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낙엽길이 운치있다 했나?..'...백두대간 제24구간(고치령~도래기재) 산행기
◈ 산행구간 : 고치령 ~ 선달산(1236m) ~ 옥돌봉(1242m) ~ 도래기재
◈ 산행거리 : 24.8km(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10월 25일 (당일 산행)
◈ 산 행 팀 : 마루님, 달아네
◈ 산행날씨 : 아침나절 가랑비..오후부터 맑은 날씨
◈ 총소요시간 : 14시간 28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구간대별 소요시간
고치령(06:00) - 30분 - 950봉(06:30) - 11분 - 877봉(06:41)/휴식(06:53) - 35분 - 미내치(07:28)
- 1시간 19분 - 헬기장(18:47)/휴식(09:03) - 35분 - 마구령(09:38)/아침식사(10:50) - 47분 - 1057봉(11:37)/낮잠(12:18)
- 1시간 6분 - 갈곶산(13:24)/휴식(13:40) - 14분 - 늦은목이(13:54) - 1시간 10분 - 선달산(15:04)/휴식(15:26)
- 1시간 51분 - 박달령(17:17)/휴식(17:40) - 1시간 50분 - 옥돌봉(19:30)/휴식(19:40) - 48분 - 도래기재(20:28)/휴식(20:40)
- 8분 - 하금정쉼터(20:48)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지난 10월 말...두달여만에 다시 대간 산행을 재개했습니다...이번 산행은 중간에 다녀오지 못한 구간을 찾은...
땜방산행이었습니다. 진행한 구간은 고치령~피재에 이르는 70여km의 제법 긴 구간이었지요....이번 산행은
공식적(?)으로 카페에다 공지를 올리고 함께 하실분들을 찾았는데....사실...아무도 함께 하려 하지 않으면...
혼자라도 갈 생각이었지만...다행히 마루님께서 동참해주셔서...고달펐지만...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첫날...고치령~선달산~도래기재에 이르는...24.8km의 제법 긴 구간의 산행기...들어갑니다...
1. 고치령으로 가는 길.....길눈이 어두워 헤메다...
오랜만에 가는 대간길....서울에서 오시는 마루님과 풍기역에서 새벽 3~4시쯤에 합류하기로 미리 약속을 했기에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그런데 간만의 대간산행이 설레였는지 도무지 잠이 오지 않더라구....그저 눈만 감고
있다가 새벽 1시 반 무렵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겼어...근데 울 고향집에서 새벽에 풍기로 가는 대중교통은
없는게 당연하지.....그럼 어떻게 풍기까지 가느냐고?....다행히 그날 부모님께서 풍기에 계신 친구분을 만나러
가신다기에...그럼 집에서 조금 일찍 나서서 고치령까지 데려주시고 소백산 천문대 구경하신 다음에 친구분 만나시면
어떨까요?.....하는 나의 애절한 간청(?)에 '그러마~'...흔쾌히 수락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이번산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지..
덕분에...이른 새벽녘...부모님과 함께 안개 자욱한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1시간 남짓 달려 풍기역에 도착할 수 있었어...
풍기역에 도착하니 3시 40분....역사 안으로 들어가 오랜만에 만나는 마루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는 백두 대간꾼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는 곳으로 유명한 역전 '딸야식집'에서 우동한그릇 후루룩 해치우는데...'백두 대간하니껴?'라
물어오시는 주인할머니...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조금전에 등산복차림의 남녀한쌍이 택시로 고치령으로 떠났단다....
오호...잘하면....동행할 수도 있겠는걸...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다시 차로 돌아가 이번엔 내가 핸들을 잡고 고치령으로
향했어...자...근데 사실...지난번에 고치령에서 내려오긴 했지만...그땐 단체산행이었고 버스에 오르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기에 그곳으로 가는 길을 전혀 알지 못했거든...그저 차안에 있던 간이지도만으로 고치령으로 찾으려 하니 쉽지
않더라구...부석사쪽으로 가다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야만 한다는 정도만 나와 있었어....에라 모르겠다..
대충 방향만 잡고 가보자....동양대학을 지나 부석사 방향으로 가며 갈림길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니 갈림길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나오지 않고...좀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 때 단산면 면소재지로 들어서며 입구에 갈림길이 있더라구...
근데 보아하니 이건 갈림길이 아니고 면소재지를 우회하는 우회도로임이 거의 확실하더라구....그래서 그냥 직진해서
면소재지를 지나가니 우회길과 다시 만나더라구....음...역시...잔머리가 잘 돌아간단 말야...아무튼...계속 직진을
하다보니...아무래도 이상한거야....시간상으로 벌써 갈림길이 나왔어야 하는데....글구...주변을 살펴보니...이건
아무래도 부석사로 향하는 길 같더라구....부석사엔 예전에 여러번 와봤기에 대충 눈에 익은 곳이거든....그래서 과감히
차를 돌렸어...그리곤 면소재지에서 본 파출소(지서)로 향했지....길 모를땐...경찰서에서 물어보는게 최고거든...
파출소 앞에 차를 대 놓고...파출소로 들어가려는데....허거....이게 뭐야....문이 잠겼잖아....안에 불은 켜졌는데 말야...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고...띠바띠바...그런데 문옆에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내용은 이랬어...'지구대 운영으로
인하여 야간 당직자가 없으니 필요하신 분은 옆의 인터폰(?)을 눌러주세요...'....이런 뜨바뜨바....뭐...내가 급하긴
하지만...차마 인터폰을 누르진 못하겠더라구...바쁜분들께...'길 좀 가르쳐 주세요~'하려니...염치없는 일이잖아.....
그래서..자체해결(?)하기로 하고...다시 차로 돌아와 후진을 하는데...뭐가 '쿵~'하는 소리가 나기에 나가보니..
이런...덴장...뒤에 숨어있던 자그마한 오토바이 한 대가 자빠져 있는거야....유리창에 성에가 잔뜩 끼어 주위를
제대로 보지 못한 탓이지 머....다행히 오토바이엔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바로 세워놓고...가슴 한켠이 뜨끔한채
그곳을 떠나 길을 찾으며 혹시나 지나가는 사람 없나 하고 살피면서 이번엔 우회길로 가보니 얼씨구..
글세 말이지....바로 그 우회길에 좌측으로 갈림길이 있지 뭐야.....이거구나 하는 직감이 오긴 왔지만...그래도 확신하진
못했는데...마침 지나가는 동네주민 두분이 있어 '고치령 가려면 이쪽으로 가야합니까?' 했더니....
미친눔....이른 아침부터 거긴 뭐하러 가누? 하는 표정으로...."네....그쪽으로 쭉 가시이소..."
OK.....이젠 모든게 해결....고치령 아래 좌석리 마을로 향하는데....이런...또 갈림길이 나오는거야....흐미...
이거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지.....에라 모르겠다...좌측으로 가보자...그래서 좌측으로 가는데...흠냐 길이
1차선으로 좁아지는게...흠....이상한걸...이상한걸....하는사이...어느동네를 지나며....그래..여기가 몇 달전
고치령에서 내려온 그 마을임이 틀림없다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조금 더 나아가니...이런 덴장...길이막혔네...
뚜비뚜바....좁은길에서 가까스로 차를 돌려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직진을 하니....비로소...눈에 익은 지형...
즉 우측으로 작은 개울을 낀 도로가 나타나며 고치령 이정표가 나타나더라구.....겨우겨우 찾아온거지 머....
그렇치만...여기서 끝이 아니야...좌석리 마을에서 고치령까진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올라가야 하거든....지난번에
내려왔던 경험으로는...4륜구동차라면 아무 문제없고...승용차라도 조금은 어렵사리 올라갈 수는 있을거라 생각했지...
걸어올라가려면 최소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릴텐데....안그래도 오늘 구간이 엄청나게 긴 구간인데...조금
무리다 싶지만....그대로 고치령을 향해 차를 몰았어....역시나 예상한 대로 덜컹덜컹..쿵쾅쿵쾅....기어 1단을 놓고
거북이처럼 조심조심 올라가기를 20여분...고치령에 거의 도달했으리라 생각할 즈음....차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거야...그렇게 급한 경사도 아닌데...1단을 넣고도 올라가지 못하니...차에 뭔가 이상이 있는 듯 하기도 하고..
난감한데....결국 그곳에서 어렵사리 차를 돌려 부모님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시고....어둠속엔 두명의 대간꾼만이
외롭게 남게 되었지...짐정리를 하고선 고치령을 향해 오르다 보니....허거...모자가 없네....좀전 차에서 내릴 때
틀림없이 들고 있었는데....쩝....다시 차에서 내렸던 곳으로 내려가 길 가운데 떨어져 있는 모자를 주워 10분여를
더 올라 힘겹고도 힘겹게도 고치령에 도착한거야...
# 1. 마루님과 합류하기로 한 풍기역에서...새벽 4시 무렵...인적이 드문..조용한 풍기역에서 마루님과 합류했습니다...
# 2. 마루님과 함께 역전에 있는 '딸야식집'에서...밤참(?)으로...우동 한그릇...후루룩...
# 3. 한참을 헤멘끝에야 고치령 아래 좌석리 마을에
도착...비포장 도로를 30여분 차로 오르다...결국 더 이상 차가
올라가지
못하는 곳에서 차를 돌려보내고...15분여를 걸어올라 8개월만에 고치령을 다시 찾았습니다..
2. 고치령 ~ 미내치 (06시 정각 ~ 07시 28분 : 1시간 28분 소요 - 휴식시간 12분 포함)
고치령(760m)엔 승용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더라구....혹시나 사람이 있나 살피니...사람이 있는 것 같고....그렇다면...
대간꾼이란 말인데....좀 기다렸다 같이 출발할까도 싶지만....갈길이 멀기에 바로 출발하기로 했지....고치령 고개에서
미내치로 향하는 들머리엔 예전엔 산신각이 있었다는데....몇년전에 불이 나서 없어졌다는구먼...아쉬운 마음에
산신각 터를 한번 더 둘러보고 본격적인 대간길에 나섰어...산중턱에 걸친 구름인지, 아니면 안개인지 모를 그 무엇 때문에
시야는 꽝이었어...고치령을 출발하자마자 대간길은 대간리본이 없다면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을만큼 낙엽이 두텁게
쌓여있었어...그리고 주위는 잡목(참나무류...)들 땜시 전망도 꽝이었어....산행하기 전에 찾아본 다른분들의 산행기에서
이 구간 내내 이런 재미없는 길이 계속된다고 하셨는데....그래도 설마했는데.....쩝...끝까지 이런 지루한 길이 계속
될줄은 몰랐어....아무튼...고치령을 출발한지 10분여...헬기장을 지나고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다 대간길은 950봉 정상
직전에서 좌측으로 꺾여 내려가더라구....자칫잘못하면 그곳에서 그대로 직진해서 자개봉쪽으로 빠질 수도 있겠더라구..
좌측으로 이어진 완만한 내림길을 10여분 내려가니 작은 묘지가 나오는데....어느 후손인지 이곳에 묘쓰느라 꽤나 고생
했을 것 같구먼...묘지를 지나 877봉 정상 아래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뒤 출발...07시 정각...어느 이름모를 무명봉을
지난뒤 역시나 낙엽으로 푹신푹신하고 완만한 내림길을 20여분 내려가다보니.....후두둑~~~ 이런 덴장....
바라지 않던 손님이 찾아왔지.....배낭커버를 씌우고 파란색 우의를 걸치고 나니 두명의 스머프가 대간길위에 우뚝 서있고...
비를 맞으며 진행한지 10여분....제법 양쪽으로 길이 뚜렷한...이름도 예쁜...미내치란 작은 고개에 도착했어...(07:28)
# 4. 조금씩 밝아오는 아침...그러나...잔뜩 흐린 날씨는....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만난 이정표..
# 5. 완만한 오름길과 내림길이 계속되고...
# 6. 초반부터 너무 속도를 내면 안되겠지요...잠시 쉬면서 지도를 보며 가야할 대간길을 확인하고...셀프타이머샷..
# 7. 1시간 남짓 나아갔을까....우려하던 비는 쏟아지고....우의로 갈아입으려는 마루님...
# 8. 이름도 이쁜 '미내치'란 곳에 도착했습니다. 양쪽으로 제법 뚜렷한 고개길이 나있고....
3. 미내치 ~ 마구령 ( 07시 28분 ~ 09시 38분 : 2시간 10분 소요 - 휴식시간 16분 포함)
정말 재미없고 전망꽝이고...낙엽이 두텁게 쌓인 구간이 계속되었어....게다가 비는 내리고...안개 자욱하고....
대간을 간다는 일념 하나로 그저 묵묵하게 갈뿐이지 대간이 아니라면 거의 찾는 사람이 없을 그런 곳이야...
그저 땅만 보고 가며 고치령 4km 이정표를 지나고(07:47) 작은 헬기장 하나를 지나(07:52) 고치령 5km 이정표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08:05) 출발....매우 가파른 오름길을 10여분 올라서 고치령 5.2km 이정표(08:18)를 지나고
헬기장이 있는 무명봉을 지나 또다시 20여분을 무지하게 긴 오름길을 오르고 또 올라 1050봉으로 추정되는
고치령 6km 이정표(08:38)를 지나 또다시 완만하고 긴 오름길을 올라 매우 큰 규모의 헬기장을 만나니(08:47)
더 이상은 못가겠다...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어...이것저것 먹고 나서 15분쯤 쉬고 있으려니....추워서 안되겠네...
비에 젖어 축축한 몸을 일으켜 출발(09:03)....15분쯤 완만한 능선길을 진행하니 고치령 7km 이정표를 만나고(09:17)
이후 가파른 내림길이 계속되었어...이곳에서 마구령까지 가는 동안 주변엔 특이한 소나무가 눈에 많이 띄었어...
특이한 소나무...아픈 역사의 흔적이랄까....소나무 아랫부분이 V자로 상처가 나있었거든....이게 모냐하면....
일제시대....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기름을 아끼고자 대대적으로 송진채취작업을 벌였거든....바로 그 흔적인거야...
아름다운 문경새재길에도 곳곳에 이런 소나무들이 눈에 많이 띄어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하지....
아무튼....마구령을 향해 가파른 내림길을 20여분 내려가니 의외로 넓은 임도가 나오니....마구령이었어...(09:38)
# 9. 아직 가야할 길이 멀군요....오늘 가야할 길이 24.8km인데...이제 겨우...5km라...
# 10. 비바람은 몰아치고.....낙엽이 수북히 쌓인 대간길은...개스로 가득차고...
# 11. 어느 헬기장에 도착...잠시 휴식을 가져보려 하고...
# 12. 원기회복(?)을 위해...행동식 몇 개를 냠냠냠.....
# 13. 이번 산행 내내...14시간 내내...이런 지루한 낙엽길이 계속됩니다...
# 14. '마구령'이란 고개를 향해 가는 길에...
# 15. 마구령으로 내려서는 길...좌우로 큰 소나무엔...이런
흔적이....아마도 일제시대 연료대용으로 송진을 채취당한 흔적이리라...
문경새재길에도
이러한 소나무가 좌우로 많이 남아있지요...
# 16. 마구령에 도착했습니다. 대간길에 언제나 등장하는 '표언복'씨의 안내판...
# 17. 마구령의 모습....고개 정상엔 큰 차를 돌릴 만한 제법 넓은 공터가 있습니다...비박이나 식사하기에 적당....도로공사가 한창인 마구령..
4. 마구령에서...아침식사...(09시 38분 ~ 10시 50분 - 오래도 먹었다...정말..^^)
조용하고...한적한 고갯길이라 생각했던 마구령....그러나....왠 레미콘 차량들이 왔다 갔다 할만큼...
시끌벅적(?)했어...도로공사중인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마구령에 내려서서 고개정상쪽으로 50여미터쯤
올라가 고개정상에 이르니 넓은공터가 있어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지...집에서 싸온 콩밥(?)과
라면...그리고 김치로 우리들의 아침식사가 차려졌지....꿀맛같은 아침식사.....그런데...옆으로 계속 레미콘
차량들이 왔다갔다 해서.....어떤 차는 식사를 하는곳 바로 옆에 차를 대놓고...차 이곳저곳을 손보고...레미콘
쏟아 버리고...쩝...밥맛이 쌱 달아날 것 같지만......배고픈 대간꾼은....그런거 별로 신건? 대간꾼은....그런거 별로 신?왜냐면...배가 고프니까..뚜시쿵~~ 근데...허걱...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후식으로 사과를 깎다가....허거걱....
손가락 잘릴뻔했지 뭐야.. 깊게 베인 상처부위에선 시뻘건 피가...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고...쩝....그래....
언제까지 나오나 두고보자....그랬는데...피가 멈추지 않아 약간 쫄기도 하고....식사를 끝내고...짐을 챙길
무렵에야 피가 멈추니...기념으로 전못대 옆 교차로(벼룩신문의 일종)신문대에다....혈서(?)를 써놓고(근데 궁금한건
이 한적한 고개정상에 이런게 왜 설치되어 있냐는 거야...)...대일밴드 하나로 즉석처방을 했지... 이제 비도 멈추고
하늘엔 햇볕도 간간히 비치니....이후로 좋은 날씨를 기대하며 마구령을 출발....선달산으로 향했지....(10:50)
# 18. 고개정상 공터에서...집에서 싸간 '콩밥'(?)과 라면으로 조촐한 아침식사를...
# 19. 형...맛있수?
# 20. 허~억....'피'봤음다.......후식으로 사과를 깎다가.....T.T
# 21. 마구령 이정표....근디...돌은 왜 얹어놓은겨?
5. 마구령 ~ 갈곶산 갈림길(10시 50분 ~ 13시 24분 : 2시간 34분 소요 - 오침시간 41분 포함)
마구령 이정표 옆에 있는 들머리를 찾아 대간길을 오르기 시작했어....어라....근데...길이...좀....길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틀림없이 리본을 따라왔는데...어떻게 된건지 대간길에서 벗어나게 된거야....뚜비뚜바....
피를 넘 많이 흘려 정신이 나갔나?....길을 잃고 헤메게....보아하니 우측 능선이 대간길인 것이 확실하더라구...
나뭇가지를 헤치며 능선으로 기어오르니....흐미...대로같이 넓은 대간길이 마구령에서부터 이어져 오고 있네...
어쩌다 길을 놓쳤을까나?...마구령을 출발한지 15분여....맞은편 1057봉이 올려다보이는 넓은 헬기장이 있는
894봉을 지나(11:05) 꽤나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1057봉에 도착했어....(11:37) 잠깐 휴식을 취하려는데
마루행님이....밤새 한숨도 못잤기에 10분정도만 눈좀 붙이고 가자고 하기에....덩달아 옆에 같이 누웠는데...
깜박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바람소리에 화들짝 놀라 깨어보니...흐미....40분동안이나 꿈나라에서 헤메고 있었던거야..
깜짝 놀라 마루행님을 깨우고 출발하자마자....지뢰매설작업(?)을 위해 잠시 멈춘뒤 출발....이후로 갈곶산 갈림길까지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계속 넘으며 12시 35분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자 동북쪽으로 보이기 시작한 선달산의
모습이 점점 가까워질무렵...동쪽으로 이어지던 대간길이 북쪽으로 90도 꺾이는 갈곶산 갈림길에 도착(13:24) 휴식을 취했어.
# 22. 단풍은...이미 그 색을 잃고....1067봉 오름길에...
# 23. 무척 넓은 894봉 헬기장에서...건너편 봉우리는 1067봉...저 봉우리에서...깜박 졸았는데...40분이 후딱 지나가더라구요...
# 24. 각곳산으로 가는 길....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고....
# 25. 역시 각곳산으로 가는 길....멀리 북동쪽으로 보이는 선달산....에구..저기 오르려면...땀 좀 빼겠는걸...
# 26. 이곳이 각곳산.....봉화산 갈림길입니다...이곳에서 대간길은 북쪽으로 90도 꺾여 늦은목이로 내려가지요...
# 27. 이정표의 봉황산이....얼마전에 다녀온 영주 '부석사' 뒷산...바로 그 봉황산입니다....
6. 갈곶산 갈림길 ~ 선달산 ( 13시 40분 ~ 15시 04분 : 1시간 24분 소요)
지도를 보니 갈곶산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길로 내려가면 얼마전에 갔었던 부석사 뒷산인 봉황산이 나오더라구....
아하....부석사에 걸린 '鳳皇山浮石寺'의 봉황산이...바로 이곳이었어....그런생각에 남쪽 산아래를 바라보니...아쉽게도
짙은 박무땜시....산아래쪽이 자세히 보이진 않아 확인하진 못했지....아무튼...잠깐의 휴식뒤에 늦은목이로 내려가는
가파른 내림길을 뛰다시피 내려가는데....맞은편 선달산 오름길이 무척이나 부담되더라구....얼마나 사람 기운빼려구..
이렇게 내려가는지....15분여를 뛰디시피 내려와 도착한 곳은 늦은목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고개였어...(13:54)
예전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고개인 듯....좌우로...제법 넓은 길의 흔적만이 남아있고...이곳까지 소백산
국립공원이라는 듯....소백산국립공원 안내판이 우뚝 서 있었어....그리고 많은 대간꾼들이 이곳에서 비박을 한다고
하는데...넓은 공터에다 우측 아래에 샘터도 있다하니...야영지로써는 적당한 곳이더라구....샘터로 내려가서 식수도
보충하고 좀더 노닥거리다 가려 했지만....갈길이 멀기에 바로 출발....선달산으로의 기나긴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했어..
선달산 오름길....지도를 보니 늦은목이에서 선달산까지 촘촘한 등고선이....한 개, 두 개, 세 개,.....아니 이게 도대체
몇 개야?.... 지도상으론 가파른 오름길 선달산 정상까지 이어지고 있더라구....덴장...지도만 봐도 사람 기죽네...
우려했던 만큼의 가파른 오름길은 아니었지만....그래도 사람 힘 빠지기 딱 좋은 그런 경사의 오름길이 가도가도 끝이
없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줄곧 2~30m 앞서 가던 마루행님을 쫓아가느라 버벅대고 있는데....에고야....도저히 힘들어서
못가겠다...혼자 털썩 주저 앉아 쉬다보니...어느새 행님은 시야에서 사라지고...홀로 낙엽이 종아리까지 쌓인 대간길을
헤쳐 올라가기를 1시간 10분여....지도상 소요시간과 정확히 일치하며 마루행님 홀로 고독을 씹고 있는 선달산 정상(1236m)에
도착했으니(15:04).....지리산 천왕봉에서 출발한 백두 대간 산행이 드뎌 강원도로 접어드는 기쁨의 순간이었어...
# 28. 늦은목이로의 내림길에 바라본...선달산.....
# 29. 늦은목이에서....물이 있다는데....갔다오긴 귀찮고 해서....생략...
# 30. 늦은목이의 모습....
# 31. 선달산 오름길은...끝이 없더라....이때부터 점점 무릎힘이 풀리고...산행속도는 늦어지니...1시간 10분동안 계속된 선달산 오름길에서..
# 32. 힘겹게...선달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잔디밭 산악회에서 세운 선달판 표지목...
7. 선달산 ~ 박달령 ( 15시 26분 ~ 17시 17분 : 1시간 51분 소요)
드뎌....강원도에 발을 들여놓았어.....뭐...물론 강원도인 댓재~구룡령 구간을 다녀오긴 했지만...그건...음...좀 앞당겨
다녀온 것이고...지리산부터 선달산까지 차근차근 밟아가며 도착한 것이기에...이것이 좀더 의미가 있다고 하겠지...
그런 의미있는 곳이건만....전망은 잡목으로 둘러쌓여 꽝이었어....정상엔 정상석도 없이 잔디밭산악회에서 세운
하얀색 정상표지목만이 외로이 선달산 정상을 지키고 있을뿐이었어....이번 구간을 대표하는 산이기에(이번구간..
선달산이 최고봉인줄 알았더니....산행후반에 오를 옥돌봉이 더 높더군요..) 배낭위에 카메라를 얹어놓고 셀프타이머샷으로
마루행님과 기념사진 한 장 박고선 20여분의 긴 휴식을 끝내고 출발했지...정상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시야가 트이면서 멀리 가야할 대간줄기가 보이더라구....머~얼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내일 올라야 할 구룡산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덴장...그 높은 봉우리가 산행 후반에 오를 옥돌봉이었다는건 박달령에 내려서며 뒤늦게 알아차렸지..
선달산 정상부터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되며 고만고만한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하다 가끔은 좀 급한 오름길에서
만난 우회길은 힘든 대간꾼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존재였어...나...사실...이제껏 웬만하면..정통대간길로 간다며 능선을
고집했었는데...그것도 힘이 있을 때 얘기지...산행시간이 9시간을 넘어가면서 힘이 빠진 상태에선....봉우리에 오르지
않고 우회로로 이어지는게 어찌나 반갑던지....'어느 선행자분인지 모르겠지만...만수무강하십쇼~~'하는 감사의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늦은목이까지가 소백산 국립공원인지라 그곳까진 국립공원 이정표가 길을 안내해주었는데...
선달산정상 이후론 춘양태백산악회에서 만들어놓은 송판 이정표가 길안내를 해주었어....전망 꽝이고...지루한 오르내림을
반복하길 2시간여...맞은편으로 거대한 산이 자리잡고 있으니 보나마나 옥돌봉이란걸 알 수 있었어....예전에 차갓재로 내려올 때
황장산을 보는 느낌과 썩 닮았더라구....아무튼...그런 높은 산이 앞에 버티고 서 있으니...더더욱 힘이 빠지고....
식수는 떨어지고...배는 고프고 다리에 힘은 없고....서산으로 해는 지고....'우선은 박달령까지만 가야쥐..
박달령에 가면 산신각이 있고...가끔 먹거리도 남겨져 있다하니 그걸로 대충 주린 배를 채우면 되고...또 샘도 있다하지 않은가..
정 힘들면 다음날 좀 많이 걷더라도...박달령에서 자고 가자고 말해야겠다. 추우면...배낭속의 옷 다 꺼내서 덮고 자면되지 머..'
하는 생각으로 계속 걷다보니...좌측아래로 가옥으로 보이는 이상한 건축물을 보며 내림길을 내려가 억새를 헤치고 넓은 헬기장에
오르니....그곳이 바로...박달령이었어...(17:17)
# 33. 선달산 정상에서....사과 하나 깎아먹고....
# 34. 이번 구간을 대표하는 산이기에...기념사진 한장...찰카닥...
# 35. 지루한 육산이 계속되지만...선달산 이후로 박달령까지...가끔씩 나타는 암릉(?)길...
# 36. 선달산 내림길에서 바라본 구룡산(우측 높은 봉우리)..
# 37. 이런 특이한 이정표도 보이고...
# 38. 선달산에서 박달령으로 가는 길....완만한 봉우리 몇 개를 연이어 지나고...
# 39. 전망이 전혀 없는 낙엽길....지루하고 또 지루하도다....
# 40. 박달령 직전에 바라본...선달산(좌측 높은 봉우리)....전망을 전혀볼 수 없기에...이렇게라도 찍어봅니다...
# 41. 역시 마찬가지로....맞은편 옥돌봉의 모습....저곳을...거의 기다시피 올랐습니다...넘 지쳐서....
# 42. 박달령 직전...요런 요상한 병풍바위도 있고...
# 43. 해는 서산으로 기울어지고...아직 갈길은 먼데.....
# 44. 이젠 어둠속의 대간길을 가야하겠군요....제발 멧돼지만 나오지 말아다오...
# 45. '박달령'에 도착했습니다....큰 헬기장과
산신각, 그리고 현대식 간이화장실, 샘터가 있고...춘양쪽으로는 포장된 임도가 있어
웬만한 차량도 운행 가능할듯....
8. 박달령에서...(17시 17분 ~ 17시 40분)
원래 계획은 도래기재에 18시 이전에 도착..18시 15분에 도래기재를 지나는 춘양행 시내버스를 타고 춘양으로 가서
서울에서 온다는 '해선'님과 합류하려 했거든....그래서...핸드폰도 켜놓고 진행했는데...전화는 오지 않고...난감한거야...
사정이 있어 못오게 되었다는 전화만 있으면...좀 춥더라도 박달령 산신각안에 촛불켜놓고 버너켜놓고 옷 덮고 자려고 했거든...
그런데....해선님의 전화는 없고...어차피 도래기재에 18시까지 도착하긴 애초에 틀렸고....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어쨌든...도래기재까지는 가보기로 했어...출발하기에 앞서 박달령을 둘러보니...박달령은 여느 고개와 달리 많은 것들이
있었어...먼저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 큰 헬기장과 좌우로는 넓은 임도가 있으니...우측 봉화쪽 임도는 포장까지 되어 있어
택시도 부르면 올라오겠더라구...우측 포장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몇일전에 다녀왔던 오전약수터로 이어지더라구...
오전약수....몸에 좋다고는 하지만...단 한모금도 삼키기 힘들정도의 녹물맛이 생각나니...인상이 절로 찌푸려지고....
헬기장 옆에는...현대식 간이 화장실이 있고....그 아래 계곡쪽으로 50여미터쯤 내려가니...샘터가 있더라구......
식수가 없으니 물은 떠야겠고....그런데...흠냐...잘 정비되긴 했지만...낙엽이 가라앉고...부유물이 떠있는게....썩 내키지는
않치만...그래도...도래기재까지 가려면....어쩔 수 없지 머....한모금 마셔보니...물맛은 그런대로 괜찮으니...빈 물통을
반쯤 채우고 다시 산신각으로 돌아왔어...산신각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니...서너명이 누워잘 만한 공간이 있고 제단(?)엔
먹을건 없고....소주만 덩그러니 놓여있네...한모금 할까 하다 산신령님께 천벌을 받을 것 같아 관두고 밖으로 나와 짐을
챙기고 이번구간 마지막 봉우리인 옥돌봉을 향해 어둠이 진 숲속을 향해 들어갔어...
# 46. 산신각 앞 ....무슨 나무...
# 47. 박당령 산신각....비박장비만 있었다면...이곳에서
비박하면 좋으련만....산신각 안에 뭐 먹을거 없나 하고 문을 열어보았지만...
먹을거라곤....소주 몇병뿐....산신령님은
안주도 안 드시나?
# 48. 화장실 뒷편 계곡에 있는 샘터...아주 조금씩
흐르고, 거의 고여있어...목마르지 않았다면...먹지 않겠지만...우린 가야할 길이
멀고
식수가 떨어졌기에.....감로수처럼
생각하고 퍼마셨지요....벌레 몇마리 건져내고 말이지요...^^
9. 박달령 ~ 옥돌봉 ( 17시 40분 ~ 19시 30분 : 1시간 50분 소요 - 휴식시간 40분 포함)
힘차게 출발하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오랜만에 산행인지라...이미 온몸의 힘은 다 빠졌고...앞서 어둠속으로 사라지려는
마루행님 뒤를 쫓아가기도 버거워...'행님..천천히 좀 가십시다~'를 연발하고....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니 이제 사방은
어둠속에 묻혀 버리고....랜턴을 꺼내 머리에 착용하고 나아가기 시작했어...본격적인 옥돌봉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이제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니야....다리가 아프거나...그런건 아닌데...몸에 힘이 없는 느낌이랄까...마루행님은 위로 쭉쭉
잘 올라가는데...도저히 못따라가겠는거야...어둠속에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좀 아햏햏한게...이곳 도래기재 근처가
얼마전 대구MBC에서 호랑이를 촬영했다는 바로 그곳 아니겠어? 물론...사진의 진위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 그것이 사실이라면....엄마야...나 설마 호랑이밥 되는거 아녀?...지난번에 오대산에서 멧돼지랑 마주친 이후론
야간산행이 별로 내키지 않는단 말야...그래서 앞서가는 행님께...계속...'좀만 쉬었다 가요~~' ....그러다보니...
5분 가다 쉬고 5분 가다 쉬고를 반복하게 되니...이러다 너무 늦겠다 싶어 산행할 때 좀 힘들면 사용하는 나만의
산행방법...즉 100보 걷고 쉬기...200보 걷고 쉬기, 300보 걷고 쉬기....이렇게 점점 산행거리를 늘려가며 쉬는
나만의 방법을 사용했지....내가 넘 힘들어 하니...마루행님도 내가 딱해 보이는지 같이 쉬면서 이것저것 행동식을
챙겨주시는데...뭘 먹어도 입안엔 모래를 씹는 듯....잘 넘어가지도 않고...쩝... 하늘엔 별이 반짝이고 어렴풋이
정상비슷한 곳이 보이는데....그곳에 도착하면 맞은편에 더 높은 곳이 어둠속에 시커멓게 형체를 드러내고...
또 그곳에 오르면 그 앞에 더 높은 곳이 있으니...허탈감만 더해갈쯤.....네번째로 정상이라고 생각한 언덕을 향해
힘겹게 오르니 멀리 앞서 가던 마루행님의 외침...'정상이다~~~~~~'란 말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어....그렇게
힘겹게... 힘겹게 옥똘봉인지 옥떨메인지하는....'옥돌봉(1242m)'에 도착하게 된거야...(19:30)
# 49. 힘겹게...정말 기다시피하며 힘겹게 옥돌봉에 도착했습니다....
# 49_1. 기진맥진...
# 50. 옥돌봉 정상에서 바라본 춘양면 야경....
# 51. '옥상에서 떨어진 돌같은 봉우리'인가....이번
구간 가장 높은 봉우리가 가장 마지막에 떠~억 하니 버티고 서 있으니...기나긴
대간길을 걸어온 대간꾼에겐....힘겨운
오름길이 계속되고....여기가 정상인 듯하면...그 건너편에 또 무언가가 있고...그곳에
이르면 또 그 건너편에 봉우리가
있고....아무튼...무척이나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옥돌봉 정상입니다...
10. 옥돌봉 ~ 도래기재 ( 19시 40분 ~ 20시 28분 : 48분 소요 - 휴식시간 5분 포함)
옥돌봉 정상엔 봉화산악회에서 세운 검은색의 커다란 정상석이 자리잡고 있었어....아...선달산 정상에서 강원도에
접어 들었는데 왠 경북 봉화산악회냐고 할지 모르겠는데.....선달산 정상에서 분명히 강원도에 접어들긴 했는데...
박달령 근처에서 다시 대간길은 경북 봉화군으로 접어들어 구룡산 정상까진 경북 봉화군 관내를 지나다 구룡산 정상에서
다시 강원도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는거야....고로 도래기재는 대간의 고개중에 드물게 같은 관내를 잇는 고개가 되는거지..
아무튼....옥돌봉 정상의 높이를 확인해보니...1242m...이번구간을 대표하는 산인 선달산보다 조금 더 높은거야...왠지..
오르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했더니....역시나...무척 높은 산이었어....우측 아래로는 춘양지역 마을의 불빛이 반짝거리고..
멀리 제법 불빛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춘양면소재지인가 하는 추측만 해볼뿐....어둠속에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고...
사진 한 장을 찍고 낙옆으로 푹신푹신한 내림길을 뛰다시피 30여분 내려오니 도중에 이정표가 있는 곳이(20:00) 있어 잠시
쉬면서 이정표를 살펴보니....30여분이나 뛰어서 내려왔는데....허걱...내려온길은 1.3km...남은 하산길은 1.4km....
생각보다 하산길이 무척이나 길더라구...잠깐의 휴식을 끝내고...다시 뛰다시피 한참을 내려오며...때론 작은 언덕을
넘으며 푹신한 낙엽길을 미끄러지듯이 뛰면서 내려오니...로프가 매달린 제법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고....숲속에서
벗어나며....지나가는 차량이 없는....불빛하나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이번구간의 도착지점인 도래기재에 도착했어.(20:28)
# 52. 옥돌봉에서 도래기재로의 하산길...발목이상으로 쌓인 푹신한 낙엽길을 뛰다시피 내려오고....
# 53. 도래기재로 내려가며....의외로 하산시간은 오래걸리고...
11. 도래기재에서...하금정 민박집으로...
정말 힘들었고....14시간 30분이라는 달아네의 산행역사상 최장시간 산행으로 기록될 산행이었어...아무튼...도래기재에
도착하니...해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오늘밤은 어디서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니....도래기재엔
춘양방면 산장인 백두 대간 산장 안내판과 하금정민박집 안내판이 있다는데...백두대간산장 안내판은 날머리 바로옆
잘보이는곳에 있는데 하금정민박집 안내판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거야...춘양의 여관으로 갈지...백두 대간산장으로
갈지...아님 하금정 산장으로 갈지 결정해야 했어...예정대로라면 춘양으로 가야겠지만...오시겠다는 해선님의 전화가 없어서...
안오시는 걸로 결론 내리고...아무튼...양쪽...어느쪽에서 차가 오든 먼저 태워주는 쪽으로 내려가고자 마음먹었어....
그런데...이 한적한 고개길은...지나는 차량이 거~의.....없는 너무나도 조용한 고갯길이었어....한참을 기다리니...하금정쪽에서
차가 한 대 올라오기에...어둠속에서 갑자기 뛰어나오면 운전하시는분이 놀랠까봐 미리 헤드랜턴을 켜고...사람이 있다는걸
확인시키고 손을 드니 멈추는데....춘양까지 가시면 좀 태워주십사 부탁하니...아저씨는 태워주려하는데...아주머니가 그냥
가자고 하시네...흠마야 야속해라...하긴...이런 깜깜한 오지의 고개에서 산적같은놈 두넘이 막무가내로 차를 세워서 태워달라고
하는데....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또 이상한 것이리라....차를 그냥 보내고 다시 한참을 기다리자 이번엔 춘양쪽으로부터
트럭한 대가 올라오니...역시나 두손을 들고 태워주십사 하니 흔쾌히 수락하시며 올라타란다....역시...트럭기사분들은
잘 태워주신다니까...^^ 하금정으로 내려가며 백두 대간 종주임을 밝히고 민박집을 찾으려 한다하니 직접 민박집까지
데려다 주시겠다고까지 하시고...에구 고마워라...도래기재에서 약 7~8분여 걸려 하금정마을을 지나 영월쪽으로 300여미터쯤
더 나아가서야 도착한 민박집에서 트럭기사분께 고마움을 표하고 트럭에서 내렸어..
(경북 86 거 2426 트럭 운전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2. 하금정 민박집에서....꿈나라로...
하금정 민박집은 슈퍼를 겸하고 있는 민박집이었어....'계십니까~~~'...몇번을 부르고서야 주인할아버지께서 나오시는데...
'방 있습니까?', '방이...있긴 한데....미리 예약을 하셨으면...불을 넣어놓을건데...지금 모두 냉방이에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슈퍼와 식당을 겸하고 있는 듯 물건 진열대와 식탁이 같이 있었어....조금 있으니 주인 할머니께서도
나오시고....두분이서 얘기를 하시더니...'지금 불 넣어놓은 방이 없으니까 우리가 자는 방에 주무세요...'
아이구...고마워라....할머니께 식사를 부탁하곤 게토레이로 갈증을 푼 뒤...난로를 꺼놓아 입김이 하얗게 나오는
추위에 덜덜떨며 기다리다...'갑자기 오셔서 반찬이 별로 없어요...'하시며 할머니께서 들고 오신 맛깔난 식사를 허겁지겁
해치우고는 방에 들어가니....두분이 기거하시는 방이라 살림살이가 그대로 있는 방에 벌써 이불이 깔려져 있고....짐을 푼뒤에
욕실로 가니....아이구야...추워라....욕실이 바깥에 있는데 어찌나 추운지....산행후 땀에 절은 몸을 씻긴 해야겠는데...
넘 추워서 샤워할 엄두가 나지 않네....그리고 샤워기도 없어서 바가지로 물을 퍼얹으며 샤워를 해야 하는데.....난감하다..
어쩔 수 없지 머...홀라당 벗고선(상상하지 마셔유 -_-*)...수건에 물을 적셔 온몸을 닦아내는 수준으로만 씻고는 추위를
피해 얼른 방으로 뛰어 들어왔어....10월 말인데도...산간지대인지라 무척이나 추웠거든....방바닥은 그런대로 따끈따근하고
술한잔하고 자고 싶은데...너무나 피곤한지....KBS만 나오는 TV를 보다... 어느새 꿈나라로 직행하고 말았지....zzz~~~
# 54. 힘겹게 도착한 도래기재....그러나...포장도로임에도
가로등 하나 없고 지나가는 차량 역시 거의 없으니...이곳이 과연 도로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운좋게도 가뭄에
콩나듯 지나가는 트럭을 잡아 타고 하금정 민박집에 도착했습니다.(경북 86 거 2426
트럭 운전사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주무시는 민박집 주인할머니,할아버지를 깨우니...미리 예약을 안했기에 방에 불을
넣치 않으셨다며
두분이 주무시는
방을 우리에게 내주시고....맛난 저녁식사를 차려주셨습니다....꿀맛이 따로없슴다...
# 55. 자...행님...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이제...맛있게 먹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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