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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1차 백두대간종주

9구간-[부항령~우두령]-'대간에서 얼굴붉히는 일은 없었어야'

 

 

 

♣ 비는 옆으로 내린다.........백두대간 제9구간(부항령~우두령) 산행기

 

◈ 산행구간 :  부항령 ~ 삼도봉(1172m) ~ 화주봉(1200m) ~ 우두령

◈ 산행거리 : 17.6km (도상거리)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2년 10월 19~ 20일 (무박 산행)

◈ 산 행 팀 : Daum 카페 '산과 사람들' 백두대간팀 (36명), 삼도봉 이후 山音님과 2인 종주...

◈ 산행날씨 : 새벽부터 오전 9시까지 비바람 몰아침...9시 이후 줄곧 흐린날씨에 거센 바람...

◈ 총소요시간 : 11시간 17분 - 식사시간 55분, 과외수업 40분 및 휴식시간 포함

 

◈ 구간대별 소요시간

   부항령터널(02:30) - 10분 - 부항령(02:40) - 23분 - 묘지(03:03)/휴식(03:05) - 22분 - 능선(03:27)/과외수업(04:07)

- 20분 - 1030봉 헬기장(04:27)/대기(04:43) - 1시간 28분 - 1170.6봉(06:11) - 16분 - 헬기장(06:27)/휴식(06:34)

- 38분 - 1132봉(07:12)/휴식(07:15) - 18분 - 1118봉(07:33) - 17분 - 삼도봉 0.5km 이정표(07:50) - 15분 - 삼도봉(08:05)/휴식(08:12)

- 28분 - 심마골재(08:40)/아침식사(09:35) - 20분 - 1123.9봉(09:55)/과외수업 - 24분 - 밀목재(10:19) - 16분 - 헬기장(10:55)

- 15분 - 1111봉(11:10)/휴식(11:12)  - 18분 - 무명봉(11:30)/휴식(11:40) - 5분 - 1175봉(11:45) - 35분 - 화주봉(12:20)/휴식(12:29)

- 24분 - 1062봉 안부(12:53)/휴식(13:10) - 2분 - 1062봉 헬기장 (13:12) - 33분 - 송전탑(13:45) - 2분 - 우두령(13:47)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산행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산행이었습니다. 우선...지난구간 개인사정으로 인해 가지 못했던 9구간을 마침 제일산악회에서

지리산 구간을 다녀오는 바람에 시간이 나서...지난 성삼재~여원재 구간을 같이 했던 '산과 사람들'에서 9구간을 진행하는데

참여할수 있었던 것이었구요...두번째는 산행도중...악천후와 시간지연으로 인해 절반도 진행하지 못하고 하산하려던 일행과

떨어져 山音님과 우두령까지 2인 종주를 했던점, 세번째는....우두령에 도착해서...어렵게 지나가는 차를 얻어탔는데...운좋게도

산을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 고속버스가 다니는 황간까지 데려다 주신점...황간에서 서울가는 버스표가 매진되어 대전으로 가서..

다시 대전에서 서울행 버스를 탔던, 단체대간산행과 개인대간산행의 묘미를 둘다 맛볼수 있었던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것 같은

산행이었습니다....그럼...산행기 시작하겠습니다..

 

 

1. 교대역으로..(2002년 10월 19일 22시 정각)

 오늘은 교대에 일찍 도착해서...주왕산으로 가시는 여산회분들과 인사도 나눌겸 서두른다....이번 대간산행을 하는 '산과사람들'

에서는 팀별로 식사를 하기때문에 내가 담당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카페에 들어가니...음...내가 맡은건 '쌀'...그나마 불고기

재료 등을 준비해와야 하는 다른 분들보단 좀 낫다..(미르형 고마워요..^^) 허거..근데..어라..집에 쌀이 없네.(집에서 밥을 잘

안해먹기에.T.T)  우띠....시간도 없는데...시킬수도 없고....어쩔수 없이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근처 쌀집으로 들어가서는

 

'아지메....쌀 쬐금도 팔아요?'

'당근이지....(아래위로 흝어보시곤) 산에 가나 보우?'

'아....네....일곱명분만 주세요...-_-;;'

 

3000냥 어치를 주신다...음....이렇게도 쌀을 살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며 아침으로 할 김밥과 행동식으로 할 여러가지를 준비한후

느긋하게 교대로 향한다...

 

2. 부항령으로...

 너무 느긋했나....지하철은 왜 이리 안 오는겨....지하철을 갈아탈때마다 막 지하철이 가버리고 난후 승강장에 들어서니...한참을

기다린후에야...지하철을 탄다...21시 45분 교대역 도착...음...15분 남았으니...인사는 하고 와야지....여산회 주왕산팀이 있는

9번 출구로 나서니 음....아는분들보단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은듯... ....쩝....나 운영자 맞어?...몇몇분들께 인사를 드리고는

'산과사람들'버스가 있는 1번출구로 향한다....근디...1번출구는 9번출구에서 왜 그렇게 먼지...5번 출구로 나서는데 누군가

위에서 쳐다보시며 '어이 달아네~~'...어라...제일 산악회에서 같이 대간을 타시는 '山音'님이시네....(산과사람들에선 '

섬소년'님)

 

'안녕하세요.....여긴 왠일이세요? '

'응...나도 이구간 빠져서 오늘 '산과사람들'에서 타기로 했어'

 

아....산음님도 나처럼 '산과사람들'에서 대간을 시작했지만(2구간에서 같이 대간을 탔는데 그땐 몰랐지만 제일산악회에서 같이

대간을 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2구간에서 같이 한걸 알게 되었답니다..) 제일 산악회로 차를 바꿔타신분이란 기억이

난다...잘됐다..이곳에 아는분도 많치 않은데...^^ 1번출구에서 오랜만에 뵙는 명륜당님께 인사를 드리고는...아는 얼굴이 있나

찾으니...살이 많이 빠지신 '미르'님, 오랜만에 뵙는 '독불장군'님, 여전히 잘 자는 '잔다', 글구...첫산행때 같은 조였던

'바야바'님.....버스에 올라 각자 소개를 하는데...음...난 앞에만 나서면...왜 이리 떨리는거야???    '나 떨고 있냐???

미르님이 같은조 몇분을 소개해주신다. 산행때마다 항상 편하게 해주시려는 미르님의 배려, 잊지 않고 있습니다...

(형! 담에 소주 한잔..ㅋㅋ)각자 소개를 마치고 소등한후 잠을 청하려는데.....잠이 오질 않는다...그냥 눈만 떴다 감았다 하는데..

옆자리의 '산사나이'님...안주는 장만했는데 술이 없어 안타까워 하시며...'그냥 우리 안주나 축냅시다'하시며 오징어를 건넨다...

사실 저도 알콜이 월매나 땡겼는데. 잠깐 잠이 든 사이 톨케이트를 빠져나와....하얀색의 조명이 아주 인상적인 어느

동네(무주인듯 하네요..)를 지나 지난 수해로 인해 많은 곳이 유실된 도로를 조심조심 달린다....도로가 끊긴곳을 무척이나 많이

지나니...지난 수해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01시 25분 버스는 '나제통문'휴게소에 잠깐 멈춘다. 옛날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역이었다던

나제통문, 예전부터 한번 오보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산사나이님과 다리를 건너 '나제통문'까지 걸어가본다. 이곳도 서울 남대문처럼

하얀 조명을 밝혀놓았는데...사진을 찍으면 무척이나 아름답게 나올듯 하다...그 옛날 이 굴을 어떻게 뚫었을까....지금은 나제통문

동서쪽 모두 전라북도 관할이지만 나제통문 동쪽지역은 전라도임에도 경상도 사투리를, 서쪽지역은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는 글을

어디선가 얼핏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 감상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리니....나제통문 앞에 있는 운치있는 정자에서 젊은아그들이

술파티를 여나보다...왁자지껄...목소리로 봐선 '삐리'들 같은데..쩝..나제통문을 아슬아슬하게 버스가 통과해 02시 10분 버스는

부항령에 도착한다.

 

 

3. 부항령 ~ 첫 묘지 (02시 30분 ~ 03시 03분 : 33분 소요)

 부항령에 도착하니...이런...부슬부슬 비가 내린다...쩝....지난 대간산행에 이어 이번에도 雨中산행이 될것 같다...쩝...나제통문을

지나자마자 비가 내렸는데....비도 지역을 가리나???  버스안에서 산행준비를 끝내고 도로로 내려서니...부항령 터널이 아름답다...

사진에 담고자...부항령 터널안까지 걸어들어가 셔터를 누르는데...에궁...배터리가 다 된듯....쩝....일행이 부르는 소리에 아쉬운

마음을 접고 산행대열에 합류한다. 부항령 터널 입구에서 조별로 산행을 하는데...다행히 우리조(미르님조)는 조장인 미르님이

후미 가이드를 보는 관계로 후미쪽으로 대간길에 오른다. 지난구간 이후 무릎이 좋치 않아...한걸음한걸음 뗄때마다 조심조심한다.

부항령터널을 출발한지 10여분, 02시 40분, 이번대간구간의 들머리인 부항령에 도착하니, 삼도봉 방향의 가파른 오르막길이

내리는 비에 미끄러운지 한참이나 지체된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본격적인 대간길에 들어서자마자 나타나는 가파른 오르막길로

가볍게 몸을 푼뒤 이후로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된다. 날씨가 좋으면 이런 길은...룰루랄라..즐기며 갈만한 곳이건만...능선에

오르자마자 동쪽으로부터 엄청난 비바람이 불어닥친다....곧 개스가 차고 눈앞에 보이는 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비가 아니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즉 옆으로 내리는 빗줄기만 보인다....우띠...초반부터...애먹이네...하지만...'산과 사람들'의 산행속도는

'제일산악회'산행속도보다 훨씬 느리기에 느긋하게 나아간다. 02시 56분, 별 특징없는 언덕(?)에 올라 다시 조금 내려서는듯 싶더니

가파른 오르막을 10여분 올라 일행전체가 쉬고 있는 묘터에 도착, 휴식을 취한다.

 

 

4. 첫 묘터 ~ 우회로 끝 능선길 (03시 05분 ~03시 27분 : 22분 소요)

 전체 일행이 함께 모여 휴식을 취하는게 참으로 오랜만이다...그동안 제일산악회에선...첨에 출발할때 선두를 보곤 하산해서야

버스안에서 주무시고 계신 선두분들을 볼수 있었는데 말이다...그래도 뭐...이정도의 속도로 가면...무릎에 별 무리는 없을듯 하다..

하지만...오늘 산행거리가 꽤 긴 편인데...이정도로 가서...과연 시간안에 도착할수 있을런지 걱정도 된다. 03시 05분 묘터를 출발

능선을 왼편으로 두고 오른쪽으로는 떨어지면...뼈도 못추릴만한 낭떠러지인 9부능선길을 간다...위쪽을 보니...굳이 9부능선길이

아니라 능선길로 가도 될듯한데...이렇게 우회길을 만들어 놓았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어쨌든 9부능선길을 조심조심 나아가다

좌측으로 미끄럽고 매우 가파른 대간길을 한참을 치고 올라간다. 실제 대간길은 지난 폭우때 유실된듯하고 그 옆으로 난 새로운(?)

대간길로 한참을 오르니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에 도착한다.(03시 05분)

 

 

5. 과외수업 (03시 27분 ~ 04시 07분 : 40여분 - 이 구간은 길을 잘못들어 역주행을 한곳입니다.)

 능선길에 오르니 선두쪽 일행이 좌측으로 향한다...아무생각없이 좌측으로 가려는데 선두에서 무전이 날라온다...

'후미...우측으로 길이 있는지 확인 바람' 미르님과 우측으로 나있는 길을 30여미터 나아가도 표지기가 보이질 않다...자세히

살펴보니...빛바랜 분홍색 표지기 하나가 눈에 띈다. 그런데...그 표지기엔 '**정맥**' 이렇게 적혀 있다...음...대간표지기는

백두대간이라 적혀있는데....그럼 이 줄기는 정맥인가? 미르님 무전을 날린다. '표지기가 있긴한데 정맥이라 나와있네요..'

그 순간 선두에서 또다시 무전이 날라온다..'길 찾았다...이쪽이야...'...다행이다 싶어 좌측으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무수히 많은 대간 표지기가 걸려있는 봉우리가 나온다.(03시 35분) 잠시 휴식을 취하다 우측으로 나있는 길을 내려가는데

다시 선두에서 무전이 날라온다. 표지기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흠냐...다시 미르님과 back...좀전 그 봉우리로 오르니

좌측아래에 표지기 몇개가 휘날리고 있다...결국 일행이 다시 그 봉우리로 올라선다. 미르님과 좌측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니

계속 대간 표지기가 나와...대간길을 제대로 찾았구나 싶었는데...선두에서 다시 봉우리로 올라오란다....우띠...무슨 일이지?

봉우리에 올라갔더니 다시 첨의 능선 갈림길 쪽으로 내려가야 한단다....모야? 어떻게 된건지...쩝...내려오라니까..내려가야

하지만...힘들게 올라왔던 미끄럽고 가파른 오르막길은 내려가기가 더 힘들다...결국....첨의 능선길에 다시 도착한다....

(자...그럼....어떻게 된 일일까요? 제가 윗글中에  9부능선길로 가다 왼쪽위의 능선길로 가도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네...그렇습니다. 9부능선길은 우회길이었던 것이지요....즉 위쪽 능선에 진짜 대간길이 있었던 겁니다..우회길을

따라가다 다시 능선을 만났을땐...우측으로...즉 진짜 대간길이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좌측으로 가고 만 것이죠..

특히 봉우리에 오르니...표지기가 많이 보여 선두분들이 길을 제대로 든것이라 판단하신 것이겠지요..사실은...진짜 대간길로

역주행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표지기가 많이 걸려있던 그 봉우리는 960고지였던 것이죠....이 과외수업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회원분들께 지도를 나눠주기만 했더라도 무려 40분에 이르는 과외수업을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 대간산행을 가기 전에 항상 지도와 고도표를 보며 다른 분들의 산행기와 대조해보며 미리 예행연습(?)을 하고

있습니다...저처럼 미리 예행연습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시리라 생각되구요...그리고 대간 산행시에는 그 기억을 되살려

항상 지도를 확인하고 시간체크를 하는데, 이번엔 당연히 나눠주실줄 알았던 지도가 없었기에 도대체 지금 위치가 어디쯤인지

전혀 예측할수 없어 답답했었고... 그냥 앞에 분이 가는대로 따라갈수 밖에 없었습니다..회원들께 지도가 있었더라면 지도에

우회길이라고 아주 선명하게 나와있는 걸 보고 회원중 어느분이라도 지적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제가 한 말이 진행요원(?)분들께

조금 언짢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이런 세세한 부분을 개선함으로써 더 나은 산악회가 될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 우회로 끝 능선길  ~ 1030봉 헬기장 (04시 07분 ~ 04시 27분 : 20분 소요)

첨의 능선길에 도착...우측으로 이어진 대간길을 간다. 후미로 천천히 가다 명륜당님이 옷을 갈아입고 계셔서 한참을 같이 기다린

후에 명륜당님과 같이 진행한다. 헬기장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는데 명륜당님이 앞에 가시던 분들을 따라잡기 위해선지

꽤 속도를 내신다....뒤쳐지지 않으려고...땀좀 빼며 쫓아가는데...뒤에 오던 미르형은...보이질 않는다. 허거...넘 빨리 왔나? 음냐..

한참을 그렇게 가는데...미르형에게서 무전이 온다..'뒤쪽에 사람소리가 들려요!!!' 엥? 틀림없이 우리가 젤 후미로 갔는데 뒤에

무슨 사람소리? 귀신 아냐? 아니면...다른 산악회에서 왔나?....이상하게 생각하며 조금 더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는데....어라~~~

헬기장에 두세분이 계시는데....선두란다....허거...내가 후미에 왔는데....그럼 중간에 30명은 또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무전이 계속되고.....결국 20여분을 기다려서야 엉뚱한 길로 갔던 분들이 힘겹게 헬기장을 오른다. 음...오늘 참 황당한 일도 많이

겪는다...아무리 봐도...중간에 빠질길이 없는 능선길인데...도대체 어디로 빠진건지...삼도봉 귀신이 도술을 부리는 건지...쩝...

 

 

7. 1030 헬기장 ~ 1170.6봉 (04시 43분 ~ 06시 17분 : 1시간 34분 소요 - 휴식시간 10여분 포함)

 바람만 불지 않아도 좀 덜하겠건만....이놈의 칼바람은 멈출생각을 하지 않고, 덩달아 비님도 옆으로 춤을 추며 따귀을 때린다.

가을인가 싶더니...벌써 겨울을 느낄만큼 잠시라도 서 있을라치면 온몸이 으슬으슬 떨린다. 입술도 얼어 말이 잘 안나오고...

볼일 보려는데...음냐...손이 얼어서 지퍼가 잘 안 열리니..ㅋㅋㅋ...춥긴 춥나 보다....^^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가파른 내리막이

나오는데...역시 매우 미끄러운지라...이 나무, 저 나무에 사정사정해가며 몸을 맡기며 아래로 내려가는데도 몇번이나 넘어질뻔한다.

앞에 가던 독불장군님...콰당....지금껏 수없이 많은 산을 다녔지만...산에서 넘어진건 첨이란다....그정도로 매우 미끄러운 곳이다..

어...그러고 보니...독불장군님...랜턴을 켜지 않으셨네....핸폰을 열고 핸폰의 희미한 빛에 의지한채 앞으로 가고 계신다...이런...

앞에 가던 지나님과 자리를 바꿔 독불님 바로 뒤에 따라가 조금이나마 앞을 밝혀 준다. 어렵사리 내리막을 내려와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갑자기 앞에 엄청 밝은 불빛이 보이니.....가스랜턴을 들고 다니시는 청바지 담당 '하이에나'님을 만나 너무나 밝은 불빛에

온몸이 따스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 좌측으로 꺾인 능선길을 나아가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을 만나 잠시 휴식을 취하며 지나님의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05시 19분) 휴식도 잠깐 05시 21분 출발...20여분동안 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후(05시 43분) 7분여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다 05시 50분 1170.6봉에 오르는 매우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니 역시 앞분들이

빠르게 오르지 못하시고 지체되어 있어 천천히 오르며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을 맞는다....06시 07분 드디어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고

1170.6봉인가 싶은데(1170.6봉 제1봉 - 제 나름대로 붙였습니다..^^) ...앞에 더 높은곳이 있다...음...저곳인가 싶어 나아가니

대간길은 봉우리 좌측으로 우회한다.(1170.6봉 제2봉 06시 10분) 허걱....저 앞에 더 높은 곳이 있다...이런...젠장...저기가 정상이겠지

생각하며 나아가니(1170.6봉 제3봉, 06시 11분)...어라라라...저 앞에 더 높은 곳이 있다...우띠....!#$&%^#%*@ 속으로 한마디

내뱉으며 나아가니 (1170.6봉 제4봉 06시 17분 - 이곳이 젤 높은듯 싶네요..) 드뎌 앞쪽에 더 이상 높은 곳이 없으니...이곳이

1170.6봉의 정상이리라...비교적 정상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정상부에 삼각점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고 바닥을 살피니 후미에

오던 미르님과 지나님..'뭐 잃어버렸니?'  '아뇨...그냥...어......삼각점이 있지 않을까...해서요...근데..암것도 없네요......-_-;;'

이곳에서의 조망도 무척 좋을것 같은데...아쉽게도....주위는 개스에 묻혀....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칼바람소리만 요란하다...

 

 

8. 1170.6봉 ~ 1132봉 안부 ( 06시 17분 ~ 07시 12분 : 55분 소요 - 휴식시간 7분 포함)

 1170.6봉에 도착했을 무렵 랜턴이 필요없을만큼 날이 밝아온다...하늘을 보니....잘 하면 날이 갤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그러나..

칼바람님과 따귀를 때리는 비바람님은 여전히 괴롭힌다...1170.6봉에서 헬기장으로 내려서는 길....조금 가파른 길이지만...

앞에 가시던 분들이 미끄러지며 지나간 곳이라...엄~~~~~청 미끄럽다...서너번 넘어질뻔하다 앞에 가던 독불장군님을 잡으며

엉덩방아를 찔번한 위기를 모면한다...'독불님이...내 생명의 은인이라우~~~~' 어렵사리 내리막길을 내려와 특이한 초원지역의

꽤 넓은 지역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을 만나....어느분이 가져오신 삶은 계란을 입에 털어넣고 출발하려는데...'해밀님'(?)의

한마디....'누가 계란 껍질 여기 버렸어?' 음....목소리가....농담은 아닌듯...다들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시며...'계란껍질 화분에

두면...거름 된다잖아요....' 음...그렇긴 해도 좀 지저분 하다....사실은....나도 범인인지라..-_-;;...해밀님이 가시고 난뒤 계란껍질을

모아...땅속에 묻는다.....(반성하겠습니다....) 휴식을 끝내고 초원지대를 지나 헬기장을 지나고(06시 37분) 계속해서 이어지는

운치있는 수풀 사이로 진행되는 대간길을 따라가다 자그마한 초원지대제1무명봉(물론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06시 48분)을 지나고

이어 초원지대제2무명봉(06시 52분)을 지나 07시 02분 초원지대제3무명봉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다 다시 한참을 치고 올라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을 만나 함께 휴식을 취한다.(1132봉 안부(?))

 

 

9. 1132봉 ~ 삼도봉 0.5km 이정표 (07시 15분 ~ 07시 50분 : 35분 소요)

 1132봉에서 휴식을 취하는데...엥....뒤에 여자분 한분이 올라오신다....에궁....우리가 젤 후미인데....다른 산악회에서 오신분인가

싶은데....우리 일행이란다....허거걱... 이전 1030봉 헬기장에서 중간에 사라졌던 분들이 다 오신 뒤에 인원점검을 한다고 한것 같은데

제대로 되지 않은듯...길을 잃고 헤메다 겨우 표지기를 찾아 쫓아오셨단다....땀에 흠뻑 젖은 바지가 길을 잃고 헤멜때부터 지금까지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보여주는것 같아...안쓰럽다...울갑장이라는데.....울조라면...잘 챙겨줄텐데....

1132봉에서 만난 반가운 제일산악회의 고인돌님의 노란색 표지기를 뒤로 하고 우측으로 9부능선길을 따라가다 다시 능선길에

접어들어 또 어느 자그마한 봉우리에 오른뒤 또다시 매우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118봉에 이른다...(07시 33분) 선두로부터 삼도봉

0.5km 이정표를 지난다는 무전이 들려온다....이제 삼도봉까진 거의 다 온듯...힘을 내보려 하지만...앞쪽으로....힘들어하시는분들이

여럿 있어 생각만큼 빨리 나아가지 못한다...천천히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이번구간에서 첨으로 만나는 이정표가 나오니

이곳이 삼도봉 0.5km 지점이라는 이정표이고 이정표 아래 노란색의 자그마한 해인산장 이정표도 인상적이다....

 

 

1. 삼도봉 0.5km 이정표 (이시간까지 아무것도 볼수 없었기에 그나마 이정표라도 찍어본다...)

 

 

10. 삼도봉 0.5km 이정표 ~ 삼도봉 (07시 50분 ~ 08시 05분 : 15분 소요)

 삼도봉 0.5km 이정표 지점에 이르러 처음으로 카메라를 꺼내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는다...지금까지 날씨나 너무 나빠 카메라를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그나마 첫 컷이...이정표라니....그래도 이거라도 찍은 게 어디야...비가 더 많은 왔더라면...하산할

때까지 카메라를 꺼내지 못했으리라....삼도봉이 코앞이라 빠르게 치고 나가....사진으로만 봐왔던..그래서 실물로 무척 보고

싶었던 삼도봉 정상의 삼도화합비를 보고자 발걸음을 재촉하는데...앞쪽으로 여전히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어....천천히 오르기로

한다. 한참을 올라 정상 바로 아래 좌측으로 삼도화합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플랭카드가 걸려있는데....음..어울리지 않는다. 삼도봉

정상에 멋드러진(?) 삼도화합비가 있는데...그 아래다 왜 저런 어울리지 않는 플랭카드를 걸어놓았을까??? 이것도 누군가의 탁상

행정에서 비롯되었으리라..드뎌....개스가 자욱한....삼도봉 정상에 도착....지금껏 만난 그 어느 정상석보다 돈을 들인 흔적이 역력한

삼도봉정상의 삼도화합비를 두눈으로 보게 된다...지금까지 대간산행을 하며 만난 삼도봉은 지리산 삼도봉(전남,북, 경남), 초점산으로

불리우는 소사마을 위의 삼도봉(전남,북, 경북), 그리고 이곳 삼도봉(전북, 충북, 경북)인데 이곳의 삼도봉을 전라,충청,경상 삼개도가

만나는 곳이라 하여 으뜸으로 친단다...삼도화합비는...두마리 거북위에 세마리의 용이 거대한 여의주(?)를 받치고 있는 형상인데..

대학교때 울학교 교상이랑 분위기가 넘 비슷하다...대학교때 교상 세운다고 기대가 컸는데...막상 설치를 끝내고 나니...용두마리가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오르는 형상인데...용이 너무나 삐쩍말라...다들 지렁이라 불렀던...옛기억이......난다...

삼도봉 정상에서의 조망이 훌륭한 걸로 알고 있는데......정상부는 여전히 개스에 덮혀 있고 칼바람은 더욱더 기승을 부리니...

삼도화합비를 배경으로 사진 한컷 찍는데도 몸이 흔들려 어려움이 많다. 삼도화합비 좌측으로는 석기봉, 민주지산으로 빠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고, 대간길은 삼도화합비 우측아래로 이어진다...

 

 

2. 삼도봉정상의 삼도화합비(돈들인 티가 역력하다....but...사진에서 본것보다 훨씬더 웅장(?)함에 약간 놀라기도 했다...)

 

 

 

3.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비바람이 몰아친다고 그냥 갈수는 없쥐...증명사진 찍기...(찍새 미르행님)

 

 

 

4. 삼도봉정상의 조망이 훌륭하다지만 개스가 가득차있어...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어쩔수 없이 삼도봉 정상의 이정표라도
   찍어본다...(좌측으로 민주지산 가는길...우측10여미터 지점으로 백두대간길이 이어진다...)

 

 

11. 삼도봉 ~ 심마골재 (08시 12분 ~ 08시 40분 : 28분 소요)

 원래는 삼도봉 정상에서 식사를 하려했으니 몰아치는 칼바람때문에 선두분들이 삼도봉 아래 헬기장 근처에 자리를 잡으셨단다...

삼도봉에 남아...마지막으로 개스가 걷힐때까지 기다려보지만...여전히 그런 깸새가 보이질 않고....어쩔수 없이 후미인 미르님을

좇아 내려가니...음...삼도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후미인 미르님과 합류한다. 이곳저곳 불편하신 분들이 많은듯...후미에

내려가시는 분들이 다들 절룩거린다...음....이래서...오늘 끝까지 가려나....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는데....약간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다들 투덜거린다...'도대체 식사하러 어디까지 가신거야???' 하긴...무박산행때 이렇게 늦게까지 아침식사를 하지

못한적은 없는것 같은데...심마골재까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다들 허기가 지고 불편한곳이 많기에 짧은 거리가 무척 길게

느껴지리라..오늘은 예상보다...시간이 너무 많이 지연되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조금 개스가 걷히는가 싶더니 아래쪽으로

헬기장이 보이고 헬기장 왼편 공터(심마골재)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 일행들의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나무계단을 조심스레(한번

무릎이 고장난 이후론 항상 조심조심하고 있답니다..) 천천히 내려와 심마골재 이정표 좌측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 일행과 합류한다.

 

 

12. 심마골재에서 아침식사....(08시 40분 ~ 09시 35분)

 심마골재로 내려오니 젤 먼저 명륜당님이 반겨주시며 무릎 괜찮으냐 물어보신다...아직까진 괜찮다고 하고는 우리조원들을 찾는데..

음...이럴수가...이곳까지 내려오면서 먼저 내려가신 조원들이 라면을 끓여놓지 않았을까 하는 한가닥 기대를 가지고 내려갔건만...

엉엉엉~~~~ 우리가 넘 늦게 내려와서...먼저 드셨단다....T.T 다른팀은 거의 식사가 끝나가고 있거나 한창 식사를 하는 중인데..

후미로 내려온 우리는...이제 라면물을 올리고 있다....젖은 윈드자켓을 대신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으니 그나마 좀 낫지만..

온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린다...라면아...빨랑빨랑 끓어라....나 좀 살리도....살리도~~~~ 미르님의 판초우의를 활짝 펴 그위에

각자 싸온 도시락을 꺼내어 라면이 다 끓을때까지 기다리는데....어찌나 몸이 떨리는지...다행히 어느분께서 가져오신 안동소주

두잔에 그나마 온몸의 진동(?)이 진정된다.....한참을 기다려서야 완성된 라면...역쉬 춥고 배고플땐....라면만큼 맛있는건 없으리라..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니들이 산에서의 라면맛을 알어?'...^o^;;

식사를 마칠때쯤....산행을 계속할 것이냐, 산행이 힘든분들은 이곳에서 탈출하고 나머지 분들은 계속 전진할것이냐...아니면 모두

탈출할 것이냐를 두고 운영진분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그때까지만 해도...설마 모두 탈출하리라곤 생각치 못했기에...느긋하게

배낭을 싸고 있는데...어째 분위기가 모두다 탈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음냐....결국...명륜당님은...모두 탈출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시는데....다음달 대간산행때 이곳부터 출발해서 다음 구간까지 진행하신단다....흠냐...도저히 우리(山音님)의 일정과

맞출수가 없다. 다음달 산과사람들 대간산행은 제일산악회 대간산행과 겹치기에 이 구간을 또다시 올수가 없고, 또 만약 산과

사람들에서 이 구간을 같이 오른다 해도 우린 우두령까지 약 4시간의 산행후 그 이후 구간은 이미 다녀간 곳이기에...4시간의 산행을

위해 무박산행을 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 자신의 원칙이랄까...진부령에서 대간종주를 마치는 날 도중에 빠진 구간이

없이 진부령에서 남녘대간종주를 끝마치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기에, 쉽게 찾을수 있는 지역이 아닌 이 지역을 개인적으로 다시

와야만 하는 번거러움이 있기에 이런 사정과 함께 다른분들께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우두령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겠다고 명륜당님께 말씀드린다...명륜당님은...허락하실것 같은데....쩝...그런데....다른분이..나를 살짝 부르더니 산행을 극구

만류(?)한다...

 

'절대로 못갑니다'

"아...저희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서...이번에 꼭 타야할것 같습니다...좀 봐주십시오'

'죽어도 안됩니다..'

'폐 안끼치려 우두령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려합니다..'

'단체산행입니다...여기 돈을 내고 오셨기때문에 절대로 안됩니다...'

'................'

'죄송하지만...절대로 못가십니다..'

'..................'

 

사실...너무 화가 나서 '저 이시간부로 '산과 사람들' 탈퇴하겠습니다. 그럼 가도 되겠습니까?'란 말이 혀끝에서 맴돌지만....

그건 아랫사람의 도리가 아니기에...꾸욱...정말 꾸욱 참는다. 그때...산음님(섬소년님)이 다가오시며

 

'우린 계속 진행해야겠다...'

'절대로 안됩니다. 단체산행입니다... '

'우린 간다.'

'절대 안됩니다...선생님이시니까 더 잘 아실것 아닙니까?'

'......................'

'죄송합니다만...절대로 못가십니다..'

'...............알았다......알았어... 사진이나 찍자...'

 

음....산음님도 포기하시려나보다......그럼...혼자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많은 분들이 해인마을쪽으로 내려가신 뒤..

마지막으로 같은 조 분들과 사진을 찍는데....山音님 말씀하신다...

 

'달아네야.....가자~~~~'

 

그렇게 해서 선두를 비롯해 거의 모든 일행이 심마골재에서 해인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로 들어선뒤 뒤늦게 해인마을로 하산하시는

몇몇분들의 전송을 받으며 산음님과 함께 어렵사리, 우여곡절끝에 우두령으로 향하게 된다...

 

(흠.....융.퉁.성이란 단어가 왜 그리 입가에 맴도는지....물론 저도 여산회에서 운영자를 하면서 단체산행을 이끄시는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그정도로 개인적인 상황을 설명드리면서 폐를 안끼치고자 대중교통을 이용, 추가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진행하고자 하는 심정도 좀 헤아려주셨으면 했지만....네...저도 압니다...끝까지 가고자 하신분들이 많기에 그분들에 비춰 저희

만을 따로이 진행시킬수 없다는 것을...하지만...저희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적어도 다음 대간산행때도 이곳에서 대간산행을

하시기에 다음에 구간에 맞춰 산행을 하실수 있겠지만 저희같이 다른 경우에는 조금 융통성을 발휘해주셨으면 했는데..............

'산은 항상 거기에 있다'하시며 다음에 찾을수 있다고 말씀하실수도 있습니다...네...물론 다음에 찾을수야 있죠 ..그렇치만...

대간산행이 아닌 이상 이 코스로 산행하는 산악회는 거의 없을듯하구요...극단적으로 말해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이곳을 찾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경비는 누가 책임지는건가요? 저희는 당연히 우두령까지 간다는 약속을 믿고 이곳을 찾은건데 말이죠..

그래서 부득이한 경우임을 말씀드렸는데도...개인적인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고 단체산행임을 내세워 무조건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라.....제가 삐딱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만....어쨌든...끝까지 양해를 구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행동을

했던 점은 명륜당님께 사과 드립니다...그리고 다른 회원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이 산행기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5. 찍을게 없으니 이정표만 계속 찍는다....아침식사를 했던 삼마골재

 

 

 

6. 심마골재에서 아침식사 직후....탈출 or 전진........결국은......

 

 

 

7. 결국 분위기는 하산, 즉 탈출하는 분위기로..........그러나.....

 

 

 

8. 山音님과 우두령까지 가기로 결정......일행과 헤어지기전 같은조분들과 기념사진 한컷....

 

 

 

9. 심마골재에서 바라본, 일행들이 탈출한 해인마을 방면(실제론 꽤 멋졌는데...T.T)

 

 

13. 심마골재 ~ 1123.9봉 (09시 35분 ~ 09시 55분 : 20분 소요)

 어쨌든....심마골재를 출발하긴 했지만...마음이 편치 않다.... 어쨌든 이제 우두령에 도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기에, 더군다나

우두령은 대중교통이 다니질 않아 그 아래 마을까지 한참을 걸어가거나 아니면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후미분들의 우두령까지 무사히 끝마치라는 말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어  첫 봉우리로 치고 오르는데....이궁...라면을

넘 많이 먹었는지....속이 울렁울렁거린다....꼭 멀미하는 기분이당...에궁...그래도...이왕 우두령까지 가야겠다고 강하게 주장한게

나였기에 산음님께 약한 모습을 보여드릴순 없다...꾸욱 참고 계속해서 오른다...(나중에 산음님도 이곳에서 속이 울렁거려

혼났다고 하시네요..^^) 09시 40분 첫 봉우리에 오르니....그새 개스가 걷히고 식사를 하던 심마골재와 저 아래 해인마을이 손에

잡힐듯 보인다.....비가 온뒤라...너무나 깨끗하게 보인다. 음...이렇게 날이 풀리는데...하산이라...아쉬움이 자꾸만 남는다.

오랜만에 모습을 내보인 지나온 대간길을 그냥 지나칠수 없어 카메라에 담은뒤 09시 48분 무명봉을 지나 09시 55분 1123.9봉에

도착한다...

 

 

14. 1123.9봉 ~ 밀목재 (09시 50분 ~ 10시 19분 : 29분 소요 - 과외수업 3분 포함)

 1123.9봉 역시 정상을 거치지 않고 대간길은 옆으로 살짝 비켜나 있다. 이번구간에서 삼도봉 이후의 반쪽만 나와있는 지도를

확인해보니...1123.9봉에서 조금 가다 대간길이 좌측으로 꺾임을 확인한다...앞에 가시는 산음님을 따라 가다 좌측으로

꺾여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쪽으로 내려가는데 앞에 가시던..산음님께서..아무래도 길이 이상하단다..그래서 자세히 보니....

음...사람이 다닌 길인것 같기도 하고...동물들이 다닌길같기도 하고...애매한 곳이다....그리고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표지기가 보이질 않는다..아무래도 길을 잘못든것 같다...이럴땐...마지막으로 표지기를 본 곳으로 돌아가는게 상책.....다시

위쪽으로 2~3분여를 오르니..약간 우측으로 꺾여진 곳으로 대간표지기가 몇개 달려있다...즉...지도에서 좌측으로 꺾이는 것만

너무 생각한 나머지 아무 생각없이 좌측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만약 그 길로 계속 내려갔다면...계곡에서 한참 헤매다

물한계곡으로 하산했을듯 합니다...^^) 우측으로 이어진 길을 조금 내려가니...비로소 지도에서 나온 좌측으로 크게 꺾인

대간길이 나온다.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되다 밀목재에 거의 다 와서 가파른 내리막을 한참을 내려가니 잡목, 잡풀로 우거진

밀목재에 도착한다.

 

 

15. 밀목재 ~ 1111봉 (10시 19분 ~ 11시 10분 - 51분 소요)

 밀목재에서 3~40여미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두 만나는 능선에서 좌측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지도를 보며 산행시간을 체크하고

미뤄뒀던...볼일(? ^^)을 보느라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나아간다. 10시 32분 오른쪽아래로 크게 꺾여진 대간길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니 제법 온몸이 땀이 흐른다. 10시 50분 전망대 표시가 있는 1089.3봉에 도착, 대간길 우측아래에 두평 남짓한

공간에 누군가 풀을 베어 만든듯한 전망대가 있으니 과연 날씨가 좋은 날엔 무척 전망이 좋을 듯하나...지금 보이는 건...오로지..

하~~~얀 개스뿐이다.....새벽부터 불어닥치던 칼바람은 잦아들었지만...여전히 산정상부는 개스로 가득차 있어 아쉬움이 더한다..

아쉬움을 접고 출발, 10시 55분 아무생각없이 가다보면 지나칠수도 있을 헬기장을 지난다. 대간길이 헬기장으로 지나는데

지역예비군중대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풀에 덮혀있어 자세히 바닥을 보지 않으면...이곳이 헬기장임을 모르고 지나칠수

있을듯 한곳이다. 어쨌거나...1123.9봉부터 계속해서 비슷비슷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계속되니 어느게 어느 봉인지...다만 지도를

보고 소요된 시간과 어렴풋이 봉이는 봉우리의 윤곽만으로 현재 위치를 파악할 뿐이다. 1111봉으로 오르는 대간길이 흙길인데..

양탄자를 밟는것처럼 푹신푹신하니...산음님 ....'아마도 이곳에 두더지가 많은 모양이야'...신기하다...아무리 봐도 흙길인데..

밟으면...푹신푹신한게.....어디 귀여운(?) 두더지 없나 살펴보는데....금새....멧돼지가 파헤쳐놓은 듯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니..

에궁.....두더지 찾다가...멧돼지 만날라....줄행랑을 논다.......11시 10분...다음구간인 황학산의 높이와 똑같은 1111봉에 도착 휴식을

취하려 하나...바람이 거세...바람이 없는곳을 찾아 조금 더 나아가니 조용한 공터가 나와 휴식을 취한다.

 

 

16. 1111봉 ~ 1175봉 (11시 18분 ~ 11시 45분 : 27분 소요-휴식시간 10분 포함)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산음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더니...이런곳에 약초가 많을것 같다 하신다....음...둘러보니...약초도

약초거니와 땅이 마사토에 소나무가 많이 있고 습기가 적당하니...이런곳엔 딱 송이가 많을것 같은데....음...지금까지 산에

다니며 딱 한번 송이를 만난적이 있었는데...그것도 운이 좋은 거지...왠만한 사람의 눈엔 솔잎낙엽(?)속에 파묻힌 송이가

보이질 않는다는데........어릴적...제사때마다 사촌형제들끼리 '탄국'(제사때...만드는 국이죠...^^) 속에 숨어있는 송이를 먹기

위한 쟁탈전이 대단했었는데...지난 추석때...나이 서른, 마흔 다된 사촌형제들도...여전히...웃으며 서로 송이를 찾기 위해...

젓가락 싸움(?)을 하던 생각이 문득 든다...휴식을 끝내고 출발...그리 가파르진 않치만...계속해서...오르막이다...11시 30분...

1175봉으로 생각되는 곳에 도착...다왔구나 싶어 잠깐 휴식을 취하고 11시  40분 출발하는데...어라...개스너머 바로 앞에 시커먼

봉우리가 또 보인다....우띠....모야.....이번 삼도봉 구간은..삼도봉 0.5km 이정표, 삼도봉 정상 삼도화합비, 심마골재 이정표...

단 세곳을 제외하곤...그 어떠한 이정표도 없고 먼저 지나간 대간꾼님들이 걸어놓은 작은 이정표도 없으니....오늘처럼 개스가

가득낀 날엔...정말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다...위에서도 말했지만, 다만 지도를 보고..소요된 시간과, 어렴풋이 보이는 능선을

보고 짐작할뿐...... 5분여동안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드뎌 1175봉 정상에 이른다....이번 구간중...가장 땀을 많이 뺀듯하다...

서서히 다리도 뻐근해지고...

 

 

10. 1175봉 직후 위험구간인 직벽위에서....직벽아래로 펼쳐진 개스를 배경으로 山音님...(근데...전혀...개스가 보이질 않네요..T.T)

 

 

 

11. 역시 같은 곳에서....포즈를 약간 다르게 취하며.....山音님...(음...연출한 느낌이 넘 강하네요...^^)

 

 

 

12. 달아네도...똥폼 잡아보고....왼쪽볼이 톡 튀어나온건...그때 사탕을 먹고 있었다는......^^

 

 

17. 1175봉 ~ 화주봉(석교산) ( 11시 45분 ~ 12시 20분 : 35분 소요)

 1175봉에서 지도를 보이니 버스에서 명륜당님께 미리 들은 위험구간이 보인다.....음....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약간 내려가니..

음...위험구간으로 보이는 직벽이 보인다...음...한 6~7m의 직별을 산음님이 먼저 내려가시더니 '음...이게 끝인가 보네...뭐..별거

아니네..' 이정도를 위험구간이라 표시했다니.....하긴...야간이나...비오는 날엔 주의가 필요할듯 하다....직별을 내려가 다시

3~40m 능선을 따라가니..허걱....갑자기 앞에 하얗다....발밑으론...까마득한 직벽이다....에궁.....위험구간...맞구나....-_-;; 이번엔

10미터 이상의 꽤 긴 직벽이다...떨어지면...음...많이 아플듯 한데.....^^ 그래도 중간에 가느다란 줄이 매어져 있어 안심이 되긴

한다....(이 두곳의 직벽이 위험구간인데..야간산행이나, 악천후시, 겨울등반시엔 주의해야 할 곳입니다...하지만...90도에 가까운

경사이지만 중간에 로프도 있고...비교적 디딜만한 곳이 많기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을듯 합니다...) 직벽에 내려가기 전...개스의

하얀배경이 운치있어 보여 독사진 한컷씩 찍고 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이렇게 1175봉에서 한참을 내려가니...

다시 1200m인 화주봉으로 오를 생각이 드니...벌써부터..힘들다...역시나.....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는데 그나마..9부능선길이

있어 산정상부를 살짝이 비켜 대간길이 나있어 그나마 힘이 덜 든다...화주봉에 거의 다 왔을무렵....갑자기 사람소리 비슷한게

들린다....음...잘못들었나 싶었는데..산음님께서 '달아네야...사람소리 아니냐?' 음...이렇게 날씨가 좋지 않은 날 우리처럼 산을

찾는 사람이 또 있구먼... 이제 화주봉이 지척이고 사람소리도 더욱 뚜렸하게 들리는데.. 갑자기..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엥? 왠 애국가? 그럼.....군바리? 혹시 특전사? 아님...극기 훈련온 '삐리'들? 그런 생각을 하며 화주봉 정상에 이르니....꽤 넓은

흙바닥의 공터가 나오고 바로위 화주봉 정상에서 둥글게 둘러서서 장엄하게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십여명의 등산객을 만나게

된다...멀리서 노랫소리만 들었을땐...젊은사람인것 같더니 의외로 4~50대로 보이는 분들이시다...우리가 가까이 갈때까지...

아무도 우리를 쳐다보지 않으며...묵념 비슷한 걸 하시는듯한데....우리가 바로 옆에 가서야...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세요....혹시 백두대간 타시는 분들이십니까?'

'하하...아닙니다....그냥...백두대간에 있는 산에 오르는 모임입니다..'

'아...네....반갑습니다...'

 

화주봉 정상....지도에 비교적 굵은글씨로 화주봉을 표시하고 있어 표지석 정도는 있을줄 알았더니...우띠...지금까지 만난 무명봉과

다를바 없다....아.무.런 표식이 없다....음....이거야 원....이번 구간은....지도 없으면...정말 어디가 어딘지 모를듯 하다..그래도...

이번구간의 최고봉인 이곳을 그냥 지나칠순 없지...같이 계시던 분들과 서로 카메라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준다. 비록 아직도

개스가 걷히지 않아....이곳에서도 역시....아무것도 볼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두령으로 향한다.

 

 

13. 정상표지석이 없는 화주봉 정상에서....그곳에서 만난 분들께 부탁해서 증명사진 찰카닥...

 

 

 

14. 화주봉 정상에서....지도를 보고 계신 山音님....역시 이런 자연스러운 사진이 좋다....

 

 

 

15. 역시 화주봉 정상에서....폼한번 잡아보고...(좌측으론...정상에서 만난 분들...^^)

 

 

18. 화주봉 ~ 1062봉 안부( 12시 29분 ~ 12시 53분)

 화주봉에서 우두령까지는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화주봉에서 1162봉까지 약간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되니...중간에 무릎보호대를

하기 위해 잠시 멈춘다. 지난 구간에서 무릎을 상한후...이번구간에서 고생하지 않기 위해 초반에 조심조심 했더니...무릎에 큰 이상은

없는듯 해 다행이다...다음 산행을 위해서...여산회 대장님께 빌린 무릎보호대를 차니....훨씬 낫다...무릎보호대를 하는 사이 화주봉

정상에서 식사를 하시겠다고 하셨던 다른산악회분들이 우리옆을 지나 내려가시며...'자주 만나네요...'....'네...^^'

무릎보호대를 차고 또 작은볼일을 본후....계속된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1062봉(지도엔 1162봉으로 나와있지만 실제로 내려온

고도차와 지도의 등고선을 보건데...1062봉이 맞는 듯 합니다..)으로 오르는 아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다...휴식을 취하며...

남은 거리가 많치 않기에 물을 제외한 남아있는 모든 행동식(단감, 오이, 사탕, 초쿌릿.......)을 해치운다....^^

 

 

19. 1062봉 안부 ~ 우두령 (13시 10분 ~ 13시 47분 : 37분 소요)

 한참 쉬면서 행동식을 취하니...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13시 12분 1062봉 정상 헬기장에 이르니 아까 그분들이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지나가며...'맛있게 드세요~~~' 하니...'안녕히 내려가세요..'로 화답한다...1062봉부터 우두령까지는....그야말로..

식은죽 먹기...낙엽이 많이 떨어져 푹시푹신한 내리막길을 룰루랄라...리듬에 맞춰....신나게 내려가니....이제 개스는 걷히고....

주변이 비록 나무가지에 가렸지만...어느정도 선명하게 보인다....좌측 아래로 흥덕리 마을과 우두령으로 오르는 아스팔트길이

보이니....이젠 산행의 막바진가 보다. 너무나도 운치있고 편안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13시 39분 삼각대 모양을 한......음..뭔지는

모르겠지만...어떤 인공조형물이 있는 814. 6봉에 이르니....드뎌...주변이 타~~~~악 트인 곳이 나온다....이번 산행에서...첨으로

이런 전망을 보게 된다.....비가 온 뒤라...멀리까지 너무나 깨끗하게 보인다.....이곳의 단풍도 거의 막바지인듯 색이 바래져 있지만...

맞은편의 황학산으로 오르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985.3봉의 모습으로 위안을 삼는다. 필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걸 안타까와 하며

다시 아래로 발걸음을 재촉하니 13시 45분...마징가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송전탑을 지나 좌측으로 흉물스런 폐타이어로 만든 참호를

지나 13시 47분 579번 지방도가 다니는 우두령에 도착...기나긴 산행을 끝마친다...

 

 

16. 다왔다.........우두령에서....기쁨의 환호를.....충북에서 경북 방향으로.....

 

 

 

17. 내도 왔데이.....역시 우두령에서....개폼 잡아본다....(이때 우두령엔 바람이 몹시 강하게 불어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들었다..)

 

 

 

18. 다음 대간 구간인 985.3봉의 가을색......(실제론 무척 이뻤는데....집에 와서 보니 영 아니올시다~~~ -_-;)

 

 

 

19. 흥덕마을로 내려가는 아스팔트길을 털래털래 내려가다....흥덕마을 방면으로....

 

 

20. 우두령에서...서울로 가는 길은....멀기도 하구나....

 우두령에 도착....山音님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이번구간 완주의 기쁨을 나눈다. 우두령을 배경으로 각각 한컷씩 사진을 찍고는

좌우를 살피며 지난번엔 밤에 올라 잘 몰랐더 우두령의 지형을 눈에 익힌다.....아...이런곳이었구나....지난번에 왔던 곳임에도...

환한 대낮에 보니...전혀 색다른 느낌이다...(역시 야간산행의 단점중에 하나는....주위 전망을 볼수 없다는 것이겠지요...)

잠시의 감상에서 깨어...이제 이곳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는 곳까지 가는게 걱정이다....우두령은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까지 아스팔트 길을 걸어 내려가거나, 중간에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가야한다....우두령에는

차가 네대가 주차되어있는데...아마도 화주봉에서 만난분들의 차인듯...승합차도 두대가 보인다....기다렸다가 그분들께 좀 태워

주십사 부탁할까도 생각했지만...우선...지나가는 차량을 기다리기로 한다....우띠...그런데...흥덕리쪽에서 올라오는 차량은...

서너대 있는데...아무리 기다려도 흥덕리로 내려가는 차는 오질 않는다....음....산음님과 흥덕리로 내려가면서 차를 얻어타기로

하고....아스팔트 길을...털래 털래 내려 간다....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걷는게 산길을 걷는것 보다 훨씬 고역이고 발바닥도

아파오지만....우두령에서 흥덕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보이는 전망이 너무도 아름다워...피로를 잊는다...가끔씩 올라오는

차와 마주치고, 걸어 올라오는 한쌍의 연인(?)도 만나는데...흠냐...이런곳에 왜 걸어올라오시나???? 무척궁금하다...

구비구비 구부러진 아스팔트길을 따라 내려오며 서로의 산행경험담을 나누며 내려오는길이 심심하지는 않다...아스팔트길을

30여분 내려왔을때....드.디.어....뒤쪽에서 차가 한대 내려온다....내심...트럭이 내려오길 바랬는데....음...그래도 다행히

대형고급차는 아니고 소형차다...(많은 분들의 대간산행기를 읽어보니...가장 잘 태워주는 차는 트럭..두번재, 티코, 세번째 소형차

순이고... 대형고급차는 죽어도 안태워준다는 군요....^^....소시민 화이링~~~)  뒤로 돌아서...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드는데...일찌감치 좌측 깜빡이를 켜며 내려온다....흐미 고마운거...응? 그런데 차엔 이미 세분이나 타고 계신다...이런..

우린 배낭까지 있어....그분들 불편할것 같아...그냥 보내려 하는데...옆에 멈추시더니...창문을 열어 묻는다....

 

'어디까지 가세요?'

'저희는 서울에서 왔는데...영동으로 가려 하는데 어디까지 가십니까?'

'저희는 상촌까지 갑니다'

'아...상촌이 어딘지....초행이라...'

'우선 타세요....' '네...감사합니다..'

 

뒤에 타고 계신분이 한쪽으로 앉으시며 자리를 비켜주신다... 미안하지만...마을까진 너무나 멀기에 염치 불구 뒷좌석에 오른다.

이분들이 가시는 곳은 상촌리란 곳으로...영화 '집으로'촬영지로 유명세를 치른 곳이다.(마을 입구엔...역시나...홍보 사진이...^^)

상촌리로 가는길....이곳에서 수마의 흔적이 실로 엄청났다...수마의 흔적에 놀라니..

 

'원래 자그마한 실개천이었는데....그땐...무려 폭이 100m 이상 넓혀졌지요..'

 

주변의 넓은 논밭이 다 떠내려 가고...무너진 다리, 무너진 집이며.......안타까운 수해현장을 지나 상촌리에 도착하니...세분중

두분은 회사 숙소로 가시고.. 한분이 자기차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탈수 있는 '황간'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신다....어찌나

미안하고...고마운지... 황간으로 가는 길....경부고속철도 구간중 가장 긴 터널인 상촌~김천간 터널과...경부고속철도의

웅장한 모습도 보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니 어느새 황간에 도착(14시 40분)..너무 고마워 성함이라도 알려주실수 없냐고

하니... 그냥...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만...하시는데. (암벽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라고...) 그래서....Daum 카페

여산회란 곳에 제 산행기 올려놓는데... 이 고마움을 꼭 전하겠다고 하니...꼭 들어와보시겠단다....

 

(그렇게 헤어진 그분들...경북 32 로 405*(마지막 번호는...프라이버시..^^) 아반떼XD 차주님. 그리고 같이 탈수 있게끔

도와주신 부산 1무 465* 세피아 차주님께 감사드립니다......복 많이많이 받으세요...인연이 된다면언젠가 산에서 뵐날이

있겠지요...)

 

황간톨게이트에 도착, 톨게이트 입구에 있는 '올갱이국'식당에서 시원한 '올갱이국'하나씩을 시켜먹고 버스터미널을 찾느라

약간 헤메다 친절한 동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버스터미널에 도착, 서울행 표를 사려하니....허걱....매진되었단다..아니...

지금 시간이..15시 30분인데...벌써 매진이라니....어쩔수 없이 편법으로 서울에 갈수밖에...대전행 표를 사서 대전에서

서울로 다시 버스를 갈아 타기로 한다. 4시발 대전행 버스를 기다리며 시골 자그마한 황간터미널에 앉아 있으니 맞은편

도로변의 감나무로 이루어진 가로수길에...눈길을 끈다....가까이가니....빨간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로수길이...

100여미터 계속되니...무척이나 신기하다...16:00분 대전행 버스에 올라 중간쯤 자리를 잡는데...땀에 절은 옷에...바지는

온통 흙투성이니....다른 분들께 조금 미안하다...그러나..그런 미안한 마음도 저절로 스르르 감기는 눈꺼풀에 의해

사그라든다...잠이 들다 깨다를 반복하는데....30분 거리인 대전까지 무려 한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다. (17시 정각)....

대전에서 서울행 버스는 5분마다 한대씩 있어...18시 01분 차표를 끊고 터미널 밖에서 기다리다...버스에 올라...역시

비몽사몽이다....잠을 깰때마다....차가 막혀 꼼짝도 못하고 있는 모습밖엔 안보인다..쩝....집에 꽤 늦겠는걸....또다시

자다 깨다를 반복....그렇게 막히던 길도...서울 톨게이트를 지나니 차들이 시원하게 내달린다...21시 08분......기나긴...

서울로의 여정은.....이렇게.....막을...내린다.....

 

 

20.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린 황간터미널 앞 가로수길...가로수가 빨간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
     감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역쉬 사진엔 감이 잘 보이질 않는군요......)
     황간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표가 매진되어 하는수없이 대전으로 갔다 다시 서울로 오게 되었지요....

 

 

산행기를 끝내며...

허거...산행기를 쓰다...보니...지금껏 써온 산행기중 가장 길게 쓴 산행기가 되었네요...그만큼 중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이겠지요.

악천후의 날씨에, 역주행을 했던 과외수업에, 중간분들이 사라졌던일....전원탈출결정에 끝까지 양해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산행을

강행했던일... 우두령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 황간까지 온일, 황간에서 대전을 거쳐 어렵게 서울까지 이르는 상경길.....

단체대간산행과 개인대간산행의 묘미를 둘다 맛본 아주아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산행이었던것 같습니다....

비록 악천후로 인해 2주 연속....대간의 모습을 바라볼수 없었던 점, 전원탈출결정에 ...끝까지 양해를 얻지 못하고...개인적으로 산행을

강행했던점은....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듯 하지만....색다른 산행이었음에...지금껏 대간산행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제 입장이야 어쨌건...'산과사람들' 명륜당님, 그리고 같이 하신 회원분들께 끝까지 양해를 구하지 못하고 산행을

감행한점 사과드리며...앞으로 무사히 대간종주 끝마치시길 바라겠습니다..

 

담 구간...대야산을 그리며.....이상...기나긴 산행기 끝내렵니다...

   

 

 

                                                                            시나브로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