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자병산이여...'...백두대간 제29구간(이기령~삽당령) 산행기
◈ 산행구간 : 이기령~ 상월산(980m) ~ 백봉령 ~ 석병산(1055m) ~ 삽당령
◈ 산행거리 : 28km + 8km(접근길)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8월 10 ~ 11일 (1박 2일 산행)
◈ 산 행 팀 : 영혼마차님, 양창훈님, 달아네
◈ 산행날씨 : 첫날...박무가 짙은 맑은 날씨...저녁부터 비.... 둘쨋날...정오무렵까지 비...이후 맑음...
◈ 총소요시간 : 14시간 35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부수베리~이기령 접근 1시간 25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부수베리(10일 07:40) - 1시간 25분 - 이기령(09:05)/휴식(09:20) - 19분 - 970봉(09:37) - 23분 - 상월산(10:00)
- 45분 - 원방재(10:45)/휴식(10:50) - 25분 - 공터(11:15)/휴식(11:30) - 43분 - 전망바위(12:13)/휴식(12:26)
- 57분 - 832봉(13:23) - 37분 - 백봉령(14:00)/점심식사 및 오침(16:00) - 1시간 13분 - 45번 철탑(17:13)
- 55분 - 796봉(18:08)/휴식(18:30) - 10분 - 안부비박(18:40)/안부출발(11일 10:10) - 34분 - 생계령(10:44)/휴식(10:57)
- 56분 - 829봉(11:40) - 1시간 15분 - 922봉(12:55)/휴식(13:05) - 1시간 25분 - 고병이재(14:30)
- 16분 - 헬기장(14:46)/휴식(15:00) - 1시간 5분 - 석병산(16:05)/휴식(16:41) - 59분 - 두리봉(17:40)/휴식(17:50)
- 1시간 13분 - 헬기장(19:03) - 22분 - 삽당령(19:25)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6월 중순 대간 산행이후 두달여만에 다시 대간산행에 나섰습니다. 이번 산행도 역시 산악회가 아닌 개인적으로
다녀온 산행이었는데...이번에 동참해주신분은 영혼마차님, 양창훈님입니다. 원래 수호달마님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불의의 사고(?)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4박 5일 일정으로 이기령에서 한계령까지 가고야
말겠다던 애초의 야심찬 계획은 이기령접근의 어려움과 동해바다의 유혹(?)으로 인해 한계령까지 가지 못하고
하루 더 머무르고도 구룡령까지밖에 진행하지 못했습니다...비록 한계령까지 가진 못했지만...첨으로 겪은
비박의 추억...도솔님과 함께한 동해바다에서의 추억..그리고..이번 대간산행의 하이라이트.. '멧선생'과 마주친 일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간산행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자..그럼...먼저 이기령~삽당령 구간 산행기 올립니다..
1. '동해시'를 향하여...
떠난다....대간을 향하여.... 두달만의 대간산행이어서인지 나 자신도 모르게 들떠 있었어...룰루랄라...
비박을 감행(?)하며 5일간 산짐승이 되어야 했기에 준비물도 만만치 않았어...몇일전부터 교통편, 혹시나
민박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에...숙박시설도 알아보고...진행할 구간에 대한 정보를 이미 프린트해서 준비해
뒀지...이것저것 짐을 싸다 보니까...흐미...내 쪼매난 배낭이 터질려구 하네...하긴 4박 5일 일정에 40리터
배낭메고 가는 넘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좋은이(박처자)에게 빌릴 침낭도 넣치 않았는데...배낭이 벌써
이러니..큰일 아니겠어...어쩔 수 없이 불필요하다 싶은거 빼고 나니까...에구..그래도 침낭 넣을 공간이 없는거야..
에라 모르겠다..안되면...침낭도 배낭에 매달고 다니지 머...집을 나서서 침낭을 받으러 박처자에게 가는 길은
디기 멀더만...직선거리론...금방인데 지하철을 타고 빙 돌아가니까...한시간이나 걸리네...덴장덴장...
석계역에 도착...조금 기다리니...박처자가 나오기에...방가방가..하고는...침낭이랑 매트리스가 든 쇼핑백
...그리고 예매를 부탁했던 차표를 받아들고 가려니...박처자 하는 말이...쇼핑백 안에 집에서 만든 샌드위치
있으니...맛나게 먹으라네...글구....술도 들었으니...정상주 하라고 하는구먼....눈물이 앞을 가렸어...
역시...산꾼을 생각해주는건 박처자밖에 없구먼...
석계역에서 강남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는길도 무쟈게 머네...밤 11시 30분 버스인데....흐미...시간은 자꾸만 흘러
벌써 11시에 가까워지고...미리 도착해서 행님들과 준비물 맞춰보고 준비할 게 있으면 더 준비하려 했는데...쩝..
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어...부리나케 뛰어 대합실로 들어서니...두 행님들이 기둘리고 계시는데...허거거..
행님들의 배낭은....흐미...내 배낭의 딱 두배더만....두분다 산만한 배낭(80리터)을 들고 오셨는데....내 배낭을
보더니....'야~ 너 배낭이 이게 뭐냐? 없으면 내거 빌려달라고 하지...' .....머쓱해져...배낭을 풀고 다시 배낭을
싸니...침낭을 넣으니...지퍼조차 잠기질 않고...하는수 없이 행님들 배낭에 내 짐 몇 개를 넣는 하극상(?)을
일으키고서야...내 쪼매난 배낭의 지퍼는 닫겼지...버스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오르니...마지막 휴가기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해 심야버스임에도 빈자리가 없었어...우리도 뒷좌석에 자리를 잡고...자다깨다 하다보니..
어느새....낯선 도시 '동해시'에 도착한거야..(2003년 8월 10일 03:20)
# 1. 동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멀리 불빛 아래...양창훈님, 영혼마차님...
2. 이기령으로 가는 길은 멀기도 하여라....
형광등 달랑 하나만이 켜져 있는 동해고속버스터미널...역시 관광도시인지라 터미널 앞에는 밤늦게까지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많았어...관광객이 내리자마자 손님을 부르는데....한 택시기사양반이...어디까지
가냐고 하기에....이기령까지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바로 타라고 하더만....요금이 얼마나 나오느냐고 하니..
그건 말하지 않고 무조건 타란다...흠냐....이거야 원...얼마나 나올런지....머...어차피 시내버스를 타고 백봉령까지
가서 백봉령 간이 휴게소의 코란도를 타고 갈 예정이었기에...택시에는 별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허허 그 양반..
아예 택시를 우리 옆에 대고는 계속 타라고 윽박(?)지르네...우리 때문에 다른곳 가는 손님들 놓쳤다고..빨리 타라고
하는데...허허..우리가 언제 탄다고 그랬던가...그냥 혹시나 요금이 얼마나 나오나...그것만 알아보려 했는데 말이야..
사실...요금이 3만냥 안쪽이면...그냥 타려고 했거든....근데...이 양반...끝까지 요금은 얘기하지 않고...타라고만
하네...쩝....결국 창훈행님이...'저희 버스 타고 갈겁니다...' 이 한마디에...투덜대며 가버리는 기사양반....
터미널에서 다시 짐을 정리하고 아침운동 나온 어느 아저씨에게 시내버스를 타는 종합터미널이 어디인지 물어
남쪽으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종합터미널에 도착하니 새벽 4시....첫차(첫차라고 해봐야...새벽 5시 반에 한 대
오후 4시 20분에 한대...이렇게 하루 두 번 다니는 백봉령행 15-3번 버스) 시간까지 여유가 있고 아직 터미널 문도
열지 않아 마차행님은 터미널 앞 공터에 매트리스를 깔고 부족한 잠을 채우고...나와 창훈행님은..모기에 뜯겨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어느새 날이 밝아오고...터미널 문도 열렸어...터미널 안에 들어가 차를 기다리는데
터미널 밖에서 추위에 몹시 고생한 듯 초췌한 얼굴로 들어서는 처자들이 있으니...어라....서울에서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20대 초반의 처자들이네....흐미...이참에...저 처자들이랑 조인트해서..바다로 놀러나 갈까? ^^
인터넷을 통해 5시 반차로 알고 있었는데...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고...5시 50분이 되어서야 터미널로
들어서는 버스에 올라...백봉령까지 1인당 950원이라는 싼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았어...버스는 지방도시치고는
넓게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바다가 보이는 동해항을 지나 서쪽으로 서쪽으로...높은 두타, 청옥의 백두대간으로
향했어...마을하나하나를 지날때마다 시골아지매들이 한분 두분 타기 시작하더니...이젠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시골 아지매, 할매들로 버스는 꽉 찼어...자리가 없으니 아지매들은 버스 바닥이 안방인냥...자리를 잡고 앉고..
보아하니...어느곳으로 품팔러 가는 분들인듯 서로 아는척들 하시네...그중 한 아지매는 커다란 눈깔사탕봉지를
들고는...뒷좌석부터 하나씩 돌리는데...우리에게도...'총각...하나 먹어봐...맛 좋아..'....모든 분들께 하나씩
돌리고 마지막으로 기사양반 입에도 하나 넣어주고....허허...참...시골인심...눈물겹지 않아?
한 아지매의 도움으로 백봉령에 무사히 도착하고 보니....우와...동해에서...무려 1시간 7분이나 걸렸어...
만약 택시를 타고 왔다면....여기서 이기령까지 가는 거리가 있으니까...아마...5~6만원은 족히 나왔겠지?
아까 택시기사 양반이 왜 요금을 말하지 않고 계속 타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겠더라구....그만한 요금 내고
올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지....아따...그 양반...참...2850원에...이곳까지 이렇게 편하게 왔는데 말이야..
택시탔으면...큰일날뻔 했어...우린 가난한 대간꾼이잖아....^^
백봉령은 오르는 길은 무척이나 길고 험했어...해발고도 0인 동해에서 해발 780인 이곳의 고도차를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하지...찬 바람이 부는 백봉령에 내려서서 백봉령 간이휴게소를 찾았어...고개정상에서 동해쪽으로
50여미터 떨어진 곳에 얼기설기 지은 건물하나가 눈에 띄어 혹시나 그게 휴게소인가...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다가서니...그곳이 간이휴게소 맞더라구..식탁이 있는 곳에 들어서니...막 잠에서 깨어난 주인부부가...이른
시각에 왠 불청객인가 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더군...주인아저씨께 물었지...'저..이기령까지 운행가능한가요?"
'이기령까지...글쎄요...작년 수해복구가 아직 덜되어서...차량운행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허거거....
이기령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하지 않다면...이건 낭패가 아닐 수 없는거야...이기령까지 가야만...지난번에 진행했던
구간을 이어갈 수 있는데 말이야...자...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창훈형은...백봉령에서 이기령까지 대간을 따라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자고 하는데...흐미...그러면...왕복 최소 9시간인데....진심으로 하는 말씀은 아닌거 같고....
전전긍긍하고 있으려니...주인아저씨...'이기령까진 못가도...그 아래까지는 갈 수 있을거에요...'
주인아저씨 지도를보더니...이기령 바로 아래 임도까진 갈 수 있을거라 하는거야...휴~~~ 다행이다...
이제...이기령까지 갈 교통편은 해결되었으니...뭘 좀 먹고 가자는데 의견이 모아져 라면 하나씩 시켜 먹고 나서
어차피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기에 무거운 배낭을 벗어놓고 물통 몇 개만 달랑 들고선 주인양반의 코란도에
타고 이기령으로 향했어....자...이기령까지 가는 길 곳곳에 작년 수해의 흔적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채 남아있어
조심스럽게 차를 운행하여 부수베리를 지나 이기령으로 향하는 계곡으로 올라갔어.. 그런데...이런 덴장....
계곡 입구에...무슨 휴양림입구 표지판과 함께 철문이 굳게 잠겨져 있더라고...이런 덴장덴장.. 주인양반 말이...
여기서 걸어가도..30분이면 간다는 말에...그나마 위안을 삼고 그곳에서 내려 철문을 우회하여 임도를 따라
이기령으로 오르기 시작했어....임도는 산중턱을 깎아 만들었는데 웬만한 중형트럭도 다닐 정도로 넓고 잘 닦여져
있었고 깊은 계곡과 주변 소나무숲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었어...MTB 하는 분들이 딱 좋아할 만한 길이더만....
중간중간에 보수 공사를 하는 곳을 지나고...계속 오르는데...흐미...이건 아무리 올라도...이기령이 나타나질 않는거야...
이기령으로 향하는 송전선을 바라보며 꽤나 빠른 걸음으로 꾸불꾸불한 임도를 걷기 1시간 20여분이 지나서야
비로소 눈에 익은 지형이 나타나니.....그제야...지난산행 탈출지점이자.. 이번 산행 출발지점인 이기령에 도착한거야...(09:05)
# 2. 10여분을 걸어 백봉령행 버스를 타게 될 동해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 3. 동해종합버스터미널에서.....셀프타이머샷...^^
# 4. 5분여 늦게 온 백봉령행 15-3번 버스에서...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이른시각에 어디를 가시는지...
# 5. 드뎌...멀리 보이기 시작한 두타, 청옥 구간...
# 6. 무릉계곡 갈림길에서....지난해 수해의 흔적이 곳곳에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 7. 백봉령 포장마차 아저씨의 코란도를 타고 부수베리 휴양림 입구까지 왔습니다...돌아가는 백봉령포장마차 코란도...
# 8. 아담한 계곡이었습니다. 이곳부터 출입금지구역이라 조용하지만...제 바로 뒤부턴...꽤 많은 피서인파들의 텐트가 울긋불긋했습니다..
# 9. 이기령으로 오르는 임도를 따라.....이기령까지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멀더군요...
# 10. 역시....이기령으로 오르는 임도에서....영혼마차님,
양창훈님...백봉령에 배낭을 두고 왔기에 비무장(?)상태입니다...물론 약간의 물을
챙긴 배낭은...쫄따구인...제가 메고
있습죠...^^
# 11. 멀리...이기령을 지나는 송전탑이 보이시나요?
# 12. 깨끗하고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계곡....
# 13. 강원도 지역에서 본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14. 드뎌....이기령에 도착했습니다...대간에 접근하기 위해 무려 8km나 걸어온 셈이지요...저 아래 노란 안내판 있는 곳이 이기령입니다...
# 15. 저도 한컷...남겨봅니다...
# 16. 이기령을 지나는 거대한 송전탑...
# 17. 이기령에서 만난 홀로대간꾼에게 부탁해 한장 찍어봅니다...
3. 이기령 ~ 원방재 (09시 20분 ~ 10시 45분 : 1시간 25분 소요)
임도를 따라 이기령까지 빠른걸음으로 올라오느라 힘이 다 빠져...이기령 표지목옆에 주저 앉아 쉬고 있으려니
청옥산에서 비박을 하고 새벽에 출발했다는 홀로대간꾼 한분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사진 몇장 찍고
나서 백봉령을 향해 출발했어...오늘 가야할 삽당령까지는..최소한 12시간 이상은 걸리기에...제법 빠른 걸음으로
상월산을 향해 나아갔어....그러나...그때 우린...이미..이기령으로 초고속으로 올라오느라 오버페이스를 했기에
무척 지쳐있었거든...상월산으로 오르는 첫 발걸음은 경쾌했어....약 20여분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산림청에서
세운 상월산 푯말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했으니...이곳은 상월산이 아니고 상월산 전에 있는 970.3봉이었어...(09:37)
즉 잘못된 푯말이었지...상월산은 맞은편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데 말이여...맞은편 상월산을 바라보며
우측 아래로는 멋진 암봉을 바라보며 20여분쯤 무척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 안부에 도착...다시 약 20여분을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진짜 상월산에 도착했어(10:00). 진짜 상월산 정상엔 고사목에 '상월산'이란 푯말이 걸려 있는데
이곳이 진짜 상월산이란 말이야...전망도 제법 좋아서...화창한 날엔...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일 것 같은데...
박무가 짙게 껴서 바다는 거의 보이지 않았어....넘 안타까웠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상월산에서 원방재로
내려가는 역시나 무척 가파른 길을 40여분 내려가 샘터가 있다는 원방재에 도착했어...(10:45)
# 18. 반가운 대간표지기를 발견했습니다....홀대모 반란군 대장님이신 '달님'의 대간표지기...
# 19. 산림청에서 세운 상월산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 헬기장...그러나 이곳은 상월산이 아니고 상월산 직전 970봉이랍니다...
# 20. 970봉에서 바라본 상월산...
# 21.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던중....동쪽 아랫쪽으로 멋진 암릉이 눈에 들어오네요..
# 22. 상월산 정상의 상월산 이정표(?)
# 23.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상월산 정상의 고사목....
# 24. 상월산에서....
# 25. 이후 엄청난 잡목숲을 뚫으며 대간길은 이어집니다...
# 26. 원방재랍니다....원방재에 있는 표언복님의 이정표...중요한 정보는 고맙습니다만...소요시간은...너무 자기위주라...믿을게 못됩니다..
# 27. 원방재에서...양창훈님...멀리 30여미터 전방쯤에 샘이 있답니다...
4. 원방재 ~ 전망바위 (10시 50분 ~ 12시 13분 : 1시간 23분 소요 - 휴식시간 20분 포함)
지도를 보면...원방재 좌측에 우리가 아침에 이기령을 향해 올랐던 임도가 있다기에 마차행님이 갔다 오시더니..
"야~ 아까 우리가 올라올 때 좌측에...봉고차를 대놓고 약수를 뜨던 사람이 있던곳...바로 그곳이야...'....
흐미....우리가 지나친 그곳..우린 그곳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야....우린...왜 그 먼길을 돌아야 했을까?...이유는...
"우리는 대간꾼이기 때문이지....."
이곳에서 물을 뜰까 하다가....백봉령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냥 가기로 했어...나중에야 알았지만...큰 실수였어.
나중에 물이 없어서 얼마나 고생했다구.....어쨌든....원방재를 출발하여 30여분을 잡목을 헤치며 오름길을 계속
올랐어....이때부터 서서히 몸상태가 좋치 않은거야....흠냐...넘 오랜만에 산에 와서 그런가?...아니면..나혼자
물 몇통을 넣은 배낭을 메고 빈몸으로 가는 행님들을 쫓아가서 그런가?....맨 뒤에서 천천히 쫓아가다 어느 공터가
나와...염치불구하고...쉬었다 가자고 했지...한 20분쯤 쉬면서 이것저것 행동식을 먹으면서 원기회복되길 기다리는데..
흠냐...몸상태는 여전히 안 좋고...휴식을 끝내고 그곳을 출발...다시 20여분을 매우 가파른 오름길을 매~우 힘겹게..
헥~헥~ 거리며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있는 어느 봉우리(1022봉)에 도착했으니...그때는...지난번 설악산에서 탈진했을
때처럼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게 넘넘 힘든거야...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내려서는데....맞은편 봉우리(987봉)가 저 앞에
우뚝 솟아 있는데...이 넘의 내리막은 무척이나 가파르게 끝을 모를 정도로 한참이나 내려가더라구...덴장덴장...
그나마 내림길은 걷기가 수월하지만...맞은편 봉우리에 올라갈일 생각하면...덴장...내려간만큼 다시 올라가야하기에.
내림길이 그리 달갑지 않았어...그렇게 한참을 내려가 안부에 닿고 이내 987봉으로 오르는 도중에 좌측으로 전망이
무척 좋은 전망바위가 있어...또 염치불구 쉬었다 가자고 행님들의 바지를 잡고야 만거야...
# 28. 어느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며...지도를 살펴보고 있습니다...셀프타이머샷...
# 29. 전망바위 직전 봉우리 헬기장...
# 30. 가야할 대간길을 바라보며....오름길과 내림길이 반복되니...무척 힘이 듭니다...
# 31. 전방바위에서....좀전 헬기장이 있던 봉우리를 배경으로.....양창훈님, 영혼마차님...
# 32. 전망바위에서 바라본....헬기장이 있던 봉우리....저곳에서 내려오는 길이 무척 가팔랐습니다...
5. 전망바위 ~ 백봉령 (12시 26분 ~ 14시 정각 : 1시간 34분 소요)
지친몸을 바위에 눕히니...잠은 쏟아지고...이거..전형적인 '탈진'증세일세....허허..참...이제 물도 얼마 남지 않았고..
갈길은 아직 멀고...쩝...그러나...이곳은 그렇게 누워만 있기가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이었어...
이 좋은 구경거리를 그냥 지나치면..나중에 얼마나 후회하겠어? 일어나 앉아...주변을 둘러보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정신이 좀 들더라고....디카를 부지런히 놀려 사진 여러방을 찍고는...백봉령을 향해 출발했어...
생각보다 987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았지만....지친 대간꾼에게...한걸음 한걸음이 천근만근...오름길을
올라갈 때...버벅대며 뒤쳐진 걸음걸이를 평지나 내리막을 내려갈 때 조금 빨리 걷는 방법으로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고자 했지......점점 더 힘이 빠지고...그러면서도...사진찍는답시고...디카 꺼내 사진 찍다보니...앞서가던
행님들이 나를 기다리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지...에구 송구스러워라...하지만...점점 더 힘은..빠지고....
이후론 큰 봉우리가 나타나진 않았지만...상월산에서부터 계속된 엄청난 잡목의 저항과 탈진증세로 인해
조그마한 언덕이 나타나도...겁이 덜컥덜컥 나고...힘겹게.. 정말 힘겹게 오름이 반복되었어....영원히 백봉령은
나타나지 않을 것처럼 말이야....987.2봉(12:43)을 지나고 832봉을 지나(13:23) 우측으로 간벌한 흔적이 있는 곳을
지나도...백봉령은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그러나...'걸어야 내땅이다'란 말처럼...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니...우측 멀리
백봉령을 지나는 도로가 보이고...차소리도 들리니....이젠 다왔구나 싶지만..그래도 나올 듯 나올 듯 백봉령은
나오지 않고...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지쳤을 무렵에야 송전탑 하나가 서 있고...맞은편...산허리가 잘려나간
자병산의 퀭한 모습이 들어오는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한거야..(13:55)...바로 저 아래가...백봉령인데....저기에만
가면..다시 원기회복된다는 보장도 없지만...그래도...그곳에만 도착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하는 심정으로...
힘겹게 힘겹게 내림길을 내려가......도로에 내려서며...다시 우린 백봉령에 도착하게 된거야...(14:00)
# 33. 힘든 와중에도.....예쁜 들꽃은 그냥 지나칠수 없겠죠? ...이꽃의 이름은?
# 34. 같은 종류의 들꽃같은데...색깔만 틀리다는...
# 35. 아~......이게 왠일입니다...드뎌...백두대간
최대의 훼손현장인 자병산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원래는 봉우리가 우뚝솟은 산이었으나
보시다시피...산의 정상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 36. 삽당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대간길은...희미하게 보이는 철탑으로 이어집니다...
# 37. 백봉령으로 내려서기 직전에 있는 송전탑 아래에서...
6. 백봉령에서....점심식사 겸 오침...(14시 ~ 16시)
지친 발걸음으로 백봉령 간이휴게소에 들어서서...휴게소 뒷편 수돗가로 느릿느릿 걸어갔어...물을 못마시고
산행한지 한시간이 넘은지라...두 행님들 수도꼭지에서 입을 떼지 않더라구...좀 기다렸다...나도 역시나..
물먹는 하마처럼...거의 그 자리에서 1리터는 마셔댄 것 같아...꿀꺽~ 꿀꺽~~~~ 물을 먹고 나니...배가 고프네..
라면 끓일 힘도 없고...그래서..또 라면을 시켰어...그러면서...혹시나...공기밥도 파냐고 했더니...공기밥은 취급
안하신다하시더니...밥솥에 밥 있으면 좀 내오겠다 하시네...흐미...고마운거...라면이 나오기 전에...2000냥짜리
솔잎주 한잔씩 마시며 피로를 풀고...김치와 삶은 계란, 그리고 뒤늦게 나온 라면을 안주 삼아 1.5리터 페트병에 든
동동주를 해치우고...같이 나온 밥까지 훌훌 말아서 먹은 다음에야...그제서야...심이 좀 나더라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아침나절 힘겹게 산행을 한 이유가...두가지로 압축되었어...첫째..이기령까지 오르는 길에
오버페이스 한 것...둘째....이기령~백봉령 구간을 만만하게 보고 행동식과 식수를 조금 준비한 것...바로 그 때문이지..
밥을 먹고 나서 계산하려니....공기밥 값도 안 받으시고...삶은계란값도 안 받으시고 라면값과 동동주, 솔잎주값만
계산하시네....외모와는 다르게 인심이 무척 좋다는 어느분의 말씀처럼...두분 인심은...옛 시골인심 그대로였어
자...이제 출발은 해야겠는데...밥도 먹고 물도 먹고...거기에 술도 어느정도 들어갔으니....노곤해지는건 당연한거
아니겠어...원래 오늘 목표인 삽당령까지는 최소한 8시간 거린데...아무래도 거기까진 못갈 것 같고 해서 중간에
비박을 하기로 하고...천천히 출발하기로 했지...그러고 나서...휴게소 옆 마당에 매트리스를 깔고 오침에 들어간거야..
'드르렁~ 드르렁~'....나 사실 코는 안 고는데...피곤하면 코를 골거든....한참 단잠에 빠져들다 내 코고는 소리에
깨어 일어나니...게슴츠레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니...두분 행님은 이미 일어나 출발준비를 하고 계시고...휴게소엔
새벽에 댓재에서 출발해서 이곳까지 오셨다는 한무리의 단체산행객들이 '저 놈은 뭔데 마당에서 디비 자고 있는가...'
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더라구...흐미..*팔려......으쌰...그래도..한 한시간 정도 자고 나니...이젠
완전히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것 같아 다행이었어....역시...난 물심, 밥심, 술심으로 가는 대간꾼인가벼...
다시 배낭을 주섬주섬 챙기고 떠날준비를 하려는데...휴게소 주인양반께서...오늘 일기예보에...저녁에 비온다고
하니...그냥..여기 재워줄테니까...자고 가라 하시네...정말 눈물겹게 고마운 말씀이지만...우리가 누구여?
비가 오나 눈이오나...천둥이 치나 벼락이 내리꽂으나...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독한 대간꾼이잖여...
호의를 완곡히 사양하고...출발하려 하니....주인아저씨 曰....우측 산으로 올라가지 말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결국 우측으로 가던 대간길이 그 도로와 만나게 되니...좀더 쉬운 곳으로 가라고 하시는데....
지도를 보니..특이하게도 이 곳은 대간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곳이더라구...아니...도대체 그럴 수가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이건 이곳의 특이한 지형에 의한 것이야...고딩때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들어본적
있지? 응? 없다구? 그러니까...수업시간에 졸면 안된다니깐....어쨌든..그런게 있는데...석회암이 있는 지역에
나타나는 지형으로...석회암 내부에 동굴같이 것이 생겨 땅이 움푹 함몰된 그런 지형을 말하는 거거든...
이제 이해가 가는고? 즉..산자분수령에 의거한 백두 대간길이 양갈래로 갈라진 요상한 현상이 벌어지는건..
카르스트 지형을 이해하면...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지....뭐? 그래도 이해가 안가? 음..그럼 지금 바로 고딩
지리 교과서를 펴도록 하세요...자...어쨌든...아저씨는 우리가 좀더 편한길로 가라고...그런 편법을 가르쳐
주었지만...우리가 누구여...누누히 얘기하지만...우린 독한 대간꾼 아닌가벼...우린...가열차게..정통대간길..
그것도...자병산의 훼손현장을 두눈으로 볼 수 있는 우측 대간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지.....(16:00)
# 38. 생각보다 힙겹게 백봉령 휴게소에 도착,
라면과 맛난 김치를 안주삼아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어봅니다...막걸리
맛도
끝내주고...솔잎즙차 역시
꿀맛이었습니다....게다가...배고픈 대간꾼에게 밥과 삶은 계란을 덤으로 주시는
주인아저씨,아주머니의
푸근~한
인심에 이 글에서나마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 39. 백봉령 포장마차앞에서....
# 40. 백봉령 포장마차.....주인아저씨,아주머니의 인심이 한마디로...Good입니다요~~~
# 41. 강원도 정선과 동해를 잇는 백봉령 고갯마루...
# 42. 백봉령에서.....뒤에 계신분들은 댓재~백봉령을 종주하시고 식사중이신 타산악회분들입니다...
# 43. 저도 한컷...백봉령으로 내려올땐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보일만큼....그렇게 힘들었지만...포장마차에서...밥,술,물을 충전해주니
...밥심,술심,물심이 합쳐져..힘이 불끈불끈
나데요..
7. 백봉령 ~ 45번 철탑 ( 14시 정각 ~ 17시 13분 : 1시간 13분 소요)
백봉령을 떠나기전...백봉령 고갯마루 정상에 있는 '아리랑의 고장 정선군..어쩌구 저쩌구 ~~'하는 비석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가려는데...단체산행객들이...그 위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어쩔 수 없이 멀리서 한컷 찍고는
우측 나무울타리 옆으로 난 정통대간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어...이동통신중계탑을 지나 시작되는 대간 초입은
초입부터 산신령께 절을 하라고 하듯이 큰 나무가 가로놓여 쓰러져 있어 그 밑으로 절을 하다시피 기어서여 통과
할 수 있었어...이제부터 두 행님들은 커다란 고상보따리를 짊어메고 가기에...눈에 띄게 진행속도가 떨어지더라구..
나야..머...원기회복했으니...맨 뒤에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쫓아가는데...창훈행님은 몰라도 마차행님은...무거운
배낭무게에 많이 버거워하시는 듯한 눈치야...ㅋㅋㅋ...이때..대간길 한 나무에 걸려있는 표지판에 눈에 들어오니..
흐미...'이곳은 석회석 광산으로...발파시 돌이 날아들 수 있으니 조심하시오...' 뭐 이런 내용이 적혀져 있는 표지판
이었어...아...드뎌...백두 대간 최대 훼손현장인 자병산에 가까워졌음을 느꼈지...천천히 첫 번째 고개를 넘어 엄청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다...우측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광경은....경악...그 자체였어...좀더 자세히 보기 이해
출입금지 철망을 넘어 들어가 절벽위에 서니....아~~~ 이럴수가~~~!!!....상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큰 석회석
광산의 규모와 완전히 잘려져 하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자병산의 모습을 보니....기가 차더만...이 광경을
환경부장관이나...노통한테 꼭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여러분도...사진으로 보시면 알시겠지만...
기가 막힐 뿐이야...착찹한 마음을 뒤로 하고...다시 대간길에 오르니 얼마 안가 대간길이 아예 채석장으로
들어서더만...대형트럭이 오가는 뿌연 먼지가 휘날리는 채석장 운송로에 오르니...이런..덴장..이렇게 파헤쳐
놓으니...어느것이 대간길인지 알 수가 있나...한참을 대간길을 찾다...맞은편 멀리 무슨 안내판이 서있는곳
옆에 대간리본 몇 개가 나풀거리는걸 어렵게 발견하고선 다시 대간길에 오를 수 있었어...안내판 좌측에 있는
호스에선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기에 세수하고 물한모금 마시며 갈증을 풀었지...처참하게 잘려나간
자병산 채석장을 뒤로하고 다시 경사가 무척 급한 임도를 올라...숲길로 들어섰어...백봉령에서부터 줄곧
송전탑이 대간 마루금과 함께 하더만...허허...여기서...내 생식능력(?)의 0.001%가 깎이는구나...-_-;;;
두개의 철탑을 차례로 지나친 후 마지막 철탑인 45번 철탑에 이르기까지 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었어...
# 45. 이동전화 기지국 같기도 하고....
# 46. 숲으로 들어서는 길....산신령께 절이라도 하라는 걸까요? 정말 절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통과할수 없게끔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 47. 에구..무서버라.....우리를 바짝 쫄게 만드는
안내판....원래 대간길은 자병산을 거쳐가야만 하지만...자병산 자체가 통째로 날아간
상황에서 부득히 대간길은 약간 우회를
하게 됩니다...
# 48. 아....이게 뭡니까? ....훼손현장이 얼마나
큰지는....사진속에 보이는 대형덤프트럭이 개미처럼 보이는 것으로 알수 있겠지요...
추풍령의 금산에 이어....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정말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 49. 이런걸 볼때마다...딜레마에 빠집니다....제가
이렇게 욕을 하고는 있지만...사실....우리 주변에선 이곳에서 나온 석회석을 이용해
인간의 생활을 편하게 하는 곳이 많을테니까요....초가집에서
살수는 없는 노릇이고....
# 50. 씁쓸한 마음을 가슴한켠에 숨겨두고 대간길을 나아갑니다...
# 51. 채석장으로 들어가는 공사차량들이 다니는 길로 대간길이 잘려졌습니다.
.
# 52. 채석장을 가로질러 대간길을 찾아 오릅니다.
이곳에서 잠시 대간길을 찾지 못해 주춤거렸습니다. 대간길은 멀리 안내판 좌측 임도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좌측으로 트럭이 정차해있는곳
앞쪽에 식수로 이용할수 있는 물이 콸콸 나옵니다...
# 53. 채석장을 벗어나 대간으로 오르는 길....
# 54. 저희가 내려온 길(송전탑을 따라..)이 있는 대간도....이곳에서 보니...반쪽이 잘려져 나갔더군요...
# 55. ...씁쓸한 마음뿐입니다....그리고...힘들기도 하고...
# 56. 임도를 따라 한참이나 대간길이 이어집니다...백봉령에서부터 무거운 비박장비를 넣은 배낭을 들고 가서인지 산행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8. 45번 철탑 ~ 796봉 너머 안부 (17시 13분 ~ 18시 40분 : 1시간 27분 소요 - 휴식시간 22분 포함)
45번 철탑을 지나고 임도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간길이 계속되었어...잠깐 임도를 벗어나 매우 급하고 미끄러운
내림길을 내려가 다시 산을 돌아 내려온 임도를 따라 가다 주변의 산딸기를 맛보기도 하면서 계속 나아갔어.
날은 점점 어두워지는데...오늘 목적지 삽당령까지는 갈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지는 가운데 지도를 보면서
적당한 비박장소가 있으면 중간에 비박을 감행하기로 결정했어. 첨엔 석병산에서 비박하려다 무거운 배낭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면서 908봉 헬기장, 922봉 헬기장...이렇게 우리가 결정한 비박장소가 점점더 짧은 거리로
당겨지게 되었어...하늘엔...백봉령 휴게소 주인아저씨의 말처럼...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잔뜩 흐려있고..
그 와중에 우리는 자그마한 헬기장이 있는 796봉에 도착...뽀갠 라면 안주삼아 양주를 마시며 힘을 돋우었지...
그런데...드뎌 우려했던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는 거야...덴장..덴장...이보다 더 많은 비가오면 더 이상의
산행은 어려워지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두세시간의 야간산행을 각오하며 922봉을 향해 출발했어...
그.러.나...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굵어지며... 이내 하늘에서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지 뭐야...
자....산행 오늘 하루만 할 것 아닌데....비를 맞으며 무리하게 산행을 하지 말고 근처 적당한곳에서 비박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어...적당한 비박장소를 찾아 나아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불지 않고 비교적
넓은 안부에 도착...잠자리를 만들기 시작했어...
# 57. 아직도 산딸기는 남아있으니....
# 58. 잠시 휴식을 취하며....셀프타이머샷...
# 59. 남녀노소를 가릴것 없이 산딸기만 보면....다들 동심으로 돌아가는듯 합니다....영혼마차님...
# 60. 796봉에서...이름 모를 들풀....촛점이 안 맞았다는....
# 61. 796봉 헬기장에서......이때부터 비가 한두방울씩 내리더니....
# 62. 양주에....뽀갠 라면 안주라......어울리나요?
9. 첫경험......이런게 '비박'이구나...
자...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비박'이란걸 나도 하게 되었지 뭐야...ㅋㅋㅋ...룰루랄라...어릴 때 야영온
기분이랄까...먼저 육군 출신 창훈행님이 텐트후라이를 주변 나무에 줄로 묶어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설치했지. 그 밑으로 아래쪽엔 배낭과 신발을 넣고 위쪽엔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매트리스 침낭을
차례로 깔아 ...드뎌 우리의 백두대간 특급호텔이 완성되고 만거야...이제 집을 지었으니...그 담엔...
배를 채워야겠지...오늘 저녁 메뉴는...김치찌개, 저지방햄, 대구포, 풋고추, 김, 그리고....ㅋㅋㅋ 양주..
사실...쫄따구인 내가 바리바리 준비해야 하는데....오늘 컨디션이 넘 안좋아서...글구 첨하는 비박이라..
거의 모든걸 창훈행님과 마차행님이 준비해주셨거든.....황송할 따름이지....죄송하기도 하구...^^
꿀맛같은 저녁식사를 끝내고선...우린 첩첩산중 백두 대간...칠흑같은 어둠속의 대간 마루금에서
이른 잠자리에 들었어. 빗소리를 들으며....고요한 산중에서의 비박....정말 운치있었어...정말....
비가 새기전까진 말이야....T.T....한 두시간정도 잤을까? 등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느낌에 깜짝 놀라
잠을 깨고 말았어. 차가운 느낌....아니...축축한 느낌이라고 해야겠지...덴장...비가 새는 거야..글세..
45도 각도로 친 텐트 후라이라면...비가 샐리 없는데....쩝...알고 보니...오래된 후라이라서 박음질한
부분으로 물이 새더라고...사실 물이 새더라도...침낭카바만 있으면 상관없는데...이번산행을 준비하면서
침낭카바는 필수라는 말을 들었지만....살까 말까 망설이다...그냥 비닐로 떼우기로 했거든...근데 비닐을
가져오시기로 한 마차행님이 비닐을 안 가져 와서...그냥 우의로 침낭을 둘둘 말아서 잤는데...우의는....
고인 물에는 영 쥐약이더군...그냥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튕겨낼 뿐이었어....양옆으로 자는 두분 행님들은
침낭카바를 준비해오셨기에...두행님들에게 떨어지는 빗방울이 침낭카바를 튀기며 가운데 있는 나에게로
쏟아지니...흐미...환장하겠네...한시간동안 이리 저리 물을 피해가며 잠을 청해보려 하지만...점점 더
후라이로부터 떨어지는 빗방울의 양은 늘어나고....결국 이리저리 뒤척이는 내 기척에 두분 행님도 잠이 깨고..
비가 많이 새지 않는 창훈행님과 자리를 바꾸고 마차형의 노란색 우의를 입고 이미 젖어 버린 침낭을 껴안고서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어...잠이 얼핏 들었나 싶었는데...이번엔...또 무언가가 내 목덜미를 핥는 느낌에
깜짝 놀라 일어나니 무언가 '후다닥~' 소리를 내며 달아나고....자그마한 산짐승이었나봐....에구 놀래라...
그렇게 고생고생 해가며 달아네 첫비박의 짜릿한 순간이 지나가고 아침이 왔어...
# 63.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은...결국 가랑비로
이어지니...조금은 이른 시각이지만 산행을 중단하고 비박에 들어갑니다...
텐트후라이를
펼쳐서 위에 기울어지게 걸어 비를 막고...아래엔 돗자리(?)와 그 위에 매트리스,
침낭으로 완벽하게...^^
맛난 저녁식사를
준비중인 양창훈님...영혼마차님..
# 64. 밥이 다 되었나? 비와 땀에 젖은 옷을 벗고 뽀송뽀송한 새 옷으로 갈아입으니...날아갈것 같구먼유~~~
# 65. 푸짐(?)한 비박 첫날 저녁식사...밥, 김치찌개, 풋고추, 고추장, 김, 황태채, 그리고 저지방햄.....아..글구..술이 빠질수 없겠죠? ^^
# 66. 식사를 마치고 나니.....잠잘 일만 남았습니다...가운데자리가
제 자리....불을 끄고 나니...첩첩산중 백두대간자락엔...칠흑같은
어둠만이
찾아오고....오래된 후라이(?)라서 새벽 한시무렵엔 비가 새는지라...침낭카바를
준비하지 못한 저는....비에 흠뻑 젖었다는...-_-;
# 67. 물과의 전쟁을 벌이며 지겹게 버티던 새벽시간....그렇게도
오지 않을것 같은 아침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우의를 입고 침낭을
덮고
있는 제 모습 보이시죠?....침낭이 젖어들어와 어쩔수 없이 저렇게 잘수밖에 없었다는...그래도
빗물은 어김없이 속옷까지
흥건하게
적셔놓았고.....
10. 796봉 너머 안부 ~ 829봉 (8월 11일 10시 10분 ~ 11시 40분 : 1시간 30분 소요 - 휴식시간 15분 포함)
아침이 오고야 말았어...정말 힘겹게 버틴 밤이었어....내 인생에서...가장 긴 밤중 하나였을 정도로...
무척이나 시간이 더디게 간 밤이었었어....그렇지만...'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상도동 어느
아저씨가 한 말처럼....역시 아침은 오고야 만거야...아침은 어제 먹다 남은 밥으로 대충 떼웠는데도
어영부영하다보니 10시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어... 새벽까지 퍼붓던 비는 다행히
10시 무렵이 되자 가는 이슬비로 바뀌어 산행이 가능하게 되었지...사실 비가 계속 내리면...오늘 하루
여기서 더 머물려고 했거든.....축축한 침낭과 기타 장비를 챙겨넣고 속옷까지 젖어 버린 찝찝한 상태로
출발한지 15분여...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762봉을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희미하게 임도의 흔적이
있는 생계령에 도착했어. 산림청에서 세운 희미한 이정표만이 이곳이 생계령임을 알려줄뿐...임도의 흔적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만큼...희미해졌다고나 할까...잠깐 휴식을 취한후 출발...매우 급한 오르막을
용을 써서 오르다 보니...흠냐냐...넘 힘을 줬나...아래쪽에서 신호가 오는데...창훈행님과 번갈아 가며 숲속으로
들어가 속을 비운뒤... 얼마 지나지 않아 829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도착했어.
# 68. 산에서도 문화생활(?)을 즐기시는 우리 행님들...꼭 커피는 드셔야 된답니다..
# 69. 아침식사후 비가 내리는 와중에 떠날 채비를 합니다...
# 70. 비는 많이 오지 않았지만...풀숲의 빗방울에 우리들의 몸은 완전히 물에 불어있고.......생계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 71. 우비소년....아니 우비아저씨와 스머프....
# 72. 생계령 이정표...좌우로 제법 넓은 임도가 있지만...풀이 무성하게 자라...옛고갯길의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을뿐....
# 73. 모처럼 안개가 걷히며....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가운데 봉우리(762봉) 너머에서 비박을 했었지요...
# 74. 휴식을 취하며...체온을 높여주기 위해...가볍게 인삼주 한잔씩....
# 75. 노송지대를 지나며.....쭉쭉 뻗은 소나무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네요...
11. 829봉 ~ 922봉 (11시 40분 ~ 12시 55분 : 1시간 15분 소요)
부슬부슬 내리는 이슬비에...그리고 온몸에 흐르는 땀에 몸은 젖은 풀빵처럼 쭈글쭈글해지고...박처자가 준
약주(?) 한모금으로 힘을 돋우고는 출발...지도상에 노송지대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을 지나니....노송까지는
아니더라도...꽤나 운치있는 소나무숲길이 계속되었고 가끔가다 멋드러진 노송이 나타나기도 했어. 어느 쓰러진
노송에서 사진 한방 콱 박고는 가려는데 우측 뒤로 허리가 잘린 자병산의 흉칙한 모습이 서서히 걷히는 안개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거야...역시 나중에 고발사진전에 출품할 사진 한 장 콱 박고는 맞은편 무척 높아 보이는 922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꽤나 급한 내림길을 내려가서야 비로소 922봉으로 오르는 안부에 도착했어. 922봉으로
오르는 길은 이번 구간에서 가장 급한 오름길이었지...앞서가던 마차행님은 커다란 배낭무게땜시 여러번 쉬기를
반복하고....오름길이 무척이나 길어 안부부터 한걸음한걸음 세면서 올라가다보니...무려 1162걸음이나 올라서야
922봉에 도착할 수 있었어...
# 76. 쓰러진 고목에 앉아.....셀프타이머샷....
# 77. 제 가방이 무척 작아보이네요...손가방 처럼 보이네....
# 78. 봉우리가 잘려져나간 자병산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네요......이때 개스가 짙게 끼어 희미하게 보이는게 아니라....디카에 물이
물이 들어가 렌즈부분에 김이 서려서...사진이
이렇게 나왔습니다...이후로 석병산에 도착했을 무렵엔...버튼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사진이 찍히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지만....1시간을
지나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제가 디카를 너무 강하게 키우는 걸까요?
150여미터 절벽에서 떨어뜨리질
않나...설악산 계곡물에 빠뜨리질 않나....비오는날....아무렇치도 않게 사용하질
않나....고이고이
사용해야겠습니다..그래도
꽤나 정든 녀석인데...
# 79. 무척이나 힘겹게 올랐던 922봉의 모습...안부에서 정상까지 1162보.....넘 힘들어서 한걸음한걸음 세면서 올라갔습니다...
# 80. 가야할 대간길...저 안개 너머로 석병산이 있을텐데....
# 81. 대간길에서 대간꾼을 맞이해주는....노송 두그루...
# 82. 900봉 삼각점...
# 83. 잠깐 휴식을 취하며...
12. 922봉 ~ 헬기장 (12시 55분 ~ 14시 46분 : 1시간 51분 소요)
922봉까지의 오름길이 너무나 힘이 들었던지...한참을 쉰 후에야 출발할 수 있었지...자 이제부터 지도상에
가시덤불이라 표시된 지역을 통과하여야만 했지. 이곳부턴 오르내림은 심하지 않은 능선길이지만 엄청난
잡목의 저항에 산행속도는 무척 더딜수밖에 없었어... 가슴높이 정도의 가심덤불은 아니지만....꽤나 빽빽히
우거진 작은 잡목들의 저항은 글세...무시무시하다고 할까. 앞서가는 형들의 뒤통수만 보고 갈뿐..빽빽한
잡목에 내 발조차 보이지 않으니 대간길에 튀어나온 숨어있는 작은 바위들에 여러번 미끄러지고 받히고...
하여튼...지금까지의 대간산행중...가~장 잡목의 저항이 심한곳이 아니었나 싶어...그렇게 힘겹게 나아가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갑자기 뭔가 툭 튀어나오는데....산짐승인가 싶어 긴장했지만...휴...다행히도...삽당령에서
출발했다는 부부대간꾼을 만난거야...이곳까지 세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말에...우린 용기를 얻었지...
그분들은 오름길을 3시간만에 왔으니..우린 늦어도 두시간 반 후엔 삽당령에 도착할 수 있을거란 꿈에 부풀었지...
정말 허황된 꿈이었어....그 두배의 시간이 걸렸거든...^^ 아무튼 잡목지대를 지나고 스테인레스 안내판이 있는
고병이재를 지나 20여분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헬기장에 도착했어...
# 84. 가까울것만 같았던 헬기장까지 가는데 생각보다 무척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고병이재에서....
# 85. 고병이재(골뱅이재)에 있는 백두대간 안내판...
# 86. 헬기장을 향하여...
13. 헬기장 ~ 석병산 (15시 ~ 16시 05분 : 1시간 5분 소요)
잡목의 저항을 힘겹게 뚫고 헬기장에 도착...배낭을 내려놓고 쉬려는 순간...흐미...우찌 이런일이....배낭커버가
어디로 휭하니 날라가 버리고 없는거야....우찌 이런일이...띠바띠바~~~ 창훈형은...다시 내려갔다 오라는데...
흠냐...힘들어서 도저히 못가겠더라구...오늘 첨 가지고 온 반짝반짝 빛나는 새 배낭커버인데...T.T
에라. 모르겠다...그냥 쉬기나 하자....눈물을 머금고 쉬려고 하는데....뜨끔~~~ 하는 통증에 또다시 눈물이
핑하게 도는거야...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거지...지난번에 이어..또 사타구니가 헐어 버렸네...따끔따끔~~
안그래도 땀띠가 많이 나는 편인데...비에 흠뻑 젖은 바지를 입었으니 오죽했겠어....하는수없이 바지를 내리고
팬티바람에 통풍을 시키니...시원하긴 한데...것참...얼마나 꼴불견이겠어....허지만..머..누구 보는사람도 없는데..머..
긴 휴식을 끝내고 출발....어그적어그적거리면서도 쳐지지 않으려 빠르게 진행했어. 두분 행님들이 좀 서두는 눈친데..
이유는....마침 이곳에서 가까운 강릉이 친정인 도솔님이 강릉에 와 계시다는 거야....도솔님이 몸이 좀 안 좋아서
산행은 같이 못하니..산행끝나고 강릉에 와서 쉬었다 가라고 하셨다는 거지...그래서 두분 행님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하산해서 강릉으로 가고자 그렇게 서두르는 것이었어....나도 빨리 내려가서 도솔님과의 반가운 만남을
가지고야 싶지만...사타구니의 엄청난 통증은....자꾸만 발걸음을 늦추더라구....그래도...쳐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며 뒤를 좇아 자그마한 언덕 여러개를 넘어 드뎌...석병산에 도착하게 된거야...
# 87. 드뎌.....안개 자욱한 석병산에 도착했습니다....
# 88. 다시한번...우비아저씨와 스머프가 만났으니....
# 89. 순간적으로 개스가 걷히면서....석병산의 기암괴석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 90. 그 옆에 있던 거대한 암릉...
# 91. 석병산 정상부.....
# 92. 너를 보려....먼길을 왔단다.....
14. 석병산 ~ 두리봉 (16시 41분 ~ 17시 40분 : 59분 소요)
석병산은 대간길에서 살짜기 비켜나 앉아 있었어. 석병산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우측 석병산쪽으로 올라 무척 위험한 암릉지대를 넘어 맞은편 석병산정상석이 있는 석병산 정상에 올랐어.
조망이 무척이나 좋을 것 같지만...아쉽게도 산정상부는 구름으로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정상
바로 아래와 우측으로 불룩 튀어나온 석병산의 명물은 두 암봉도 희미하게 보일뿐이었어...그나마 다행인건
좀 전 헬기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디카가 다행히 이곳에선 멀쩡히 작동했다는 것이지...정상에서 다들
사진 한 장씩 콱 박고는 아쉬움에 뒤에 남아 좀더 주변을 바라보고 있으니...와우~~~ 순간적으로 구름이
걷히면서 석병산 두 암봉의 멋진 모습이 드러나는 거야....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나중에 엄청
아쉬웠을꺼야...정말 멋진 광경을 디카에 담고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행동식을 취한후 두리봉을 향해
출발했어. 지도상으로 남은 시간은 3시간 정도...행님들은 속도를 내기 시작하고....더욱더 통증이 심해지는
내...그곳...^^...바지 앞춤을 쥐어잡고 어기적어기적 뒤를 좇아...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날 무렵...드뎌
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비치니...안개낀 숲속으로 비쳐지는 햇볕의 환상적인 모습도 디카에 담을 수 있었어.
그렇게 한시간여를 진행....이름도 이쁜 두리봉에 도착했지...
# 93. 석병산(일월봉)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 94. 개스는 자욱하지만...날씨는 화창하게 개었다 봅니다....안개낀 숲속에 햇빛이 비치니...몽환적 분위기가...
# 95. 두리봉으로 가는 길에....영혼마차님...
# 96. 언젠간....이런 순간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개스 낀 숲속에 빛이 스며드는 모습을 말이지요...운이 좋았습니다...
# 97. 두리봉에서....행님들이 아그들처럼 노네요...영혼마차님...양창훈님...
# 98. 저라도... 어른스럽게....^^
# 99. 두리봉 정상에 있는 표언복님의 이정표....삽당령
55분이라....표언복님은...정말 준족인가 봅니다...저희도 꽤나 빠른 속도로
하산했지만...삽당령까진 무려 1시간
35분이나 걸렸습니다....이분은 곳곳에 유익한 정보를 담은 안내판을 달아 놓아 많은
사람들께
고마운 분이지만...소요시간에
있어서는 너무 자기개인위주의 시간을 적어놓아..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15. 두리봉 ~ 삽당령 (17시 50분 ~ 19시 25분 : 1시간 35분 소요)
두리봉 정상엔 별다른 정상석 없이 단지 나무에 걸린 표언복씨의 안내판만이 이곳이 두리봉임을 알 수 있게
해주었어. 표언복씨의 안내판에 의하면...삽당령까진 55분 걸린다는데...흐미...지도상엔 2시간 10분이라
적혀있으니 누구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되는거야...표언복씨가 엄청난 준족인걸 알고는 있지만...그래도
지도상의 시간과 너무나 차이가 나니...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가봐야...그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겠지...
잠시의 휴식을 끝내고 삽당령을 향해 무척 빠른 걸음으로 내려갔어. 삽당령으로 내려가는 길은...엄청난
산죽밭의 연속이었어. 무척이나 우거진 산죽밭...곳곳에 걸려있는 대간리본이 아니라면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을만큼 무성하게 우거진 산죽밭이 계속되었어. 한번은 젤 뒤에 쳐져서 가는데...우측 아래에서
'꾸르륵~~'하는 소리가 나더라구...흐미....멧돼지다 싶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는 허겁지겁 뛰어
행님들을 쫓아갔지...다행히 쫓아오지는 않더라구....^^ 그렇게 산죽밭을 헤치고 진행하길 한시간여...
갑자기 넓은 헬기장이 나오며(19:03) 맞은편 서산너머로 해가 지더라구....그리고 아래쪽에선 멀리 삽당령을
지나는 차량소리도 들리고....이제야 비로소 다왔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자 빠르게 내려오며 잊고 있던
사타구니 통증이 다시 도지고....아야~ 아야야~~ 헬기장을 출발 대간마루금을 따라 10여분을 내려온뒤
우측아래로 거의 직벽에 가까운 내림길을 힘겹게 내려오니...이미 해가 저문지 오래라 길이 잘 안보일
정도로 어두운 길을 따라 내려와 넓은 임도를 만나게 되고 그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며...
비로소....오늘 구간의 최종 목적지 삽당령에 도착하게 된거야...
# 100. 산행 막바지에 가서야....화창하게 날이 갰습니다.....하산길에 바라본 두리봉의 모습...
# 101. 엄청난 산죽밭을 헤치고 한참을 내려와 삽당령 근처 헬기장에 도착했습니다.....서산에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 102. 삽당령으로 내려가는 임도에서...
# 103. 드뎌....삽당령에 도착했습니다...하산하는
동안...사타구니가 헐어서...엄청엄청 고생했답니다....그래도...행님들이 빨리 내려가자는
말씀에....아무말도 못하고...어기적거리며...힘겹게
내려오니.....사타구니가...완전히...벌겋게....이래서 낼 산행을 할수 있을런지...
# 104. 삽당령에 있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포장마차....피로를 풀기 위해 칡즙 한잔(1500냥) 했답니다..
16. 삽당령에서...강릉으로...
산행의 긴장이 풀린탓인지...본격적으로 사타구니 통증은 나를 괴롭히고...이곳까지 어떻게 내려왔는지
신기할 정도로...그 고통은...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지..그래도...사진 몇장을 찍고는 힘없이 앉아 있으니
행님들은 임도 입구에 있는 간이 휴게소에서 칡즙 한잔씩 시켜놓고 부르는데...흐미...그곳까지 가는 것도
고통이요....어기적 거리며 휴게소앞 벤치에 앉아 칡즙 한잔으로 피로를 풀었지...그리고 휴게소 할매한테
양해를 얻어 쓰레기를 처리하고는...강릉으로 갈 방법을 궁리했지...휴게소 할매 말씀으로는 강릉으로 가는
차편은 이미 끊겼다고 하니...택시를 부를까도 했지만....우린 가난한 대간꾼 아닌가벼...과감히 히치를
하기로 했지...도로가에서 배낭을 깔고 앉아 지나가는 차를 잡으려 하는데....삽당령은 의외로 교통량이
아주 많은 고개인지라 지나가는 차량은 많은데...창훈행님은...승용차보단...트럭이나 봉고차 기사분들이
잘 태워준다며...승용차는 거들떠보지도 않는거야...하긴 우린 셋이나 되는데...승용차가 서더라도 문제긴 해..
마침 삽당령에 있던 공사차량 기사양반은....강릉까지 태워주십사 하는 부탁해...'싫은데요..'한마디로
거절하고....두 번째로 잡은 차량은...급브레이크까지 밟으며 서는 봉고차였어....창훈형이 얼른 뛰어가
부탁을 하니...봉고기사양반 흔쾌히 수락을 하고는 차에서 내려 손수 봉고 뒤쪽 짐칸에 우리의 배낭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어...(주)진로 강릉지점 직원이셨는데...무척 친절한 분이셨어...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작년 수해복구공사가 아직도 진행중인 국도를 따라 30여분을 달려 강릉에 도착...도솔님 집앞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시고는...창훈형이 건넨 자그마한 선물을 받자 잠깐기다리라고 하고는...오히려
우리들에게 볼펜세트 하나씩 선물로 주시면서...하는 말씀.. "'진로' 사랑해주세요..~~ ^^"
정말 멋진분이었어...우린 결심했어...이제껏 그래왔듯...앞으로 眞露만 요절내기로 말이쥐...^^
(다시 한번 강원 81 다 1865 (주)진로 직원분께 감사드립니다...)
# 105. 삽당령엔 시간마다 버스가 다닐줄 알았더니...할머니
말씀이 이미 차 끊긴지 오래라고 합니다...어쩔수 없이 지나가는 차량을
잡아
타고 갈수 밖에 없겠지요....세사람이기에 승용차는 피하고 될수있는대로 트럭이나
승합차를 골랐는데....마침 아주아주
인심좋은
진로 직원분을 만나 강릉 도솔님 댁까지 태워주시는 호의를 받았습니다...드릴게
없어 비타민을 드리니...그분도 선물을
주시겠다며
볼펜세트를 주시더군요...그러면서....眞露 사랑해달라는 말 잊지 않으셨습니다.....우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날
밤
두꺼비 여섯병을 소화했지요....^^...
17. 도솔님과 만나다...
도솔님 아파트 앞 인도에 퍼질러 앉아 도솔님을 기다린지 20여분만에 도착한 도솔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는 택시를 타고 도솔님이 미리 잡아두셨다는 경포대 빅토리아파크로 가서 여장을 풀었어.
짐을 풀고 씻으려 옷을 벗으니...흐미 내 사타구니는....엉망이 되어있더라구...온통 벌겋게 땀띠가
나고...피부가 벗겨지고....그걸 본 창훈형과 마차형은...도대체 그 상태로 어떻게 내려왔냐고 말하고...
너무나 고통스러워하자...도솔님이 직접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 주시니...엉엉...고마움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샤워를 하고 마른옷으로 갈아입고선...약을 바르고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데...흐미..도저히 그곳까지
걸을 자신이 없는거야....그래서 도저히 못가겠다고 하니...두 행님들이...어르신의 성의를 무시하면
안된다고 해서....정말...눈물을 머금고 따라나서게 된거야...(안따라나섰음..나중에 후회할뻔했지..^^)
횟집으로 가서 도솔님이 쏘신 '모듬회'에 장렬히 전사하고 강릉까지 태워주신 진로직원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꺼비를 다섯병이나 요절냈지...^^ 오랜만에 만난 도솔님 2세 경민이는...쪼그마한 녀석이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하는데...ㅋㅋㅋ...귀여운 것...내가 보긴...초등학교 1학년으로밖에 안보이는데..
어른들끼리 노는데 심심해할까봐 좀 놀아주고는...경포대 바닷가에 나가서 맥주한잔 더하자는 행님들의
말에....횟집까지도 겨우 왔는데...도저히 바닷가까진 나가지 못할 것 같아...양해를 구하고 혼자 방으로
돌아와 누워있으니...두시간쯤 지났으려나...맥주한잔씩 하신 도솔님과 두 행님들...그리고 경민양이
돌아오고....이곳에서 아저씨들과 같이 자겠다는 경민이를 겨우 달래고.....도솔님은 낼 아침 일찍 다시
오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경민이와 함께 집으로 가셨지....그리고...우리 세 대간꾼은...깊은 잠에 빠져들었어..
# 106. 원래는 삽당령에서 비박하려 했지만...비를
맞고 산행을 했기에 편한 잠자리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마침 도솔님께서 강릉에
와 계셔서 내려와서 쉬다
가라 하시기에...민폐 조금 끼치기로 하고 도솔님댁으로 간것이지요...그런데...결과적으로
민폐를
엄청 많이 끼친것
같아 죄송하기만 하네요....^^ 그래도...도솔님 기분 좋아하시니...다행입니다...경포대
빅토리아파크에 여장을 풀고
도솔님께서...고생한다며
회 한턱 쏘시는데 과감히 전사했습니다....우선 본격적으로 회가 나오기 전에....입가심부터
하고....
# 107. 오우...드뎌...모듬회가 나왔습니다.....
# 108. 도솔님 장녀...경민이.....1년만에 보는건데....많이
컸네요....글구...어린줄 알았더니...글쎄...초등학교 5학년이랩니다...허거..
어른들끼리 얘기만 하니...재미가
없나봅니다....TV를 보는...경민양(?)
# 109. 실내라서...셔터스피드가 늦기에...'움직이지 마세요....'. 외쳤으나.....흐미....저 혼자 움직였습니다....우띠...띠바띠바...
# 110. 경민이가 하두 심심해하는것 같아...제가 좀 놀아줬죠...^^ 에구...귀여워라...
# 111. 엽기토끼랍니다....^^
# 112. 이건 원숭이....
# 113. 이건 좀더 웃긴 원숭이....^^
# 114. 아....이건...미녀와 야수인가요? ^^ 경민이와...한컷...셀프타이머샷...
# 115. 경민양이 찍은....사진....양창훈님...
# 116. 저희들이 묵었던 곳입니다....경포대 빅토리아파크....원래
이곳에 하루만 묵고 다시 산행을 하려 했으나...결국 다음날 도솔님과
정동진,
양양으로 놀러다니며 하루 더 묵게 되었지요....^^ 산행하러 온건지 여행하러 온건지.....그래도...도솔님과
함께한...너무나도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여행사진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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