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넉넉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백두대간 제7구간(빼재~삿갓재) 산행기
◈ 산행구간 : 빼재 ~ 갈미봉(1210m) ~ 지봉(1302m) ~ 백암봉(1490m) ~ 동엽령 ~ 무룡산(1491m) ~ 삿갓재
◈ 산행거리 : 17km(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2년 6월 1 ~ 2일 (무박 2일 산행)
◈ 산 행 팀 : Daum카페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
◈ 산행날씨 : 맑은 날씨..
◈ 총소요시간 : 10시간 2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황점마을 하산시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길음역(6일 21:30) - 빼재(02:20)/준비운동(02:40) - 37분 - 헬기장(03:17)/휴식(03:20) - 35분 - 갈미봉(03:55)
- 34분 - 대봉(04:29)/휴식(04:34) - 43분 - 지봉(05:17)/휴식(05:31) - 13분 - 못봉(05:44) - 41분- 헬기장(06:25)/휴식(06:30)
- 10분 - 산불감시초소(06:40) - 35분 - 귀봉(07:15))- 20분 - 백암봉 직전 안부(07:35)/아침식사(08:25)
- 10분 - 백암봉(08:35)/휴식(08:45) - 46분 - 동엽령(09:31)/휴식(09:37) - 39분 -1380봉(10:16)/휴식(10:20)
- 1시간 15분 - 무룡산(11:35)/휴식(11:53) - 49분 - 삿갓재(12:42) /휴식(12:46) - 1시간 49분 - 황점마을(14:35) - 길음역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 구간은 주능선이 지리산의 그것 못지 않은 아름다움과 함께 웅장함을 자랑하는 덕유산 주능선을
통과하는 백두 대간 제7구간입니다. 이번구간은 원래 지난 5월에 다녀오기로 한 구간이었지만 5월에는
등산로가 개방되어있지 않아 부득이 8구간을 먼저 다녀왔구요 이번에 7구간을 오르게 되었지요. 특히
이번 구간은 역으로 타게 되었는데요..즉.. 남쪽의 삿갓재에서 북쪽의 빼재(신풍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신풍령에서 남쪽의 삿갓재로 향하는 산행이었습니다. 이유는 황점마을에서 삿갓재로의 대간접근로가
너무나 길고 가파르기에 대간에 오르기 전부터 진을 다 뺄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수가
있다는 이유에서였지요....
산행전에 이번 구간에는 백두 대간길이 제가 아직 가보지 못했던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을 지나지 않기에
향적봉에 갔다 올 요량으로 선두로 나서서 혼자라도 향적봉에 다녀오리라 작정했던 산행이었습니다....
그럼...제가 과연 향적봉에 다녀올 수 있었을까요? 12시간의 길고 길었던 산행기 들어갑니다...
1. 길음역 집결( 6월 1일 21:30분)
이모님댁에 잠깐 들렸다 나오는데 28개월된 동생녀석이 아빠뻘되는 오빠(예전엔 요녀석 데리고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면 얘가 발음이 잘 안되서 아빠랑 오빠의 중간인 '어빠'라고 자꾸 불러서 난감한적 많았는데...이젠 많이 컸네요.^^)랑
같이 가겠다고 엉엉 울어댄다..할 수 없이 놀이터에 데려가 잠깐 놀아주고 다시 집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데..또 같이
가자고 아파트가 무너질 듯이 울어댄다...애들한텐 거짓말하면 안되지만 어쩔 수 없이 '오빠 응가 하고 올께'..하곤
살짝 현관문을 열고 빠져나온다....지원아~ 오빠는 원래 화장실 오래 있는 체질이란다. 그것도 아주 오래...ㅋㅋㅋ
집에 오니 8시 55분...시간이 없다. 대충대충 배낭을 챙기고 집을 나서 슈퍼마켓과 김밥집에 잠깐 들리고선 버스를
타고 2분만에 길음역에 도착하니 9시 25분...5분의 여유...역시 집결장소가 가까운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역시 이번에도 길음역 승차자는 나 혼자 뿐이다...앞좌석에 앉아 텔레비젼으로 독일과 사우디의 경기를 보며
양재로 향한다...
2. 신풍령(빼재) 도착 (6월 2일 02:20분)
언제나처럼 동대문, 양재에서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덕유산으로 향한다. 여산회 갑빠 솔담님은 집안사정으로
오지 못하시고 수호형과 양창훈 형과 같이 산행을 하게 된다. 버스안...각자 자기 소개가 끝나고 눈을 붙이려
하는데 뒤쪽에서 수호형이 술한잔 하라며 부른다...오호라...얼씨구나 하고 뒤로 간다...큰종이컵에 반이상 따라주시는
소주를 마다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그.런.데......안주가....뻘건색이다....김치는 아니고....불고기인가싶었는데...
허거거거거거....닭발이다.....닭발...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내 혐오식품리스트 두 번재에 올라있는 음식이다...
음...수호형은 닭발을 입에 물고 맛있게 쪽쪽 빨고 있다...쩝....이런...어른이 먹어보라는데...안 먹을 수도 없구...
에라 모르겠다...그냥...하나를 집어서 입안에 넣구 쪽쪽 빨아본다...음...입안에서 우드득 씹히는 소리...음냐....어라...
머....그럭저럭 먹을 만하네....연거푸 닭발 네 개를 먹어치운다..^o^(이로서 제가 못먹는 음식이 하나 줄어들었습니다.
아직 남아있는건...1, 보신탕-이건 안먹는거라 해야겠죠.. 2. 닭백숙의 닭껍데기 3.파래섞인 김-파래는 잘 먹는데...)
맥주한잔을 더 마시고 맨 앞자리로 가 자다 깨다를 여러번...어느새 버스는 지난번에도 왔었던 신풍령휴게소에 도착한다.
3. 신풍령(빼재) ~ 헬기장 (02시 40분 ~ 03시 17분 : 37분 소요)
신풍령 휴게소에서 20여분간 몸을 풀고 출발한다. 8구간을 올랐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옆으로 한채 도로를 따라
고개정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덕유산 국립공원 푯말과 함께 넓고 완만한 오르막길 나온다. 5분여 정도 임도같이
넓은 길을 따라올라가니 우측으로 좁은 길이 보이니 이곳이 대간길이랜다.. 줄줄이 그 좁은 길을 향해 들어선다. 지난번과
틀리게 이곳은 첨부터 가파르지는 않다. 완만한 오르막과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내리막길을 땅만
내려다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땅만 내려다보기엔 너무나 아까워 가끔씩 주변의 나무들을 보거나 하늘의 달이 어디쯤
있나 살펴보기도 하고 뒤따라 오르고 계신분들의 랜턴행렬을 재밌게 지켜보기도 한다. 03시 10분...갑자기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소리가 들린다. 양쪽으로 갈린 갈림길이 나오는데...어디로 가야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우측오르막길로
올라서다 선두를 찾아본다...저 멀리 왼쪽 아래서 선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이 갈림길에서 좌측 약간은 급경사지대로
내려서서 선두를 쫓아 속도를 내본다.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니 오랜만에 나오는 공터(헬기장)에 여러분들이 앉아
쉬고 있고 선두분들은 이미 떠난 지 오래라는데.....항상 느끼는거지만 이곳분들은 산을 너무나 잘 타시는 듯....
# 1. 빼재를 출발하여....본격적인 대간길로 들어섭니다...
4. 헬기장 ~ 갈미봉 ~ 대봉 (03시 20분 ~ 04시 29분 : 1시간 9분 소요 - 휴식시간 8분 포함)
헬기장에서 쉬고 있는데 뒤에 오시는분들은 쉬지도 않고 앞질러 오르신다...쩝...어쩔 수 없이 수호형과 함께 출발한다.
한참을 오르는데 속도가 늦어진다. 앞에 가시는 분이 힘들어하시는 듯....덩달아 뒤의 행렬도 발걸음이 늦어진다.
덕분에(?) 룰루랄라...여유롭게 산행을 계속한다. 3시 55분 갈미봉이라 씌여있는 작은 정상표지석지나 내려가다
쿵쿵쿵...엉덩방아를 찧는다...아....산행올 때마다 넘어진다...우찌 이런일이...하체가 부실한가보다...다리는 굵은데..^^
날이 서서히 밝아오고 주변을 식별할 수 있을무렵 대봉에 도착, 사진을 찍으며 쉬고 계시는 일행과 합류한다...
5. 대봉 ~ 지봉 (04시 34분 ~ 05시 17분 : 43분 소요)
다른분들보다 먼저 수호형과 함께 대봉을 출발 지봉으로 향한다. 대봉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보는 덕유산 조망이 좋다.
오른쪽으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이 보이고 왼쪽 저 멀리 오늘구간의 도착지점인 무룡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대봉에서 내려오는길. 잡목구간이라 팔 여기저기에 나뭇가지들이 스친다....긴팔 옷을 안가져온게 약간은 후회가 된다.
잠깐 신발끈을 묶고 내려가는데 아무리 속도를 내도 수호형이 보이질 않는다...잡목사이를 헤치고 빠르게 나아가는데..
갑자기 "쏴아~~~~"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잠깐 볼일 보고 계신 수호형...음...형이 멋적을까봐
옆에서 같이 볼일을 본다...ㅋㅋㅋ 뒤에서 사람들 오는 소리에 힘을 주어 빨리 볼일을 끝마치곤 수호형과 앞으로 내달린다.
ㅋㅋㅋ ....지봉으로 오르는 오르막길 그리 가파른 길은 아니지만 오르막이 한참이나 계속되니 무척 힘이 든다. 참다참다
지봉 거의 다 가서...잠깐만 쉬었다 가자고 말하고선 천천히 지봉으로 오른다...엥...바로 위가 지봉이네...좀만 참을걸...
약한 모습 보였다...쩝...지봉정상부 능선에서 앉아서 쉬고 있는데 금방 후미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뒤에 오신 몇분들은
힘이 남아도시는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남은 몇분들과 함께 쵸코렛, 오이, 떡으로 행동식을 취하며 한참동안 휴식을 취한다.
6. 지봉 ~ 못봉 ~ 헬기장 ~ 지봉안부 ~ 횡경재 (05시 31분 ~ 06시 25분 : 54분 소요)
15분여의 긴(?) 시간의 휴식을 취한 후라 발걸음이 가볍다. 05시 44분 못봉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한뒤 우측으로 90도 꺾어진
대간길을 따라 헬기장방향으로 출발한다. 깨끗하게(?) 정리된 헬기장 좌측으로 멀리 이번 구간의 유일한(?) 암릉(?)으로 보이는
산등성이 보인다. 내리막길을 잠시 내려가니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이곳에 지봉안부라고 씌여져있는 옛날 안내판이 나온다.
지리산 주능선에는 옛날 안내판은 없고 모두 새로 만든 안내판인데 이곳 덕유산 주능선에는 새로만든 안내판과 함께 예전에
있던 안내판이 같이 존재한게 좀은 다르다. 다들 옛날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형들과 사진 한컷을 찍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20여분 06시 25분 횡경재에 도착한다.
# 2. 횡경재 직전 언제나처럼 태양은 떠오르고...
# 3. 횡경재의 새로 세워진 이정표...
# 4. 횡경재의 오래전에 만들어진 정겨운 이정표...
7. 횡경재 ~ 산불감시초소 ~ 귀봉 ~ 백암봉 직전 아침식사터(06시 30분 ~ 07시 35분 : 1시간 5분 소요)
횡경재에서 사진을 여러장 찍고 백암봉을 향해 출발한다. 10여분쯤 나아가니 좌측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처량하게 서있다.
서서히 배가 고파온다...쩝...산에선 먹는만큼 간다고 항상 이시간되면 배가 고프고 힘이 빠져 밥생각밖에 나질 않는다.
07시 15분 귀봉에 도착, 아침식사를 하려 하나 다른팀들이 모두 앞으로 나아가기에 같이 앞으로 나아간다...다들 배가
고파 힘이 빠진 듯...산행속도가 많이 더뎌진다. 중간에 대구팀과 합류 같이 대간길을 가고 있는데 뒤에서 따라오시던
분이(닉을 여쭤보지 못했네요...죄송) 나에게 혹시 쌍둥이 아니냐구 묻는다....엥? 쌍둥이? 음...태어나서 첨듣는다...
아...두 번째구나...지난번...그러니까..작년 1월 여산회 태백산 일출산행때 어느 한분이 자기 회사 사람이랑 너무너무
똑같이 생겼다구 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도플갱어'라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엔 자기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어느
한곳에 존재하는데 두 사람이 우연히라도 마주칠 경우 그 한사람은 죽어 버린다는 것.......쩝...
(근데...누구랑 닮았냐구 물어보지 않았네요....쩝...혹시 장.동.건....? ....죄송합니다...ㅋㅋㅋ)
아무리 나아가도 식사하시는 분들이 보이질 않는다. 힘없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지나쳐 간다.
대간길을 타면서 맞은편에서 오는 이렇게 많은 등산객들을 본적이 없었는데...방갑게 인사를 나누고 어디어디서
왔냐는 등의 말을 한다...다들 서울에서 왔다고 말하니 아까 쌍둥이냐구 물어보던 분이 한 말씀하신다...대구도 있다고
꼭 좀 말해달라고....그래서 연습해본다...."네...대구서 왔는데예~~~"....근데 그 이후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분이
단 한분도 없었다.......T.T
8. 아침식사(07시 35분 ~ 08시 25분)
백암봉 거의 다 왔다 싶었는데 식사하고 계신 분들이 보인다. 다들 너무 힘드신지 자리도, 전망도 좋지 않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정상에 가서 식사를 하고 싶지만...몸이 따라주질 않는다..같이 가던 일행도 여기서 배낭을 풀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구름이 몰려오고, 땀이 식으면서 으실으실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이곳 높이가 1400여미터니까...평지보다 14도 정도 낮은기온...밥을 먹는동안에도...어찌나 추운지...다들 겉옷을
꺼내입는데도....참고 아침을 먹는다. 양창훈형이 끓여주신 맛있는 라면에 김밥을 먹고나니 좀 살 것 같다..그런데
추위는 여전하다. 옆에 풀잎님 내 입술이 파랗다 하신다...쩝...어쩔 수 없이 가방속에 있는 옷을 꺼내입으니...
왜 진작 입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막심하다....쩝....
9. 아침식사터 ~ 송계삼거리(백암봉) (08시 25분 ~ 08시 35분 : 10분 소요)
역시 백암봉에 거의 다 왔다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송계삼거리가 나온다. 추위에 떨면서 아침식사를 급하게
한탓인지 약간은 체한 듯 속이 좋지 않다...음...쩝...그래도...참는다...'남자가 갑빠가 있지'라는 솔담형의 말을
되씹으며.....송계삼거리에서 덕유산 중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선두로 나가서 중봉을 지나 향적봉까지 오르려던
생각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도저히 선두를 따라갈 수가 없고, 또 후미분들도 그렇게 늦지 않아 향적봉에
갔다 올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낼 수가 없다.(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선두는 7시간만에 모든 산행을 끝마쳤다고
하네요...거의 날라다녔다고 봐야죠...) 안타깝게 중봉쪽으로 난 길만 바라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접고 중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랜다.
# 5. 백암봉에서....철쭉이 아름다웠씁니다. 뒷쪽 봉우리는 덕유산 중봉....아직 덕유산 향적봉에 못가봤다는.....-_-:
# 6. 역시 백암봉에서....뜨레모아님, 풀잎님, 달아네, 수호달마님..
# 7. 백암봉에서의 전경.....멀리 약간 좌측으로
우뚝 솟은 봉이 무령산....가운데 약간 우측으로 멀리 희마하게 보이는 산이
남덕유, 장수덕유........저 구간 아직도 가지 못했는데....조만간
땜방떼우러 갈 예정.....
10. 송계삼거리 ~ 동엽령 (08시 45분 ~ 09시 31분 : 46분 소요)
송계삼거리에서 저 멀리 동엽령이 보인다. 그리고 동엽령 너머 1380고지와 그 너머 머~얼리 무룡산이 우뚝
솟아 있다. 수선화님 많이 지친 듯 어디가 무룡산이냐고 물어보는데.... 지도를 보니 안타깝게도 저 멀리 뒤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무룡산이라는 말에 못믿겠다는 눈치다...그래도...머....어쩔 수 없이 거기까지 가야만 하지만...
송계삼거리에서 동엽령까지 계속된 내리막과 평탄한 능선길이 눈에 들어온다.
송계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어 동엽령을 향해 내려간다. 내리막길을 끝나고 평탄한 길이 계속되다 눈에 익은
바위가 들어온다. 지난 겨울 덕유산 산행때 심한 눈보라로 인해 산행을 멈추어야만 했던 지점이다. 그때는
눈보라가 심해 향적봉이 어느정도 떨어져있는지 몰랐는데 오늘와서 보니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아 당시 산행중단의
안타까움이 커진다. 평탄한 길이라 다들 속도를 내어 앞으로 나아간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어 무룡산으로
오를 때의 더위를 짐작하며 계속 나아가니 지난겨울산행때 몰아치는 엄청난 눈보라를 맞으며 덜덜 떨며 아침식사를
했던 동엽령에 도착한다.
# 8. 백암봉에서 내려오며...
11. 동엽령 ~ 1380고지 (09시 37분 ~ 10시 16분 : 39분 소요)
완만한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더구나 키작은 잡목구간의 능선길이라 내려쬐는 햇살이 너무나 뜨겁게 느껴진다.
여러분들이 선크림을 바른다...쩝....못생긴 얼굴 얼굴이라도 타면 안되지싶어 얼른 모자를 꺼내어 쓴다...ㅋㅋㅋ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데 갑자기 행렬이 멈춘다...앞에서 대구팀이 '더덕'을 캐고 있다...음..근데...새끼손가락
보다 더 가는 더덕이네...음....그래도 마냥 좋아하신다..
# 9. 동엽령을 지나고, 돌탑을 지나 전망이 무척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하늘님, 풀잎님, 달아네, 수호달마님...
12. 1380고지 ~ 돌탑 ~ 무룡산 (10시 20분 ~ 11시 35분 : 1시간 15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지도상에 돌탑이라고 표시된 봉우리에 도착하니...음...돌탑이라고 말할 수 없을정도의 그냥...뭐랄까...책상만한
바위위에 그냥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올려진 돌무더기다...음...이게 탑이라....시간만 있으면 몇 명이서 조금만
힘을 모아도 돌탑이라 불릴 만한 번 듯한 돌무더기를 올릴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며 지나쳐 간다.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꺾은뒤 10여분을 가서 다시 좌측으로 90도 대간길이 꺾여지고 전망좋은 바위가 나온다.
그곳에서 한참을 쉬며 후미분들을 기다린다. 10여분이 지나자 후미분들이 오시고 같이 산행을 계속한다.
무룡산 아래까지 계속된 약간은 오르막인 능선길을 계속 걷다보니 어느덧 무룡산 아래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쉬고 계신 홍탁님께 얼음물 한모금을 얻어마시고 마지막 오르막인 무룡산으로 오른다. 가파른 길도 잠깐...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무룡산 정상에 도착한다.
# 10. 무룡산에서......위로부터 반시계방향으로
풀잎님, 달아네 수호달마님, 썬~님, 양창훈님, 수선화님, 호피님, 당화님, 우드스톡님
마지막으로 썬글래스가 멋진 센다이님...
# 11. 삼형제봉.....사실은 인상적인 모양의 조그마한 바위...
# 12. 역시나 무룡산에서......
13, 무룡산 ~ 삿갓재 대피소(11시 53분 ~ 12시 42분: 49분 소요)
무룡산에서 후미분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거의 마지막 부분이라 여러분들이 가져온
행동식을 서로 나눠먹는 모습이 너무 좋다. 아...지리산 주능선에는 물이 아주 풍부한데 덕유산 주능선에는 물을
구할 수 있는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삿갓재 대피소까지 물조절을 잘해야할 듯...다들 물이 떨어져
고생하는 듯 하다.. 무룡산에서 삿갓재 대피소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삿갓재 대피소는 움푹파인곳에 위치한 듯
보이질 않고 6구간 지역인 삿갓봉이 우뚝 솟은 모습을 자랑하고 있고 멀리 남덕유산으로 생각되는 높은 연봉들이
솟아있다. 남덕유구간은 가질 못했는데...꽤 험할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삿갓재대피소로 내려가는 첫 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조금은 긴 나무계단을 지나 두 번째 헬기장까지는 주변에 나무가 없어 뜨거운 뙤얕볕을 받으면서 내려가야만
한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니 큰(?) 나무들이 있는 숲길로 들어서고 조금 더 가니 푸른색지붕의 삿갓골대피소가
갑자기 그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14. 삿갓재대피소 ~ 황점마을 (12시 46분 ~ 14시 35분 : 1시간 49분 소요)
삿갓재대피소가 이번 대간길의 마지막이지만 다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황점마을까지 내려가야만 한다.
삿갓재대피소가 생각보단 시설이 괜찮다는걸 느끼며 대피소 아래 샘터로 향한다. 이곳샘터는 지리산 장터목
대피소 샘터와 비슷하다. 물이 쫄쫄쫄 작은 양이 흘러나와 생수 작은걸루 한통 받는데도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도 오랜만에 맛본 시원한 물맛이 아주 좋다. 이제부턴 가파르고 끝없이 긴 내리막길이다. 수호형이 샘터
근처에서 캔 더덕의 잎사귀를 하나 얻어 그 와중에도 더덕을 찾으면서 내려왔는데....음....역시나 지난번처럼
단 한뿌리도 보질 못한다. 13시 16분 '마지막 계곡'이라 씌여있는 간판이 있는 계곡에서 간단하게 얼굴만 씻고
더 아래쪽에 발을 담글 수 있는 큰 계곡이쪽에 발을 담글 수 있는 큰 계곡이30여분을 더 내려가니 제법 큰(?)
물소리가 들리고 오른쪽 아래 물에 발을 담그고 쉬고 계신분들이 있어 일행은 그곳으로 향한다. 양말을 벗고
맨발을 물에 담그니 10초도 그대로 있지 못할 만큼 물이 매우 차다. 물속에 발을 담궜다 뺐다를 여러번. 발을
주물러 주니...발의 피로가 한결 나아진다. 그곳에서 출발 또 30여분을 내려오니 양쪽으로 멋진 전나무 숲이있는
공터가 나오고 조금 더 가니 시멘트포장된 농로가 나온다. 그리곤 몇분...드디어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황점마을에 도착....길고도 길었던 12시간의 산행을 마친다.
15 황점마을 ~ 서울
황점마을서 홍탁님이 쏘신 아이스크림에 20여명이 과감히 전사를 한다...ㅋㅋㅋ 산행후의 막걸리 한잔도 좋치만...
아직은 산행후의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더 낫다....아직 젊은가 보다.. 언제나처럼 준비된 점심(점심 준비해주신
분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에 소주, 맥주에, 모과막걸리까지 이것저것 섞어서 하산주를 마신다.
식사후 화장실에 가려하나 국립공원 입구임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없음에 실망을 느끼며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신풍령휴게소에 차가 있는 대구팀을 위해 신풍령휴게소에 도착, 화장실에 가는데, 화장실 시설이
너무나 미흡하다. 전구는 나갔고, 소변기 물도 안 내려오고 큰일보는곳은 다 잠겨있고, 그런데 어떤 분들(다른곳에서
오신분들입니다.)은 "이래서 월드컵 하겠어?" "거창군수 전화번호 몇 번이야? 화장실이 왜 이모양이냐?" 라며 분통을
터뜨린 것 까지는 좋았는데...그러면서 왜 화장실 문은 발로 뻥뻥 차시는지....쩝.....씁쓸하다...
어쨌든....버스안에서 그 어느때보다도 멋진 낙조를 바라보며 서울로 향한다....
산행기를 끝내며~~
이제 이곳분들과 가끔씩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많은 분들의 얼굴이 눈에 익네요....그리고...이곳분들은
정말 모두들 산을 잘 타신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산행이었습니다.. 쳐지시는분도 거의 없고 다른분들이
12시간 걸린 이번 구간을 7시간만에 주파하신분도 있다니 놀라울뿐입니다. 다음번 구간에 수호형이 선두에서
그분들 쫓아가신다고 하는데....저한테 같이 가자고 하지 말아주세요...저 죽을지도 모릅니다..ㅎㅎㅎ
즐거운 산행이었구요.....함께 하신 모든 님들...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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