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암사 스님들은 천하무적'...백두대간 제18구간(이화령~희양산성) 산행기
◈ 산행구간 : 이화령 ~ 황학산(910m) ~ 백화산(1063m) ~ 이만봉(989m) ~ 희양산성 (역종주)
◈ 산행거리 : 14.5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2년 11월 30 ~ 12월 1일 (무박 산행)
◈ 산 행 팀 : Daum 카페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 (서울 30명, 전주 3명)
◈ 산행날씨 : 더할나위 없이 맑음...
◈ 총소요시간 : 8시간 53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은티마을 하산길 1시간 22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이화령(03:33) - 18분 - 681.3봉(03:51) - 23분 - 조봉(04:14) - 20분 - 777봉(04:34)/휴식(04:37) - 52분 - 황학산(05:29)
- 23분 - 마원갈림길(05:52) - 36분 - 백화산(06:28)/휴식(06:40) - 16분 - 1012봉(06:56) - 30분 - 평천치(07:26)
- 24분 - 981봉 직전 아침식사(08:33) - 4분 - 한실갈림길(08:37) - 38분 - 사다리재(09:15) - 17분 - 곰틀봉(09:32)/휴식(09:40)
- 41분(알바 25분 포함) - 이만봉(10:21) - 37분 - 사선봉(10:58)/휴식(11:09) - 25분 - 시루봉 갈림길(11:34)
- 15분 - 888봉(11:49)/휴식(11:55) - 25분 - 희양산성(12:20) - 6분 - 희양산성갈림길(12:26)/휴식(12:37)
- 1시간22분 - 은티마을(13:59)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구간은 이화령에서 희양산성까지의 14.5km 구간이었습니다. 네...조금 이상하죠? 제 산행기를 쭈~욱 읽어오신
분들은 (물론 몇분 되지 않으리라....^^) 지난 구간에 지름티재까지 진행했는데 왜 이번구간에 지름티재가 빠져 있을까
생각하실겁니다.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산불예방기간이라 이화령방면에서의
통제가 심해서 새벽에 지름티재에 출발해서 대낮에 이화령으로 내려갔다간..산불감시요원들에게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에
역으로 이화령에서 지름티재로 향하는 역종주를 선택했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지름티재로 내려가기 전 올라야 하는 희양산
직전 희양산성에서 그 말로만 듣던 무시무시한 무술의 고수(?)인 봉암사 스님들을 만나 30대 2의 절대적인 수적 우위에도 불구,
엄청난 스님들의 내공에 의해 결국 희양산을 넘어 지름티재로 내려가는 길을 포기하고 희양산성에서 은티마을로 바로 하산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죠.....음...이외에도 얼마전 구입, 첨으로 대간산행에 가져간 제 디지털 카메라가 150m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연을 들려드리겠습니다...
1. 길음역으로... (2002년 11월 30일 21시 30분)
토요일 오후...슬슬 대간을 갈 준비를 하려는데 핸폰이 울린다...
'달아네냐? 히로형인데...오늘 6시부터 돈암동에서 가볍게 소주 한잔 어떠냐?'
'어........어......오늘 밤에 대간 들어가는데요....아무래도 음주는 삼가해야 할것 같네요...죄송해요..담에 뵙죠..'
'어...그러냐?....그래...그럼 담에 술한잔 하자꾸나...'
그런데......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핸폰이 울린다...
'달아네님? 나 손오공이에요...'
'아....네...손오공님.....어인 일이십니까?'
'오늘 저녁에 히로님이 벙개쳤는데...나오라구...'
'어....어..... 넵.......알겠습니다...'
히로형에겐 미안하지만....그래도 연세 지긋하신(?) 어른이 나오라고 직접 전화까지 주셨는데....안 나갈순 없지.... 술은 자제할
생각을 하고서...대충 배낭을 꾸려놓고 돈암동으로 나간다...돈암동에서 오랜만에(?) 여산회분들과 소주 한잔을 하다보니...이런..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세잔되고....그래도 분위기가 좋으니 술은 땡기고....결국 8시 30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가서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집앞에서 행동식 몇개를 챙겨 버스를 타고 길음역에 도착....버스에 이르니...정확히 21시 30분..
휴....지난 두번 연속 늦어서 넘 죄송했는데...다행히 이번엔...딱 맞췄다.....^^ 일찍 도착하신 첫키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으려니
山音님과 대장님께서 버스에 오르시고....행동식으로 산 귤을 나눠드린후 자리에 앉는다..
2. 이화령으로...
이화령으로 향하는 버스안....뒷쪽 좌석엔 언제나처럼 조촐한(?) 술자리가 마련된다. 평상시 같으면 뒤로 가서 한두잔 마시겠지만
오늘은 저녁에 먹은 술기운이 남아 있고 속도 좋치 않아 옆자리에 앉은 수호형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잠을 청한다. 그런데 오늘은
조촐한 술자리로 끝나지 않을듯...버스 앞에 있는 냉장고에서 계속 소주병이 뒤로 운반(?)된다....음...너무 과하신거 아닌가....
안성에서 합류하신 잘먹고잘살자님, 방개님도 얼큰하게 술한잔 하신듯 하고.....술자리는 이화령에 도착하기 전, 조령산 휴게소까지
계속되는듯 하다.......흠냐......비몽사몽간이지만 이화령으로 가는 길은 수십번...아니 수백번(?) 다녀본 길이기에 어두운 밤임에도
차창밖을 내다보면 대충 어디쯤인가 짐작이 간다....이윽고 이화령터널이 생기기전, 차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던 꼬불꼬불한 이화령 구도로를 올라 적막한 이화령휴게소에 도착한다...(12월 1일 03시 15분)
3. 이화령 ~ 조봉 (12월 1일 03시 33분 ~ 04시 14분 : 41분 소요)
고요한 이화령 휴게소 주차장....바깥엔 찬바람이 쌩쌩...차안에서 꼼지락대며 산행준비를 마친후 버스에서 내리니....역시나..
어...춥다....행여나 감기 걸릴라...상의 하나를 더 껴입는다..(얼마전 감기때문에 고생했기에...T.T) 준비운동을 하고 나서
충북 괴산쪽에 있는 이화령휴게소를 출발, 경북 문경쪽에 있는 대간 들머리 시멘트 계단길로 향한다. 도중에 괴산청결고추를
광고하는 할배동상을 한컷찍고, 다음구간 조령산으로 오르는 대간들머리를 확인한후, 계단길로 향하는데 누군가 뒤에서 부른다....
'거기 앞에 누구야? 달아네? 너 나랑 같이 가..' 음? 누군가? 어라....당화님이네...그런데...어째 걸음걸이가...영...시원찮다...
음...가까이 와서야....알게 된다.....술이 과하셨던듯..... 그러면서도 '달아네야...너 나랑 꼭 같이 가야돼....' ......-_-;;
흠냐...아무래도 산행이 힘들듯 한데.....주저하고 있는데 대장님께서 랜턴이 고장난 북한산님과 먼저 출발하란다....어쩔수 없이
당화님과 후미를 책임지신 잘먹고 잘살자님을 남겨두고 먼저 대간길에 오른다...(앞으로 당화님을 대간에서 다시는 보지 못할걸
알았다면...제가 당화님을 업고서라도 갔어야 했는데..................-_-a 캐나다에 가셔서도 대간의 기억을 잊지 마시고..행복하시길..)
아주 잘 포장된 시멘트길을 50여미터쯤 오르니 우측으로는 군부대, 좌측으로 대간길임을 알리는 깔끔한 이정표가 있다. 부대에서
설치한듯 한데..군부대의 위치와 대간길을 나타내는 이정표를 세우는게 쉽지 않은 일일텐데 대간을 이해해주시는 부대장님께 감사..
이곳에서부터 시멘트길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대간길이 시작된다. 15분여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앞서 가던 일행을 만나고 잠시후
능선에 이른다.(03시 50분) 이곳에서 수호형, 창훈형과 합류, 조금 더 나아가니 비교적 깔끔하게 관리가 잘되어 있는 둥그런
헬기장을 만난다.(681.3봉 03시 51분) 04시 05분, 전나무 한그루가 쓰러져 있어 몸을 굽히고 지나가야만 하는 곳을 지나 04시 14분
조봉에 이르기까지 완만하고 넓고 호젓한 전나무숲 오르막이 계속된다. 도중에 만난 알바트로스님. 역시 술이 과하셨던듯 지나갔던
길을 되돌아오고 계시네....돌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방개님 역시 술이 과하신듯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아니고...매우
힘들어하시는데 알바트로스님 방개님께 말한다.....'자빠져도 간다....'
1. 이화령에 있는 '괴산
고추가 최고여~'라 외치는 할배~~~ 이화령엔 참 볼거리가 많은데 이번 대간에서,
그리고
다음대간에서도 그 모습을 볼수 없다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2. 이화령 계단길.....저는
봤습니다...이곳에서...당화님의 당당한 모습을....^^ '달아네~~ 너 나 버리고 가면
죽어~~~'
그러나...결국 저는 도망쳤습니다......앞으로
당화님을 대간에서 다시 볼수 없었다는 걸 알았다면...제가 업고라도
올라가는건데.....행복하세요..
4. 조봉 ~ 이화령 1.5km 이정표 (04시 19분 ~ 04시 48분 : 29분 소요 - 휴식시간 3분 포함)
조봉에서 잠깐 내림길로 내려가다 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7분여 올라 호피님과 합류한다.(750봉) 호피님에게서 후미를 보시던
잘먹고잘살자님과 당화님이 결국 산행을 포기하고 하산하셨다는 말을 듣는다...에공....같이 올걸 그랬나???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04시 32분 잘 만들어진 참호지대를 지나 04시 34분 홍탁님 일행이 휴식을 취하고 계신 꽤 큰 규모의 헬기장에 이른다.(777봉)
잠깐 휴식을 취하다 건너편 억새밭 사이로 난 대간길을 따라 10여분정도 나아가니 또다시 전망이 매우 좋은 헬기장이 나타난다.
오늘 오랜만에 날씨가 쾌청하니...하늘에 별이 쏟아질듯하다...이렇게 맑은 날...이렇게 전망이 좋은 곳에서 아무것도 못보고...
(물론 어렴풋이 초생달빛과 별빛에 의지해 대간능선이 보이기는 하지만...) 지나칠수밖에 없는게 너무나...너무나도 아쉬운 길이다..
헬기장을 지나 약간은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며 조령산이 어디인지 궁금해하시는 원시인님께 어둠속에 희미하게 윤곽만 보이는
조령산과 주흘산을 설명해드린다. 헬기장에서 약 4분여 내림길을 내려와 '이화령 1.5km'라 씌여져 있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화령에서부터 한참을 꽤 먼거리를 걸어온듯 한데 겨우 1.5km라는게 조금 이상하다...이정표가 조금 잘못되어있는듯
한데...쩝...
3. 이화령 1.5km 지점....이게 과연 맞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한참을 걸어왔는데 겨우 1.5km 밖에 진행하지 못했다는군요...
5. 이화령 1.5km 이정표 ~ 황학산 (04시 48분 ~ 05시 29분 : 41분 소요)
04시 51분, 나무를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파인 지형(인공적으로 만든듯 한데....이렇게 해 놓은 이유가 무척 궁금하군요..)을 지나
5분여 넓고 호젓한 전나무숲길이 끝나자, 이후 15분여 동안 지금껏 낙엽으로 푹신했던 길이 끝나고 자갈길이 계속된다.
05시 13분 862봉을 지나 5분여 내림길을 내려와 05시 18분 흰드뫼 갈림길에 도착한다. 흰두뫼 갈림길을 지나 휴식을 취하고 계신
함박눈님, 그냥님을 지나쳐 황학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을 10여분 올라 아무런 정상석이 없는 황학산에 도착한다.(05시 29분)
황학산이라면 그 지역에서도 제법 이름있는 산이고 또 억새밭으로 유명한 산이라 기대를 했었는데...근처 백화산의 위용에
눌렸는지 정상석조차 갖추지 못한 초라한 모습이 안쓰럽다고 할까....
6. 황학산 ~ 백화산 (05시 29분 ~ 06시 28분 : 59분 소요 - 휴식시간 7분 포함)
황학산을 지나 내림길로 조금 내려가니 좌측으로 그 유명하다던 황학산 억새밭이 펼쳐져 있지만...어둡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알수가 없다...맞은편엔 백화산이 웅장하게 솟아있고 좌측 아래로 빠알간 가로등만이 유난히 빛나는 문경읍내가 보인다. 내리막을
다 내려오자 다시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어 05시 41분 무명봉을 지나 계속된 오르막을 10여분 올라 05시 52분 마원갈림길을
지나고 05시 53분 역시 관리가 잘 된듯 깔끔한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의 전망도 무척 좋을듯 하지만...뵈는게 없으니
하늘의 무수한 별빛만을 감상하며 지나갈 뿐이다. 헬기장 맞은편으로 이어지는 대간길...그런데 맞은편 능선의 나무그림자가
영화에서나 보던 마녀들이 사는 숲속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니...홀로 밤에 이곳을 지난다면...저곳으로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을만큼 으스스한 분위기이다....같이 가던 창훈형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데....과감히(?) 그 숲속으로 전진, 10여분을
나아가자 역시나 전망이 매~~~우 훌륭한 암봉에 이른다.(1010봉) 암봉 아래쪽에 앞서가던 수호형의 랜턴불빛이 보이니,
금방 따라잡을듯 하지만 자일을 잡고 내려가야만 하는 직벽 암릉내리막과 다시 올라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의외로
시간이 꽤 걸린다. (저희가 간 곳은 우회길이고 암릉능선위로 직행하는 길도 있는듯 합니다..) 기다리겠다던 수호형은 보이질
않고...다시 20여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06시 25분 옥녀봉 갈림길에 이르니 동쪽 지평선이 붉게 물들어 곧 일출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조금 더 나아가 헬기장을 지나(이곳에 헬기장이 참 많더군요..이유는 이 지역은 추풍령 지역처럼 교통의 요지라 유사시
헬기를 이용한 군특수부대의 투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많은 헬기장이 있다더군요...) 언덕 하나를 올라 앞서가던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백화산 정상에 이른다..(06시 28분)
4. 흰드뫼 갈림길.....
5. 낡은 이정표....
6. 백화산 직전...옥녀봉 갈림길 이정표....
12. 문경 산들모임에서
세운 백화선 정상표지석...뒷쪽에 새겨진 글씨가 희미해서 한참이나 들여다본후에야
'산들모임'에서
세운 표지석이란걸 알았답니다..
7. 백화산정상에서.....좌측부터 수호달마님, 그냥님, 함박눈님, 원시인님, 양창훈님...
9. 역시 백화산 정상에서...함박눈님, 글구...접니다...
10. 백화산 정상에서....동틀녘......오랜만에
깨끗한 일출을 볼수 있었습니다.....비록 바람이 세차게 불어 백화산에서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백화산에서 바라본
동녘 하늘의 모습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사진의 노이즈가 아쉽네요..
11. 백화산 정상에서....원시인님....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7. 백화산 ~ 981봉 직전 안부 (06시 40분 ~ 07시 50분 : 1시간 10분 소요 - 일출 기다림 10분 포함)
백화산 정상...전망이 매우 좋아 이곳에서 일출을 맞이하려 하지만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이번구간 최고봉인 이곳 백화산 정상석을
두고 사진 몇장만 찍고는 대간길을 재촉한다. 백화산에서 대간길은 크게 꺾이며 서쪽으로 향한다. 이번대간구간은 '>' 형태라
이화령에서 백화산까지는 동쪽으로 향하며 남쪽으로 대간길을 바라보며 진행하고, 백화산부터는 서쪽으로 항하며 북쪽으로 지나온
대간길을 바라보며 진행하는 구간이다. 백화산에서 잔설이 남아있어 미끄러운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어라...랜턴이 말을
안 듣네...꺼지질 않는다....쩝....수리맡겨야겠군...(랜턴이 추위에 꽁꽁 얼었나 봅니다. 하산하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잘 되네요...^^)
10여분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와 안부에 이른뒤(06시 52분) 다시 5분여 매우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012봉에 이르러(06시 56분)
다시 가파른 내리막으로 내려가려는데 뒷쪽 백화산 정상쪽에서 누군가 '어이~'하는 소리가 들린다. 호피님과 후미에서 가고
있는데..뒷쪽에 사람이 있을리 없는데 헛것을 들었나...틀림없이 사람소리인듯 한데....호피님은 그냥 바람소리려니 하신다...음....
바람소리치곤 사람소리와 너무 비슷한다...쩝...1012봉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20여분 내려와 만난 전망이 좋은 암릉길을
만난다. 이제 곧 해가 뜰것 같은데 이곳이 아니면 일출을 보기 힘들것 같아 조금 기다리는데...뒷쪽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다...
역시 좀전에 백화산에서 들린 소리는 바람소리가 아니였다...선두로 가시던 '청산에'님께서 백화산정상에서 길을 잘못들어
엉뚱한 능선으로 가시다 아무리 가도 사람들이 보이질 않고 백두대간표지기도 보이질 않아 길을 잘못든걸 아시고 되돌아 오시다
삐끗해서 약간의 다리부상을 입으신채로 힘겹게 후미를 쫓아오셨던 것이다...청산에 님을 먼저 보내고 아직도 떠오르지 않고 있는
해를 기다린다. 이제 날은 서서히 밝아와 우측으로 뇌정산의 모습이 뚜렷하고 좌측, 즉 북쪽으로 밤새 걸어온 대간길과 멀리
조령산과 주흘산, 부봉, 그리고 부봉 너머 월악산의 모습이 어렴풋이 들어온다. 각각 카메라에 담는데...갑자기 번쩍하고 태양이
떠오른다. 지난 장성봉 구간에서 일출을 보긴 했지만 숲속에서 이미 떠오른 해를 본것이기에 이번 백화산 옆 멀리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감회가 남다르다...(07시 21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지만.....디지털카메라의 한계인듯....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가 힘들다...일출을 기다리느라 앞분들과 차이가 많이 났기에 빠른 걸음으로 나아간다. 내리막을 조금
지나 07시 26분 외국인처럼 생긴 어느 대간꾼(물론 한국사람입니다..)이 비박을 하고 막 깨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있던 평천티를
지나니.........이제 서서히 배가 고파지고...뱃속에선 밥달라고 난리치는데..아침식사를 해야할 시간임에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식사를 할만한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는 선두의 무전소리만 야속하게 들려올뿐...07시 40분 무명봉
하나를 지나 07시 50분 981봉 직전 안부, 좁은 공터(그냥 길이라고 해야 할듯.) 에서 막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신 후미분들과
만난다.
13. 1012봉을 지나 어느 암릉에서 바라본 뇌정산...
14. 역시 같은 곳에서 바라본 가은읍 방면의 모습... 멀리 우뚝 솟은 가야산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15. 역시 같은 곳에서...새로운 후미천사 '호피'님...
16. 백화산에서
엉뚱한 길로 빠져 고생하신 '청산에'님과 이곳에서 합류했습니다. 약간의 부상(?)으로
인해
힘겨워하시는 '청산에'님..
17. 같은 곳에서....북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가까운쪽 능선이 밤새 걸어왔던 능선입니다....좌측으로 높은
산이
조령산이고 가운데 올록볼고한 곳이
부봉입니다. 부봉 그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월악산 영봉입니다...글구 우측으로
높은 산이 주흘산입니다.
18. 줌으로 당겨보았습니다...가운데 올록볼록한 부봉능선과 그 뒤로 월악산 영봉의 모습이 뚜렷하군요...
19. 해가 뜨기 직전.....
20. 우리가 넘어야 할 능선들입니다.....
21. 이때 갑자기 번쩍....日出의 장관입니다....
22. 역시 줌으로 당겨보았습니다....온세상이 붉게 물듭니다...
23...........
24. 평천치에서.....
8. 아침식사...(07시 50분 ~ 08시 33분 )
매번 아침식사 메뉴는 수호형의 계란부침(?), 창훈형의 미역떡라면, 그리고 나의 꽁꽁 언 김밥(^^)이지만, 새벽의 추위속에
3~4시간을 걸어온 뒤에 먹는 아침식사는 언제나 꿀맛이다....특히나 뜨거운 라면을 '후~ 후~' 불어먹는 맛이란...ㅋㅋㅋ...안
먹어본 사람은 모르지..허겁지겁 먹다보니 금새 라면은 동이 나고, 남은 라면국물에 밥을 넣어 라면죽을 만들어 먹은 후에야 뱃속이
든든해짐을 느낀다...식사후에 마신 헤이즐럿 커피 한잔은 산행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다음 대간에서의 아침식사로
떡만두국을 해먹기로 수호형과 창훈형과 산중결의(?)를 하고서, 식사하던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대간길에 오른다...
25. 평천치를
넘어 981봉 직전에서...선두분들과 떨어져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좌로부터 원시인님,
호피님,
양창훈님, 방개님, 수호달마님,
그냥님, 함박눈님, 청산에님, 홍탁님...글구...사진을 찍고 있는 접니다...^^
26. 이번에도 역시...수호달마님의 특제요리...^^
27. 수호달마님...힘겹게 양주병 뚜껑을 열고 계십니다....형...계란 다 타요....
28. 라면 한 가닥을 포착했습니다.....함박눈님...
29. '야~~~~ 계란 너무 맛있다...후~~ 후~~~' 홍탁님..
30. '후루룩~~~~' 방개님...
31. 양창훈님의 특제요리...'미역떡라면'이 보골보골 끓고 있습니다..
9. 981봉 직전 안부 ~ 곰틀봉 (08시 33분 ~ 09시 32분 : 59분 소요)
식사를 한곳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981봉에 오르고(08시 35분) 한실갈림길을 지나(08시 37분) 좌측으로 어디서나 뚜렷한 희양산의
하얀 암반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08시 50분, 09시 05분, 09시 09분 차례로 대간능선산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며 북쪽으로 보이는
새벽에 지나온 대간길과 멀리 조령산, 부봉, 주흘산, 그 너머 어렴풋이 보이는 월악산의 모습이 더욱 뚜렷하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 09시 15분 사다리재에 도착한다. 사다리재란 이름을 두고, 사다리재에서 곰틀봉으로 오르는 초반 바위 오르막길이 꼭
사다리처럼 생겼다 해서 이곳을 사다리재라 부른다고 누군가 말씀하시는데.....정말 사다리처럼 생기긴 했네...곰틀봉으로 오르는
매~우 가파른 오르막길을 20여분 힘겹게 올라 강원도 정동진역의 그 유명한 모래시계 소나무를 연상시키는 소나무 한그루가
운치있게 서 있는 곰틀봉 정상에 이른다.
32. 걸어온 대간길을
돌아다 봤습니다...왼쪽 끝에 살짝 보이는 곳이 황학산, 그리고 우측으로 가장 높은
곳이 이번 구간의
최고봉인 백화산입니다....
33. 비슷한 사진이죠....가까운쪽 능선이 밤새 걸어온 대간길...좌측 높은 산이 조령산 가운데 부봉능선, 우측으로 주흘산...
34. 다시 한번 부봉과 그 너머 멀리 월악산의 모습을 줌으로 당겨보았습니다...여산회 팀이 월악산에 가셨었는데...
35. 주흘산입니다...약간
좌측으로 높은 산이 주흘산 영봉(1106m)으로 최고봉이지만, 실제 지역주민들은 우측으로
보이는 암벽 능선을 주흘산이라 부릅니다...(1075m)
36. 사다리재.....이곳에서 곰틀봉으로 오르는 길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10. 곰틀봉 ~ 이만봉 (09시 40분 ~ 10시 21분 : 41분 소요 - 과외수업 25분 포함)
전망이 무척 좋은 곰틀봉에서 바라본 대간길이 선명하다. 북쪽으로는 밤새 걸어온 대간길과 멀리 다음구간인 조령산 구간이...
동쪽으로는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줄기가, 서쪽으로는 이만봉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가, 남쪽으로는 멀리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의 모습이 뚜렷하고 더욱 멀리 희미하게 속리산 능선과 속리산 천황봉의 모습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경치에
취해 있다 수호형, 창훈형과 먼저 이만봉으로 향한다. 도중에 오른쪽으로 조령산과 이화령 구도로의 모습이 선명하니...그냥 갈수
없지...사진 한컷 찍고 이만봉으로 향한다.
이만봉 정상직전.....어라....배가 살살 아프네....이런이런...지뢰 매설 작업을 해야겠군...^^ 두분 형님들께 잠시 볼일좀 보고
쫓아가겠노라 하고는 으슥한 곳을 찾는데...흠냐...아무리 봐도 으슥한 곳이 안 보인다. 하는수 없이 가파른 절벽쪽으로 살짝
내려가 볼일을 보고자 바지를 내리는데....허거걱....뭔가 새카만 것이 주머니에서 툭 떨어지더니 그대로 절벽 아래로 하염없이
굴러 떨어진다...첨엔...지갑인가 싶었는데....에궁....이런...내 디지털카메라......볼일이 급했기에(-_-;) 대충 떨어진 방향만
파악하고는 볼일을 다 보고 나서....절벽 아래를 보니....우띠....천길 낭떠러지다....갈등....카메라를 가지러 저 아래 절벽으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가파르고 으슥한 절벽이다. 그렇다고 거금을 주고 새로산 카메라를 그냥 버리고 갈순 없고..
어디까지 굴러떨어졌을지 모를 카메라를 줍기 위해 절벽을 타고 무작정 내려갔다가는 한참이나 뒤쳐질것 같고....그래서 먼저
간 형들을 불러 같이 찾을까도 생각했지만...그것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좀 그렇고.. 어쩔수 없지....그래도 새로 사서
애지중지하던 녀석인데...그냥 버리고 갈순 없지...배낭을 내려놓고...암벽등반이 시작된다. 나무뿌리를 잡고, 좁은 바위틈새를
잡으며 엉거주춤 한참을 내려가도 이 녀석이 보이질 않고, 머리위엔 까마귀 한마리가 맴돌며 재수없는 소리로 울어댄다...
'까악~~ 까악~~~' 아니 이 근처에 저놈 둥지가 있나? 왜 내 머리위에서만 맴도는 건지....저 놈이 내가 이곳에서 떨어져
죽길 바라는 건지....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한참을 절벽을 타고 내려간뒤 계곡을 따라 내려가자 저 아래 까만 녀석이
보인다...눈물이 날것 같다....이넘아...내가 널 버리고 가겠냐...카메라를 주워든다...다행히 하드케이스속에 담겨져있었기에.
별다른 외상은 보이질 않치만...성능이 문제지...더군다나 충격에 약한 디카인데...이넘을 찾긴 찾았는데 다시 암벽을 타고
올라갈 일이 걱정이다. 머리위에 까마귀 저 놈은 계속 맴돌며 재수없게 울고.....그렇게 한참이나 쌩쇼를 하며 절벽을 올라와
다시 대간길에 이르니...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이제 문제는 디카 성능....조심스레 케이스를 살펴보니 케이스 한곳이 움푹
파여있다...쩝....케이스를 열어 보니..역시 그 움푹 파인곳은 어느 뾰족한 바위에 부딪힌듯....같은 위치의 디카부분에 1cm의
흠집이 나 있다 그리 보기 흉할 정도는 아니지만..그래도 산지 얼마 안된건데...그리고 그 단단한 배터리까지 움푹 파여있다....
쩝....문제의 성능 실험....다행히 성능엔 별다른 이상이 없는듯..움푹 파인 배터리도 별 이상없고....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다..
(집에와서 살펴보았는데도 성능엔 별 이상이 없었답니다...^o^)
이제 후미를 쫓아가야 하는데....이만봉쪽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설마 형들이 아직까지 기다려줄리는 없고...(디카 줍기위에
25분 정도의 시간이 허비되었습니다. 형들은 한참을 기다려도 안오길래 천천히 앞으로 가셨다 하네요..) 이만봉으로 오르니..
어라 아무도 없네....내가 헛것을 들었나....디카때문에 넘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다...
37. 곰틀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대간길....약간 좌측 높은 봉우리가 백화산입니다...
38. 곰틀봉에서 바라본 '홍문정' 마을 방향의 모습....
39. 곰틀봉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16구간...우측으로 볼록한 산이 대야산이고...주욱 능선을 따라
멀리 희미하게
조항산도 보이네요. 조항산
너머로 희미하게 청화산과 속리산 능선도 보이구요....둔덕산 뒤로 머얼리 속리산
천황봉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40. 곰틀봉의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에서....'그냥님'(콧구멍만 크게 나오지 않았냐구 걱정하셨는데..멋지게 나왔습니다..^^)
41. 곰틀봉 소나무.....양창훈님, 방개님...
42. 곰틀봉 부근에서 바라본 두리뭉실한 이만봉...
43. 같은 곳에서....제
얼굴 바로 좌측 옆으로 볼록한 산이 조령산입니다...그리고 좌측 아래로 산중턱으로
나있는
이화령 도로가 보이네요..
44. 역시 같은 곳에서 양창훈님..
45. 역시 같은 곳에서 수호달마님....미군고어텍스 자켓으로 완전무장을 하셨습니다...
42. 역시 같은 곳에서....이번엔 좌측 아래 이화령으로 오르는 도로가 확연히 보이시죠?
43. 문제의 장소.....이만봉
아래...저 아래 절벽에서....이 디카가 무려 150여 미터를 굴러떨어졌습니다....불쌍한
내
디지털카메라..신고식 한번 요란하게 했지요...그
디카를 주워오기 위해....저 아래로 암벽등반해서 내려갔다 한참을
계곡을 뒤진후에야
디카를 찾아 다시 암벽등반을 하는데 머리위에서 왠
까마귀가 그리 울어대는지.......다행히
하드케이스에 담겨져 있어 한곳 기스난걸 빼곤 카메라 성능엔 큰 이상이 없어 불행중 다행입니다...
11. 이만봉 ~ 사선봉 (10시 21분 ~ 10시 58분 : 37분 소요)
이만봉에서 재차 카메라 성능테스트를 위해 볼품없는 괴산의 명산 이만봉 정상석을 찍고는 부지런히 대간길을 달리니 멀리
후미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얼른 쫓아가니 후미 호피님께서 '엥? 너 왜 뒤에서 오냐?' ...'음....어...어.....알바 좀 했어요...-_-;;'
마당바위, 용바위가 어디인지 모른채 지나쳐 버려 아쉬웠지만 대신 좌측으로 보이는 희양산의 웅장한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희양산...산행기에 여러번 말하지만...너무나도 아름다운 산이다...오지에 있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백두대간산행이 활성화되면서 그 아름다움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웅장한 산이다...희양산을 좌측으로 바라보며
계속 나아가다 10시 52분 두리뭉실한 무명봉을 지나 10시 58분 나무가지에 '희양산 사선봉(964m)'란 이정표가 매달려 있는 사선봉에
도착하는데 선두로부터 무전이 날라온다....희양산성갈림길에서 스님들에게 붙잡혀 있어 희양산으로 오르기 힘들듯 하다는
무전이다..뭬야....우찌 이런일이....오늘 구간의 백미인 희양산을 오르지 못하다니.....우띠....@$^&@^%@&^@!!%#%%^%
사선봉에서 한참 휴식을 취하며 그곳을 어떻게 통과할런지 다들 한마디씩 한다....
호피님 '내가 스님들 붙잡고 있을테니 희양산으로 뛰어 올라가...'
함박눈님 '내가 미인계를 쓰던가, 미인계가 안되면 내 팔뚝 한번 보여주지 뭐...' (에이....말로만...^^)
44. 디카 성능 점검을 위해...이만봉 정상에서....정말 볼품없었던 괴산의 명산 이만봉입니다...
45. 마당바위 근처에서 바라본 희양산의 웅장한 모습..정말 명산입니다만..그 아래 봉암사가 있다는게 '옥의 티'라 할수 밖에...
46. 조금 더 나아가 용바위 근처에서 바라본 희양산입니다..이때까지만 해도...희양산에 오를 꿈에 부풀어 있었지요....
47. 희양산 사선봉에서...이때..급박한 무전이 날라옵니다..'스님에게 막혀 희양산에 오를수 없습니다...' .우찌 이런일이..
12. 사선봉 ~ 888봉 (11시 09분 ~ 11시 49분 : 40분 소요)
사선봉에서 내려가는길....이곳이 대간길을 찾기 힘들다는 배너미평전인가 보다...완만한 내리막길 초반엔 등산로가 뚜렷하다가
어느정도 내려가니 이게 과연 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가끔씩 보이는 표지기가 그나마 이곳에 대간길임을 알리고 있긴 하지만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오자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 우측으로 가야하는데 이건 길이라고 할수 없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길을 50여미터 나아가 시루봉 갈림길에 도착, 시간이 있으면 시루봉에 오르겠지만, 시간이 없기에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여진
대간길로 나아간다.(11시34분)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15분 정도 올라 888봉에 도착, 휴식을 취하며 희양산성 갈림길의 상황을
알아보는데....상황은 절망적...선두분들이 결국 스님들에 막혀 희양산에 오르지 못하고 희양산성 갈림길에서 은티마을로 하산하고
있다는 무전이 날라온다....우찌...이런일이..
48. 배너미평전을 내려오며....좌로부터 그냥님, 호피님....발가락통증으로 괴로워하시는 함박눈님...^^
49. 888봉에서....배너미평전에서
힘겹게 오른뒤 잠시 휴식중입니다. 원시인님, 함박눈님, 청산에님, 호피님..글구
모자만 보이는 그냥님..
50. 희양산성 직전에 바라본 이만봉...
51. 같은 곳에서 바라본 뇌정산...
13. 888봉 ~ 희양산성 갈림길(11시 55분 ~ 12시 26분 : 31분 소요)
888봉에서 작은 봉우리를 여러개 지나니....좀전에 휴식한 곳이 과연 888봉이 맞는지 의심이 가긴 하는데...지도를 보니...가파른
오르막을 오른후 첨으로 만나는 봉우리가 888봉이라는데...쩝...이윽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을 내려가 이만봉, 희양산의 모습이
뚜렷한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옛 산성의 흔적이 뚜렷한 '희양산성'에 도착, 산성을 따라 능선길을 계속
나아가니 스님과 타협(?)을 벌이고 있는 호피님을 위시한 몇몇분들이 계신 희양산성 갈림길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호피님,
청산에님, 홍탁님등이 번갈아 가며 스님들과 타협을 하려 하지만....인자하게 생긴 두분 스님...요지부동...절대로 통과시킬수
없단다....다른분들의 산행기를 보면...대부분...죽는소리를 하며 사정을 하면 보내주신다는데...오늘은 무전기를 들고 계신
스님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무전기로 계속 무전을 날린다.
'족제비 7마리, 족제리 7마리 희양산성 갈림길 도착, 지원바람...'
에궁...우릴 족제비라네...것참...기분 묘하군...쩝...백두대간길 중 몇곳의 통과할수 없는곳중 한곳인 희양산 구간....조계종 산하
선도량으로 80년대 초반부터 철저히 통제를 하고 있는 봉암사의 사유지인 이곳 희양산 구간....사유지이기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사실 할말은 없지만...백두대간등산로의 일부분인 이곳을 통제시킬 명분으로는 부족한듯 한데...물론...스님들의 주장도
이해못할바는 아니지만..가끔씩 희양산 정상에 올라 희양산 아래 봉암사에 대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는 몇몇 등산객들때문에
대간길을 통제하는건...넘 심한 조치인듯 하다...대부분의 대간꾼들이 이 지역을 지날때면 으레 조용조용히 지나가는데 가끔씩
고래고래 고함치는 사람들 때문에...많은 대간꾼들이 이곳을 지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전 봉암사 주지 스님께서..'요즘 왜
이리 시끄럽냐?' 라고 한마디 하신 후론...주말마다 모든 스님들이 희양산 구간에 올라와 진을 치고 절대로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고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으로 오르는 직벽구간의 자일을 직접 끊어버린다는 충격적인 말도 스님들이 해주신다...
쩝....그러다 사고라도 나면..그게 중생을 구제한다는 스님들의 의지인지.....어떻게든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할터인데....
우리나라에서 종교계의 힘이 워낙에 크니...정부에서도, 시에서도 어쩔수 없나 보다..(대통령선거철 종교행사에 꼭꼭 참석하는
대통령후보들을 좀 보세요...가증스럽지 않나요.....)......30분간의 설특과 타협, 애원에도...스님들은 요지부동...어쩔수 없이
희양산에 오르지 못하고 희양산성 갈림길에서 은티마을로 하산할수 밖에 없다...아니 그런데 아까 사선봉에서 '미인계'를
쓰시겠다넌 함박눈님은 왜 스님들 앞에서 아무 말씀도 못하시는 거죠? ^^...팔뚝이라도 함 보여주시지...^^
52. 희양산성 직전에 만난 멋드러진 소나무....그리고 멀리 보이는 구왕봉...
53. 희양산성....
54. 희양산성에서 바라본
희양산....과연 저곳에 오를수 있을까요? 스님들에게 사정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졌습니다..그.러.나..
55. 희양산으로 길게 이어진 희양산성입니다...
56. 꿈은 이루어진다?....누가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요.....꿈은....두분 인상좋으신 스님들에 의해 무참히
깨졌습니다...
옆에서 스님들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사정을 해보지만...아무런 소득이 없자 뚱한 표정을 짓고 계신 호피님과..
승리감을
만끽하고 있는 스님의 온화(?)한 표정이 대조적입니다..
57. 체념한 표정의 홍탁님.....@#$@%#%@#%@^
14. 희양산성 갈림길 ~ 은티마을 (12시 37분 ~ 13시 59분 : 1시간 22분 소요 - 스님들과 대화시간 10여분 포함)
사실 희양산성 갈림길 직전에 좌측으로 우회해서 스님들을 따돌리고 희양산으로 오르는 변칙코스가 있기는 하다...예전에 부모님과
희양산에 오를때도 그 코스로 갔었는데...쩝...수호형과 창훈형이 같이 있었으면 그리로 갔을텐데...조금 아쉽다...아쉬운 마음으로
희양산성 갈림길에서 은티마을로 향하는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니...우띠...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린다...가파른 내리막을 한참이나
내려간 뒤에야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이 계속되는데 발가락이 좋치 않으신 함박눈님을 세명의 남자가 모시고(?) 가느라 시간이
한참 지체된다... 이윽고 13시 25분 지름티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대기하고 있는 스님들을 만난다. 이곳에 내려오면서..
희양산성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님들은 배고프면 어떻게 하나...설마 라면이야 끓여먹겠냐....만약 라면을 끓여먹으면...라면도
김치로 기름까지 싹싹 닦아 드실까....우스개소리를 하며 내려왔는데...허거덩...그곳 스님들 정말 버너에 라면을 끓여드시고 있네..
스님도 라면을 즐기시는구먼...ㅋㅋㅋ...첨 알았다...추우신데 고생 많으신건 알지만...산불예방 기간에 장작으로 불을 피워놓고
계시니...산불이라도 나면 그건 우리가 희양산 구간을 통과하는것보다 희양산을 더욱 망가뜨리는게 아닐런지요... 이때
지름티재쪽에서 내려온 스님의 품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대간표지기(리본)....눈앞에서 장작불에 활활 불태워진다...
불쌍한 표지기들...후발 대간꾼들을 위해 선행 대간꾼 어르신들께서 정성들여 붙여놓은 표지기가 눈앞에서 불태워지니...
불쌍한 표지기 사진으로 남겨야겠다 싶어 디카를 꺼내니...스님들이...'아니 스님들이 산에서 불피운다고 고발할려구
그러느냐?'며...빨리 지우란다...에궁...찍지도 않았는데...그런 의도는 없구...그냥...불쌍한 표지기만 찍으려 한다 했더니
절대 안된단다...빨리 지우란다...아직 찍지도 않아다고 하니..확인해야 한단다...결국...몇번이나 재차 디카를 확인한 후에야..
.'이런거 찍지 마십시오' 한다...쩝....거기서 한참이나 스님들과 희양산구간 통과에 대한 의견을 말하며 한참 이야기 한뒤
은티마을로 내려가 13시 59분 은티마을에 도착한다.
58. 패잔병들....결국 희양산성에서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가파른 직벽을 내려가고 있습니다....그냥님, 함박눈님...
59. 마지막까지 남아서 스님들과 타협을 하던 호피님..결국 하산하고 계시네요...(중앙 우측 붉은 옷차림이 살짝 보이시죠? ^^)
60. 하산하던 길에 만난 멋드러진 바위.....사진상으론 별로 안 멋지네요...
61. 스님들과 다시 한번
얘기를 하시고 은티마을로 내려오시는 호피님. 지름티재에서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보시다시피 지난 여름 폭우로 인해
많이 유실되어 안타까웠습니다...
62. 은티마을 하산길....호피님, 청산에님...
63. 하산길에 바라본 희양산.....언제 저곳을 이으려나....
64. 희양산에 못오른 아쉬움을 사진으로나마 대신하려 합니다....함박눈님...
65. 끝까지 함박눈님을 책임지신 '그냥'님...
66. 같은 곳에서...접니다...달아네님...^^
67. 좌측 봉우리가 '시루봉'인듯 합니다...
68. 하산길에 바라본 은티마을 남쪽능선...
69. 역시 은티마을 하산길에....그냥님, 함박눈님....
70. 등산객들이 얼마나 사과를 많이 땄으면....붉은 글씨로 스티로폼에 씌여진 경고판.....슬픈일입니다....
71. 은티마을 직전 바라본 시루봉...
15. 은티마을에서....그리고 서울로...
은티마을에 도착하니 수호형과 창훈형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한참 기다리다 그냥 왔다고 하시네...그래서...디카찾으러 절벽
아래로 내려갔다 오느라 그랬다고 하니...형들 왜 안 불렀냐 하시는데....ㅋㅋㅋ...그 상황에선....형들을 부르기가..영 민망해서....^^
어쨌든...당화님이 차려주신 육개장에 정말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매콤한 토끼탕 안주삼아 칡막걸리 몇잔을 연거푸 들이키니...캬.....
천국이 따로 없네....어른들은 막걸리 파티를 계속 하시고...난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찍어본다....시골 아이들의 모습도
찍어보고...흥겨워 하시는 어른들도 찍어보고...며느리와 시아버지 사이도 찍어보고...... 이제부터 이넘 디지털 카메라의 이름은
'불사조'라 부르기로 했다...150여미터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살아남은 너야말로 'phoenix'로다...
72. 하산완료.....식사와
막걸리 한잔씩을 하고 계시네요...좌로부터 호피님, 수호달마님, 방개님, 청산에님,
시대님,
알바트로스님 그리고 뒷모습은 홍탁님...
73. 동네 꼬마녀석들...추운줄도 모르고...♪ ♬..
74. 꽁보리비빔밥을 맛나게 비벼 드시고 계십니다....아....지금 사진을 보며 침만 흘리고 있습니다...^^
75. 좌로부터 수호달마님,
방개님, 청산에님, 당화님, 잘먹고잘살자님...(이거 올리지 말라고 하셨는데...당화님과의
마지막 대간길.. 당화님이 챙겨주신 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아...당화님께서 끝까지 지켜주신 토끼탕....맛이
기막혔습니다...감사감사..^^)
76. 알바트로스님, 홍탁님....'칡막걸리 한사발에...시름을 잊도다.'.....
77. 전주팀, 산사내님, 솔주님....
78. 대장님, 당화님......당화님...부디 행복하세요....
79. 며느리와 시아버지 사이? 수상한 관계입니다....^^ 키트리님, 대장님...
80. 키트리님, 데끼리님..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o^;; 오랜만에 대간팀에서 저를 막내의 자리에서 벗어나게 해준 두분...^^
81. 고독한 찍새입니다......제 그림자를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82. 미소가 아름다운 '사오정'님입니다...
83. 항상 우리를 대간으로 인도해주는 대간팀의 애마....청운관광 8920호....
84. 아...역광..역광...역광... 달아네였습니다...^^
85. 산골주막 앞 고목 아래에서...단체사진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86. 역시 단체사진인데...저도 찍혔습니다....저녁노을님作
87. 조령산 휴게소에서 바라본 조령산 능선...다음구간에 진행할 곳이지요...
산행기를 끝내며..
이번산행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산행이었습니다. 산행때마다 그냥 무난하게 지나가는 법이 없네요...꼭 에피소드 한두개씩은
만들고 있습니다...디지털 카메라가 떨어질때...위에선...그냥 잼있게 썼지만...제 디카가 굴러떨어져 절벽아래로 사라져버릴때
제 심정은....말로 표현할수가 없네요......이넘...신고식 한번 제대로 했네요....불사조라 명명한 이넘으로 앞으로 좋은 사진
많이 올려드리겠습니다...산행하고 나서 남는건 산행기랑 사진밖에 없는것 같더라구요...대간 산행 초반엔...여산회와 달리
산행사진이 거의 없어서 무척 아쉬웠는데...이젠 그 아쉬움을 제 손으로 달래렵니다....비록 좋은 디카가 아니라(그래도..330만
화소짜린데...^^) 야경사진에 있어 좀 미약하긴 하지만...대체적으로 좋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네요...앞으로도 좋은 사진
많이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럼...이만...다음 대간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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