이 뭐라더라???
# 12. 할미봉에서 바라본....밝아오는 여명에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남덕유산...좌측 장수덕유, 가운데 남덕유, 우측측1363봉..
# 13. 할미봉에서 바라본...지나온 대간길....멀리 육십령 오름길과 육십령 휴게소가 어렴풋이 보인다...
# 14. 할미봉에서....남덕유를 배경으로...
# 15. 증명사진 찍기.....
# 16. 할미봉에서....장수덕유에 이르는 대간능선들....이곳에서
할미봉에서 내려가는 직벽에 가까운 내림길을 내려간 뒤 교육원
삼거리까진
1시간여동안 비교적 걷기 편한 능선길이지만 교육원삼거리서부터 장수덕유까지의
오름길은 땀 좀 빼게 한다....
# 17. 할미봉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했다...새벽에....민박집에서
한 밥이 좀 설익어서 이곳에서 물을 더 부어 밥을 한 뒤 어제
동행했던
이종환님께서 주신 3분 카레와 김치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했다...
# 18. 할미봉 정상의 삼각점...
4. 할미봉 ~ 장수덕유 (07시 04분 ~ 09시 42분 : 1시간 38분 소요 - 휴식시간 15분 포함)
가족산행팀이 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도 아침식사 뒷정리를 끝내고 할미봉을 출발했어...할미봉에서 장수덕유로 가는
길은 한참을 내려간뒤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한시간여 진행한뒤 남덕유로의 매~우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 것이었어.......
먼저...지도상에 나타나 있는..많은 분들이 위험하다고 한 악명(?)높은 할미봉 위험지대를 내려가야만 했어...첨부터 무척이나
가파른 길이 계속되더니....로프가 묶인 곳에 이르렀는데...그곳이....사람들이 말하는 위험지역인것 같더라고...첫 로프는
비교적 발 디딜곳이 적절히 있어 로프를 잡지 않아도 될 정도인데...두번째 로프가 조금 위험한것 같더라고...속리산 구간의
문장대~밤티재 구간의 첫번재 개구멍으로 내려가는 길이랑 무척 비슷한 곳인데...로프를 꼭 잡야야만 하는 곳이야......
머...목심 두개 있는 사람은 안잡고 내려가 보세유...먼저 박처자가 내려가는데....마지막부분에 로프가 조금 짧아서인지
약간 미끄러지면서 넘어지더라구....다행히 별 탈은 없었어....나야...뭐...천하무적 공군 출신 아닌가벼....날랐지...농담이고..
사실...공군이 유격훈련이 없걸랑....요즘은 받는지 모르겠는데....나 30개월 군생활동안 유격한번 안 받아봤지만...뭐...여긴
'방우'출신도 충분히 내려올수 있는 구간이니께...그리 겁먹지는 말아유....단...겨울엔....좀...아니..상당히 조심해야 하겠지만...
가파른 내림길이 끝나고 나서 얼마 안가 갈림길이 나오는데....갈림길에서 좌측길이 할미봉에서 본 멋진 암봉 올라가는 길이었어..
내가 어디로 갔는지 다 알지?...당근...오기로 똘똘뭉친 달아네는....암봉으로 올랐지(07:18)....캬...안올랐으면 평생 후회할뻔 했어...
경치가 기가 맥히더라구...남덕유 일대와 할미봉 암릉이 한눈에 들어왔어....너무나 좋구나....암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좀 가파른
암릉을 내려가야 하는데....이거야 원...바위가 마사토로 된거라...미끄러질것 같더라구....물론 새로 산 등산화(트랙스타 메이저)의
성능을 시험해보고는 싶었지만....내가 오기로 똘똘 뭉치긴 했지만....겁으로도 똘똘 뭉쳤거든....아니다 싶더라구....그냥 다시 빽해서
우회길을 택했지....겁쟁이 달아네 소문나겄네....-_-; 이후로 덕유교육원갈림길까지는 그야말로 야트막한 능선들의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룰루랄라'산행이었어...07시 45분 당진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산불조심 현수막이 걸린 공터를 지나 잠깐 휴식을 취하며
얼려온 얼음물 한잔하니....짜릿짜릿...이맛에 힘겨워도 얼음물을 메고 댕기는것 아니겠어? 다시 길을 떠나 덕유11-10 이정표를
지나는데...이곳은 꼭 야영터처럼 벌건 흙이 속살을 다 드러내고 있더라고...좀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곳을 지나니 곧 덕유교육원
삼거리였어...우측아래로부터 덕유교육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인데...이곳부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는거야...
할미봉 이후로 신나게 내달리던 박처자가 드뎌 암초를 만난셈이지...역시나 속도가 뚝 떨어지며 느릿느릿 올라가는거야...
덕유교육원 삼거리에서부턴 많은 등산객들이 다닌듯 이전의 좁고 때묻지 않은 길이 아닌...널직한 길이 이어지더라고...
등산로도 많이 패였고 경사가 가파르기에 곳곳에 묶인 로프를 잡으며 힘겹게 올랐어....와....근데...이놈의 오르막....가도 가도
끝이 없더라고....물론 지도를 보면서 엄청난 오르막이겠거니 싶었는데...끝이 없을것 같이 올라가는거야..... 삼거리에서...한 10여분
깔딱고개를 오르니 헬기장 하나가 나오는데....할미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좋은 곳이야....박처자가 넘
힘들어하는것 같아 잠깐 쉬라고 하고는 사진 몇방 콱 박아주고는 다시 오름길을 재촉했어...08시 31분 우측 아래로 덕유교육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고 08시 49분 '위험'표지판이 서 있는 암봉에 도착한거야...아....드뎌....사진에서만 보던
그 장소에 온거야....남덕유와 장수덕유를 가까이에서 한눈에 볼수 있는 멋진 곳이야...부지런히 사진 몇장을 찍고는 내려가려는데
역시나 위험 표시가 있는 지역인만큼...우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90도에 가까운 직벽이었어....좌측아래로 빙 돌아가는
우회로가 있긴하지만...까짓거...한번 내려가보기로 했어...조심조심 내려오니...곳곳에 홀더가 많아 그리 어렵진 않더라고...직벽을
내려와 20여미터쯤 가니 좌측으로 우회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데...엄청 내려갔다 올라오더라고....괜히 고생할일 없잖아...
직벽으로 오길 잘했지 뭐....그곳에서...장수덕유가 그리 멀지 않은것 같은데....생각했던것보단 시간이 꽤 걸렸어...계속된 오르막을
올라 장수덕유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산이 참...지리산 천왕봉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정상부는 멋지고 웅장한
바위들로 이루어져있는데....그저 감탄사만 나올뿐이지 머....그렇게...1시간여를 더 올라서야...드뎌....장수덕유정상에 도착했어..
# 19. 할미봉에서 내려가는 매~우 가파른 내림길....조심...또
조심해야 할듯...그러나...겨울이나 비올때가 아니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듯...첫번째 로프를 잡고 내려가는 박처자...
# 20. 두번째 로프.......이곳이 윗쪽보다 좀더 위험한 곳이지요...
# 21. 전망이 무척 좋았던 암봉에서 바라본 할미봉...
# 22. 같은 곳에서 바라본 할미봉 암릉들...
# 23. 같은 곳에서 바라본 남덕유 전경.....개스...개스...개스...
# 24. 모산악회의 커다란 '산불조심'현수막이 걸려있던 공터에서...
# 25. 교육원 삼거리 직전에 바라본 남덕유방면....허거....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 26. 이곳이 우측에서 올라오는 교육원 오름길과 만나는 교육원 삼거리이다...이곳부터 줄곧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 27. 자....장수덕유까지 이어지는 오름길은 시작되고........
# 28. 오름길 도중에 만난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아침식사를 했던 할미봉...
# 29. 남덕유일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 전망이 무척 좋았던 암릉에서 바라본 장수덕유...
# 30. 같은 곳에서...증명사진 한장 찍고.....휴....꽤 땀 나겠는걸...
# 31. 이번엔 인물 빼고 순수하게...장수덕유...
# 32. 같은 곳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 33. 전망바위에서 좋은 전망을 구경하고 나면
이렇게 가파르고 조금은 위험한 암릉을 내려가야 했다.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긴한데...그렇게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아 그냥 직벽을 내려간다...
# 34. 박처자도 따라오는구려...
# 35. 좀더 올라가니..그 모습을 드러내는 장수덕유....
# 36. 장수덕유산의 정상에 가까워질수록...지리산 천왕봉과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5. 장수덕유 ~ 남덕유산 (10시 05분 ~ 10시 44분 : 39분 소요)
장수덕유에서의 전망도 끝내주더라구....박무만 아니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야...정상부는 천왕봉처럼 암반으로 되어 있어
조망이 탁 트여 있거든...내가 딱 좋아하는 정상의 모습이지....사방을 둘러보니...남으로는 육십령에서 이어지는대간능선이 뚜렷하고
동쪽으로는 남덕유가 피라미드처럼 뾰족하게 솟아 있어 어서 오라 손짓하고 서쪽으로는 이어지는 봉우리 정상 곳곳에 헬기장이
몇곳 눈에 띄고 북동쪽으로는 남덕유에서 삿갓봉,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대간마루금이 뚜렷한게....너무너무 멋지더라구...돌아가면서
사진을 콱 박아주고는 떠나려는데 건너편 넓은 헬기장에 주황색대간꾼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네...옆으로 지나가며
인사를 하고는 남덕유로 향했어....지도상으로는 1시간정도 걸린다는데....쩝.....안부가 무척이나 깊은게...남덕유로 오르는 오름길이
또 슬슬 걱정이 되는거야...쩝....헬기장에서 엄청나게 가파른 철계단을 한참 내려오고나서도 다시 한참이나 내리막길을 내려온
후에야 안부에 닿았고 곧 남덕유로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었어...그저 한 30분만 올라가면 되겠지 싶어 수풀과 잡목이
우거져 전망을 전혀 볼수 없는 남덕유 오름길을 땅만 보면서 바득바득 이를 갈며 올랐어...한 10분 정도 올랐을까? 좌측으로 뚜렷한
길이 있는 갈림길이 나오더라고....아....생각해보니까...이곳이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나있는 남덕유를 들리지 않고 바로 삿갓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인가 보더라고....장수덕유로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오며 박처자에게 그랬거든....남덕유는 대간길에서 비껴나
있고...갈림길에 배낭 벗어넣고 남덕유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된다고 하니까...박처자는 자기는 죽어도 못올라가겠다며 갈림길에서
쉬고 있을테니 혼자 올라갔다 오라고 말했거든...근데 정작 갈림길에 이르렀는데 박처자는 좌측 길을 못봤나봐...월매나 힘들면...
뒤따르면서....그래...여기까지 왔는데...박처자도 남덕유를 구경시켜주고 싶은거야...그래서 아무소리 않하고 힘겨워하는 박처자를
앞세우고 계속 올랐지...그리고 10여분을 더 올라 넓은 공터가 있는 남덕유산 아래 갈림길에 도착한거야....어라? 아래도 갈림길..
여기도 갈림길? 여긴 확실히 갈림길이란 이정표가 있는데...그럼 아래쪽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길은 뭘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
에라...그건 나중에 생각하고.....우선 남덕유에 올라야하지 않겠어? 공터 나무그늘 아래에다 고상보따리 휙 내삐리고 남덕유로
튈 준비를 했어....그러면서 박처자를 살살 꼬셨지....여기까지 왔는데...나중에 후회하지 말고...같이 오르자고....두말않고 고상
보따리를 내려놓더라고....나중에 후회하긴 싫은가보지 머... 고상보따니 내삐리니까...그야말로 날아갈것 하더라구..룰루랄라..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을 5분정도 오르니까....남덕유정상이 그 모습을 보여주더라고...
# 37. 드뎌..한동안의 오름길을 올라 장수덕유에 정상에 이르렀다. 장수덕유 정상부의 모습...
# 38. 장수군쪽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곳곳에 헬기장이 눈에 띤다.
# 39. 멀리 가운데 희미하게 보이는 할미봉에서부터 이어지는 대간능선이 아~주 희미하게 보인다...
# 40. 장수덕유(서봉) 정상에서....박처자...
# 41. 증명사진 찍기는 계속되어야 한다...쭈~~~~~~~욱
# 42. 삿갓재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약간 좌측에 솟은 봉우리가 오늘 오를 마지막 봉우리인 삿갓봉...
# 43. 장수덕유에서 바라본 남덕유의 모습....피라미드가 생각난다는....
# 44. 장수덕유정상에서 헬기장을 지나 안부로 내려서는 가파른 계단길....다시 남덕유에 오를 일이 걱정이다..
# 45. 삿갓재 갈림길....남덕유는 대간길에서 살짝
비켜 앉아 있지만....그래도 유명한 산인데 여기까지 와서 안가볼수 없쥐..
나무 밑에 고상보따리 내팽겨치고 냅다
남덕유 정상으로 오른다.....
# 46. 고상보따리가 없으니...날아갈듯 하다...남덕유 정상으로 오르며....약 5분 소요...
# 47. 이곳이 남덕유 정상이다....
# 48. 남덕유 정상의 옛 이정표...
# 49. 남덕유 정상에서...
# 50. 역시 증명사진...
# 51. 남덕유에서 바라본 장수 덕유.......
# 52. 저곳이 교육원인가 보다....무슨 교육원인지는 모르겠다는....
# 53. 남령방향으로 이어지는 남덕유 능선의 장쾌한 모습..
# 54. 남덕유에서 바라본 대간능선과 삿갓봉...멀리 우측으로 희미하게 무룡산도 보이고...
6. 남덕유산 갈림길 ~ 월성재 ( 12시 11분 ~ 11시 53분 : 42분 소요)
남덕유산 정상도 장수덕유만큼이나 전망이 기가 맥히더라고....이렇게 좋은 곳을 안 가고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이 많다 하던데...
악휘봉과 더불어 대간상에서 살짜기 비껴나있는 봉우리중에 꼭 들려야 할곳인것 같아...주위를 들러보니...특히 남령방향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인상적이야...그리고 북쪽으로 삿갓봉, 멀리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삿갓봉
직전 월성치가 한참이나 내려가야 하는게...아직 땀좀 뺄 일이 남아있는것 같아 힘이 쭉 빠지네...아무도 없었던 남덕유 정상에
영각사방면에서 올라오시는 단체산행객분들이 올라오시니 북적이는데.....얼른 사진 몇방 콱 찍고는 박처자와 함께 남덕유 갈림길로
내려갔어...남덕유 갈림길 공터의 고상보따리를 내려둔 나무그늘 아래에서 10여분간 더 휴식을 취한후...월성재로 향했어...10분정도
꽤나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니...좌측에서 이어지는 길과 만나는 곳인데...이 길이 아까..남덕유갈림길 아래쪽 갈림길에서 이어지는
길인가보더라구..박처자에게 이런걸 설명하니....한마디 하더라구...'우띠~~~' 그 근처엔 제법 멋드러진 고사목이 눈에 띄지만...
디카 메모리가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그 귀여운(?)것들을 한넘도 찍지 못하고 갈수밖에 없었어...산에 가서 메모리 부족한적은
없었는데...이번에 3일 연속 산행하다보니...마지막날엔 16메가 메모리 하나로 버티느라고...찍은사진중에 맘에 안드는것 지우면서
그렇게 사진을 찍어나갔거든..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더라구.....64메모리 하나 더 사야겠어...쩝.....고사목으로 분위기 좋은곳에..
아니 언놈이 쓰레기를 태워놓은 흔적이 있더라구? 도대체 언놈이 이런 몰상식한 짓을 했는지...참나...기가 맥히네.....얼마 안가
산나물을 채취하던 아지매 두분을 만났는데...우리의 두툼한 배낭을 보더니...아니 젊은이들도 벌써 한보따리 뜯었수? 하시는거야?
허거...저희는 등산객이에요....-_-; 아지매가 등산로 주변에서 열심히 채취하는것이 뭔가 궁금해 쳐다보니....보따리에서 한웅큼
건네주며...나중에 식사할때 같이 먹어보라는거야....그러면서 길가에 이런게 많으니까...많이 뜯어가라하시는데...쩝.....뭐...
식사할때 먹게 몇개정도야 괜찮겠지만..저렇게 몇보따리씩 뜯어가시면....좀...그렇긴해...근데....삿갓재로 가는 도중 만난
수많은 아지매들이 거의 예외없이 모두들 산나물을 한봉지씩은 뜯으셨더라구....그렇게 뜯지 말라고 경고판을 세워놓아도...
쩝...아무소용없지 머...그저 적당히만 해주십사 바랄뿐이야....그곳을 지나 내림길을 30여분 더 내려가서야...월성재에
도착했어..(11:53)
# 55. 사실은 좀전에 가방을 놔두었던 삼거리까지
가지 않아도 그 오름길 한참 아래에서 바로 삿갓재로 가는 길이 있다...
보긴 봤는데...사실 박처자가 남덕유엔
오르지 않겠다고 해서...일부러 못본척 하고 박처자를 남덕유까지 끌고 간 것이다..^^
그 아래쪽 갈림길에서 갈라진 길이 남덕유에서
삿갓재로 향하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 56. 월성재의 최신판 이정표...좌측 뒤의 산은 장수 덕유...
# 57. 월성재의 옛 이정표...
# 58. 월성재에서 바라본 삿갓봉....허걱...멀다...
7. 월성재 ~ 삿갓봉 (12시 07분 ~ 13시 16분 : 1시간 9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월성재엔 이미 몇몇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계셨어...아래쪽에 샘터가 있다는 푯말도 있는데...어느 산행기에선가 이곳 물이 그리
깨끗하지 못하니 삿갓재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하라는 글을 본적이 있기에...내려가지 않았어...월성재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12시
무렵이었어....황점마을에서 출발하는 1시 40분차를 타는건 이미 불가능해졌지 뭐야...그 다음차가 3시 50분 버스니까...지금까지도
느긋하게 걸었지만...더욱더 느긋하게 걷기로 했어...월성재에서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삿갓봉에 우찌 그리 멀게 보이는겨? 출발하기
전부터 심이 다 빠지네...그래도 어쩌겠어...가야만 하지...삿갓봉을 향하는 능선은 예상대로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되었어...오르고
또 오르고..삿갓재대피소 2km 이정표 곁에서 잠깐 쉰 다음 다시 출발. 12시 51분 지도상의 전망대바위에 이르렀어. 그 이름만큼이나
남덕유, 장수덕유쪽 전망이 좋은 곳이야...이곳에서 한무리의 단체산행객을 지나치고 다시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고 또 오르니..
드뎌...삿갓봉 0.5km 이정표가 나오고 그곳에서 앞쪽 삿갓봉의 정상석이 보일정도로 삿갓봉이 눈앞에 다가온거야...삿갓봉 아래에
이르러 '봉삿갓'이라 적힌 요상한 이정표가 있고...갈림길이 나오는데...삿갓봉은 남덕유처럼 대간에서 벗어난 봉우리가 아님에도
삿갓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로 가시는 분들이 꽤 되는것 같더라고...우리야 당연히 삿갓봉으로 올랐지...알면서...
가파른 오름길을 5분여 오르니....역시나 조망이 탁 트인 삿갓봉 정상에 도착에 이르렀어....
# 59. 잠시 휴식을 취했던 곳에서...
# 60. 삿갓봉 0.5km 이정표에서 바라본 삿갓봉...
# 61. 삿갓봉 정상에서...
# 62. 증명사진 찍기...깜박하고 정상석 뒷쪽에 수건을 놔두고 왔당....-_-;;
# 63. 삿갓봉에서....뒤돌아본 대간 능선....좌측이 남덕유, 우측이 장수덕유...
# 64. 삿갓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대간길....아래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우리들의 최종 목적지인 삿갓재대피소가 있는 삿갓재..
맞은편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은 작년
6월에 진행했던 구간에 있는 무룡산...
8. 삿갓봉 ~ 삿갓재 대피소 (13시 32분 ~ 13시 55분 : 23분 소요)
이곳에서도 전망이 좋은데 특히나 북쪽으로 삿갓재와 무룡산 오름길이 뚜렷이 보이는데...무룡산 오름길은 나무 하나 없는곳이기에
멀리 그곳을 올라가는 한명이 대간꾼이 참으로 안쓰럽게 보이더라구....이 더운날에 저기 올라가다 깨구락지 되는건 예삿일이겠어...
삿갓봉 정상석은 세운지가 얼마되지 않은듯 번쩍번쩍 빛나더라고....그러고보니 남덕유산 정상석과 닮았네....같은날 같은 단체에서
세웠나봐...사진 몇방 콱 박아주고는 쉬고 있는데...나이 지긋하신 두분이 올라오시더니....어디로 내려가냐구 물으시잖아..
그래서...'황점'으로 내려갈거라고 했더니....그쪽으로 내려가지 말고 무주쪽 원통골로 내려가라는 거야...그쪽으로 내려가면
무주나가는 차편도 많고 서울올라가기도 편할거라 하시네...근데..말이야...내가 알기로는 그쪽 하산길이 엄청 긴걸로 알고 있거든..
그래서...말씀드렸지...그쪽 하산길이 좀 긴걸로 아는데...그래서 그냥 황점으로 내려갈거라고 하니....황점에서는 버스도 별로
없으니...원통골로 내려가라는 거야...흠냐...그냥....네에...생각해보겠습니다. 하고는 삿갓봉을 출발 삿갓재로 향했어...
내려오는 도중에 다시 지도를 펴고 봐도...역시나 원통골 하산길이 황점마을로의 하산길보다 거의 두배는 더 길더라구...
이렇게 긴 하산길로 왜 굳이 내려가라는 건지....얼핏 드는 생각이...그분 말투가 전라도 말투였는데...아무래도 자기지역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애향심에서 우리를 자꾸 그쪽으로 인도하려했나봐....하긴 요즘...시골 경기가 워낙 그러니...
쓴웃음을 지으며 삿갓재로 향했어...근데 시계를 보니까...허거...잘못하면 이 구간을 9시간 초과하겠더라구....아무리 우리가
놀멘놀멘 걸었다 하지만 남들이 7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이구간을 9시간대에 끊는건...내 자존심이 허락치 않더라구...그래서...
무릎이 조금 불편하다며 뒤로 쳐지는 박처자를 나몰라라 하고 삿갓재로 튀었어...^^ 박처자 미안했어...그때 뒤에서 엄청
욕했지? 뒤통수가 무지 간지럽더라구...그렇게 빠르게 내려오니...삿갓재 대피소의 초록색 지붕이 나뭇잎 사이로 얼핏 모습을
드러내고 드뎌....2박 4일 땜방 대간산행의 최종목적지인 삿갓재에 도착했어....(13:55)...
# 65. 삿갓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대간 리본....이번
산행을 하기전 육십령 민박 문의에 대해 친절한 답을
해주신
노고지리님이 하루전에 남긴 흔적.........
# 66. 삿갓재 휴게소에서....일개의 단체산행객들이
대피소 그늘을 독차지하고 앉아 있어 좀 지나가려 해도 비켜주지 않고...
쪽수만을
믿고 행하는 이런 행위들로 인해 단체산행객들이
욕을 먹는듯.......
9. 삿갓재 대피소 ~ 황점마을 (14시 13분 ~ 15시 35분)
대피소에 도착하며 시계를 보니...다행히 이 구간을 8시간대에 끊었어...8시간 55분...^^ 삿갓재대피소엔 많은 단체산행객들이
머물고 있었어...근데 나무그늘이 전혀 없는 대피소 주변에서 그분들은 유일한 그늘인 대피소 입구 나무계단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는데...잠깐 대피소 구경이나 할려구...계단을 오르며...잠시만요...하는데....아니...이 사람들이 꼼짝도 안하는거야...
자기들은 절대 비켜줄수 없다는듯....들은척 만척이야....그래서 다시한번 ....'저기..잠시만요...지나가겠습니다...'해도...그냥
슥 쳐다보기만 하고 비켜주질 않네....우띠....제길....구구단 2단 마지막...뭐야....자기들 단체라고 뻐기는거야 뭐야? 이러니까
단체산행객들이 욕을 먹지....단체의 힘을 믿고 산에서의 예의범절을 무시하는...그런 사람들....정말 싫어....이런 사람들한테
예의 차릴것 없지만...그래도 연배가 40줄에 접어드신분들이라 다시 한번 정중하게...좀 지나가겠습니다..하니까...그제야..
마지못해..살짝 몸을 비켜주더라고...-_-; 그렇게 삿갓재 대피소에 들어가 초현대식(?)의 산장을 구경하고 있으려니까..뒤늦게
박처자가 내려왔더라구...이제 내려갈까 하는데...아래쪽 샘터에 물을 뜨러 가신 분들이 물이 말랐다는거야...허걱....여기서
물을 구할려구...물 모두 마셔버렸는데...제길...다들 황당해하며 서 있는데...어느 한분이 뒷쪽 취사장에 물 나와요...하시네...
응? 다른분들과 뒷쪽 취사장에 가니...워매...여기 수도엔 물이 콸콸 잘도 나오네...아래쪽 샘터 물을 이쪽 취사장으로 돌린
모양이야.. 물을 뜨고 있는데...취사장 한쪽 구석이세 주황색대간꾼이 혼자 외롭고 식사를 하고 계시더라구...그래도 어제 같은
곳에서 묵고..오늘 곳곳에서 만났으니...그것도 조그마한 인연이라고...박처자와 함께 인사를 하며 추풍령까지 안전산행하시라는
말을 건네고는 우리는 대피소를 출발 황점마을로 향했어....이 길은 작년 이맘때 와본 길이라고...눈에 익더라고...첨부터
가파른 내림길을 한참을 내려가다 중간에 자그마한 살모사 한마리에 박처자가 기겁을 하기도 하고.....사실 박처자 놀래는
소리에 내가 더 놀랬지만...^^...내려가고 또 내려가고...아래로 내려갈수록 우측으로 계곡이 점점 넓어지고...50분쯤 내려갔을까..
오른쪽으로 넓은 바위지대를 지나는 계곡수를 만나...잠깐 쉬면서 양말을 벗고 머리를 감으며 피로를 풀었지...작년에도 여기서
쉬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군......물이 얼마나 찬지 10초이상 발을 담굴수도 없더라구...그래도...그렇게 찬물에 발을 담그니
발의 피로가 싹 가시네...그곳부터는 완만한 내림길이 계속되었어...그리고 눈에 익은 전나무 숲지역을 통과하며 '벌,뱀조심' 이라는
무서븐(?) 푯말을 지나고....시멘트포장도로를 300여미터쯤 내려와 드뎌 황점마을에 닿았어...
# 67. 황점으로의 약 1시간 10분에 걸친 하산을
마치고....1년만에 다시 찾은 황점마을에서...3시 35분 하산...3시 50분에 거창으로
나가는 버스가 있는것을 확인했으나
혹시나 하고 동네 아주머니께 물으니...시간을 보시더니...빨리 뛰어가라 해서...열띠미
뛰었더니....버스기사양반은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고...-_-;; 버스 출발하기전 더위사냥 하나로 더위를 식혀본다...황점마을에서..
10. 황점마을 ~ 거창 ~ 대전 ~ 서울...
시계를 보니 15시 35분...인터넷으로 알아본 차시간이 15시 50분이기에 느긋하게 버스타는곳으로 향하다 도중에 개울물에 빨래를
하고 계신 마을 아지매한테...혹시나 싶어...거창 나가는 버스 몇시에 있냐구 물어보니...몇시냐고 물어보더니....빨~리 뛰어가라구
지금 출발한다구..그소리에..허걱 하며 등산화밑창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뛰어가니...다행히 버스는 서 있고 운전석에 기사양반도
없더라구... 보아하니 기사양반은 길건너 나무그늘 아래에서 동네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계시더라구...자...다시 느긋해져서
천천히 버스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구멍가게에 들러 더위사냥하나로 더위를 날려버렸어...버스가 대기하는곳 옆에는 어느 단체
산행객들이 버스를 대놓고 식사중이었는데....작년 우리의 모습과 어찌 그리 흡사한지...앞에서 가서 어느 산악회인가 확인했는데..
기억이 안나네...-_-....버스에서 10분쯤 노닥거리고 있으니 버스기사 양반이 버스에 오르며 버스는 출발....시골버스인만큼 이마을
저말을 들리며 덕유산 자락을 빠져나가는데...우와....근처 경치가 기가 막히는거야....계곡들도 무척 아기자기한게 이쁘고...글구..
울나라에서 산으로 유명한 동네로 손꼽히는 거창인만큼 주위의 산들 모두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거야...몸은 피곤한데...그렇게
구경거리가 많으니 잠을 잘새가 있나? 이리 저리 두리번 거리며 경치를 감상하는데...이런 시골에도 고딩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난리를 치니....눈살이 찌푸려지더라구....꿇여앉혀놓고....한대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굴뚝같이 솟더만....
40여분을 달린 버스는 시골읍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정도로 번화한 거창읍내에 도착...시외버스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었어...
4년전쯤에 후배 만나러 온곳이라 감회가 새롭네...근데...또 여기가 어딘지 내가 우째 알겠어? '한번 와본곳이라며...여기가 어딘지도
몰라?'....박처자에게 또 구박을 맞고는...이정표를 따라 10여분을 걸어 도착한 시외버스터미널...그러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건..
'서울표 매진되었어요...'......허걱....그럼..또 잔머리 굴리는 수밖에...김천행 표를 끊어서 김천으로 가서 김천에서 버스를 타든
기차를 타든 서울로 가야지 머....그런데...승강장으로 나오니...대전가는 버스가 있더라구....그래서 다시 표를 대전행으로
바꾸어 17시발 대전행을 타고 대전에 이르니...19시 반....한국-우루과이전이 한창인 시각...사람들이 TV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20시 11분발 서울행 표를 끊은뒤...육십령에서 못먹어 아쉬웠던 잔치국수를 후루룩 쩝쩝...맛나게 해치우고는
서울행 우등고속버스에 올라 우루과이전을 라디오로 경청하니.....결과는 0-2 패배....쩝...고속도로는 막히지만 버스전용차선으로
달리는 버스는 신나게 달리고...22시가 조금 넘은 시각...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다 2박 4일간
같이 산행하느라 수고해준 박처자와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니....23시 30분....길고도 길었던...달아네의 2박4일간의 땜방 대간산행은
그렇게 막을 내렸어....
# 68.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그런데
우찌 이런일이....서울행 버스가 매진되었다는....음...그럼..잔머리를 쓸수밖에..
우선 김천행 버스표를 끊고 김천에서 서울로
가려 했는데...마침 대전까지 가는 버스가 있기에 다시 표를 대전행으로 바꿔 대전까지
간 뒤, 대전에서 서울행 버스를 타고 10시가
넘은 시각에 서울에 도착...집에 도착하니 11시 40분...길고긴 2박 4일간의 땜방
대간
산행을 마무리한다...
♣ 산행경비
ㅇ황점마을 ~ 거창 2400 * 2 = 4800원
ㅇ아이스크림 1개 500원
ㅇ음료수 1000 * 2 = 2000원
ㅇ거창 ~ 대전 9100 * 2 = 18200원
ㅇ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잔치국수 2500 * 2 = 5000
ㅇ대전 ~ 서울 우등고속 10100 * 2 = 20200원
☞ 총계 50,700원
☞ 2박 4일간 첫날 113,700 + 둘째날 28,000 + (마지막날) 50,700 = 192,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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