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빠진 생쥐 되다'...백두대간 제28구간(댓재~이기령) 산행기
◈ 산행구간 : 댓재~ 두타산(1353m) ~ 청옥산(1403m) ~ 고적대(1354m) ~ 이기령
◈ 산행거리 : 17.2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6월 14 ~ 15일 (무박 산행)
◈ 산 행 팀 : Daum 카페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 (25명)
◈ 산행날씨 : 아침나절 맑은 날씨....그러나...11시 이후 많은 비....
◈ 총소요시간 : 9시간 9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이기령~쌍용채석장 탈출 1시간 36분 제외
◈ 구간대별 소요시간
댓재(03:41) - 19분 - 햇댓등(04:00) - 23분 - 전망바위(04:23)/휴식(04:35) - 48분 - 통골정상(05:23) - 28분 - 1243봉(05:51)
- 24분 - 두타산(06:15/아침식사(07:00) - 47분 - 박달령(07:47) - 8분 - 문바위(07:55) - 29분 - 청옥산(08:24)/휴식(08:40)
- 27분 - 연칠성령(09:07)/휴식(09:21) - 34분 - 고적대(09:55)/휴식(10:08) - 17분 - 사원터 갈림길(10:25)
- 43분 - 전망대(11:08)/휴식(11:17) - 6분 - 갈미봉(11:23분) - 1시간 27분 - 이기령(12:50)/휴식(13:00)
- 1시간 26분 -쌍용채석장(14:26)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 산행은 백두대간 그 스물여덟번째 구간으로 문경지역 백두대간과 더불어 백두대간의 백미구간으로 알려진 청옥, 두타구간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두달여만에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에 다시 합류하였습니다. 오전 한때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불안감을 느끼며 댓재로 가는 버스안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됐다'란 심정으로 댓재에 도착...그러나 다행이
댓재에는 비가 온 흔적이 없었고 이후 고적대까지 비록 개스가 짙게 끼여 조망은 거의 볼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는데....
글쎄....갈미봉 이후로 쏟아지는 빗줄기에 온몸이 흠뻑....결국 물에 빠진 생쥐로 이기동 마을로 하산했지요.......이기령에서
이기동으로의 하산길은 왜 그리도 먼지....다음구간 이어갈걸 생각하니 그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1. 동대문 운동장으로...(2003년 6월 14일 22시)
자....오늘은 정말정말 오랜만에 제일산악회 백두대간팀에 합류하게 되었어...지난 4월초 죽령~저수재 구간을 같이 한 이후..
한 두달 쉬었나?.....그 사이 제일팀은 어느새 선달산, 태백산, 함백산, 덕항산을 넘어 댓재까지 이르셨더라구....흐미...그 구간들이
다들 오래 걸리기로 유명한 구간들인데...나중에 땜방할려면 고생좀 할것 같아.......대충 짐을 정리하고 오늘은 동대문으로 향했어..
원래 가까운 길음에서 타곤 했는데...오늘은 뭔일인지 동대문으로 오라고 하시네...쩝...까라면 까야지 머...별수 있겠어? ^^
아...그런데 내가 동대문에서 타본적이 없었거든...그래서 무조건 지하철로 동대문으로 가서...대충 방향만 보고 아무 출구로
나왔더니....흐미....동대문 성곽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맞은편이 동대문주차장...그러니까..우리가 버스를 타는 곳이더라구..
젠장....오늘 산행은 서울에서부터 알바 시작이네....다시 지하도로 들어가 맞은편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가니....음냐...오늘은
다른 산악회랑 조인트해서 가나봐....나중에 알고 봤더니...무려 네군데 산악회가 같이 가더만...좋은건지...나쁜건지.....
모처럼 같이 가기로 한 후배 병훈군이 먼저 버스에 타고 있더라구....오랜만에 만난 제일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뒷좌석으로
앉았어...앞쪽으론 타산악회분들이 자리를 잡았고....거의 만차가 된 버스는 댓재로 출발했고...언제나처럼 뒷좌석엔 가벼운
술자리가 벌어졌지....족발 안주삼아 소주한잔, 두잔, 세잔, 네잔...흐미...뒷좌석에 돌고있는 술병이 열병이 족히 되겠노라...
주시는대로 꾸벅꾸벅 받아 마시니...나야 머...기분 좋치 머...술꾼이 술 마다하겠어? 그렇게 몇잔 얻어마시니...솔솔 잠은
쏟아지고...잠결에 들리는 '후두두둑~~'하는 소리에 깨어보니....아니...우찌 이런일이...창밖으론 폭우가 쏟아지는데...
덴장...우비도 안 가져왔건만...뭐 이런 *같은 경우가 다 있노? 에라 모르겠다....그냥 잠이나 자자....그렇게 잠들다 깨어보니
어느새 버스는 겨울바람처럼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댓재에 도착한거야...
2. 댓재에서의 우연한 만남...
댓재에는 겨울바람을 방불케하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어...그리고 안개도 자욱하게 끼었구....그런데...다행히도..
이곳엔 비가 온 흔적이 없는거야....대관령부근까지 그렇게 쏟아지던 비가...이곳엔 전혀 온 흔적도 없으니...신기할 따름이야..
근데...나 매서운 바람 싫어하거든....다른분들은 밖으로 나가서 준비하는 동안 나는 차안에서 밍기적 대면서 산행준비를 하고
젤 나중 버스에서 내렸어....이미 도착한 다른 산악회 팀들이 몇 팀 있어 누가 우리팀인지 모르겠더라...그런데 들머리쪽에서..
대장님의 큰 목소리가 들리는것 아니겠어? '달아네~ 빨리와~' '네~네...갑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랜턴을 착용하며 준비를
하는데....계속 큰소리로 부르시는 대장님...' 달아네....빨리 안 올래?' 에구야...우리만 있는것도 아니고...다른산악회도 많이
있는데...민망하게 계속 부르시네...준비를 끝내고 들머리로 가려는데....반대편에서 또 누가 날 찾는데...'달아네님~..달아네님~'
'거기 혹시 달아네님이란분 계세요? ' 엥? 누가 또 날 찾나? 혹시 홀대모분들인가? 내가 홀대모에다 여기 온다고 글을 남겨
놓았었거든...그래서...쭈볏쭈볏 거리며...'제가 달아네입니다만...' ........'아....홀대모 달아네님? 반갑습니다...저는 홀대모
산오름이라고 합니다...' '저는 동촌이라고 합니다.' '저는 송비입니다...반갑습니다...' 워매...okmountain이란 사이트에
홀대모(홀로 대간 모임)란 카페에서 그저 필명으로만 보아오던 분들을 이곳에서 이렇게 만날줄이야....너무나 반가워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들머리쪽에서 악을쓰며 더욱더 크게 들려오는 대장님 목소리..'달아네....빨리와~ '...하이구마..
인사도 제대로 못하겠네....'그쪽은 전투적으로 산행을 하네요...얼른 가보세요...' '아...네....그럼...즐거운 산행되세요..'
이렇게 우연히 만난 반가운 홀대모분들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사진 한방 같이 찍지도 못하고...발길을 돌렸어..
# 1. 오늘 하루의 날씨를 암시하는듯....댓재에는...짙은 안개와 바람이.....지난 겨울 가장 추웠던 날 죽령의 풍경이 떠오르는건....
3. 댓재 ~ 통골 정상 (03시 41분 ~ 05시 23분 : 1시간 42분 소요 - 휴식시간 12분 포함)
홀대모분들과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들머리로 향했어...흐미..근데...우리팀이 한명도 안보이네...
그사이에...날 내삐리고 벌써 대간길로 들어가신거야......부리나케 쫓아가려는데...이미 다른산악회랑 섞여 있어 속도도
내지 못하겠고....에라 모르겠다...댓재 들머리에 있는 댓재 산신각이 출발하자마자 좌측으로 모습을 드러내니 이런건 사진으로
남길만한 것이지만...뒷쪽에서 올라오는 분들이 많아 그냥 지나치고 말았어..담에 피재~댓재 구간할때 찍어야지 머...
언제나 그렇듯이 이 구간도 초반부터 한참이나 가파른 길을 올라치는데....헉~ 헉~....한 20여분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청타산악회란 멋진 이름을 가진 산악회에서 세워놓은 비석이 있는데...'햇댓등'이란 이쁜 이름을 가진 봉우리? 아니...그냥
작은 언덕이라고 해야 할것 같아....오늘의 첫사진으로 이넘을 찍어주고는....바로 올라온것만큼 엄청나게 가파른 길을
다시 내려가네....우띠....한 10여분간 내려가더니....또 올라가네...흐미...헉헉 대며 올라가는데...앞에서..'달아네냐?'
드뎌 수호형과 창훈형을 만났어...10여분간을 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가니....좌측으로 전망이 끝내주는 바위가 있어
휴식을 취했지...지난 태극종주때 무리한 수호형, 창훈형이 무릎에 테이핑을 하는 동안 서쪽 지평선 바로 위에서
태양처럼 빨갛게 빛나는 보름달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대장님과 나나리님이 올라오시더니...'뭐야? 대간팀이 여기
있으면 어떻게 해? 빨리 안가?' 오늘도 또 재촉하시네...10여분간의 휴식을 끝내고 출발...04시 35분 무명봉을 지나
땅에 떨어져있는 두타산 2.5km 이정표를 지나니...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건너편 1243봉과 두타산의 웅장한 모습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에...사진찍기 좋은 바위위에 기어 올라 사진 한방 박아주고 다시 내림길을 내려와 청타산악회에서
세운 '통골정상'비석이 있는 통골에 도착한거야...
# 2.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길입니다...댓재 산신각을
지나 한 20여분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이런 표지석이
있네요...햇댓등이라.....묘한
이름입니다....이곳에서 대간길은 좌측아래로 급격히 꺾이며 급하게 내려갑니다..
# 3. 전망대에서....'月沒' 햇댓등에서의 가파른
급경사길을 내려온 뒤 다시 언덕 몇개를 넘고 나니 좌측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
나타났습니다. 그곳에서...좌측으로 빨갛게
빛나는 물체가 있었으니....댓재로 오는 내내 굵은 비가 쏟아졌기에 설마 달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빠알간 달이 서산 아래로
지고 있습니다.....
# 4. 전망대에서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계신 행님들....빗속에 산행을 했더니 지금 제 무릎도 좋치 않네요...살을 빼야쥐...
# 5. 댓재 2.5km를 지났다는 이정표....원래 나무에 걸려있었으리리 생각되는데....
# 6.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머얼리 가장 뒷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두타산, 그 앞 봉우리가 1243봉...
# 7. 좀더 다가가서....좌측 1243봉, 우측 멀리
두타산....실제로 1243봉을 오를땐 꽤나 힘이 들지만 두타산 오를땐 생각보다
무척 수월하게 오를수 있었습니다....
# 8. 청타산악회에서 세운 '통골정상'이라는 표지석이 있는 번천 갈림길...아마도 지도상의 '목통령'인가 봅니다...
4. 통골정상 ~ 두타산 (05시 23분 ~ 06시 15분 : 52분 소요)
통골 정상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1243봉으로 오르는 꽤나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었어...가파른 오름길인 만큼 앞서가시던
분들의 속도가 줄고, 오른 백봉령까지 가신다는 뒤에 오던 다른 산악회, 단체분들의 속도가 빠르니...서로 뒤엉켜서...누가누군지
모르겠더라구... 갈길이 먼 분들은 먼저 보내드리는게 예의잖아...백봉령까지 가신다는 예닐곱분이 우리를 추월해가시는데..
음? 아까 댓재에서 뵈었던 홀대모 일행인듯해....얼른 쫓아가서 다시 정식으로 인사라도 드려야지 하며 쫓아가는데...금새
보이질 않네...쩝...1243봉 정상 거의 직전에 이르러 제일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같이 휴식을 취하다 출발하려는데...
갈림길이 있는거야...지도를 보니 우측은 우회길이고 좌측이 정상으로 가는 정통 대간길이더라구...내가 누누히 말해왔잖아..
몰르고 지나쳤으면 모르되 알고 있다면...절대적으로 정통대간길로 가는게 내 원칙이라고...우회길로 가는 수호형과 창훈형을
꼬셔서 길이 희미한 정통대간길로 올랐지...얼마 안가 1243봉 정상에 이르렀어...무덤 하나가 있는 넓은 정상이었는데..
그곳에 앞서 가던 홀대모분들이 있지 뭐야...그분들도 나를 알아보고...다시 서로 인사를 했지...그리고 기념사진 한장도
찍을수 있었어....작년 12월 조령산 아래에서 늦바람님을 만난 이래 두번째 홀대모분들을 만났으니 월매나 반가워...
하지만...나 혼자 여기서 이분들과 같이 있을순 없잖아...일행을 쫓아가야지....다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는 두타산으로
올랐어. 1243봉에서 150여미터쯤 진행하여 우회길과 다시 만나고...의외로 완만한 두타산 오름길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20여분쯤
올라 매~우 넓고 무덤 하나가 있는 두타산 정상에 도착했어...
# 9. 1243봉에서.... 댓재에서 우연히 만난 okmountain
'홀대모'카페회원분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댓재에서 인사를 나누기 바쁘게
대장님의
재촉으로 인해 on-line상으로 만났던 분들과 off-line으로 만났음에도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사진한장 같이
찍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다시 뵙게 될수 있었습니다....급하게 기념사진
한장 찍고는 다음에 만날것을 기약하며
다시
헤어졌습니다...사진 좌측 '산오름'님, 가장 우측 흰 모자 쓴 넘이 달아네, 바로
옆분이 '동촌'님이십니다...
# 10. 두타산 오름길....생각보다 두타산 오름길은 무척 완만했습니다....
# 11. 두타산 정상부....
# 12. 두타산 정상에서 맞이한 일출....
5. 두타산에서...아침식사 (06시 15분 ~ 07시 정각)
두타산 정상은 생각했던것 보다 무지하게 넓었어...축구장 만들어도 되겠더라고....물론 동네축구.....
정상의 공터 가운데엔 왠 무덤 하나가 자리하고 있고 그 뒷쪽으로 약간은 비스듬하게 세워진 거대한 두타산 정상석이 우릴
반겨주더만....근데 반면에 눈에 거슬리는게 하나 자리잡고 있었는데...'뉴밀레니엄 천년수 기념식수' - '강원도지사 김진선'
이렇게 거창하게 만들어진 비석이 두타산 정상을 오염시키고 있더라고...이거 안봐도 뻔한거 아냐? 왜 거기 자기 이름을 넣냐
말이야...정말 강원도를 위한다면....나같으면..'강원도민 일동'이라고 하겠는데 말이여....넘 속보이는 뻔한짓에 구역질 나더만..
하지만......밥먹기 전에 구역질한건 없잖아?....^^ 드뎌 즐거운 아침식사시간이 돌아왔어...오늘 아침식사로 오랜만에 구경하는
수호형의 '계란삼형제'와 마차형의 '라면'을 주메뉴로해서...이뤄졌지...지방산행을 거의 해본적 없는 후배넘은 이런게 마냥
신나는가봐....짜샤...행님 쫓아댕기면...좋은 구경...맛난 먹거리 맛볼수 있으니께...잘 쫓아댕기라고....
식사를 마치고는 두타산 정상석 옆에서 다들 도장 콱 박고...서북방향으로 심한 박무로 인해 희미하게 보이는 청옥산 역시
콱 박아주고는...두타산을 출발했어...
# 13. 태양 세개가 떴습니다.....오늘도 어김없이 등장한 계란 삼형제...
# 14. 우리들이 아침식사....빠~알간 총각김치가
먹음직스럽네요...좌로부터 청옥산님(원래 닉이 없으셨는데....이 닉으로 하신답니다.)
양창훈님, 영혼마차님, 수호달마님,
바다천사님(제 학교 후배넘입니다....)
# 15. 두타산 정상 이정표....
# 16. 두타산 정상의 '천년수' 주목 식재가 어쩌구 저쩌구....지사 이름 확실하게 새겨놓았군.......넘 속보여...
# 17. 두타산 정상부....우측으로 저건 무덤일까요? 대간길은 두타산정상석 좌측 뒷쪽으로 이어집니다...
# 18. 두타산 정상석.....내가 삐뚤게 찍었나? 아님 네가 삐뚤게 서 있는거냐?
# 19. 두타산 정상에서...수호달마님...
# 20. 깜찍(?)한 제 후배넘....바다천사님...
# 21. 언제나 같은 표정의 양창훈님...
# 22. 오호라....노총각 3인방....그리고 젊은(?) 20대 두명...
# 23. 저도 한컷....어째...영 포즈가....
# 24. 댓재방향에서 두타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예전 강촌님이 저 길을 찾지 못해 쉰움산으로 잘못빠져 조난당하셨다는 전설이...
# 25. 두타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청옥산....아...개스...개스...개스...왜 이리 날 따라다니는 것이냐?
6. 두타산 ~ 청옥산 (07시 정각 ~ 08시 24분 : 1시간 24분 소요)
백두대간의 백미 '두타,청옥'구간을 가고는 있지만...사실 좀...기분은 안 나더라고....왜냐구? 뻔하지....내가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구경하면서 가는걸 좋아하는디....아니...근디....뭐 보이는게 있어야지....무척이나 심한 박무때문에 바로
앞 청옥산도 희뿌옇게 보이는데....무릉계곡쪽은....뭐...아예 보이지도 않더라고...동해바다? 두말하면 잔소리지...쩝..
두타산 정상에서 박달령으로의 내림길은 약간은 가파른 자갈길이었어....한 20여분을 내려가니 안부에 닿고 다시 25분쯤
더 가니 그 유명한 '박달령'이 나오는거야...유명하다고 해서....박달령이 그 옛날 노래 '울고넘는 박달재'에 나오는
그 고개라고 착각하지들 마슈....노래의 박달재는 충북 제천의 주론산과 시랑산의 사이에 있는 고개란 말이지....
아니 그럼...왜 유명한 '박달령'이라고 해서 사람 헷갈리게 하냐구? 헤헤...그게....내가 속해 있는 '홀대모'란 모임의
고문님의 필명이 '박달령'이기 때문이지....혼자 단독종주를 하시면서 좋은 산행기를 남겨주셔서 많은 후배대간꾼들에게
훌륭한 정보를 제공해주시는 분이거든....그래서....언제부턴가...나도...박달령이 어떤곳이길래 필명으로 택하셨을까 하는
생각에....이곳에 무척와보고 싶었걸랑....^^ 근데...뭐...별것은 없었어...널직한 공터에 그저 이정표 하나랑 돌탑 두개가 세워져
있었어....그래도...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좀 음미하려 하는데...뒷쪽에서...후미를 보시는 대장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겠어? 또 대장님이 '얌마~ 너 대간팀이 여기서 얼쩡거리면 어떡해...'하는 소리 듣기 싫어서....청옥산을 향해
부리나케 튀었어...마침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타산악회분이 앞서가는 자기 산악회분들 만나면...연칠성령에서 하산하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을 하시기에 그러마 하고 가다보니...어느 으슥한 곳에서 남녀 넷이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보아하니
그 산악회 회원같더라고...그래서...연칠성령에서 하산하라는 말을 전했더니...건성으로....네~ 대답하는거야....허허...참..
으슥한곳에 있는사람을 어렵게 찾아내서 전달사항을 전했는데....최소한 '고맙습니다~' 한마디 하는게 예의 아닌가?
글구 말이야...일행에서 떨어져 저렇게 개인행동할거 왜 산악회 따라왔나 몰라...단체산행가면...가끔씩 끼리끼리 온
새내기들이 따로따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눈살을 찌푸리곤 했는데...쩝...오늘도...그걸 보고야 말았어....
넓직하게 나있는 길을 따라 얼마 가지 않아 전~혀 문처럼 생기지 않은 '문바위'를 지나고 그곳부터
본격적인 청옥산 오름길이 시작되어 30여분을 헥헥대며 올라...청옥산 직전 샘터를 지나고 이내 청옥산 정상에 도착했어..
# 26. 두타산에서 박달령으로 내려가는 매~우 가파른 내림길...
# 27. 박달령 직전에서 바라본 청옥산....
# 28. 무릉계곡 갈림길이 있던 박달령 이정표....
# 29. 박달령에 있는 두개의 돌탑중에 하나를 찍어보았습니다....누구라도 살짝 건드리면 넘어질듯한 돌탑..
# 30. 청옥산 직전 문바위에서.....저 뒤에 보이는 바위가 문바위라는데.....도무지 문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 31. 청옥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청옥산 오름길은 두타산과는 달리 땀을 빼게 만드는데...
# 32. 청옥산 직전....시조새님, 솔방울님, 홍탁님....그리고 그 앞...대구에서 오셨다는 어떤 아지매...
# 33. 청옥산 바로 직전...좌측 아래에 있는 샘터로 가는 갈림길....물이 제법 남아 있어 샘터로 가진 않았습니다..
# 34. 청옥산 정상에서 다과를 즐기며....유명한 산이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청옥산 정상에 계셨습니다...더불어 똥파리들도 난리굿을...
# 35. 청옥산 정상의 통신시설(?)
# 36. 청옥산 정상에서....
# 37. 청옥산 정상 표지석...뒷쪽에 예전 정상석이 있었는데...미쳐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 38. 청옥산 정상에서....바다천사님..
# 39. 저도 한컷...
# 40. 두건이 멋진 영혼마차님...
# 41. 청옥산 정상 이정표....청옥산 정상에서는
이정표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가는 방향을 의식해 정상석 뒷쪽 길로
내려가면 '중봉'으로 가게 되어 '알바'를
하게 되지요.....대간길은...통신시설 옆으로 이어집니다...
7. 청옥산 ~ 고적대 (08시 40분 ~ 09시 55분 : 1시간 15분 소요)
청옥산엔 우리들 외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있었어...유명한 산인만큼...일반산행인들도 많더라구...그래서인지 댓재에서
이곳 청옥산까지는 길이 무척 좋았거든...어디서 보니까...동해시청에서 이곳 매년 이곳 등산로를 정비한다고 하더니...
그말이 사실인가봐...청옥산 정상엔...정상석이 두개나 있는데...하나는 망지봉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 후미진곳에
예전에 세워진 한문 정상석이...하나는...비교적 중앙에 새로 세워진 한글 정상석이 있었어....보아하니...두개가 서로
비슷한데....구태여...두개나 세워놓을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좀 궁금해...청옥산이 월매나 무겁겠어? 안그래도 태양열
발전기로 돌아가는 통신시설이 짓누르는데...큰 정상석조차 비슷한게 두개씩이나 머리위에 얹어있으니...청옥산 너두..
참 고생많아...청옥산 정상은 넓직하긴 한데...주변이 나무로 둘러쌓여있어 전망은 볼수 없더라구...아쉬움을 뒤로하고
출발하려는데...고적대로의 길은 의외로 진행방향이 아닌...통신시설 우측...즉 동쪽으로 나 있었어...진행방향인 북쪽으로도
제법 등산로가 잘 나있는데 그곳은 다른곳으로 빠지는 길이라네....하마터면...알바할뻔했지 뭐야....청옥산 내림길은
두타산 내림길보다 조금 더 급한 경사로 20여분 내달려야 안부에 닿았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꽤나 큰 공터에
돌탑 하나가 세워져 있는 곳이 나오니...이름도 요상한(?) 연칠성령이란 고개더라고...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무릉계곡으로
하산할 일반산행팀은 이곳으로 하산을 하고 우리 대간팀은 행동식으로 허기를 달랬지...마차형도 이기령까지 같이
모시고(?) 가려 했는데...나이가 나이인지라...(^^) 이곳에서 하산하겠다고 하시네...후배넘도 힘든 표정이 역력하지만...
내가 후배는 좀 강하게....막 키우거든.....무조건 쫓아오라고 했지 머...^^ 연칠성령에서 휴식을 끝내고 비로소 대간팀만의
외로운 산행이 시작되었어...일반산행객들도 거의 대부분 이곳 연칠성령에서 하산을 하시니....이제부터 대간팀만의 대간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지...연칠성령에서 10여분쯤 완만한 길이 걷다 도중에 수호형의 상큼한 '응가~'냄새를 맡으며 나아가니
선두로부터 '고적대 오름길이 꽤나 급하다~'란 무전이 날아오고 이내 뾰족한 삼각대 모양의 고적대가 그 모습을 나타내더라구..
그런데...그때부터 무릉계곡쪽으로부터 구름이 산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하는거야....안돼...안돼....제발 저 구름이 어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무척 가팔렀던 고적대 암릉오름길을 올라 고적대에 오르니....구름은 이미 고적대를 감싸고....그 경치가
기가 맥히다는 고적대에서도...우리는 구름에 갇혀 아무것도 못보았어....그래도..얼핏 보이는 고적대암릉은 육산인 청옥,두타와는
다른맛이 있는거야...일반산행객이 요로코롬 좋은 고적대에 못올랐다는걸 알면...쪼매 배아플껄....^^ 한평 남짓한 고적대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며 행동식을 먹고...사진한방 콱 박아주고는...고적대를 뒤로했어..
# 42. 연칠성령에 있는 돌탑...
# 43. 연칠성령에서...휴식을 취하며.....영혼마차님 표정이 압권인데요...^^
# 44. 연칠성령에서....영혼마차님...
# 45. 저도 한컷...근데 어디 보는거야?
# 46. 연칠성령 이정표...고적대 2.3km라....
# 47. 연칠성령에서....이곳에서 하산할지...끝까지 갈지 고민하시는....OO님(닉이...???) 결국 이곳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셨습니다..
# 48. 아....고적대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것인지.........개스에 휩싸인 고적대...
# 49. 고적대로 가는 길에....'응가'를 하고 뒤늦게 오신 수호행님과 산음님...^^ '나 손 닦았어~~'
# 50. 다행히 잠시나마 개스가 걷혀 고적대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이것이 오늘 마지막으로 보인 전망이었습니다...이후로는
개스때문에 전~혀 전망을 볼수 없었습니다...
# 51. 고적대로 오르는 매우...거의 직벽에 가까운 오름길을 오르며....산음님, 양창훈님...
# 52. 고적대 암릉....
# 53. 고적대 정상에서 이어진 암릉들...
# 54. 고적대를 향해 마지막 힘을 내고....
# 55. 고적대 정상부의 모습....휴식을 취하고 계신 몇몇분들이 보이네요...
# 56. 고적대 정상부엔...개스가 몰려오고....끝내 청옥, 두타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아쉽고 또 아쉬웠습니다...
# 57. 고적대에서....바다천사님...
# 58. 수호달마님.....
# 59. 저도 한컷...
# 60. 고적대 정상석 뒷면....'청타산악회'란곳에서 세웠네요....이름 참 좋네요...청타산악회라....
# 61. 고적대 정상부는 보시다시피 1평 남짓으로 매우 협소했습니다...
8. 고적대 ~ 갈미봉 (10시 08분 ~ 11시 23분 : 1시간 15분 소요 - 휴식시간 9분 포함)
고적대에서 출발하자마자 반대편에서 오는 대간꾼 네분을 지나치고 꽤나 가파른 내림길을 20여분쯤 내려가 안부에 닿았어...
능선 우측 아래 골짜기로부터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밀려 올라오니...조금 불안하더라구...이번에 우의를 챙겨올까 하다가
설마...했거든....안부에 닿으니 어깨높이의 잡목들의 저항이 매우 심한 잡목지대를 거치고 조금 더 나아가니 사원터 갈림길이란
곳을 지나는데 근처 나무에 매달린 대간표지기가 눈에 띄더라구...'홀대모 화이팅. 노고지리'라고 씌여진 표지기였어...넘 반갑
더라구...왜냐면....지난주 덕유산 삿갓재에서도 하루전에 통과한 이분의 표지기를 보았는데 일주일 뒤에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다시 그분의 표지기를 만났으니 말이야....나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지만...이분도 나 못지 않더라고...어쨌든..무지 방가웠어..
전망을 볼수 없는 지리한 숲길이 계속되다 맞은편에서 백봉령에서 출발하셨다는 좀 나이드신분들의 단체대간팀을 지나치고
맑은 날엔...무릉계곡과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일것같은...암릉에 도착...아쉬운 마음에 희뿌연 안개에 휩싸인 암릉과 고사목을
디카에 담고는 잠깐 휴식을 취하며 '시조새님'께서 가져오신 과일로 힘을 돋운뒤 출발....얼마 지나지 않아 더욱더 뿌연 안개에
휩싸인 갈미봉에 도착했어...
# 62. 갈미봉으로 향하는 잡목이 무성한 길....고적대
이후로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구간이라 고적대까지의 꽤 좋았던 길과는
달리 잡목이 무성한 대간길이 계속됩니다...점점
개스는 몰려오니....그저 지나가는 구름이려니 했는데....
# 63. 갈미봉 가는 길의 풍경....
# 64. 지난주 삿갓재에 이어 여기서도 노고지리님의 반가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 65. 전망이 무척이나 좋을듯한 곳에 서 있는 고사목 두그루.....맑은날 꼬옥 다시 찾으리라...
# 66. 한번 더....개스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 67. 갈미봉 직전.....시조새님께서 가져오신 풍성한 과일과 계란으로 허기를 달래며...
# 68. 갈미봉 정상에서....삼국지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정상표시....유비, 관우, 장비와 함께 하는 대간종주라???
9. 갈미봉 ~ 이기령 (11시 23분 ~ 12시 50분 : 1시간 27분 소요) - 비 쏟아짐...
갈미봉은 별다른 정상석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다만 정상에 있는 나무에 걸려 있는 '삼국지산우회'란 곳에서 걸어놓은
갈미봉 표지판만이...이곳이 갈미봉이을 나타내고 있더라구....갈미봉에 도착할때까지만 하더라도...이따금 비가 한두방울
떨어질 정도였는데...갈미봉을 출발하자마자...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얼마 지나지 않아 퍼붓기 시작하네....다들
배낭커버와 우의를 꺼내 입는데....허걱...아무 준비도 없던 나와 후배넘은....그저 비를 쫄딱 맞을수 밖에 없었어...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비에...웃옷이 젖고....풀잎에 묻은 빗방울에 바지가 젖고....흠뻑 젖어버린 바지에서 흘러내린
물에 고어텍스 등산화까지 젖으니....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고어텍스등산화라도...바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에는
속수무책이더라구...오히려 발수가 잘 안되니......그야말로 물장화가 따로 없더만....여름이라도...스패츠는 꼭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쩝....이제...속옷까지 흠뻑 젖었어....더이상 배릴 곳도 없었지...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어여
이기령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으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어...갈미봉에서부터 완만한 내림길이 계속되었어...
그렇게...한참을 비를 맞으며 땅만 보며 나아가다 보니...좌측으로...좀 인공적인 냄새가 나는 지형이 나오는데 이곳이
지도상에 표시된 '개간지'인가봐...제법 밭의 형태를 띠고 있긴한데...버려진지 오래된듯...잡목과 잡초들만 무성할뿐이야..
이윽고...898봉으로 생각되는 곳을 지나고...그곳에서부터 시작된 인공조림지인듯 반듯반듯한 소나무(?)들이 보기 좋게
하늘로 뻗어있는 지역을 기분좋게 지나며...비가 오는 와중에도...그 모습 안담으면 나중에 후회할것 같아...조심스레
디카를 꺼내 조림지를 한방 콱 박아뿌리고...다시 내림길을 10여분쯤 내려가니....이기령쯤으로 생각되는 공터가 나오는데..
우측 아래 계곡쪽에서...山音님께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여기가 이기령이다....이쪽으로 하산....'....그래...드뎌..
비를 쫄딱 맞으면서....물에 빠진 생쥐 모양으로...우리는 이기령에 도착한거야...띠바..띠바...
# 69. 갈미봉을 출발하며.....점점더 짙은 개스가 몰려옵니다....그저 개스이기를 바랄뿐입니다....그러나...
# 70. 개스는 결국....비로 변하고 꽤나 굵은 빗줄기를
뿌려댔습니다....혹시나 하고...우의를 챙기지 않았기에...완전히 물에 빠진
쌩쥐가 되어 이기령으로의 발길을 재촉했습니다....갈미봉에서
이기령으로 가는 길엔 수령이 꽤나 오래된듯한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그래도 차마 카메라를 꺼낼수 없었는데(디카는 습기가
쥐약이므로..) 잠깐 빗방울이 약해진
틈에
사진 한컷 찍고는 얼른 집어 넣습니다...
# 71. 드뎌 이기령에 도착했습니다. 이기령에서
우측 아래에 기다리고 계신 산음님이 부르지 않았다면 이곳이
이기령인지도
모르고 지나칠뻔했답니다....글씨가 거의 지워진 이기령 이정표...
# 72. 좌측으로 5m쯤 나가니 지도상에 있던 임도가
바로 옆이더군요....그리고 이렇게 뚜렷한 이정표가 임도에 있었습니다...
이런게
대간길에 있어야 하는데....뽑아다가 대간길에 다시 꽂을 수도 없고....-_-;
# 73. 이것이 이기령을 지나는 임도입니다...차가
다닌 흔적이 많은걸로 봐서 4륜구동 차들은 충분히 운행 가능할듯 합니다...버스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10. 이기령 ~ 쌍용채석장 (13시 정각 ~ 14시 26분 : 1시간 36분) - 이 구간은 대간탈출로 입니다..
이기령엔 산림청에서 세운 빛바랜 이정표가 있는데..글씨가 거의 지워져서...제 구실을 못하겠더라구...근데..좌측으로 5m쯤
떨어진곳을 보니...엥....제법 널직하게 나 있는 임도가 눈에 들어오는 거야...그래서 임도로 나가보니...이곳이 지도상에 나오는
그 임도인가 보더라구....야...이정도면...버스도 다닐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길 상태가 무척 양호했어...그리고 바로 그곳에
제법 잘 만들어진 이기령 이정표가 서 있는거야....이게 여기 서 있을게 아닌데....이걸 뽑아다가...아까 빛바랜 이정표가 있는
그곳에 세워두고 싶은데....힘이 없어서...-_-; 후배넘을 계곡쪽으로 먼저 내려보내고 후미분들이 혹시나 이기령을 지나쳐버릴지
몰라 그곳에서 10여분간 기다렸다 후미분들을 계곡쪽으로 인도해 내려가기 시작했어...내려가는 길도 결코 만만치 않았어...
지난해 수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계곡을 지나 경운기가 지날수 있을만큼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오지만...길 상태가
엉망이고 거의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낙엽이 무릎높이까지 쌓여 있는 푹신푹신한 길을 따라 40여분 내려오니...민가 한채가
외로이 서 있는 지역에 다다랐어...드뎌 마을에 다왔구나 싶었는데....이런...집은 그 집 한채가 전부였어....근처에 산딸기와
오디가 천지사방에 널려있는데...좀 잠잠해지던 비가 또다시 억수같이 쏟아부으니...그냥 멀거니 쳐다보며...내려올수 밖에
없었어...소한마리가 비가 오는 와중에도 풀을 뜯는 정겨운 곳을 지나고도 한참이나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내려온 뒤에야..
골짜기를 따라 시멘트포장이 된곳에 다다랐어...근처엔...찻집등이 많은게...이곳이 유원지인가봐....그럼..여기 근처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겠구나 싶었는데....이런..덴장...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지난해 수해로 인해....그 아름다웠을것 같은 계곡이
작살이 났더라구...고로 군데군데 도로가 유실되었고....온몸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축쳐졌는데...가도가도 버스는 보이질
않으니....조금 화가 나더라구...이렇게 하산길이 가파르고 길면...다음에 이곳을 통해 올라가는 것도 상대적으로 힘들지
않겠어? 이럴바엔...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로가 지나는 백봉령까지 가는게 좋았을건데....일반산행팀이 기다린다는
이유로...이곳에 하산시킨다는건....이해가 안 가더라고...오늘 산행의 주력은 대간팀인데...산행일정을 대간팀에 맞춰야지...
일반산행팀에 맞추는게...말이 되냐구?...지금껏 대간을 타면서 몇몇 소소한 문제에 있어 조금 불만이긴 했어도...대장님만
믿고 이곳까지 왔는데....오늘 산행은...좀 이해할수 없었어...다들 그렇게 투덜거리며 내려가다 산을 반쯤 잘라낸 흉물스런
쌍용채석장을 지나고...드뎌...마중나오신 호피대장님을 만나고...그 뒤로도 10여분을 더 걸어내려가...버스에 도착한거야..
# 74. 이기령에서 이기동으로 내려오는 탈출로는
길고도 길었습니다....빗방울은 점점더 굵어지고....결국 속옷까지 흠뻑 젖고..
고어텍스 등산화가 물장화로 변한 뒤에야
빗줄기가 잦아들었습니다....하산길에 만난....산하나를 날려버린 쌍용채석장...
# 75. 이기동 하산길에.....양창훈님, 청옥산님, 바다천사님...
# 76. 후배에게 부탁해 저도 한컷 남깁니다....산행후의 뒷모습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 77. 이기동 하산길....작년 수해로 인해 아름다운 계곡이 작살(?)이 났습니다...
# 78. 쌍용채석장.....
11. 무릉계곡 입구로....그리고 서울로...
버스안에서 청옥산님께서 옷갈아입으라고 자리를 피해주셔서 뽀송뽀송한 새옷으로 갈아입으니...그제서야 좀 살것 같더라고..
약 20여분뒤 뒤늦게 내려오신 후미분들을 태운 버스는 일반산행팀이 있는 무릉계곡으로 향했어...10분쯤 달려 무릉계곡에 도착..
어느 식당 2층을 빌려 나나리님께서 정성껏 준비해오신 맛난식사에 막걸리 한잔 곁들이니...캬~~~ 기분 죽이고...한잔이 두잔
되고 두잔이 세잔되니....허허...이거 자리잡고 밤새 막걸리판 벌이고 싶어지네...자리를 수습하고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하는
길....또다시 버스안에선 거나하게 술자리가 이어지고....버스도 술에 취한듯 총알같이 서울로 향하고....
# 79. 1시간 30여분을 걸어 겨우 버스에 도착...뽀송뽀송한
마른옷으로 갈아입으니 그렇게 좋을수가 없더군요...버스를 타고
일반산행팀이
기다리고 있는 무릉계곡에 도착했습니다...무릉계곡 입구 주차장...
# 80. 제일산악회의 원로분들....호피부대장님, 공대장님, 고인돌님....고인돌님 디카가방에 제거랑 똑같네요...^^
산행기를 끝내며...
백두대간의 백미 '청옥, 두타'구간을 간다는 큰 기대에 부풀었지만....짙은 박무와 비로 인해...그 좋은 경치 구경을 전혀
하지 못했던...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산행이었습니다...그리고 산행구간 설정에 있어서 조금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구요..
하지만....오랜만에 제일에서 진행한 백두대간이어서인지...고향에 돌아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한 제일님들
방가웠구요....저희(수호달마님, 양창훈님, 그리고 달아네)는 한계령까지 먼저 도착한뒤 설악산 구간에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아무쪼록 안전산행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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