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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기 - 사진]/문경시의 산

[돈달산] - '신년일출산행..기다리는 자에게 '떡국' 있나니!'

 

 

 

 

전날(2006년 12월 31일) 밤...모닥불에 둘러앉아 맥주잔 기울이며...여러 어르신들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하고...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을

 

가진 후...새해 첫날...신년일출산행도 함께 하고 싶은 맘 굴뚝 같았지만... 사정상... 신년일출은 부모님과 함께 보내기 위해, 새벽 1시에

 

집에 들어와 어영부영하다보니 새벽 3시가 넘어가네요...이러다 새해 첫 일출 못보는거 아닌가 싶은 걱정 속에 자명종도 맞춰놓지 않고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Z~z~z............................... 흠짓~...무엇에 놀란듯...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니...다행히 창밖은

 

아직 어둠속이군요.... 그런데...시계를 보니 6시 50분...일출시각까지 50분 밖에 남지 않았네요.... 창문을 열어보니...에구 추워라~

 

내 안의 나약한 마음이 나를 꼬드깁니다... '매일 뜨는 태양...오늘이라고 해서 별 다를거 있냐? 그냥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

 

정말 참기 힘든 유혹입니다만.... 꾸역꾸역 옷을 껴 입습니다...한겹, 두겹, 세겹, 네겹...^^ 밑에도 등산복 위에 하나 더 껴입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벌써 산으로 오르셨네요.... 어머님도 함께 하셨으면 싶지만...요즘 몸이 조금 좋지 않으셔서...그냥 쉬고 계시라 하고는

 

7시 5분에야 돈달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 돈달산 (頓達山  273.3m)

돈달산은 넓은 영신들과 영강을 바라보며 동쪽으로 향하여 앉은 아담한 산으로 시민들이 누구나 산책겸 등산을 즐기는 산이다.
등산로는 1994년 깨끗이 정비하여 3군데의 약숱탕과 6군데의 등산 입구가 있다.

점촌동 체육시설, 상수도 배수지, 호서남초등학교 뒤로 오르는 길이 있으며 능선을 타고 문경시 시가지 모습을 조망할 수가
있고 서쪽 8부능선 가까이 있는 제1탕, 제2탕, 제3탕 약수탕을 지나는 길이 있으며 일출 모습이 장관이다.
어디로 가나 모두 1시간 30분이면 돌아올 수 있다.

 

 

 

집에서 나오니 이미 제법 날이 밝은 뒤였다.... 어영부영하다간 정상에서 일출을 보지 못할것 같아 뛰다시피 걷는다...

 

돈달산 들머리에 가까워질수록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들머리 직전 삼거리에선 경찰이 나와 통제를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인파와 차량들로 북적인다....이런날이면 언제나 등장하는 해병대양반들도 질서유지에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여 평소 다니던 능선길을 택하지 않고 천흥사로 바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할배, 할매, 아저씨, 아줌마, 처녀, 총각, 고딩, 중딩, 초딩, 유딩(?)..........그리고 아빠 등에 업힌 애기까지...

 

엄청난(?) 인파가 돈달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평상시엔... 10명 정도 마주치면...많이 만나는 등산로인데...

 

새해 첫날 일출을 보려는 인파로 인해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이러다 정말...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일출을 보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어...요리조리 인파를 피해가며 정상을 향한다...집에서 출발한지 30여분만에 돈달산 정상에 도착하니...

 

헐...동네...아니 시내 사람들 여기 다 모였나? 어느 한곳 발 디딜틈이 없다... 일출장면을 찍으려 삼각대까지 챙겼건만...

 

내 발 디딜틈도 없는데 삼각대 놓을 자리는 더더구나 없는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안되겠다 싶어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보다 오히려 조망이 더 좋은 건너편 봉우리에서 일출을 보려 냅다 인파를 헤치고 뛰어간다...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건너편 봉우리...이런 덴장.....건너편 봉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미 정상부엔 많은 인파로 북적대고...

 

하지만...역시 여러번 와본 곳이라...봉우리 아래쪽 절벽에 좋은 포인트가 있다는걸 알고 있기에....수풀을 헤치고

 

그곳으로 내려서니...OTL... 역시나 그 비탈진곳에도 여러명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도 절벽 한쪽 귀퉁이에 좁긴 하지만...

 

그럭저럭 삼각대를 펼칠만한 자리가 있어 '실례합니다~'를 연발하며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분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어렵사리 삼각대를 펼쳐 놓고 일출을 기다린다...

 

 

 

# 1. 비탈진 사면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지난해 일출포인트를 기억하며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올려 놓는다...일출 5분전...

 

 

 

 

 

# 2. 일출시각이건만...태양은 떠오르지 않고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기만 한다.... 아무래도...구름사이로 떠오를듯 한데....

 

 

 

 

 

# 3. 옆에서 Canon의 빨간띠 두른 L렌즈를 들고서 달아네 기죽이는 양반...화면 엄청 가리지만...뒤늦게 온 놈이 뭔 할말이 있으랴...

 

 

 

 

 

# 4. 예정된 일출시각인 07: 39분을 조금 넘겨 드디어 구름 사이로 2007년의 첫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 5. 생각했던 곳보다 약간 좌측에서 떠오르기에...다시 삼각대 위치를 수정하며...서둘러 한컷 담아본다...

 

 

 

 

 

# 6. '찰칵~ 찰칵~~~'  여기 저기서 폰카, 똑딱이 카메라의 전자음 셔터음이 들려오고...'철커덕~~~' 경쾌한 Slr 셔터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 7...

 

 

 

 

 

# 8. 망원렌즈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 9. 기상청 예보엔 독도, 호미�에서나 일출을 볼수 있다고 했는데...뚜렷하진 않지만...그래도 나름대로 일출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 10. 2007년 한해....운수대통을 기원해 본다...

 

 

 

 

 

# 11. 시간이 흐르며 태양은 다시 구름속으로 숨어 들고....

 

 

 

 

 

# 12. 이지러지기 시작한다....

 

 

 

 

 

# 13. 돈달산 정상부의 일출맞이 인파... 태양이 떠오르고 제법 시간이 흐른탓인지 저곳을 발디딜틈 없이 가득 메운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간 후의 모습이다....저 좁은 곳에 수백명이 바글바글했었다....

 

 

 

 

 

# 14. 한적한 지방 소도시 문경시에도 어김없이 새해 첫날은 밝아 왔다...올핸...이곳에 희망만이 싹트기를 기원하며...

 

 

 

 

 

# 15. 어느새 태양은 구름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 16. 헐... 이 양반들 다들 어디로 간겨? 이곳부터 50여미터를 발 디들틈도 없이 가득 메운 그 수많은 인파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성격도 다들 급하네....좀 더 느긋하게 새해 첫 일출을 즐길만도 하건만....

 

 

 

 

 

# 17. 나는야...뭐 룰루랄라~~~ 느긋하게 '떡국'배식장소인 점촌중학교 급식소(?)로 향한다.... 여유롭게 백두대간 '백화산'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으며 말이다...

 

 

 

 

 

# 18.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며...평소에는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을 통해 점촌중학교 뒷편으로 내려섰다... 그래야만 떡국 배식장소인
       급식소 뒤로 내려서기 때문에.... 새로 지은 급식소 건물 옆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떡국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일부러 정상에서 노닥거리며...어느정도 배식이 끝나갈 시간을 기다려 내려왔기에.... 여유롭게 떡국을 맛볼 생각을 하며
       소로를 따라 내려서니...............

 

 

 

 

 

# 19. 허걱....이기 뭐꼬?

 

 

 

 

 

# 20. 헐....수백명의 사람들이 배식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었다.... 줄의 끝은 저 멀리 뒤쪽 아파트쪽 정문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이럴때 쓰는 사자성어................'대.략.난.감'.......사람들이 일출을 보고 후다닥 내려선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는...-_-;

 

 

 

 

 

# 21. 그래도 어찌어찌 하여....분명 새치기는 아닌데....윗쪽 줄 맨 뒤에 자리를 잡을수 있었다...하지만...내 앞으로 족히 100명은
       서 있다는....-_-; 조금씩 조금씩 매우 느리게 앞으로 나아가다 내 앞, 앞...아이보리색(?) 점퍼를 입고 있는 양반...어디서 많이 본듯
       한데....생각해보니...중학교 동창같네.....그런데  애들이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어 보인다......-_-;;; 난 뭐했지???  
       
       매우 느리게 앞으로 나아가던 줄이 2/3쯤 남았을때...앞으로부터 기막힌 소식이 전달되어 온다.....이런 덴장....떡국 다 떨어졌단다..
       OTL... OTL... oTL...   기다리던 수백명(천여명은 되지 않았을까?)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하고...어떤이들의 입에선 쌍소리가
       나오기도 하며 주최측에 거세게 항의하지만...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쉬움만을 남긴채 허탈한 모습으로 뿔뿔히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주최측 아지매들이 뭔 죄가 있으랴...이분들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봉사하는 건데....대놓고 아지매들에게 썅욕을
       하는 몇몇 나이든 어르신들을 보니....한해가 지나도 이분들은 나이를 똥구녕으로 쳐잡수신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 22. 나 역시 그냥 돌아가려다가...새벽(?)부터 집안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기다린게 너무도 억울해서...돌아서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앞쪽 배식대로 다가서니....어랏~!!! 생각보다 남아있는 떡국의 양이 꽤 많은게 보였다.... 옳커니...어떻게든..
       버티면 될듯하여....앞쪽에서 버티고 있으니....우쒸~!!! 그릇이 다 떨어졌단다...T.T  어떤이들은 다른사람들이 먹고 버린 1회용
       그릇을 물로 대충 씻어 떡국을 받고 있다.... '에이~ 안 먹고 말지'....혼잣말을 하는 순간...내 눈에 뜯지 않은 1회용컵이 보였다...

 

 

 

 

 

# 23. 떡국을 1회용 컵에 담아먹기는...내 평생 처음일세.... 컵 두개를 가져가서 배식하는 아지매에게(이미 이때엔 남아있는 떡국은
       꽤 있었지만 배식받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여기 담아주세요~' 했더니.... 오히려 아지매가 그릇을 많이 준비못해 미안하다며
       컵 가득 퍼주고 고명까지 얹어준다...

 

 

 

 

 

# 24. 한손으로 떡국(커피 아님다..-_-;)을 먹으며 한손으로 셀프샷을 찍는 센스~!!!  옆에 있던 아지매가 말한다...

       '덩치는 산만한 양반이 그거 먹고 되겠어요?'
       '먹고 살려면 할수 없지요....^o^;'

       물론....한번 더 배식받았다...^o^v

 

 

 

 

 

# 25. 서울 보신각 타종행사의 무질서함을 보고 실종된 시민의식을 안타까워했지만... 소도시도 그리 다르진 않았다... 여기 저기
       버려진 쓰레기, 바닥에 흘려진 뻘건 김치국물등등등.....

      '학교 다 버렸다...다 버렸어~~~!!!'

      뒤에 서 계신분의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와 돌아보니...지금은 이곳의 교장선생님이 되신 중학교때 은사님이네...
      중학교때 그리 존재감이 있던 학생이 아니라서 인사드리기도 좀...그렇고 해서....시선을 외면했는데...어찌...나를 좀 알아보시는
      건지...한동안...나에게로 향하는 그 분 시선을 느꼈지만.... 돌아선 몸...다시 몸을 돌려 인사하기도 뻘쭘해서...그냥 내려가니...
      뒤통수가 근질근질~~~!!! 죄송합니다...선생님....

      떡국 한그릇...아니...세컵으로 새해 첫날 첫 식사를 하고선... 모교를 떠나며....학교 전경을 담아본다...
      음.....옛 건물 그대로이건만...공부했던 교실이 어디였는지...어째 이리 생각이 나지 않는건지....

 

 

 

 

 

# 26. 집으로 돌아오며... 돈달산 전경을 담기 위해 길을 돌아 높은 곳으로 올라서서 한컷 담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오니...아버님께서는 급식소에 사람이 몰릴것을 미리 예상하고...일출을 보는둥마는둥 하시고...바로 산을 내려와 느긋하게
       떡국을 두 그릇이나 드셨단다... 미리 귀뜸이라도 좀 해주시지...-_-;

 

 

제가 아는 모든 분들....새해 건강하시고...웃음 가득한 한해를 기원합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