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다 더 추울순 없다'...백두대간 제23-1구간(죽령~비로봉) 산행기
◈ 산행구간 : 죽령 ~ 제2연화봉(1357m) ~ 제1연화봉(1394m) ~ 비로봉(1439m)
◈ 산행거리 : 9.4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1월 4 ~ 5일 (무박 산행)
◈ 산 행 팀 : Daum 카페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 (서울 40명, 전주 27명)
◈ 산행날씨 : 맑음.....그러나...소백산 칼바람..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 -25도, 체감온도 -40도 이하....동태될뻔함..-_-;
◈ 총소요시간 : 6시간 23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비로사 탈출 2시간 3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죽령(04:14) - 1시간 30분 - 중계소 갈림길(05:44) - 36분 - 천문대(06:20)/휴식(07:10) - 46분 - 제1연화봉(07:56)/휴식(08:00)
- 35분 - 비로봉 1km 이정표 - 11분 - 주목관리사무소(08:46)/아침식사(10:30) - 7분 - 비로봉(10:37)
- 2시간 3분 - 비로사매표소(12:40)탈출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 산행구간은 지난번 하산지점인 하늘재에서부터 차갓재까지의 구간을 가야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소백산 구간
(죽령~고치령)으로 구간이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백산도 역시 자신의 사정(?)을 내세워 고치령까지 우릴 보내주지 않더군요.
엄마 뱃속을 박차고 나온 이래....이렇게 추웠던 날은 처음인것 같습니다....영하 25도에다 그 유명한 소백산 칼바람까지 몰아치니
체감온도는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고....결국은 대간을 하며 첨으로 중간탈출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아...생각해보니...첨은
아니군요...지난 속리산구간때 늘재까지 가지 못하고 악천후(?)로 인해 밤티재에서 중간탈출했었지요...) 사실...왠만하면 대간을
타며 중간탈출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이번엔 하산하고 나서도...중간탈출했던것에 결코 후회를 하지 않을만큼 매서운 추위였습니다.
얼마나 추웠는지.....함 경험해 보시렵니까?
1. 길음역으로...(2003년 1월 4일 21시 30분)
아침부터 뉴스에선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될거라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긴...춥긴 정말 춥다...오랜만에 겨울같은 날이긴
한데...쩝...하필이면...산에 가는 날 이렇게 추울건 또 뭐야....오늘도 춥지만....산행당일인 내일은 더 춥다고 하니....긴장된다....
온도가 얼마나 되나 싶어 기상청홈페이지에 들어가 영주지역 기온을 보니...허거..영하 16도란다...영주가 16도면...소백산은..
고도가 1439m니까...얼추 계산해도 영하 24~5도란 얘긴데....쩝......잠깐 여산회 사이트에 들어갔더니...빨모님(여산회 오야봉)께서
메세지를 보내시는데....여산회에서 오늘 가기로 했던 덕유산이 폭설로 전면입산금지령이 떨어져서....우리와 같이 코스로
소백산으로 갈까 생각중이시란다.....혹시 소백산 가게 되면 앞에서 먼저 러셀 잘해놓으란다....^^ 잘하면...만날수도 있겠구나.....
배낭을 챙기고 옷을 입으려는데...갈등.....아래 쫄쫄이를 입어 말어...등산용이 아니기에...땀이 찰것 같아 그냥 달랑 겨울용등산바지
하나만 입고 집을 나선다....(나중에 엄청 후회했습니다...쫄쫄이라도 입을걸~~~T.T) 흠....으갸갸...집을 나서자 마자...쫄쫄이
생각이 간절하지만...'갑빠' 하나 믿고 그냥...집을 나선다...오늘도 역시....따끈한 순대국 먹을 시간도 없어 김밥 두줄로 저녁을
떼우고는 슈퍼마켓에 들러 행동식 몇개를 챙기고 나서...길음역으로 출발...정각 9시 반에 길음역에 도착....이번에도 새롭게 바뀐
버스를 찾느라...버벅대다 버스앞문에 붙여진 '제일산악회'표지를 보고는 추위에 닫겨진 버스문을 두드려 버스에 오른다...
2. 풍기역에서.....죽령으로....
겨울산으로 각광받는 소백산이어서인지 대간팀외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한다. 오랜만에 버스에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오늘의 파트너(옆좌석)는 하우징님....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어느 휴게소에 들러 잠시 화장실에 들리는데....어라...여산회
고사목님이 눈에 띈다....
'여산회 지금 여기서 쉬고 있어요? 소백산 가시는 건가요?"
'응.....저쪽에 버스 있어...
오홋....제일에서 대간을 뛰며....여산회분들을 다 만나고....운이 좋다....주차장을 두리번 거리며 여산회 버스를 찾는데...금새 눈에
익은 엘리트관광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반가운 마음에 버스에 올라 좌우를 살피며 인사를 하려는데....허거....아는 분들이 없네..
뻘쭘~~~~~ 시선을 뒷쪽으로 옮기니...덕심이님과 오봉이님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어라....여긴 어떻게~~~???'
'저희도 오늘 소백산 구간 가잖아요... 오늘 같이 올라가겠네요...^^ '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소백산에서 만나기로 하고 제일산악회
버스로 돌아온다. 버스는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내달려 풍기에 도착, 죽령에 바로 오르지 않고 풍기역전에서 전주팀과 합류한다.
풍기....철원, 양평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혹한지로 불리워지는 곳.....풍기역전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니....잠도 오지 않고..
잠시 바깥공기를 쐬러 버스밖으로 나가자....으갸갸갸갸갸갸갸....정말정말 춥다...거기다 바람까지...이곳에 이정도 바람인데...
바람으로 유명한 저 소백산 위는......끔찍하다...풍기역사 안으로 들어가니 훈훈한게....버스에 있는것보단 훨씬 낫다...군것질을
하다 다시 버스로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고....새벽 03시 반....버스는 죽령으로 출발, 04시 05분 광풍이 휘몰아치는 죽령에 이른다.
3. 죽령 ~ 중계소 갈림길 (04시 14분 ~ 05시 44분 : 1시간 30분 소요)
버스 앞문이 열리자 마자 찬바람이 버스안으로 몰아치니....허거...기선제압당해버린다....나가기 싫다....버스안에서...스패츠를
차며...밍기적밍기적...거의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리니....'휘~~~~~ 휘~~~~~~' 귀곡성을 울리며 몰아치는 칼바람......
으갸갸갸갸갸갸.....겉에 윈드스토퍼만 입고 올라가려 했는데....동태되겠다....얼른 버스로 올라가 쟈켓을 껴입으니 좀 낫다..
지난 겨울 지리산 산행이후로 첨으로 빵모자(?)를 써본다....마스크도 하면 좋겠지만...안경을 쓴 사람은 마스크를 쓰면 입김이
바로 안경으로 올라와 얼어버리기에....마스크는 하지않고 쟈켓을 최대한 올려본다....(안경잽이들....여러모로 불편합니다...
라식수술을 받든가.....렌즈를 맞추던가....무슨 수를 써야겠습니다...) 쟈켓을 입고 나오니...벌써 서울팀은 다 올라갔고
전주팀 후미만 남아있다. 휴게소에서 단양방면으로 좀 가다보니 여산회 버스가 있기에 가까이 가보니 이미 출발했나 보다..
텅빈 버스.우리에게 러셀 해놓으라 하셨는데...도리어 우리가 덕좀 볼듯 하네.. 우측으로 난 시멘트포장길이 오늘 대간길의 초입이다.
그런데.대간길 초입 매표소에서....대장님...표를 끊고 계시네....쩝...지금껏...국립공원 공짜로 잘 다녔는데.....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장료를 지불하고 계신 대장님을 그냥 넘길수 없지....카메라를 꺼내는데...허거...장갑을 벗고 잠깐 맨손으로 사진을 찍는데..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얼른 장갑을 끼고는 앞서간 형들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올려 시멘트 길을 오른다.
역시나...초반부터 소백산 칼바람은 귀곡성을 내며 불어댄다....'끼~~~~~ 휘~~~~~~~~' 혼자서 올랐다간 이 소리에
기겁했겠다....시멘트포장길이라 걷기는 편하다. 초반엔 눈도 별로 쌓여있지 않아 별 어려움 없이 한명한명 앞지르며
약간은 가파른 길을 오르니...어느새 앞쪽엔...두명밖에 없다.....다들 마스크에 고글로 완전무장을 했으니....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다시 한참을 오르다 보니...앞쪽에 많은 분들이 가고 있다....응? 우리팀인가 싶은데.....눈에 익은 오봉이님의 배낭....여산회팀이다.
3시 30분에 죽령에서 출발했다는데...우리가 빠르긴 빠른가 보다...여산회팀과 뒤섞여 5분여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아래쪽에서..
'제일~' '제일산악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음? 무슨 일인가...산행중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들린다...'Back~~~'
쩝....어쩔수 없다....수호형, 창훈형과 함께 밑으로 한참을 내려가니....좌측으로 갈림길이 있고 이정표도 있다....바람이 너무 거세어
땅바닥만 보고 가다 보니...좌측으로 이어진 대간길을 보지 못하고 그냥 중계소쪽으로 올라간 것이다.....그런데...여산회 팀은
계속 중계소쪽으로 오르니...같이 Back을 했어야 했는데...(중계소쪽으로 올라가면 길이 끊긴답니다...)
1. 죽령매표소에서....입장료를 내고 계신 공대장님....대간산행하며...첨으로 입장료를 내는듯 합니다...
4. 중계소 갈림길 ~ 천문대 (05시 44분 ~ 06시 20분 : 36분 소요)
내생각으론 중계소쪽으로 오르는게 능선을 타고 가는 대간길 같은데....좌측으로 갈라진 길이 대간길이 맞단다....음....어두워서
확인할수도 없고....야간산행은 이런점이 조금은 아쉽다. (사실...새벽시간에 땅만 보며 걸어간 구간은 나중에 잘 기억나지도 않네요..)
갈림길을 지나서부터는 제법 눈이 쌓여있다. 하지만 고르게 쌓여있는것이 아니라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어 눈이 거의 없는 부분을
가다가도 갑자기 허벅지까지 이르는 눈밭을 헤쳐 가기도 한다. 이때부터 칼바람과 싸릿눈이 거세어지니....눈발이 안경에 달라붙고
입김이 안경에 닿아 얼어버리니.....거의 뵈는게 없다....그저 희미하게 보이는 앞사람의 랜턴불빛만을 따라가려니...너무 힘이든다.
갈림길 이후론 러셀도 되어있지 않아 오비님이 선두에서 러셀을 하는데....눈에 뵈는게 없으니 러셀을 한곳이 보이질 않는다...
내가 러셀을 해서 헤쳐나가는 꼴이니....무척 힘이든다....안경을 벗어버리고 싶은데....마땅히 넣을곳도...그럴만한 시간도 공간도
없다.....그저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할뿐....천문대까지 계속 오르막일것 같은데....의외로 한참을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오고 나서야
다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코에서 콧물이 계속 흐르고, 볼도 따갑고....하지만 무엇보다....허벅지가 무척 시리다...거의 마비된
듯...아무 느낌이 없다....우띠 얼어버렸나? 이전에도 꽤 추운 날씨에 산행을 해봤지만...허벅지가 시린 경우는 첨이다....으갸갸갸갸..
다시 쫄바지 생각이 간절하다...^^ 그렇게...그렇게....이젠 한계다 싶은 생각이 들때쯤...갑자기 오른쪽으로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보이니.....드뎌 천문대에 도착한다....
5. 천문대에서....긴 휴식 (06시 20분 ~ 07시 10분)
천문대 건물이 두개가 있다는 걸 첨 알았다. 새로지은 천문대가 있고 버려진 구천문대 건물이 있다는 걸.....
다들 구천문대 아래 스무평남짓한지하실(?) 창문으로 들어간다...그제서야 좀 살것 같다. 바람만 불지 않아도 버틸만 한데..온도계를
보니 영하 25도란다...허거거...지하실엔...여기저기 버려진 폐자재가 널려있다. 누군가가 폐자재를 태워 모닥불을 만든다. 여기서
이래도 되나 싶지만....그런거 따질때가 아니다...넘 춥다...다들 모닥불 주위에 모여든다. 일부는 버너를 켜서 몸을 녹인다....
대충 몸을 녹이고 나서....그 와중에도 카메라를 꺼내 사진 몇장을 남겨본다....모닥불을 피워 따뜻해진 건 좋은데 밀폐된 공간에
불을 피우니....완전히 '너구리굴'이다....콜록콜록...하지만...그래도 아무도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한참을 불을 쬐고 선두는 다시
비로봉을 향해 출발한다...하지만...감히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계속 불을 쬐며...밍기적밍기적하고 있으니 여산회분들이
뒤늦게 도착한다. 여산회 분들께 자리를 비켜드리고는 수호형, 창훈형과 함께 비로봉으로 출발한다....그러나....그것도 잠시...
랜턴이 필요없을만큼 날은 밝았지만...칼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어대니....신천문대건물앞까지 나아가다....수호형의 한마디로 다시
구천문대 지하실로 되돌아온다..
'이 상태론 죽겠다~~~'
지하실로 되돌아와서 형들은 아래쪽에 오버트라우저를 껴입는다....에구 부러워라.....아...'쫄쫄이~~~' '쫄쫄이~~~'.....
그저 모닥불을 쬐며 몸을 녹일뿐이다...형들의 무장(?)이 끝나고.....다시 비로봉으로 향해 출발한다...
2. 아...누구더라? 고인돌님이셨던걸로 기억하는데....뉘신지 자수해주세요...
3. 구천문대 지하에서......
4. 구천문대 건물 지하에서 불을 피워 매서운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있습니다...밀폐된 공간에서 불을 피우니...매캐한 연기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정도였지만....그나마 여기서 잠시 쉬지 않았더라면....제1연화봉으로 가며...'동태'가
될뻔 했습니다..
5. 이번엔...서서 불을 쬐보고...
6. 천문대 ~ 제1연화봉 (07시 10분 ~ 07시 56분 : 46분 소요)
칼바람은 여전하다....하지만....가야 한다. 천문대에서 조금 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희방사방면으로 가는 길인데...날씨가
좋으면 전망이 무척 좋은 전망대가 있는 그곳으로 올랐다가 다시 제1연화봉 방향으로 가는게 정석이겠지만...지금은....무조건 빨리
비로봉으로 가야한다는 생각뿐이다. 좌측 자연학습탐방로로 발길을 돌린다. 숲속으로 들어가니 바람이 조금은 잠잠해지니 그나마
좀 살것 같다. 자연학습탐방로가 끝나는 지점, 우측으로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약간은 가파른 내리막길에 눈이 제법
쌓여있지만...오히려 그 눈이 적절한 완충작용을 해줘 걷는데 편하다. 이 길은 지난해 봄에 혼자서 가본 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추위만 아니라면...정말 룰루랄라 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인데...추위때문에 그저 앞만 보며 나아갈 뿐이다.
07시 35분 연화봉 1km 이정표를 지나니 동쪽으로 짙은 안개사이로 붉은 기운이 짙어 가더니...붉은 태양이 떠오른다.....카메라를
꺼내 말어...또 고민을 해보지만...손은 어느새 카메라로 향하고....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니....금새 손이 얼어버리고 땀이
찬 장갑도 금새 뻣뻣하게 굳어버리니...다시 장갑을 끼기가 무척 힘들다...이빨을 동원해서야 겨우 장갑을 낀다. 07시 48분 제1연화봉
직전 안부에 이르니....좌측으로 칼바람이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고 거세게 불어온다....제1연화봉 정상까지 계속 이어진 가파른
나무계단...지난해 봄엔 몇번이나 쉬면서 이곳에 올랐지만...지금은 계속해서 불어오는 칼바람에 쉴수가 없다....정말 엄청난 바람이다.
계단 난간을 잡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어오니...또 허벅지가 시리다......그저 앞만 보고 오르는데...감기기운이 있는
수호형의 속도가 더디다...하는수 없이...비무장(?)상태인 내가 먼저 선두에 서서 연화봉으로 향해 올라...드뎌 계단이 끝나고 연화봉
이정표가 있는 연화봉 정상 아래에 이른다.
6. 천문대를 지나 제1연화봉으로 가는 도중....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카메라를 꺼낼까 말까 한참이나 고민했었습니다..넘 추워서..
7. 일출을 배경으로.....수호달마님....완전무장....더이상의 방한장비는 필요없다...
8. 같은 곳에서...양창훈님..
9. 같은 곳에서...저도 한컷 남겨봅니다..
7. 제1연화봉 ~ 주목관리사무소 (08시 00분 ~ 08시 46분 : 46분 소요)
연화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좌측으로 나 있지만....올라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지난 봄에 혼자 왔을땐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길로 가지 않고 정상을 향해 바로 치고 올라가니 금방 정상이 나왔었는데...제1연화봉 정상은 자그마한(?) 바위 두개로 이루어져
있는데...이곳 역시 무척 전망이 좋치만.....지금은 그저 그때의 기억만 되새겨야 할뿐...누구도 올라가보자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잠깐 쉬며 행동식을 먹고 사진 한장을 찍는데 금새 손이 얼어버려 다시 장갑을 끼는데 애를 먹는다....장갑을 끼고도 손가락의
통증은 계속되고...제1연화봉을 출발 10여분정도 눈꽃이 내린 숲길 사이로 걸어가니 나무 계단이 나오고...나무계단이 끝난 지점...
또다시 엄청난 칼바람을 맞고 겨우 통과,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이곳이 1382봉인가 보다. 계속해서 완만한 능선길일 걷다 또다시
만난 나무계단을 지나 08시 35분 비로봉 1km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맞이하는 칼바람....칼바람을 피하기 위해 전진에 또 전진....
한참을 나무계단을 올라 어느 봉우리에 오르니...여긴 1395봉인가 보다...가끔씩 맞은편에서 오는 분들을 만나니....서로 추위에
고생들 많다는 인사와 새해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주고 받는다. 08시 42분 천동 갈림길을 지나....08시 46분....비로봉 아래
아담한 주목관리사무소(?)가 안개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10. 제1연화봉 이정표....바로위 20여미터만 오르면
연화봉 정상이건만....연화봉을 오르는 계단에서 엄청난 칼바람을 맞은 직후라
감히
정상에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11. 비로봉으로 가는 도중에 찍은 눈꽃(?)....과자중에 '바나나킥'이란 과자랑 그 모양이 아주 흡사했습니다...
12. 비로봉으로 가는 길....
8. 주목관리사무소에서...아침식사...(08시 46분 ~ 10시 30분)
자그마하고 허름한 주목관리사무소가 우리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눈보라치는 소백산에서 추위를 피할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설물이다. 문을 열자 마자 바깥의 찬공기가 들이치면서 건물안에 뿌옇게 흐려지고....얼른 문을 닫고 들어서니...다른산악회와
제일산악회 분들이 섞여져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를 할수 있는 공간이 없어 그저 서 있으면서 자리가 나기만을 가디린다. 이윽고...
타산악회팀이 떠난 한쪽 구석에 자리를 마련한다. 오늘의 메뉴는...창훈형의 약간 업그레이드된 '만두국', 언제나처럼 수호형의
'계란후리이'.....식사를 하는 도중 여산회 팀이 들어온다. 여산회분들께 수호형의 계란후라이와 만두국을 맛보이고....도솔님의
튀김을 프라이팬에 데워 먹는다....식사를 하는 도중 오늘 목표한 고치령까지 갈 사람을 찾는 홍탁님....언제나처럼...나와 창훈형은...
끝까지 가겠다고 하는데 감기로 제컨디션이 아닌 수호형은 반반이랜다. 결국 고치령까지 갈사람이 채 열명이 되지 않는다....
음...고치령까지 간다고는 말했지만..흐미...갈일이 걱정이다. 결국 먼저 식사를 끝내고 고치령으로 향하려던 분들이 바깥으로
나갔다 들어오시더니...오늘 모두 비로사로 탈출하자고 한다....음냐...한편 아쉽기도 하고...한편으론 다행이다 싶다...이제
비로사로의 탈출이 결정되었으니...식사는 느긋하게 해도 되겠다. 식사를 하고 있는 다른 분들을 찾으니...제일분들은 없고
여산회분들뿐이다...하지만...'우리가 남이가?' 여산회 분들은 어떤걸 싸오셨나 구경하는데...허거...지난 여산회 신년일출산행때
내가 싸온 만두국에 참패(?)를 당한 고사목님이 이번엔 단단히 준비해오셨다...쇠고기에 계란에 김까지 거의 완벽한 재료가
들어간 만두국을 준비해오셨는데....음....어째 보기엔....영~~~ ^^; 오봉이님께 살짝 물어본다....
'맛이 어때요?' ........'음.....(인상을 찌푸리는 오봉이님)' (오봉이님...담에 또 환상의 콤비 이뤄보자구요....)
여산회님들 사진도 몇장 찍어드리고는 배낭을 챙겨 비로봉으로 향한다....
13. 비로봉 직전...주목감시초소(?)에 도착..아침식사를 하는 중입니다...오늘도..언제나처럼 수호형의 '계란후라이'
14. 양창훈님...
15. 접니다.....코가 빨갛네요...^^
16. 달걀삼형제...
17. 오늘의 주메뉴입니다...떡만두국...^^
18. 주목감시초소 창문 안쪽에도 눈이....어떻게 들어왔지?
19. 찍는 순간....프라이팬이 떨어졌습니다...다행히 내용물은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휴~~~
20. 창훈형의 만두, 잘먹고잘살자님의 김밥, 여산회 도솔님의 튀김...^^
21. 여산회분들입니다...오른쪽에 보고님, 도솔님...왼쪽분들은 모르겠고....담에 여산회에서 뵙겠습니다...
22. 고사목님께서 지난산행(여산회 신년일출산행)때의
쓰라린 기억(첫번째 만두국 vs 두번째 만두국 첫번째 만두국의 참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재료를 준비해서 끓여낸 만두국입니다...그런데 맛은???
23. 여산회님들....가운데 빨간모자의 여산회 오야봉 '빨모'님, 고사목님, 덕심이님, 오봉이님....
24. 만두튀김을 하고 계신 수호달마님, 잘먹고잘살자님....빵모자쓰신분은....???
9. 주목관리사무소 ~ 비로봉 (10시 30분 ~ 10시 37분 : 7분 소요)
오늘 마지막 대간길인 셈이다.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었으니....가열차게(?) 걸어가야만 하지만....주목관리소 문을 여는 순간
몰아치는 칼바람에 다시 온몸을 웅크리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미 해는 중천에 떠올랐건만 소백산은 칼바람은 그칠줄을 모른다.
개스도 여전해 주위로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비로봉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맞았던 바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광풍이 불어대니...나의 이 육중한 몸도 바람에 휘청휘청댄다...예전에 어떤 마른 사람이
소백산에서 바람에 날라갔다더니....그저 빈말은 아닌듯....비로봉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의 난간줄을 잡지 않으면 나도 계단
옆으로 밀려 떨어질것 같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 드뎌....슈퍼울트라메가톤급 광풍이 불어대는 비로봉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 오르자 마자 거대한 정상 표지석을 찾는다.....왜냐? 바람 피하려구....^^ 정말이지 가만히 서있을수 없을 정도가 엄청난
바람이 불어댄다...정상석 뒷쪽에서 바람을 피해보려 하지만...별 효과가 없다....이런 상태론 도저히 정상에서 사진을 찍을수
없겠다....형들도...그냥 비로사로 하산하려 하는데..그래도...미련이 남는다...내려가려던 형들을 불러 사진은 찍고 가자고 한다..
차례로 사진을 찍는데 몸이 휘청거려 사진이 제대로 나오겠나 싶다.(다행히 카메라가 좋은건지...사진은 잘 나왔네요...)...비로봉..
역시 전망이 좋은곳이지만....1분 이상 머무를수가 없다. 모든 미련을 접고 비로사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25. 의지의 한국인......서있기도 힘든 세찬바람때문에
그냥 내려가려는 형들을 붙잡아 한컷 찍어봅니다.. 온몸이 흔들리면서 찍었는데
다행히
흔들리지 않게 나왔습니다....양창훈님, 수호달마님...소백산 비로봉에서...
26. 저도 한컷 남겨 보았습니다...양창훈님...그리고 접니다....
10. 비로봉 ~ 비로사 매표소 (10시 37분 ~ 12시 40분 : 2시간 3분)
비로사로 내려오는 나무계단으로 내려서니...언제 그랬냐는듯...바람이 잠잠하다...불과 5~60m 거리인데....남쪽사면이어서 햇볕도
따뜻하게 느껴진다...오늘 추위때문에 사진을 많이 못찍었기에 비로사로 내려오며 많은 사진을 찍는다. 눈에 덮힌 비로봉과, 오늘
우리에게 허락치 않은 국망봉등등....이렇게 추운 날에도 소백산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 비로사로 내려가며 끊임없이
많은 분들이 올라오시며...
'얼마나 남았어요?'
'얼마 안남았는데요...정상에 가셔도 금방 내려오실거에요...'
'왜요?'
'그 칼바람에 1분 이상 버티지 못하실 겁니다...^o^'
역시나 우리가 하산할때 비로봉으로 오르던 몇몇분들이 우리보다 먼저 하산을 한다....잘먹고잘살자님과 후미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느긋하게 내려와 비로사 입구에 이른다.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 비로봉을 카메라에 담고 내려오는데 나뭇가지가 안경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눈 바로 아랫부분을 강타하니......하마터면....크게 다칠뻔 했다....눈 바로 아랫부분에 2cm 정도 큰 상처가 났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여기며 올 한해 산행 액땜한걸로 쳐야겠다...비로사에서부터 비로소 매표소까지 지루한 시멘트길을 걸어내려와
드뎌....비로소매표소에 도착 버스에 오른다.
27. 비로봉 정상에서 비로사로 내려가며....수호달마님...
28. 같은 곳에서...수호달마님...
29. 비로봉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
30. 저도 한컷 남겨보았습니다...얼굴이 빨갛네....
31. 비슷한 곳에서....그나마 비로봉 아래에서부턴
바람이 그리 불지 않아 여러장의 사진을 남길수 있었습니다..
좌로부터
솔방울님, 양창훈님, 빵모자쓰신분...잘먹고잘살자님, 수호달마님...
32. 같은 곳에서...양창훈님, 잘먹고잘살자님...글구 접니다...
33. 솔방울님....
34. 비로봉 아래 샘터...그런데...도무지 샘터가 어디있는건지???
35. 작품사진 한번 찍어보려했는데.....영 아니네요...-_-; 비로사로 내려오며...
35-1. 비로사로 내려가던중....우리에게 끝내 그 길을 허락치 않았던 국망봉을 바라보았습니다..
36. 비로사입구에서....비로봉을 찍으려는 찰나...눈바람이
일었습니다....이 사진 찍다가 하마터면...크게 다칠뻔했습니다..
사진찍고
내려오다 나뭇가지가 안경사이로 들어와 눈 바로 아래(5mm 차이)에 2센티정도의 상처를
남겼습니다...조심..또 조심..
37. 주차장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능선....윗쪽은 눈이 허벅지까지 쌓였는데 아래쪽은...눈이 내린 흔적도 없더군요...
38. 다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11. 점심식사 & 안전산행기원제...
버스를 타고 내려와 식사준비가 되어있는 노인정으로 가는데....한참이나 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버스를 돌려 올라와 노인정에
도착한다. 노인정 2층에 마련된 점심식사를 끝마칠때까지 천동쪽으로 잘못 하산한 분들을 데리러 간 대장님은 도착하지 않는다.
노인정 2층은 바닥이 썰렁해 뇌물로 쓸 커피몇잔들 들고 1층 노인정으로 들어가 잠시 신세를 지는데.....시골 어르신께서 소주
댓병에 담긴 소주 한잔 권하시니.....우리들은 찌개로 대접을 한다. 그렇게 노인정에서 몸을 녹이는데 드뎌 다른쪽으로 하산하신
분들을 데러러 간 대장님께서 도착하시고....안전기원제를 지내기 위해 다시 2층으로 집합...이미 다 끝나버렸네...쩝......
많은 분들이 오늘 추위에 동상에 걸리신듯....얼굴피부색깔이 변한분들부터...귀에서 진물이 흐르는 분까지.........
(전 코에 살짝 동상이 걸려서....피부가 약간 검게 되었는데...쩝....머...훈장 단 셈치죠...)
기원제가 끝나자마자 전주팀이 먼저 출발하고...조금있다 서울팀도 서울로 향한다....
39. 점심식사를 하던곳에서....전주팀입니다...
40. 역시 전주팀인데....좀 흔들렸네요...죄송...
41. 식사가 끝난후에 언제나처럼 술한잔씩 하고 계십니다...고인돌님, 저녁노을님, 잘먹고잘살자님, 바램님, 알바트로스님, 홍탁님...
42. 식사를 하던 2층은 너무 추워 뇌물로 쓸 커피몇잔을
들고 아래층 노인정에서 몸을 녹였습니다....역시 시골인심은 방바닥만큼이나
따뜻했습니다....어르신들은
소주한잔 하라며 권하시고...저희들은 찌개를 대접했습니다......
43. 안전산행기원제(?)....
44. 무사히 대간종주를 끝마칠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45. 길을 잘못들어 비로사로 하산하지 않고 다른곳으로 하산하신분들이 뒤늦게 버스를 타고 도착,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46. 식사를 하던 건물 옥상에 올라가 비로봉을 찍어보았습니다...
12. 문경으로...
부모님 호출이 와서...잠깐 집에 들리기 위해 풍기에서 제일산악회분들과 다음을 기약하고 버스에서 내린다...첨 와본 곳이라..
어디에서 버스를 타나 하다...그냥 발길 가는 대로 가다보면...정류장이 나오겠지 싶어 걸어가니...오른쪽으로 만난 첫정거장
건너편 정거장이 영주행 버스를 타는 곳이란다....한참을 기다려 영주행 시내버스(요금 770원)를 타고 영주로 향하다 버스안에서
바라본 소백산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시골 버스 풍경도 카메라에 담아본다. 영주에 도착, 터미널 가려면 어디서 내려야 하냐고
기사님께 물었더니 이미 한정거장 지났다고 하며...바로 내려주신다...에구 고마워라...다시 한정거장을 걸어올라가...문경행
버스를 타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출발하는 버스에서 자다 깨다를 계속하니...어느새 버스는 개포를 지나고....해도 뉘엿뉘엿
서산으로 내리고 있다....
47. 집(문경)에 잠깐 들리기 위해 풍기읍에서 제일산악회
버스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영주로 가던중 버스안에서 소백산 능선을
찍어보았습니다...
48. 한번 더 찍어보고...왼쪽이 비로봉...오른쪽 높은 곳이 국망봉인듯 합니다...
49. 조용한 시골 시내버스 안에서......풍기에서 영주까지...요금 770원....
50. 영주에 도착하기 직전..또한번 소백산능선을 바라보았습니다..
51. 영주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문경으로 가던중.....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차창의 얼룩이 넘 선명하군요...^o^;;
산행기를 끝내며...
정말 추웠던 산행이었습니다....겨울 산행....특히나 이렇게 추운 날엔...많은 장비가 필수적일것 같습니다....
내일 모레...토요일, 일요일 또다시 소백산에 오르기에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다행히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밖에(?) 안된다는군요.
영하 25도에 비하면...따뜻한 편이지요....하지만 산에서의 날씨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번엔...좀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항상 한번씩 고생을 하고 나서야 장비를 장만하는 나쁜 버릇...빨리 없애야 하는데...쩝...^^ 여러분도 겨울 산행...안전산행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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