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멧돼지와 또 마주치다...'...백두대간 제18-2구간(지름티재~희양산성) 산행기
◈ 산행구간 : 지름티재 ~ 희양산(999m) ~ 희양산성
◈ 산행거리 : 1.2km(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4년 1월 12일 (당일 산행)
◈ 산 행 팀 : 달아네
◈ 산행날씨 : 흐림....짙눈깨비 날림...
◈ 총소요시간 : 1시간 16분, 은티마을~지름티재, 희양산성~은티마을, 희양산탐방 시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은티마을(13:26) - 40분 - 지름티재(14:06)/휴식(14:14) - 1시간 7분 - 희양산 삼거리(15:21)/휴식(15:26)
- 12분 - 희양산(15:38)/휴식(15:45) - 15분 - 희양산 삼거리 (16:00) - 9분 - 희양산성(16:09)/휴식(16:13)
- 23분 - 시루봉 갈림길(16:36) - 22분 - 은티마을(16:58)(주황색부분은 대간접근 및 정상탐방)
◈ 산행기
강원도 구룡령까지 진행한 백두대간 종주산행...
그.러.나...
피재~댓재에 이르는 23.5km의.... 무척이나 지루하다는 기나긴 한구간과
지름티재~희양산성에 이르는 1.2km의 백두대간 최대난코스 희양산 직벽오름길이 있는 짧은 한구간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다녀오지 못했으니 전자는...일정이 맞지 않아서이고 후자는...2002년 말
이화령에서 지름티재로 진행중 희양산 못미처 지름티재에서 봉암사 스님들의 제지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하산할 수밖에 없었던 탓이었지요...
그러니....구룡령까지 나아갔음에도...뒤에 다녀오지 못한 구간이 남아있음으로 인해...
뭔지 모를 찝찝한 느낌을 떨쳐 버리고자....우선 지름티재~희양산성의 짧은 구간을 홀로 다녀왔습니다..
1. 은티마을로 가는 길....
아침나절...화창한 날씨에...그러나...희양산 들머리인 은티마을로 가는 도중 흘러나오는 라디오 뉴스에선...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눈이 내리겠다고 하는데....설마...날씨가 이렇게 좋은데...설마...설마....
고속도로처럼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린 34번 국도를 따라가다 백두 대간을 가로지르는 이화령터널을
지나려니...터널이 생기기 전 구불구불한 이화령고갯길을 힘겹게 넘던(물론...내가 아닌 버스가 힘겹게
넘은 것이지만....)생각이 나기도 하더군...예전엔 이화령을 통과하려면...15분 정도가 걸렸지만...
터널이 생긴 이후론...5분이면....끝...고로 중딩시절만 해도 서울까지 버스로 4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요즘은 2시간 20분이 채 안걸리니...이것이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한 것 아니가서? 유식한 말로 '桑田碧海'라 카던가?
이런 저런 잡념을 하며 터널을 통과하여 문득 계기판을 바라보니...허걱...시속 120km로 날라가고 있네..
멍한상태로 터널을 통과하다 보니 속도감이 떨어져 80km 제한속도를 훌쩍 넘어 버리고 말았어...
터널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속도감이 느껴지는게...오홋....이넘의 똥차...그래도 잘 달리는구먼...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준 똥차에 감동받는 순간....허거덩...전방 100m앞에 앉아있는 비둘기 발견...
여기서 비둘기란....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운전자들의 은어....과속감시카메라쥐...
급브레이크를 밟아 카메라 아래를 지나가는 순간...겨우 80km로 낮추긴 했는데...아무래도 증명사진(?)을
찍힌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팍팍 오더라구....우쒸...안그래도...백두 대간 최고 난코스 구간을 겨울에
혼자 올라가는 것 땜시 마음이 뒤숭숭한데 말이여....그래도 엎어진 물...안 찍혔기를 간절히 바라며
연풍램프를 빠져나와 연풍읍내를 거쳐 공사가 한창인 여주~구미간 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지나
좁은 시골길을 달려 한적한 시골마을인 은티마을에 도착했어...
2. 은티마을 ~ 지름티재 (13시 26분 ~ 14시 06분 : 40분 소요)
은티마을 초입에 있는 구판장 옆 공터에 주차시키려다 지난번 지름티재에서 은티마을로 내려오며
농로가 시작되는 곳에 승용차(4륜구동)가 주차되어 있던 것을 보았기에, 또 시간이 좀 늦었기에
구판장을 지나차 차가 겨우 다닐 수 있는 농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어....200여미터쯤 올랐을까..
그나마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가 끝나고 일반 농로가 시작되는데...노면 상태가 워낙 좋치 않아
4륜구동이 아니고선...그 위로 차를 끌고 올라가는 것은..내 똥차를 두 번 죽이는 것같아 길 한편에
세워두려 했더니...마침 그곳에도 등산객의 차량인 듯한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어 조금 위쪽
갈림길에다 차를 세워두고 지름티재로 오르기 시작했어...은티마을에서 지름티재로 오르는 길은..
두 번이나 다녀갔었기에 낯설지 않았어...농로를 따라 오르고 있는데...경운기 한 대가 농로를 가로막고
서 있고...똥개 한 마리가 경운기에 매어져 있는데...이넘이...대간꾼을 몰라보고 마구마구 짖어대는거야..
그 소릴 듣고 주변에서 밭일을 하던 동네 주민 두사람이 빤히 쳐다보는데...것참 무지 무안하데...
내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아님...한겨울 오후 늦은 시각에 산에 오르는 넘을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것인지...
고넘의 똥개는 지칠줄 모르고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한참을 짖어대니....네 이놈...내려올 때 된장 발라
버릴껴~~~...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듯...먹구름이 잔뜩 끼어있고...개는 짖어대고...멀리 채석장의
기계소리는 '쿵~쾅' 들려오고....것참 심란하도다....이윽고...농로가 끝나고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되었어..
서울 근교산은 혼자 여러번 가본적이 있는데...이렇게 첩첩산중 백두 대간을 혼자 가본적은 처음이라
무척 긴장되었어...내가...겁이 좀 많걸랑....엄청 쫄은 폼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지름티재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몇년전 수해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 길을 지나 시루봉 갈림길에 이르니...시루봉쪽으로 오르는
길엔 붉은색 노끈으로 얼기설기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희양산은 1년내(초파일 포함) 등산 및 출입통제구역이므로
양지하시어 돌아가시기 바랍니다.'....요런 경고판이 붙어있는데...경고문구 아래에는 ...쩝...경북도지사에
문경시장까지...많이도 갖다 붙였더라구...이거 확실한거야? 구라치는거 아냐? 만약...구라라면...앞으로
봉암사스님들은..봉암사 땡중이라고 불러 버리겠어...경고판을 무시하고 지름티재로 오르니...제법 눈이
쌓여있더라구....평상시에도 위험하다는 희양산직벽 오름길....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고...
에라 모르겠다....어떻게 되든 지름티재까지는 가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음침한 오름길을 20여분 올라
지름티재에 도착했어..
# 1. 은티마을을 출발....지름티재로 향하는 농로를 따라 오르며...좌측이 희양산....우측이 구왕봉자락...가운데 고개가 지름티재...
# 2. 뒤돌아보니 산속에 자리잡은 아담한 은티마을의 모습이....그러나 우측의 채석장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 3. 지름티재로 오르며.....몇 년전 큰 비로 인해 망가진 길.....
# 4. 시루봉 갈림길에 이르니...이런 경고판이...쩝...도지사에 시장까지...많이도 갖다 붙였구먼....그래도 갈사람은 가야하니...
# 5. 올 겨울 첨으로 눈을 밟아본다....하지만...기쁨보다...희양산직벽오름길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 6. 지름티재에 도착하니....얼씨구....좌우로 빈틈없이 나무, 나일론끈으로 울타리를 쳐놓았다....누가? 봉암사 스님들이...
# 7. 봉암사쪽으로 쳐진 나무울타리....이것저것 푯말도 많다....어쨌든...공통된 내용은...'들어오면 듀거~~~~'
# 8. 희양산 방변으로는 거의 완벽하게 막아놓았다....빈틈이 없다...
# 9. 봉암사쪽 울타리 너머엔....움막이 있다...사시사철 지키시려나? 혹시나 누가 있을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고...
# 10. 가지 말라고 해도.....나는 가야 한다....희양산쪽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다.....사실은....도무지 빈틈을 찾을 수 없어 오른쪽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 울타리가
없는곳으로 돌아와야만 했다는...
# 11. 남쪽으로 구왕봉이 보이고
# 12. 북쪽으로는 멀리 희양산 정상부가 짙눈깨비 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지름티재에서 바라본 희양산
3. 지름티재 ~ 희양산 삼거리(14시 14분 ~ 15시 21분 : 1시간 7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1년만에 다시 찾은 지름티재....한마디로 가관이었어....내가 지나간 이후에 다녀가신 분들이 찍은 사진으로만
봉암사 스님들의 만행을 보았는데....그 만행의 현장을 직접 보게 된....정말...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더라구..
그 천인공노(?)할 만행이 뭔고 하니....지름티재 고개 정상 30m전부터 좌측으로 시루봉갈림길에서 본 것과 같이
붉은색 노끈으로 울타리를 쳐놓았고...지름티재 정상엔...동쪽(봉암사방향), 남쪽(구왕봉방향), 북쪽(희양산방향)으로
나무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해놓았더라구....글구...봉암사쪽으로 움막까지 지어놓아...상주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감시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까지 보여주더군...정말...해도해도 너무하는거 아냐?
그.러.나....이렇게 악착같이 막아놓아도...그곳을 가야만 하는 사람은 악착같이 뚫고 가는 것 아니겠어...
다행히 평일인지라 무전기까지 동원하던 무서븐(?) 스님들은 보이지 않더라구....혹시나 인기척을 듣고 움막에서
스님들이 몽둥이(?)를 들고 뛰어나오지 않을까 싶어 발소리를 죽이고...희양산쪽 목책으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개구멍을 찾아보니...어라...분명...목책 사이로 사람 한명이 빠져나갈 수 있는 개구멍이 있다는데...아무리 찾아도
내가 빠져나갈 만한 구멍은 없더라구...우...띠바띠바....한참을 찾다가...결국 실패하고...어쩔 수 없이...노끈으로 막아
놓은 아래쪽 계곡으로 내려와 미끄러운 사면을 타고 올라가 목책 건너편에 올라섰어....우띠...단 1m를 가기위해
도대체 얼마나 돌아온거야...우띠...띠바띠바다...어쨌든....지름티재를 무사히 통과하고 나서...희양산쪽으로
줄행랑을 놓았어....어라...근데 날씨가 왜이래...뭔가 얼굴에 떨어지더니...이윽고...눈보라가 날리는거야...허거덩...
난감하네...선행자분들이 그렇게 위험하다고 하는 희양산 직벽오름길...그것도 눈보라 날리는 겨울...나홀로...
쩝....여기서 돌아갈까?...그래도...여기까지 왔는데....희양산이 코앞인데....아냐...상황이 안 좋을땐...물러서는게
진정한 산꾼의 자세지...............으갸갸....에라...모르겠다...여기까지 왔는데.....전진...또 전진이닷...
망설임을 접어두고...확고한 의지로 희양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희양산 직벽 오름길도 힘들다지만...
직벽 오름길 직전까지의 오름길도 위험하진 않지만...꽤나 가파른 오름길이었어...10여분쯤 올라 구왕봉이
한눈에 보이는 쉼터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르고 희양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거대한 바위들 아래로...또는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가며 직벽 오름길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그때......
'두~두~두~두~두~~~~~~'
약 15미터 앞...대간길 바로 우측 아래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외로이 홀로 산을 오르는 대간꾼의
기척에 놀랐는지....후다닥 도망가니....예전에 구룡령에서 조침령으로 가던중 멧돼지를 만나셨다는
동촌님의 말씀처럼...멧돼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듯 굼뜬 동물이 아니라 동물의 왕국에서 보던
아프리카의 임팔라처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맞은편 언덕너머로 나는 듯이 도망치더라구....
'으갸갸~~'....순간적으로 놀람과 두려움에...약 10여초간....발이 얼어붙은 듯....온몸에 소름이 돋고....
지난번 오대산 두로봉에서 밤에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물론..그때도 엄청 쫄았지만..같이 가는 행님이 있어..
그나마 두려움이 덜했지만....이번엔 환한 대낮에...나홀로 눈보라치는 백두 대간을 가는데 만난 것이라...
그 놀람과 두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나 약한 남자잖아....-_-;;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는....그자리에서 다시 5분여 고민을 했지.......앞으로 가야하나..
아니면...그냥 뒤돌아나와 마을로 내려갈까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어......왜냐면...멧돼지 이넘이 하필이면...
내가 가야할 능선쪽으로 도망쳤기 때문이야....이넘이 자기네 패거리를 몽땅 데리고...
다시 내 앞에 나타나...'네 이놈...네놈이 날 놀래켰겠다..이넘...한번 죽어봐라'하고 덤비면....
난...꼼짝없이 돼지밥(?)이 될 수밖에 더 있겠어? 안그래도 겨울철 산엔 먹을 것이 부족해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가 많다는데...'옳커니...배고픈데 너 잘만났다~'하고 덤벼들면....꼼짝없이 당할수밖에 없지 머..
하.지.만........만약 그 멧돼지가 지난번처럼...엄청 큰 넘이었다면...정말 포기하고 뒤돌아 하산을 했을테지만....
다행히 이번에 만난넘은...그때처럼 그렇게 큰 넘이 아니었기에..또...홀로 도망가는 폼이 '왕따 멧돼지'임이
틀림없다고 나 홀로 판단을 해버렸지...글구..여기까지 오른게 너무도 아쉬워서...희양산으로 오르기로 결심...
앞으로 나아갔어....오른쪽 손엔....긴 나무지팡이를 칼처럼 움켜쥔채 말이지....ㅋㅋㅋ
지름티재에서 오르는 동안 오전중에 이곳을 통과한 사람이 있었는지...눈길위엔 누군가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어...
누군가가 오전중에 이곳을 올랐다는 것에 적이 안심이 되더라구....그래서 지름티재에서 이곳에 이르는 동안
봉암사 스님들에 의해 대간리본이 제거되었음에도 그 발자국만 따라 쉽사리 올라올 수 있었지...
그리고....드뎌...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드뎌....희양산 직벽 오름길이 시작되는 듯한 장소에 도착했어...그런데..
다른분들의 산행기에서 초반에 나타난다던 기나긴 전차바퀴홈과 닮았다는 그런 지형은 보이질 않고...
그저 굉장히 가파른 바위지대가 시작되었어....눈이 쌓여있고 표면에는 위에서 흘러내린 물이 얼어붙어 있어
쉽진 않았지만...발 디딜 만한 곳이 확실하고 주변 나무를 잡고 첫 번째 관문은 쉽사리 통과할 수 있었어...
그래도 긴장을 쉽게 풀 수 없는게...이러한 고비가 앞으로 세차례 더 만나게 되는데...특히 마지막 네 번째
직벽은 정말 올라가기 힘들다고 선행자분들의 산행기에 씌여져 있기 때문이었지....첫번째 관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약 3m 정도의 전차바퀴홈의 암반 오름길이 나타나더라구....저 정도야 머....쉽게 오를 수
있겠지 싶어...다가가니...허걱...바위의 표면이 온통 얼음으로 두텁게 덮혀있고 그나마 있던 로프도 어떤
몰지각한 넘(누군지 짐작은 가지만...)에 의해 예리하게 잘려져 있는거야....3m정도의 오름길...멀리서 도움
닫기를 해서 점프하면...충분히 오를 수 있겠지만....바로 아래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제자리에서 폴짝폴짝
제자리 점프할수밖에 없는 상황....바위 오른쪽 위의 소나무 뿌리가 손에 잡힐 듯말듯 한데....그것만
잡으면 어떻게든 올라가겠는데...도저히 잡을 수가 없더라구....하는수 없이 끊겨진 로프의 끝부분을 잡고
힙겹게 올라서는 순간....'뚜~둑~~~' 로프가 뚝 떨어지면서 그래도 아래로 미끄러졌어...아래쪽 턱이 사람
한명이 간신히 서있을 만한 공간이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으갸갸갸~~ 하마터면...떨어질뻔 했지 모야....
2년전인가 이곳을 지나던 어느 대간꾼이 실족해서 사망했던 일이 문득 생각나더라구...그런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봉암사에서는 대간꾼이 뒤에 올 대간꾼을 위해 손수 매달아놓은 생명줄인 로프를 악착같이 제거한다더군...
불교의 '慈悲心'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인지....하두 어이가 없어 끊어진 로프를 살펴보니...중간쯤에 나무뿌리에
걸려있을거라 생각했던 로프가 사실은 끊어진 로프의 끝부분이 얼음속에 파묻혀 꽁꽁 얼어붙어 있던 것이더라구..
대충 당겨보고 나무에 걸려있을거라고 확신했던 내 불찰이기도 하지...자...이 3m의 짧지만 오르기 불가능한
바위 암반을 통과할길은 아무리 살펴봐도 없더라구.......하는수 없이 다른 오름길이 없나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어..
10여분동안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서 다른 길이 없나 살펴보았는데도...도저히 찾을 수 없어 다시 원위치...
좋다...길이 없으면...길을 만들어서 가자....지형을 살펴보니 흠통바위 오른쪽으로 5m 정도에 길은 없지만...
절벽에 자라고 있는 나무를 잡고 스파이더맨을 흉내내면....잘하면 오를 수도 있겠더라구....그래서 오른쪽으로
가서 바위 절벽에 있는 눈을 제거하니 다행히 이 바위표면에는 얼음으로 덮혀있지 않아 미끄럽진 않았어...
주변의 작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기어올라 3m쯤 위에 있는 제법 굵은 잡목의 아랫부분을 잡는 순간....
'지지직~'.....허걱....이 소리는....나무가 부러지는 소리?....빨리 올라가야겠다는 마음에 조금더 힘을 주는 순간...
'뿌지직~ 우지끈~~'....그 굵은 잡목의 아랫부분이 부러지면서 그래도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졌어...
다행히 아래쪽에 있는 굵은 나무에 걸렸기 망정이지...안 그랬으면...아래 낭떠러지로 데굴데굴 굴러서..
아마도 은티마을까지 데굴데굴 굴러갔을거야.....-_-;;...정말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다리가 덜덜 떨리더라구..
3m의 직벽 오름길...로프만 있으면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을.....어떤 넘들의 횡포(?)로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니 입에선 온갖 육두문자가 절로 나오네....에라이 띠바들아...*미럴...개새우들아...십장생구리구리들아...
자리에 주저앉아 다시 전진할 것인가...포기하고 후퇴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어....하지만..
나도 오기가 있지...이대로 물러선다면....어디가서 대간꾼이라고 명함도 못내밀거 아냐?
다시 악착같이 기어올라 부러진 나무의 아래부분을 잡고 올라서서 다시 위쪽의 더 가는 잡목뿌리를 잡고
잡목들의 저항을 뚫고 올라가는 길은......지금 생각해보니...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행동이었어...
아래에서 볼 때 흙이라 생각했던 곳은...올라와서보니...바위표면에 자라고 있는 두터운 이끼들이었고..
그위에 잡목들이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는곳이었어...발을 내딛을 때마다 이끼들이 파이면서 하얗게
얼음으로 뒤덮힌 바위표면을 드러내고.....그러한 곳에선 또다시 주위의 잡목을 잡고 올라가길 5분여...
드뎌...등산로에 들어서게 되었어....그곳도 가파르긴 마찬가지지만...앉아서 쉴 수 있을 만한 공간은
있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아래를 쳐다보니...10여미터 높이의 길도 없는 직벽을 어떻게 올라왔는지...
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절벽을...참으로 용케 올뗬찔한 절벽을...참으로 용케 올?썼는지
두다리와 두팔에 힘이 빠지고...옷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어....그 짧은 직벽오름길을 올라오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용을 쓰고...헤멘건지....나두...참 미친놈이야.....-_-;;
물한모금 마시고 나서...올라가야할 길을 살펴보니...쉬던 곳에서 7~80m 위쪽으로 움푹 파인곳까지 직벽에
가까운 오름길이 계속되는데...다행히 그곳까진 가늘지만...로프가 매달려 있어 안도감이 들었어...
가는 로프가 조금은 불안하여 로프를 한손으로 잡고 가되 될 수 있는한 로프에 의지하지 않고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해 오르기 시작했어...매우 가파르긴 했지만...적당히 잡을 만한 것이 많아 그렇게 위험하진
않았어...그래도 만에 하나...삐끗하여 미끄러지는 순간엔...낭떠러지로 떨어져 황천길로 갈 수도 있기에...긴장을
풀 수는 없었어....조심조심하며 오르다 위를 쳐다보니...움푹 패인곳이 직벽오름길의 끝부분이더라구...휴..다왔군..
마지막부분.. 매우 가파르지만 적당한 홀더가 있어 오르기 어렵지 않은 직벽을 올라 역시 출입금지현수막이
걸려있는 희양산직벽오름길의 끝....희양산 삼거리에 도착하게 되었어...
# 13. 지름티재를 출발한지 얼마 안가....백두 대간 특급호텔...바위 아래 훌륭한 비박지가 나타나고...
# 14.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나타난 바위전망대에서...남쪽의 구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 15. 배나온 사람은 아래로 기어나와야만 하는 바위....나는?....당연히 서서 나왔지....배랑 엉덩이가 좀 걸리긴 했지만...우겨넣었지..머..
# 16. 거대한 바위가 갈려진 틈 사이로 뭐가 있나 살펴보지만....아무것도 없다는...
# 17. 멧돼지를 만난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오르니....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드뎌....희양산 직벽 오름길이 시작되는가보다....그런데..
다른분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기나긴
전차바퀴홈과 닮았다는 그 지역은 보이질 않네.....아무튼....바위 표면이 얼어있고
눈까지
쌓여있어....조심조심 오른다...
# 18. 최고의 난코스지대....바위표면이 위에서 흘러내린 물로 두터운 얼음으로 뒤덮여있다....
# 19. 3m 가량의 짧은 오름길이지만... 바위표면은
얼음으로 뒤덮혀 있고 도저히 잡을 만한 것이 없다...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나무를 잡기만 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는데....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겨울만
아니라면...그래도
바위 홈에 발을
끼우고 올라설 수 있겠지만...지금 이 상황에선 속수무책이다...그나마 사진 아래쪽에
자일이
보이지만...
# 20. 어떤 넘의 짓인지 짐작은 가지만.....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안그래도 위험한 지역...3년전엔 사망사고도 있지 않았나....그런데도..
이렇게 싹둑 잘라 버리다니....미끄러운
바위표면...자일이 있어도 올라가기 어려운데...있는자일마저 이렇게 잘라 놓다니....
자일의 잘린 끝부분이 얼음속에 묻혀있어
위에 나무에 연결된 자일과 이어진 자일이라 생각하고 잡고 올라가다 갑자기 자일이
얼음에서
떨어지면서....하마터면...아래쪽...절벽으로
떨어질뻔 했다는.....
# 21. 야이...개새우야....십장생구리구리야......온갖 육두문자가 입안에서 맴돈다...
# 22. 도저히 오를 수가 없어 주위를 살펴봐도
달리 오를 만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하는수 없이 길이 없는 우측 절벽으로 군데군데
서 있는 가는 나뭇가지를 잡고 오르려
용을 쓴다....'내가 이짓거리 왜하나?'하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드는 순간....잡고
있던
나무가 '뿌지직~'소리를 내며
부러짐과 동시에 아래쪽으로 3m 아래로 떨어졌다....다행히 아래쪽에 턱이 있어 멈출
수 있었지만..
온몸에 식은땀이
쭉~~~~....그냥 되돌아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 23. 기어코 올라오고야 말았다...물 한모금 마시며
올라온 길을 되돌아 본다....우측아래로 줄이 매인곳이 길인데...그곳으로 도저히
오를 수가 없어 좌측 암벽으로 나뭇가지,
풀뿌리 붙잡고 올아오느라 정말 힘들었던 곳이다...
# 24. 아...위쪽으로 쏙 들어간 부분이....직벽
오름길의 끝인가보다....그렇다면...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진 않은 듯 한데..
그럼....사진에서 보았던 그 전차바위...그런건
내가 언제 지나쳤지?
# 25. 가는 로프가 가는 나무의 밑둥에 위태롭게 매어 있다...
# 26. 이곳에서 오름길이 끝나는 곳까진 자일이 있어 오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 27. 끝이 보인다.....마지막 오름길을 오르며...
# 28. 마지막....수직에 가까운 직벽을 오르며....로프도 있고...발디딜 만한 곳이 많아 오르기 어렵지 않은곳이다...
# 29.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아득하다....굴러떨어지면....은티마을까지 굴러가겠다....
# 30. 드뎌.....다 올라왔다.....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진 않았지만...그래도...십년감수했다....희양산삼거리에서 바라본...희양산직벽오름길..
4. 희양산 삼거리 ~ 희양산 정상 탐방 ~ 희양산 삼거리( 15시 26분 ~ 16시 정각)
희양산 삼거리에 도착하여 쉬면서 아래쪽 직벽오름길을 내려다보니....대야산 직벽내림길과 더불어 대간에서
가장 위험하다는게 실감날 정도로 아찔한 오름길이었어...아무튼...직벽오름길을 올라오느라 힘들었기에 잠시
쉬면서 주위를 살폈어....희양산 삼거리엔...출입금지현수막이 걸려 있었어...두 개 걸려있던걸 한 개는 직벽오름길을
오르며 봉암사의 횡포에 분노를 터뜨린 어느 산꾼에 의해 훼손되었던 것 같고..나머지 하나는 희양산 오름길쪽에
'등산, 수렵 금지 - 희양산 전지역을 산림법 67조에 의거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했습니다.
자연생태계를 영구히 보전하기 위하여 허가없이 입산(入山)을 금합니다. 등산객 여러분께서는
이점 널리 이해하시고 하산해주시기 바랍니다.'
- 산 림 청 장 -
이런 내용이 씌여 있는 현수막이 희양산으로의 길을 막고 걸려있었어.....지름티재에선...경북도지사, 문경시장을
들먹이더니...이번엔 산림청장까지 끌어다 놓았네...쩝....이러다 대통령까지 끌어다 놓은 현수막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불쾌감이 들더라구....백두 대간을 진행하다보면...입산통제구역을 여러곳 만나게 되는데...그곳은...몇년도까지
통제를 한다는 기간이라도 있지....이곳은...영~구히 입산통제구역인거야....쩝...쩝...아무리 생각해도...띠바띠바닷...
희양산은 백두 대간에서 동쪽으로 살짝 비켜나 앉은 산이야....즉...백두 대간은 희양산 삼거리에서 우측 희양산으로
향하는게 아니라 좌측 아래쪽 내리막길로 이어지게 되어있거든...하지만...아무리 시간이 없을지언정...명산 중에 명산인
희양산 정상에 들리지 않는건...산꾼의 예의가 아니겠지?....희양산 오름길을 가로막은 현수막을 뛰어넘어 희양산
정상 탐방에 들어갔어...대간길에서 10여분 떨어져 있는 희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멀리서 본 희양산의 모습처럼
큼직큼직한...집채만한 바위들 위로 이어지고 있었어...5년전에 희양산에 와본적은 있지만...그땐..반대편으로 올랐기에
이곳으로 오르긴 처음이었는데....남쪽으로 희양산 절벽과 구왕봉, 장성봉...멀리 대야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었어....특히 구왕봉의 모습은 작은 희양산을 보는 듯했어...구왕봉에서 본 희양산의 모습도 정말 멋졌지만..
희양산에서 본 구왕봉의 모습도 꽤나 멋지더라구....희양산만 아니었다면...구왕봉이 더욱더 빛날텐데...희양산이
너무나 아름답기에 상대적으로 구왕봉이 초라해보일뿐....구왕봉 역시 멋진 모습을 가진 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
바위지대를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서 그 명성과는 달리...초라한 정상석조차 없는 희양산 정상에 도착했지...
실제 희양산 정상은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소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는 거대한 바위의 윗부분이고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정상은...흙먼지가 폴폴 날리는...황량한 곳이었어....희양산에서 반대를 하는지...문경지역의
거의 모든 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산들모임'에서 세운 정상석이 이곳에선 볼 수가 없었어....종교단체의 힘....
官에서도 어쩔 수 없나 보지...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유태인에 대한 험담이라면..
한국에서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유력종교에 대한 험담이 아닐까 싶어....-_-;;;
대통령 선거할 때마다...후보들이 각 종교단체 행사에 쫓아다니는 꼬라지들 보면...정말 가관이야~...덴장...
아무튼....정상석조차 가지지 못한 희양산 정상은...전망도 잡목에 가려져 좋은 편이 아니었어...좋은 전망을
보려면...정상에서 동쪽으로 5m아래에 평평하고 넓직한 바위가 있어...그곳에 서면 .곰틀봉, 백화산, 조령산등
백두 대간 줄기와 뇌정산과 가은읍방면의 전망이 한눈에 볼 수 있지...주위 전망을 바라보며 바위 위에 앉아
우유와 빵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래고...추위에 떨고, 하늘의 먹구름으로 인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에 쫄아
얼마 쉬지도 못하고 희양산 삼거리로 돌쒀지도 못하고 희양산 삼거리로 돌씽리로 돌아가는길...정상에선 볼 수
없었던 봉암사의 모습의 좌측 아래로 보이니... 절로 '야이~ ***야~~~'라고 소리치고 싶지만....훗날 희양산에
오를 대간꾼들을 위해....자제하기로 했어....내가 소리지른 것을 핑계삼아 '요즘 뒷산이 왜 이리 시끄럽냐?'
라는 봉암사 주지스님의 한마디에 스님들이 우루루 떼거지로 올라와 마저 남아있는 로프를 잘라 버리면 안되는
거잖어...지난번에...스님들에 의해 수거된 은티재~희양산성 구간의 수많은 대간리본이 내 두눈앞에서 불태워지는
걸 확인하고...또 로프를 잘라 버린다는 스님들의 말씀을 내 두귀로 들은 이상....분통은 터지지만...뒤에 오시는
대간꾼들을 위해....일갈을 날리려다 참았어.......
# 31. 희양산삼거리에서...희양산 오름길엔....이런 현수막이 걸려있다....이번엔 산림청장을 갖다 붙였다....
# 32. 능선엔 제법 많은(?) 눈이 쌓여있다....희양산 정상을 향해...
# 33. 남쪽으로 구왕봉이 눈아래에 솟아있다....정말
멋진 모습이다...희양산만 아니라면...너도 멋진 산인데...희양산의 위용에 많이
가려져 있는 구왕봉의 모습...
# 34. 희양산 정상으로 가는 길...우측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 35. 희양산 정상부는....거대한 암릉 덩어리이다...
# 36. 희양산 정상으로 가는 길....소나무들이 용케 바위위에서 자라고 있다...
# 37. 고사목 뒤로 보이는 구왕봉...
# 38. 4년만에 다시 찾은 희양산 정상....유명세와는 달리....희양산 정상엔 정상석이 없다...아마도 봉암사에서 반대하는 것이리라...
# 39. 희양산 정상에서 바라본 홍문정 마을.....예전엔...저곳으로 올라왔었다...
# 40. 희양산 정상에서 바라본 백두 대간 줄기....좌측 가까운곳 산이 '곰틀봉'.......우측 멀리 보이는 산이 백화산...
# 41. 백두 대간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뇌정산(991m)
# 42. 희양산 북쪽 암릉...4년전 올랐을 때 식사를 했던곳인데...감회가 새롭다...
# 43. 희양산 정상 바로 아래 식사하기 좋은 바위가 있다...정상에서는 전망이 없고...이곳에서의 전망이 정말 좋다...
# 44. 지난번엔 찾지 못했던 알바위를 이번에야 찾을 수 있었다...희양산 정상의 알바위....
# 45. 다시 희양산삼거리로 돌아오며....
# 46. 다시 한번 구왕봉을 바라본다.....너도 멋지다...
# 47. 멀리 남쪽을 바라보니...가운데 대야산의
모습과 오른쪽 장성봉의 모습이 짙눈깨비 사이로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좋지 않은 날씨가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 48. 멀리 가운데 둔덕산의 모습과 약간 우측 뒤쪽으로 조항산의 모습도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 49. 아래쪽엔...천길낭떠러지....조심해야쥐...
# 50. 용감한 대간표지기....곧 사라질 운명의
대간표지기...왜냐면...봉암사스님들이 철처히 수거하여 태워버리기 때문이다....예전에
불태우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사진
찍었다가....스님들의 항의로 사진을 지워 버렸던 기억이......
# 51. 아래쪽엔....희양산 전체를 통제(?)하고 있는 명사찰(?) 봉암사의 모습이 들어온다...
# 52. 줌으로 당겨서......천년고찰 봉암사...경내에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그러나...오직 일년에 하루...초파일에나 구경할 수 있다...
초파일을 제외하고 일년내내 일반인
출입금지된 사찰....봉암사...
5. 희양산 삼거리 ~ 희양산성 ( 16시 ~ 16시 9분 : 9분 소요)
다시 희양산 삼거리로 돌아와 희양산성(은티마을 갈림길)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어....조금은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니 좌측으로 희양산성이 대간길과 나란히 이어지고 있었어....그리고 대간길은 내가 젤루 싫어하는 산죽밭사이로
이어지고 있으니...꼭 멧돼지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라...조금은 발걸음을 빨리하여 내려가 희양산성(은티마을
갈림길)에 도착했어...허걱...근데 이게 모야? 여기도 지름티재와 똑같이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제외한 세방면을
목책으로 막아놓았더라구....게다가...희양산삼거리에서 본 현수막까지 걸려있고 말이쥐....이런 목책을 만들기 위해
목재를 아래에서 가지고 올라왔을리는 없고 주위의 생나무를 잘라서 만든게 분명한데...그거 위법행위 아닌가?
콱 고발해 버려? ....불행중 다행인지...이곳 목책은 지름티재처럼...높게 만들어지지 않아 쉽게 넘어갈 수 있었어....
훗날...백두 대간 훼손현장 고발사진전(?) 출품을 위해 사진 몇장을 찍고는....좌측 아래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은티마을로 내려가기 시작했지..
# 53. 희양산성으로 돌아오는 길....산죽밭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곳을 지날 때 가장 겁난다....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이 이런곳에
잠자리를 마련하기 때문이다.....내려오는
길에도 등산로 바로옆에 만들어진 잠자리가 있어 깜짝 놀랬다...
# 54. 희양산성에 도착하니...
# 55. 이곳에도 지름티재와 마찬가지로 양쪽을 나무울타리로 막아놓고 출입을 금한다는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 56. 이곳 울타리는 낮아서 타넘을 수 있었다...울타리를 건너와서 현수막을 살펴본다...
# 57. 시루봉 방면도 막아놓았다....이게 왠 심술인가....
6. 희양산성 ~ 은티마을 (16시 13분 ~ 16시 58분: 45분 소요)
지난 2002년 12월 대간산행때 이화령에서 이곳 희양산성까지 진행하고 희양산 정상에 오르려다 이곳에서
무전기를 동원해서 철두철미하게 지키던 스님들의 제저리 하는수없이 눈물을 머금고 하산해야만 했던
그 길을....오늘...나홀로...해냈다는 뿌듯함을 안고 발걸음도 가볍게 하산한다 이거야...룰루랄라~~~~
희양산성에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조심 내려온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룰루랄라...내려오다
산죽이 무성한 지대를...역시나 긴장하며 지나는데....좌측으로...길 바로 옆에 산죽을 쓰러뜨려 동그랗게
만들어진 멧돼지의 잠자리가 있으니....으갸갸....주위를 둘러보고...나는 듯이 아래로 빠른 걸음으로...
걸음아 날살려라~~~ 이윽고...시루봉 오름길과 만나고...조금 더 내려가 은티마을에서 지름티재로 오르는
길과 만나고....얼마 안가...농로가 있는 밭지대로 나오니....비로소....무시무시했던...산행이 종지부를
찍는구나....농로를 따라 은티마을로 내려오니...올라올 때 무섭게 짖어대던 똥개는 역시나..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로 달려들면서 미친 듯이 계속 짖어대니...열받아서 짱돌 맛을 보여줄까 하다가...그래도...너두..
내 대간산행에 등장한 엑스트라인데...한번 찍어주마.....디카 후레쉬를 터뜨리며 한방 박아주니...불빛에
깜짝 놀랜 듯...잠시 움추린 똥개....그러나...또 다시 짖어대며 달려드는 똥개....너..이번 복날 무사히
넘기기 힘들겠다....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니....허거.....차의 미등이 켜져 있는거야....으갸갸...
클났다...시동 안걸리면 끝이다....차에 올라 불안하게 키를 돌리니...'내 살아있구마이...걱정 말라카이~'
경쾌한(?) 엔진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차를 돌려 아래로 내려와 집에서 만든 흑두부와 막걸리..
김치안주가 조화를 이루어 기막힌 맛을 제공하는 산골구판장을 지나려니....캬...차만 없으면...한잔 하고
가면...좋을텐데... 아쉬움에...애꿎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 한 장으로 아쉬움을 달랠수밖에 없었어..꿀꺽~
# 58. 좌측 아래로 하산하기 시작한다.....왜냐면...이곳 이후부터는...다녀온 곳이기에....
# 59. 하산길은...계곡을 따라 내려오다...시루봉으로 오르는 길과 합쳐져 은티마을로 향한다...
# 60. 시루봉 갈림길에서...좌측으로는 희양산성 가는 길...우측으로는 지름티재 가는 길...
# 61. 다시....올라온 길을 내려가며...
# 62. 3시간 반동안...산속에서 혼자 헤메다 보니...사람이
그리워진다...멀리 채석장의 발파소리가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쩝...
산을
벗어나 밭지역으로 나오며....좌측으로 지름티재 우측 안내판이 있는 곳은...주치봉과
구왕봉 사이 고개로 가는 길인 듯 하다...
# 63. 다시 한번 은티마을을 바라보고...
# 64. 뒤돌아 홀로 올랐던 봉우리를 바라본다...좌측이 희양산...
# 65. 저기가 시루봉인가 보다...
# 66. 올라갈 때 매섭게 짖으며 달려들던 똥개...내려올
때도 잡아먹을 듯 짖으며 달려든다...쩝...너도 한번 찍어주마...올 복날을 무사히
보내길....
# 67. 은티마을에 도착...오른쪽 구판장(매점)이 눈에 띈다...
# 68. 은티마을 산골구판장....집에서 직접 만든
흑두부와 막걸리, 그리고 김치의 맛이 일품....차가 있어 막걸리 한사발 시켜 들이키며
두부김치 한조각 입에 넣고 볶은김치로
안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는 아쉬움 남지만 담에 꼭 다시 들려 한잔 먹으리라
다짐한다
.
# 69. 노선 버스 돌리는 공터....절.대.주.차.금.지 구역이다....저곳에 무턱대고 차를 주차하면...노선버스가 돌릴 수 없게 된다...
# 70. 은티마을을 떠나며....은티마을 유래비와 장승을 둘러본다...
산행기를 끝내며..
짧은 구간임에도...오랫동안 남겨두었던 지름티재~희양산성 구간을 마치고 나니....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느낌입니다...이제...피재~덕항산~댓재, 구룡령~점봉산~설악산~진부령 구간만이 남아있네요...
곧 시작될 봄철 출입금지기간 전에 다녀오긴 어려울 듯 하고...아마도 5월 중순...출입금지가 해제된 이후에나 남은
구간을 다녀오려 합니다...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가끔씩 근교 산이나 다니며 진부령에 닿을 그날을 기둘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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