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두대간]/1차 백두대간종주

35-2구간-[희운각~미시령]-'조난....그리고 탈출 12시 방향..'

 

 

 

 

♣ '조난...그리고 탈출...'...백두대간 제35-2구간(희운각~미시령) 산행기

 

◈ 산행구간 : 희운각 ~ 무너미고개 ~ 공룡능선 ~ 마등령 ~ 저항령 ~ 황철봉(1381m) ~ 미시령

◈ 산행거리 : 12.5km (도상거리)

◈ 산행일자 : 2004년 9월 26일 (2박 3일 중 둘쨋날)

◈ 산 행 팀 : 달아네, 이프로님(열이님, 껑이님 중도하차)

◈ 산행날씨 : 오전 구름조금, 청명한 날씨...그러나 1275봉 이후..미시령까지 구름속에서 허우적~

◈ 총소요시간 : 16시간 25분 - 여러번의 짧은 알바 및 황철봉 너덜지대 조난으로 자정이 넘어 겨우 미시령에 도착...

 

◈ 구간대별 소요시간

 희운각(07:50) - 9분 -  무너미고개(07:59) - 39분 - 신선봉 전망대(08:38)/휴식(08:55) - 39분 - 천화대(09:34)

- 23분 - 샘터(09:57)/휴식(10:02) - 30분 - 1275봉(10:32)/휴식(11:32) - 14분 - 마등령 1.7km 이정표(11:46)

- 32분 - 마등령 1.4km 이정표(12:18) - 8분 - 마등령 1.1km이정표(12:26) - 40분 - 나한봉(13:06)/휴식(13:18)

- 14분 - 마등령(13:32)/휴식(14:12) - 6분 - 비선대 갈림길(14:18) - 14분 - 1326.7봉(14:32)/휴식(14:39)

- 2시간 4분 - 우회로 끝(16:43) - 24분 - 저항령(17:07)/휴식(17:20) - 51분 - 황철남봉(18:11) - 21분 - 황철봉(18:32)

- 42분 - 황철북봉(19:14)/알바(19:25) - 17분(길헤멤) - 너덜지대 초입(19:42) - 27분 - 마지막 리본(20:09)/조난(22:10)

- 30분 - 너덜지대 끝(22:40)/휴식(22:55) - 1시간 20분 - 미시령(24:15)

 

 

 ◈ 산행기

 산행 둘째날이 밝았습니다.....달아네 산행역사상...결코 잊혀지지 않을....2004년 9월 26일이 온 것이지요...

조금 늦은 시각에 산행을 시작하긴 했지만...그것이....이후에 닥칠 조난의 큰 원인이 될줄은...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희운각을 출발....공룡능선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고...또 1275봉에서 많은 지인들과의 만남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러나...이후 공룡을 습격(?)한 구름은...기어코 황철봉 너덜지대까지 쫓아오더니...우리를 '조난'이라는 달아네

산행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몰아넣었습니다......앞으로 잊혀지지 않을....잊어서는 안될 황철봉에서의 조난이야기속으로

들어갑니다...

 

 

1. 희운각에서 산행준비....

 내가 말이야... 어디서든 머리만 대면 잠을 쿨쿨~ 잘자는 체질인데 말이야....단...비박을 할 경우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겠더라구.

희운각에서의 비박도 잠자리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음에도...밤새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깨다를 수없이 반복했어.

첨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밤 11시....그 다음엔 12시..1시..2시..거의 한시간 간격으로 깨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채 헤롱대다가

5시무렵부터는...아예 두눈은 말똥말똥...더이상 잠도 오지 않고....전날 오랜시간 산행을 했고...또 수면제(쇠주)까지 다량

복용(?)했음에도 왜 잠이 오지 않는거냐고요~~~  5시를 지나자 산장쪽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우리도 미시령까지 가려면.. 일찍 출발해야 하지만...옆에서 곤히 잠든 이프로누님을 깨울수가 없었어....에라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그냥...침낭속에서 꼼지락거리다...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침낭을 빠져나오니....오메 추운거~~~

다시 침낭 속으로 쏙 들어가고픈 마음 굴뚝 같지만...더이상 지체되면...마등령에서 하산할지도 모르기에...이프로누님을

깨울수밖에 없었지... 전날밤, 아침밥은 꼭 챙겨 먹여 보내겠다며 큰소리 뻥뻥 치시던 껑이님은..우째...일어날 기미가 안보이네...

내 그럴줄 알았다니깐~~~ -_-; 쩝...밥을 지어 먹고 가기엔...시간이 너무 늦었기에...아침은 간단히 라면으로 해결하기로

하고..라면물을 버너에 올려놓고는...볼일(?)을 보기 위해 희운각산장 화장실에 들어가니...에궁...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어쩔수 없이 괄약근을 최대한 조이고 줄뒤에 서니...어라...바로 앞에 서계신분이..제일산악회

공대장님이시네...

 

'달아네....잘 잤어? 너희들 어디서 잔거야?'

'예~~~ 저기...간이화장실 윗쪽에 스위트룸 꾸며서 마나님들 모시고 잘 잤지요...^^ 대장님은 어떠셨어요?

'말도 마라....잠자리 때문에 쌈 났다~~~'

 

제일산악회에서 오신분들도 모두 산장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몇몇분들은 밖에서 비닐우의 걸치고...쇠주한잔으로

추위를 견디며 날밤을 샌 모양이야...그분들이 또 불만을 터트렸을테고...우리가 비박준비를 해온게 천만다행이지 머...

그냥 산장에서 잘 요량으로 쫄래쫄래 왔다면...기냥..달달달 떨면서 길고 긴 밤을 설악의 추위와 싸우며 보내야만 했겠지..

아...희운각 산장 화장실에 대해서 한마디 더하자면...오오옷....글씨...수세식화장실이더라구...깜짝 놀랬어....

이 깊은 산중에 수세식 화장실이라....이걸 어떻게 처리한다냐? 설마 계곡으로 흘러보내기야 하겠냐마는....

볼일을 보면서 내내...오물(?)의 처리방법에 대한 별별 실없는 생각을 했지만....내 짧은 지식으로는 알수 없는 일이지 머....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몇 안되는 화장실에 사람은 많다보니....줄을 서다...괄약근의 힘이 풀리려는 몇몇 남자분들이

여자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볼일을 보는 추태도 보이고....그건 그렇다 쳐...아무튼...화장실에서 볼일을 본거니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비박을 하고 있던 곳의 뒷쪽 언덕으로 수없이 넘어갔다 오더라구....그사람들이 거기서 밥을 먹겠어?

짝짜궁하러 갔겠어? 뻔하지 머...지뢰매설....희운각의 간이화장실 뒷쪽으로 가실땐...조심해야 할거야...잘못하면..매설된 지뢰를

밟아 발이 썩어들어갈지도 모르니깐~~~ ^o^/ 다시 비박지로 돌아와 따끈한 라면국물 후루룩 짭짭~~ 그제서야 일어나는 껑이님.

라면을 다 먹은 후에 차키를 껑이님에게 맡기고(껑이님과 열이행님은 이곳에서 천불동으로 하산...한계령으로 올라가 차를 가지고

미시령으로 와서 우리를 기다리기로 했거든..) 출발준비를 서둘렀어...왜냐하면.....대청봉쪽으로 몰려오는 구름땜시...점점

불안해지더라구....지난번에도 악천후땜시 공룡능선을 포기했는데...이번에도 같은 상황에 쳐한다면...달아네...미치고 폴짝 뛸 일이지

구름이 더 몰려오기 전에 공룡능선에 올라야 한다는 조급함에, 저녁에 미시령에서 만날 약속을 하며 껑이님의 배웅을 뒤로 하고

서둘러 공룡능선을 한눈에 볼수 있는 신선봉(신선봉?)를 향해 출발했어...

 

 

# 1. 산행 둘째날이 밝았다...잠자리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음에도...밤새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5시무렵부터는...아예 두눈은 말똥말똥...산장에서 잔 사람들이 출발하는 소리가 들린다...우리도 미시령까지 가려면..
      일찍 출발해야 하지만...옆에 곤히 잠든 이프로누님을 깨울수가 없다...그냥...침낭속에서 꼼지락거리다...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침낭을 빠져나오니....오메 추운거~~~~

 

 

 

# 2. 전날밤...쇠주 한잔 할때...아침밥 따끈하게 해먹여서 보내겠다며 큰소리 뻥뻥치던 껑이님은...일어날 기미조차 안보인다..
      내 그럴줄 알았다니깐...~~~ 7시 무렵에야...아침식사를 했다...늦었기에...라면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대신한다...

 

 

 

# 3. 우리가 비박을 했던 곳에서 바라본 희운각산장과 소청~희운각 능선...화장실의 압박이...

 

 

2. 희운각 ~ 신선봉 (07:50 ~ 08:38 : 48분 소요 - 지뢰(?)매설시간 포함)

희운각을 출발 무너미고개로 가는길 좌우로 우리처럼 산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비박을 한 많은 사람들이 아직 출발을 하지 않고

아침식사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어...유유히 그옆을 통과하여 좌측으로 가야동계곡 출입금지 안내판을 지나고 완만한

오름길을 5분여 올라 무너미고개에 도착했어...무너미 고개에서 맞은편 병풍같은 신선봉암릉을 쳐다보니 옛생각이 나더라구..

4년전...설악산을 첨 찾았을때 희운각을 지나 소청으로 올라가면서 뒤돌아본 신선봉(신선봉인가?)암릉의 삐죽삐죽 기이하면서도

멋진 모습에 넋을 잃었는데....이제 세번정도 보니까....그때의 그정도 감흥은 일지 않았지만...우쨌든 멋있는 넘이기에...바위위에

올라 사진 한장 콱박아주었지...조금 더 나아가 갈림길을 만나게 되니...우측 아래로 내려가면 천불동계곡으로...그리고 정면으로

가는 길이 백두대간인 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이야...작년에...눈물을 머금고 악천후로 인해 천불동으로 내려간걸 생각하면..

오히려...그 이후 수차례의 공룡능선 산행기회를 눈 꼭 감고 미루며 아껴두었던 그곳을...백두대간을 하며 지날수 있게 되었으니

그 감회야 이루 말할수 없는 것이었어.... 그리고...드디어..'공룡능선은 위험하니...어쩌구 저쩌구~'하는 표지판을 지나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에 오르게 되었어...그런데 초입에 앉아 우리를 계속 쳐다보던 아저씨 한분이

 

'저...혹시 공룡능선으로 가십니까...'

'네...공룡능선으로 가는데요.....'

'아...그럼 잘되었네요...제가 공룡능선에 첨 가는거라서요...마등령까지 같이 갈수 있을까요?'

'이궁....저도 공룡능선 초행인데....머...그러세요...'

 

나두 초행인데....초보가 초보의 길안내를 하게 생겼으니...이를 워쩐댜~~~ 다행히(?) 우리의 발걸음이 늦어 자연스럽게

이 양반은 다른 무리에 묻혀 먼저 보내드릴수 있었어...자...이제 본격적으로 공룡능선 산행이 시작되는데...조금 이상한건..

능선을 탄다면...첨부터 바로 치고 올라야 하는데...어째 바로 치고 올라가지 않고 좌측 사면을 따라 4분정도 나아가며

작은도랑을 하나 건너기도 하더라구...하긴..진짜 대간길은 무너미고개에서 보았던 그 암릉을 치고 올라가는 건데...

그런곳을 치고 올라가기엔 일반인들은 좀 무리일것 같기도 하고...4분정도 좌측사면을 따라가다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에

오르는 무~척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었어...근디 얼마 오르지 않아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네...아침에 산장 화장실에서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한다고 중간에 뚝(?) 끊고 나와버렸기 때문인지...아침부터 라면을 먹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참아볼까 싶다가도 일단 공룡능선에 오르면...워낙에 험한곳이고..또한 등산객들도 많이 오가는 곳이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잘못하단...수많은 사람들앞에 궁뎅이를 보여야 하는 망신을 당할수도 있기에...배낭을 내려놓고...좌측 사면으로 가니 뒤따르던

사람이....'사진찍으러 가나봐~~~'...-_-; 목에 걸린 커다란 카메라땜시 지뢰매설꾼에서 졸지에 전문사진가 되버렸네~~~

좌측사면을 돌아 소청~희운각능선이 아~주 잘 보이는 적당한 바위밑에서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대전차지뢰를

매설하고 돌아와 먼저 오른 이프로누님을 곧 따라잡을수 있었어... 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계속 오르다 10여미터 로프를 잡고

오르니 다시 직접 맞은편 암릉으로 오르는 길과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으니...맞은편 암릉으로 치고 오를수도 있지만...

그렇게 가면 시간이 넘 많이 걸린다는 이프로님의 말에 당연히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랐어....뒤를 돌아보며 대청봉에서

무너미고개를 지나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정통대간능선이 확인한후 다시 20여분간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짧은 슬랩 위쪽으로부터

들려오는 '우와~ 우와~'하는 사람들의 탄성소리가 공룡능선 최고전망대인 신선봉정상에 도착했음을 알려주었어...

 

 

# 4. 껑이님의 배웅을 받으며...이프로님과 함께 미시령을 향해 출발한다....시각은...7시 50분...너무 늦었다...늦어도
      6시엔 출발했어야 했는데....무너미 고개에서 바라본...공룡능선 첫머리 신선대(?) 암릉..

 

 

 

# 5. 무너미 고개에서...앞으로 가야할 공룡능선 방향을 바라본다...왜냐하면....아침 날씨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구름이 많다는 예보가 있었기에....지난해 산행처럼 공룡이 구름에 완전히 뒤덮히는 일이 있을까봐...이곳에서부터
      공룡의 모습을 디카에 담기 시작한다...

 

 

 

# 6. 무너미 고개에서.....윗사진 줌인...어디쯤인지 모르겠지만....열심히 디카에 담는다...

 

 

 

# 7. 무너미 고개에서 바라본 가야동 계곡

 

 

 

# 8. 무너미고개에서 바라본 설악산 대청봉...왼쪽에서 몰려드는 구름이 심상찮다....

 

 

 

# 9. 드.디.어....공룡능선의 초입에 도착했다... 공룡능선을 대간산행때를 위해 남겨두었다고 했었지만...사실 작년 6월
       공룡능선 산행에 나섰다 악천후(?)로 인해 이곳에서 우측 천불동쪽으로 눈물을 머금고 하산할수 밖에 없었다...
       공룡능선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안내판에 씌여진것처럼 ...그렇게 위험한 곳은 없다...물론 우회로로 다니면 말이다..-_-;
       우회로가 아닌 실제 능선을 탄다면...꽤나 위험한 곳이 여러곳 있다고 한다...

 

 

 

# 10. 신선대로 오르는 우회길....공룡능선으로 오르는 초입부터 우회길로 나아간다...우회길로 가며...또 한번 작은 개울을
       건너야만 했다...울긋불긋...아직 절정기는 아니지만...조금은 이른 단풍색깔도 곱다...

 

 

 

# 11. 신선대로 오르는 매~우 가파른 오름길....

 

 

 

# 12. 뒤를 돌아보니...대청봉에서 무너미고개를 지나 신선대로 향하는 대간능선이 뚜렷하다....우리가 서 있는 곳이 우회로
       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청봉~신선대까지의 우회길은 지금껏 백두대간을 이어오는 동안...가장 긴 우회길이 아니었나 싶다...

 

 

 

# 13. 무너미 고개에서 신선대까지 우리가 우회해야만 하는 이유는....정통대간길을 잇기 위해선 저 암릉들을 넘고 넘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3. 신선봉 ~ 1275봉 (08:55 ~ 10:32 : 1시간 37분 소요 - 샘터 휴식시간 포함)

 많은 사람들이 탄성을 내지르고 있는 신선봉 정상에서 나 또한 탄성을 내지를수밖에 없었어...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선...

'으아~~~ 우와~~~~ 햐~~~~ '....수년동안 사진으로만 보아왔던...신선봉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는데

너무 좋아 까무라치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이지 뭐야.... 내 비록 많은 산을 다녀보지 못했지만...(100산은 되려나.....)내가 가본곳

중엔 단연코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었어....한폭의 동양화가 내 앞에 펼쳐져 있으니...디카가 쉴틈이 없겠지...

디카로 찍는 사람이 역시나 가장 많았고....폰카도 제법....글구...제법 뽀대나는 필카를 들이대는 전문사진작가까지....

조금이라도 이 아름다운 광경을 더 담아두기 위해 가장 높은 바위 위...겨우 한사람 올라갈만한 바위위로 올라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찍고선...한동안 바위위에 나홀로 우두커니 서서 공룡능선을 바라보았어....비록 우측 천불동계곡으로부터 몰려올라오는 구름에

가려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뒷쪽 마등령, 황철봉구간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지만...그래도...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어...

한참을 멍하니 공룡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뒷쪽에서 들리는 소리...

 

'아저씨~ 저도 사진 좀 찍읍시다...'

 

넘 멋진 광경에 취해있다보니 뒷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깜빡했네....내가 가장 전망이 좋은 앞쪽 바위위에

올라서 있으니 뒷쪽에서 사진찍으려 하는 사람들을 방해한 셈이더라구...에구 미안해라...얼른 자리를 비켜주고 조금 우측으로

비켜나 이프로님과 서로 증명사진을 박아주고는....1275봉이 구름에서 벗어나길 기다리다...결국 보지 못하고 1275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어..신선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무척 가파르고 더구나 등산로의 훼손이 무척 심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데 조심해야만 했어...조심하는데도 깊게 패인 등산로의 돌들이 아래로 굴러떨어지니...미관상 안좋더라도 이곳엔 나무계단을

설치하는게 좋을듯 싶어...아니면...아예 출입을 통제하든지 말이야.....(이곳 외에도 공룡능선의 많은 곳이 이처럼 훼손되어 있었어..)

안부로 내려서기 직전 마침내 1275봉이 구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제모습을 보이기에 한컷 찍어주고는 안부에 도착하니...이번엔

우측으로 잦은바위골의 암릉미 또한 기가 막히네....또한 그 이름처럼 범상치 않은 범봉의 모습이나 멀리 울산바위,그리고 동해바다까지..

설악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름답다더니...공룡은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곳이 아닐까 싶어..(물론 내가 가본곳중에서 말이야..내가

설악에서 가본곳이라곤 천불동이랑 비룡폭포...글구... 이번 대간산행때 지나온게 전부...-_-;) 우측으로 잦은바위골 출입금지

안내판(벌금 100만냥 물린다나~~~ 좀 세게 나오네...그래두...오대산 두로봉~신배령 구간에 비하면...별거 아니네...거긴 자그마치

벌금 1000만냥이라는데....-_-;)을 지나(09:11) 상당히 훼손된 오름길을 올랐다 다시 로프가 매어져 있는 약 5m의 직벽을 내려가고..

아무튼...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와중에도...공룡능선의 모습을 내 두눈으로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

특히 전화대(천화대인지...전화대인지...)의 죽순모양의 뾰족뾰족한 암릉 역시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모습이었기에...전화대를

바라보며 나아갈땐 10m가다가 사진찍고...또 조금 가다가 사진찍고...아무리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을 디카에 꼭꼭 눌러담았어..

전화대 좌측사면을 통과할땐 바위표면에 부착된 추모판(아마도 전화대릿지 산행도중 먼저간 고인을 기리는...)에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어...산도 좋지만...무엇보다 안전한게 우선이 아닐까 싶어...오래오래 살아야 여러 좋은곳에도 가보고 말이야...그래서...난 릿지는

안할려구......(사실은 겁이 많아서..... -_-;) 요즘 뉴스에 심심찮게 등산객 사망사고 소식이 들려오곤 하는데...위험한 곳으로 갈땐...

여럿이 동행하던가...아님 최소한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코스로 간다는걸 미리 말해주어야 겠지...우리가 모르게...홀로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해 시신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더라구....실제로...지난 96년 강릉 잠수함사건 당시...오대산 지역을

수만명의 군인들이 매복, 정찰, 수색하는 과정에서 등산객으로 보이는 여러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말도 있고 말이야...

(달아네도 당시 군발이였는데....머...공군(공근 아님...-_-;)이라서...육군 다녀온 친구넘들은 당시 비상 걸리고 난리 났다는데....우리는

간첩 넘어온것도 담날 아침 신문보고 알았으니 말 다했지 머...그 와중에 달아네는 열하루짜리 휴가받아 지리산종주도 하구...-_-;)

아무튼....전화대를 지나 조금 내려가다 다시 나무뿌리마져 드러난 무척 훼손이 심한 약 30여미터의 오름길을 로프를 잡고 오르니..

다시 약 200여미터의 가파른 내림길을 로프를 잡고 또는 나뭇가지를 잡고 미끄럼타듯이 내려와야만 했어...안그래도 훼손이 심한

지역인데... 가을 단풍철 수많은 인파로 정체될때 몇몇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 먼저 간다며 옆으로..옆으로

샛길을 만들며 새치기를 하기에 점점 더 훼손상태는 심해지고 있었어...(이럴바에야...차라리 나무계단 설치하는게 훨씬 나을것 같아...)

줄기차게 200여미터의 내리막을 내려오다 맞은편으로 구름에 휩싸인 1275봉이 우뚝 서 있었어...이번엔 완전한 모습을 찍고 말리라..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구름이 걷히길 기다렸으니....역시나 끝내 구름은 걷히지 않으니..또다시 눈물을 머금고 내려갈수밖에...

무척이나 가파른 내림길이 끝나는 지점에 좌측으로 샘터가 있다기에 내려가보니....등로에서 약 10여미터쯤 떨어진 곳에 샘이라기

보다는...바위틈에서 흘러내리는 석간수였는데...물의 양이 적고 부유물이 많아 마시기가 선뜻 내키지 않았어...원래 물을 많이 먹는

체질이지만...마등령에서도 물을 구할수 있기에 이프로님의 수통에만 물을 채우고 출발..다시 짧은 암릉 오름길을 오른뒤 또 내려가는

길에 맞은편으로 1275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이 보이지만....한참을 내려가서야 비로소 1275봉으로 오르는 안부에 도착할수있었어..

안부에서 1275봉안부까지의 오르막은..이번 산행중 가장 가파른 오름길이었어...초반부 10여분은 암릉으로...후반부 10여분은 너덜과

다름없는 오름길이었는데 특히 초반부 암릉은 바위표면을 타고 물이 흘러내려 폭우가 쏟아질때나 겨울철 이곳을 오를땐 상당히

위험하다고 하더라구.....구름에 휩싸이긴 했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것을 감사히 여기며 20여분간 힘겹게..정말 힘겹게 올라 1275봉

안부에 도착할수 있었어...

 

 

# 14. 그리고...사람들의 탄성소리가 들려오던 신선대에 올랐을때.....감동 그 자체였다....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눈물이 나올것 같았다..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사진으로만 보아왔던....지난해 산행때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만 했던 공룡능선의 모습이 내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빙 돌며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본다...대청봉~용아장성~가야동계곡~공룡능선~울산바위~동해바다까지....

 

 

 

# 15. 신선대에서....뒤돌아본 대청봉과 소청봉...대청봉에서 무너미고개(좌측아래)로 이어지는 정통대간길이 뚜렷하다..
       우리는 대청봉에서 우측 중청을 지나 소청봉에서 시작...정통대간길과 나란히 희운각으로 떨어지는 우측 능선으로
       우회한 것이다...

 

 

 

# 16. 구름이 살짝 공룡을 휘감은 것이 흠이었지만...어떻게 보면...더 운치있어 보이기도 했다...공룡능선의 맹주라는 1275봉이
        보인다...사진 우측 끝에 볼록 솟은 봉우리가 세존봉이라나....구름뒤로 가려진 마등령정상~황철봉 구간은...특히나
        황철봉구간은...산행이 끝날때까지....끝끝내...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 17. 신선대에서 바라본 범봉과 잦은바위골...

 

 

 

# 18. 신선대에서 바라본 동해바다와 천불동계곡...

 

 

 

# 19. 윗사진...줌인....속초시내 북쪽에 있는 저 호수의 이름은 '영랑호'

 

 

 

# 20. 신선대에서 바라본 범봉의 위용......

 

 

 

# 21. 신선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울산바위도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본 후 더이상 볼수 없었다...

 

 

 

# 22. 다시 한번 울산바위쪽 바라보고...

 

 

 

# 23. 증명사진 찍기....신선대에서 이프로님...

 

 

 

# 24. 증명사진 찍기......

 

 

 

# 25. 신선대에서 1275봉을 중심으로....구름이 걷히길 기다렸으니...끝내 구름은 걷히지 않고...계속해서 몰려왔다...

 

 

 

# 26. 바람에 심한 고산지대...자연에 순응한 짧은 가지를 지닌 침엽수들...

 

 

 

# 27. 1275봉 가는 길에...우측으로 잦은 바위골 방향으로...천화대릿지의 시작이 저기 어디라는데....

 

 

 

# 28. 조금 더 가까워진 1275봉...여전히 구름에 덮혀있다...

 

 

 

# 29. 범봉과 잦은바위골...

 

 

 

# 30. 넌 독사진을 찍힐 이유가 충분하다....넘 멋지다.....범봉의 모습...

 

 

 

# 31. 잦은 바위골 다시 한번.....이 한장의 사진으로 ..이곳에서의 느낌을 표현할수가 없다...직접 봐야만 한다...

 

 

 

# 32. 아름다운 만큼....험한가 보다...잦은바위골 출입금지 안내판...

 

 

 

# 33. 등산로 훼손이 무척 심하다....

 

 

 

# 34. 공룡능선의 대표적 기암...개인적으로 공룡능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다...그런 곳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으니...그 김동이란...

 

 

 

# 35. 간간히 나타나는 로프가 달린 등로...

 

 

 

# 36. 좌측으로 멀리 귓때기청봉과 용아장성이.....그리고 가까운쪽 계곡은 가야동계곡...

 

 

 

# 37. 고맙게도....그 기기묘묘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 38. 공룡능선을 통과하는데...12번의 오르내림이 있다는데....역시나...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다...그래도 힘들지 않는건..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 39. 가지각색의 기암들....

 

 

 

# 40. 쌍둥이부처바위....라고 이름짓고 싶은...기암...

 

 

 

# 41. 1275봉 가는 길....대표기암(?)사이로 난 등산로가 보이낟...

 

 

 

# 42. 구름이 잠시 걷힌 사이...파~아란 하늘이 더무나 반갑다...

 

 

 

# 43. 공룡능선의 기암...

 

 

 

# 44. 뒤돌아 보니...신선대(멀리 뾰족한곳)가 저 멀리...

 

 

 

# 45. 천화대에 있는 먼저 간 산우를 기리는 추모동판...

 

 

 

# 46. 또다시 로프지대를 올라선다....역시나 등산로 훼손이 무척 심한 곳이다....

 

 

 

# 47. 다시 로프를 잡고 가파른 내림길을 약 200여미터를 줄기차게 내려간다...

 

 

 

# 48. 바로 앞에 1275봉이 우뚝 서 있건만...한없이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

 

 

 

# 49. 우측 사면에서 구름은 계속 몰려 올라오지만...하늘은 맑고 푸르기만 했다....공룡능선과 황철봉구간만이 구름에
       휩싸여 있는 것이었다...

 

 

 

# 50. 깨끗한(?) 1275봉의 모습을 담기위해 10여분을 기다렸지만...1275봉은 끝내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 51. 거의 내림길을 다 내려왔을 무렵....샘터가 있었다...

 

 

 

# 52. 샘터가 있었다....샘터라기 보다....바위틈에서 새어나온 물이 바위사면을 따라 졸졸 흘러내리는 수준이었다...
       아쉬울땐...고맙게 마시기야 하겠지만....부유물이 꽤나 많았다...

 

 

 

# 53. 1275봉 가는 길에...멋진(?) 소나무와 기암....구름(절대 안개가 아니다..)의 압박...

 

 

 

# 54. 이제 내설악도 구름에 휩싸이는가???

 

 

 

# 55. 바위틈을 지나고...

 

 

 

# 56. 조금 더 내려가서야...비로소 본격적인 1275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 57. 1275봉 오름길....무~척 가파른 오름길이 끝없이 계속된다...

 

 

 

# 58. 1275봉 오름길의 기암....공룡능선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1275봉을 오르는데....구름은 계속 몰려오고....쩝...

 

 

4. 1275봉에서... (10:32 ~ 11:32 - 지인들을 만나다...)

 1275봉 안부까지 오르는데 너무 힘을 들인 탓에...얼른 배낭을 내려놓고 쉬려 했지만...스무평 남짓한 공터에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빼곡해 배낭을 내려놓을 자리 찾기도 쉽지 않았어....1275봉 안부는 공룡능선상에서 유일하게 바람이 없는 곳이며

평평한 스무평 남짓의 공터이기에 비박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라는데....전날 희운각에서 산장에서 자지 못하고 비박할줄 알았다면...

전날 산행을 조금 서둘러서 이곳까지 와서 비박을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더라구..(그랬다면...이후에 황철봉 너덜지대에서

조난도 당하지 않았으리라~~)배낭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낯익은 얼굴 하나가 보이는데....달아네가 꽤 오랜기간동안

운영자로 있었던 여산회의 대장님인 빨모님께서 여러 여산회회원분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계셨어...작년 설악산 산행이후

오랜만에 뵙는 빨모님께 인사 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빨모님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1275봉 정상엔 올라가봐야한다며

정상으로 오르자고 하시는거야....흠냐...위를 올려다보니...몇몇분들이 올라가 계시긴 한데....보기만해도 아찔한 직벽을 어떻게

올라간건지...사실 나 혼자라면..올라갈 생각조차 안할텐데...빨모님이 앞서기에...'에라 모르겠다...설마 죽기야 하겠어'하는 심정으로

이프로님과 함께 빨모님 뒤를 따라 1275봉 정상으로 오르기 시작했어...1275봉 정상으로의 오름길은 보기엔 반질반질한 직벽같아도...

바위표면이 미끄럽지 않고 사면을 타고 완만하게 올라갈수 있는 루트가 있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게 1275봉 정상에 도착할수 있었어...

 

'우쒸 괜히 쫄았네~~'

 

남북(?)으로 길쭉한 1275봉 정상은 날카롭고 삐죽삐죽한 바위덩어리들로 이루어져 있었어..황철봉 너덜지대와 비슷하다고 할까...

안부를 바라보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로 바글바글....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이 멋진 곳을 그냥 지나치고 있었어....

신선봉와 더불어 공룡능선 최고의 전망대라는 1275봉이라지만..내설악을 제외하고 모든 방향이 구름에 덮혀 전혀 보이질 않았어..

하지만...가끔씩 구름이 걷히며 시야에 들어오는 공룡능선의 모습은...역시 이곳이 공룡능선 최고의 전망대임을 알게 해주었어..

특히 1275봉 서쪽 사면은 수백미터 직벽이기에...서 있기는 커녕...머리만 쏙 내밀고 아래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찌릿찌릿...현기증이 날 정도였어...간간히 구름이 걷히면서 보이는 범봉, 마등령정상, 나한봉, 설악골, 잦은바위골의 모습은

장관이었지만 그걸로는 만족할수 없었어....시간만 허락된다면...구름이 걷힐때까지 하루종일 이곳에 머물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럴수도 없는 노릇...안부로 내려서려 하는 순간...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전화대능선이 구름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에

몇컷 찍고 맞은편 암봉의 물개바위 역시 디카에 담고 나서 안부를 향해 내려서는데...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사람이 낯익은 얼굴이었어...

흠...여산회에서 만난 마당바우님이 아닐까 싶은데... 입은 옷도 마당바우님이 즐겨(?) 입는 옷이기에....더구나 마당바우님과 같이

산에 자주 다니는 용녀님이 우리와 같은날 공룡능선산행을 한다고 했으니....맞는것 같기도 한데....그래두...긴가민가 싶어 확인하지

못하고 안부로 내려오니....어라...또 반가운 사람을 만났으니...여산회에서 함께 운영자로 있었던 '오봉이'님을 만나게 된거야...

역시 지난해 이후 오랜만의 만남인지라...인사를 나누고 나니...혹시 내려오다 마당바우님과 용녀님 못봤냐구 물어보는거야...

역시나...내 짐작대로....내려올때 마주친 낯익은 사람은 마당바우님이었어...조금 기다려 1275봉에서 내려오는 마당바우님과

용녀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지....야....그러고 보니까...모두 여산회 회원이자 시나브로 백두대간 회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네...

특히 시나브로 백두대간 회원이 이렇게 많이 모인건 처음이지 아마???... 그렇게하여...우연히....1275봉에서 시나브로 백두대간 첫 정모가

이루어진거야...게다가 전날 함께 산행을 한 껑이님과 희운각산장에서 만난 제일산악회 공대장님, 그리고 여산회 빨모님까지 포함하면...

이번 산행에서 시나브로 백두대간 회원분들을 무려 8명이나 만남 셈이네... 기념일 제정해야겠어...

 

"2004년 9월 26일 시나브로 백두대간 설악산 공룡능선 1275봉에서의 첫 정모 기념일..."

 

한동안 얘기를 나누고...다른 산악회와 함께 비선대에서 마등령을 거쳐 왔다는 오봉이님 일행은 이후 희운각, 대청봉을 거쳐 오색으로

하산코스가 잡혀있다네....우리는 반대편 미시령으로 가는 길이고....서로 만만치 않은 거리가 남아있으니 누가 먼저 도착했는지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고는(우리가 오봉님 일행보다 4시간이나 늦을거라곤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어....그때까지만 해도 오히려

희운각~소청의 그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야 하는 오봉님 일행을 안스럽게 생각했다니깐~~).......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는,  1275봉에서의 1시간에 이르는 긴 휴식을 끝내고, 한쪽은..남으로...또다른 한쪽은 북으로 서로 제 갈길을

향해 출발했어...(11:32)

 

 

# 59. 드디어...1275봉 안부에 도착했다...1275봉 안부는...스무평 남짓 평평한 공터가 있고...공룡능선에서 유일하게 바람이
       고요한 곳이라 비박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한다...전날 비박할줄 알았으면...좀더 진행해서 이곳에서 비박을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어...우리가 배낭 내려놓을 공간도 없을만큼 비좁았다..

 

 

 

# 60. 엇...이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또 만났다...여산회 빨모대장님을 만난 것이다...달아네가 3년정도 여산회 운영자로 있으면서..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했는데....요즘 옛날같지 않은 여산회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아무튼...무척 반가운 만남이었다.

 

 

 

# 61. 1275봉 안부에서 바라본 1275봉 정상...허거...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이 보인다...저 곳을 어떻게 올라갔지?

 

 

 

# 62. 그러나...보기엔 어려워보여도...1275봉 정상에 올라가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빨모님의 뒤를 따라 1275봉 정상에
       오른다...

 

 

 

# 63. 오옷....공룡능선 최고의 전망대답게....올라오지 않았으면...무척 후회했을만큼...전망은 일망무제...기가 막혔다...
       구름만 없었다면 말이다...1275봉에서 바라본 귓때기청봉..

 

 

 

# 64. 구름사이로...세존봉 능선도 보이고...멀리 바다가 보일듯 말듯~~~

 

 

 

# 65. 마등령정상 윗 봉우리(1326.7봉)와 우측 끄트머리에 세존봉이 모습이 보인다...이게 전부였다...그 너머 황철봉은
       역시나 구름에 덮혀 있었고..계속해서 몰려드는 구름때문에 더이상 북쪽으로의 조망은 트이지 않았다..

 

 

 

# 66. 오옷...구름 사이로 범봉의 모습이...

 

 

 

# 67. 1326.7봉이 다시한번 모습을 드러내고...도대체 우리가 지나가야할 황철봉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수가 없다...

 

 

 

# 68. 1275봉 정상에서...빨모님께서 한컷 찍어주셨다..빨모님作

 

 

 

# 69. 1275봉 정상에서....달아네의 목에 걸린 디카가 보이는가....저렇게 이틀내내 목에 걸고 다녔다...목디스크걸릴뻔했다..-_-; 

 

 

 

# 70. 1275봉 정상에서 바라본 1275봉 안부...많은 등산객들로 바글바글하다...대부분의 등산객들이 1275봉 정상에 오르지
        않고 지나친다...

 

 

 

# 71. 다시한번 용아장성을 바라본다...

 

 

 

# 72. 1275봉 정상에서 바라본 설악골....1275봉 정상에서 동쪽사면은...수백미터 낭떠러지였다...얼굴만 쏙 내밀고 내려다
       보는것만으로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했다....

 

 

 

# 73. 1275봉에서 바라본 서북능선갈림길....구름에 덮혀있다...전날 우리가 지날때도 저랬으리라...가까운쪽 볼록 솟은
        암봉이 독특하다...

 

 

 

# 74. 1275봉 안부 건너편 봉우리의 물개 바위....어미물개와 새끼물개의 모습이다....

 

 

 

# 75. 공룡능선중에서도...공룡의 등뼈라고 불리워지는 봉우리....역시나 한참을 기다렸지만...깨끗한 모습을 볼수 없었다..

 

 

 

# 76. 왔노라....보았노라....그리고...내려가노라....

 

 

 

# 77. 1275봉 건너편 기암...설악은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아름다운 모습이다...

 

 

 

# 78. 내려서면서...물개바위 다시한번 바라보고...안부로 내려서는 길...1275봉으로 올라오는 분들 중에 한 사람이 무척
         낯익은 얼굴이다...특히나...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이....내가 짐작하는 사람이 자주 입고 다니는 옷이라...긴가민가 싶다..
         같이 산에 다니는 용녀님도 같은날 이곳을 온다고 했으니....'마당바우'님이 아닌가???

 

 

 

# 79. 오오옷~~~.....반가운 얼굴을 또 만나게 되었다....여산회에서 함께 운영자로 있었던 오봉님을 만난것이다...
         그리고...역시나 예상대로 1275봉에서 안부로 내려올때 만났던 낯익은 사람은 '마당바우'님이었다.

 

 

 

# 80. 시나브로 백두대간 정모사진???....뒤늦게 1275봉에서 내려온 마당바우님, 용녀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시나브로 백두대간 회원이 무려 다섯명이나 모였다....사상최대인원(?)이닷!!! ^o^/ 이번 산행에서 만난 시나브로~'
         회원(前회원 포함)...제일산악회 공대장님, 여산회 빨모대장님, 이프로님, 껑이님, 오봉이님, 용녀님, 마당바우님..
         그리고 달아네까지....무려 8명이나...^^.....산친구는....역시...산에서 만나면...더더욱 반갑다...

 

 

5. 1275봉 ~ 마등령 (11:32 ~ 13: 32 : 2시간 소요 - 위험구간 지체 및 휴식시간 포함)

이프로누님의 말씀에 의하면 1275봉부터 마등령까지 가는 길이 지금까지 지나온 공룡능선보다 훨씬 오르내림이 심하고 힘들단다...

1275봉 오름길과 비슷한 곳이 몇번 더 나타난다는 말은...힘을 쭉 빼놓는 말이지...에라..급할거 뭐 있냐...오늘안에 미시령까지만

가면 되는거....1275봉을 출발하자마자 한참을 내려가는데 이젠 완전히 구름이 우릴 덮쳤어...구름에 휘감긴 공룡능선...

멀리서...그러니까..대청봉에서 보는 사람들이야....'야..구름에 휘감긴 공룡능선..나름대로 운치 있는걸'하겠지만(전날 대청봉에서

구름에 덮힌 공룡능선을 보며 아쉬워하면서도 한편으로....운치있다고 생각을 한 넘이 달아네였다...-_-;)...그속을 허우적 대는

우리 심정은....한마디로......'덴~~~~장~~~~~!!!!'

1275봉에서 한참을 내려간후 다시 오름길을 올라 '마등령 1.7km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안부에 도착하니(11:46) 그곳엔 이프로누님이

공룡능선에 오를때부터 말씀하신 영화 '혹성탈출'에 나오는 원숭이들이 헬멧쓴 모양과 비슷한 거대한 암릉이 있었어....

영화 '혹성탈출'이라...리메이크버전(마크 윌버그 나오는...)은 최근에 본적이 있고...원작은...아~주 예전에 본 적이 있긴한데...

원숭이들이 헬멧을 쓴 모습이라...뭐...그렇게 생각하면 그런것 같기도 하고.....(난 장난감 로봇의 머리같던데...)기묘한 모양의

거대한 암릉이었어...아...글구..이곳에서 울산바위쪽 전망이 참 좋다는데...우쒸....완전히 구름에 갇혀있으니...뵈는게 있을리 없구....

그건 그렇고...1275봉에서 꽤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겨우 400미터밖에 오지 못했더라구...일반적인 산행에서의 속도는

시속 2km정도인데...공룡능선 5km통과하는데..5시간 잡는다고 하던데...이렇게 오르내림이 계속되니....그 정도 시간은 걸릴것 같더라구...

(실제로는..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 대략 4시간 정도면 충분할듯...1275봉에서 1시간 휴식하고..중간중간 지체구간과 잦은 휴식

시간을 가졌음에도 5시간 반정도 걸렸으니 말이다...) 원숭이 헬멧바위(?)를 출발...언덕 하나를 넘고...또 오름길을 15분여

오르니...앞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었어...혹시 사고가 났나 싶었는데...그게 아니구...앞쪽에

위험지역이 있어 지체되어 있는 것이었지...그 지역에서 30여미터쯤 뒷쪽에 줄을 서 있으니...도대체 어떤 곳인데 이렇게

지체가 되는지 알수는 없고...기다림에 답답해하며...'노니 이잡는다'고...단풍을 디카에 담고 있으려니...주변에 줄을 서 계시던

갱상도 아저씨들....'....'유격 안 받아봤나~', '저런곳은 그냥 훨훨 날라가면 되는데~', '누가 버벅대는거야~~~'.....궁시렁궁시렁~~~

우리차례가 올때까지 10여분을 기다린 뒤...지체지역을 도착, 살펴보니...약 5~6m정도의 직벽으로 로프가 매달려 있는 구간인데..

어지간한 남자들은 가뿐하게 줄을 잡고 군대에서 유격훈련받듯 빠르게 내려올수 있지만...여자분들(특히 아지매...)이 내려갈때

지체가 되고...양쪽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맞닥뜨릴 경우엔....우회로가 없기에 그저 한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곳이었어...

지체구역을 통과한뒤 이정표와 또 마주치게 되니...에게...또다시 겨우 400미터밖에 진행하지 못했다는 '마등령 1.3km 이정표'를

만났어(12:18)..아..정말 더디긴 더디네...이후 예전에 이프로님이 '후루룩짭짭~'을 했다던 곳을 지나 솜다리(에델바이스)군락지는

어디인지 모르게 지나치고 돌탑이 세워진곳...돌하나를 올려놓고 기도를 드리는 이프로님 한컷 몰래 찍고는...조금 더 오르니..

또 300m밖에 오지 못했다는 마등령 '1.1km'이정표를 만나게 되었어.(12:26) 예전에 소백산구간 종주시 국망봉 이후 1km마다

등장하는 이정표를 보고....쓸데없는 곳에 비경제적으로 넘 많이 설치했다고, 돈이 남아도냐고 푸념을 하기도 했는데....여기와서 보니...

소백산은, 3~400미터 마다 이정표를 설치한 공룡능선에 비하면...아~주 경제적으로 설치한 셈이 되는거야...아무튼..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출발...15분쯤 나아가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데...또다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으니...역시나 지체구간이었어...

15분정도를 기다려 지체구간에 초입에 이르니...처음 로프을 잡고 오르는게 힘들긴 하지만...일단 한번 올라서면 큰 어려움이 없는

바위틈으로 오르는 곳이었어...보아하니..역시나 이곳도..몇몇 아지매들이 힘겨워하는 바람에 이렇게 지체가 된거였지...분명한건...

이런 약간 험한곳에선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큰게 아니라...일반인과 아지매의 차이가 큰거라고 할수 있지...왜냐고? 우리 이프로

누님은 휘리릭~ 눈썹을 휘날리며 잽싸게 올랐거든....아무튼...1275봉을 출발한 이후 계속되는 구름속의 산행으로 인해...유일하게

지도상에 표기된 지명인 나한봉의 위치파악이 힘들어져 그냥 나한봉 찾기를 포기하고..너덜오름길을 올라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하여

봉우리 좌측, 내설악조망이 뛰어난 전망대에 이르러...지도를 보니...우회한 봉우리, 즉 바로 우측에 있는 봉우리가 나한봉인것

같았어...(아마도~~~) 전망대를 출발하면서도...좀전 우회한 봉우리가 나한봉임을 확신하지 못해 주위를 둘러보지만...알수가 없고...

그러나 잠시 구름이 걷히면서 마등령과 1326.7봉의 모습이 잠깐 모습을 드러내니...다시 지도를 펴서 확인해보니...그제서야 좀전

우회한 봉우리가 나한봉임을 확신할수 있었어...이후 짧은 너덜지대를 통과하고...룰루랄라 평탄한 숲길을 5분 정도 지나 드디어...

일명 '마등령 독수리'라고 불리워지는 기묘한 고목(?)이 기다리고 있는 마등령에 도착했어...(13:32)

 

 

# 81. 서로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길이었기에....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마등령을 향해 출발한다...

 

 

 

# 82. 공룡능선의 기암....

 

 

 

# 83. 또다시 한참을 내려간다....1275봉 이후 마등령까지의 길이 더 험하다는데...

 

 

 

# 84. 같은 곳의 기암....이프로님은...영화 '혹성탈출'에서 원숭이들이 헬멧을 쓴 모습과 똑같단다....흠냐~~~ 그런가?

 

 

 

# 85. 구름에 뒤덮힌 공룡능선....정체구간을 만났다...주의 아저씨들....'유격 안 받아봤나~', '저런곳은 그냥 훨훨 날라가면
         되는데~', '누가 버벅대는거야~~~'.....궁시렁궁시렁~~~ 우리차례가 올때까지 10여분을 기다린다...

 

 

 

# 86. 10여분을 기다려 통과한 곳은...이런 곳이었다....약 5미터 정도의 직벽이었다...남자들은 앗~싸~ 소리를 하며..
         군시절 유격훈련 받던 것처럼 오히려 신나게, 번개같이 빠르게 내려서지만...아지매들은 버버버벅~~~~
         아지매 몇분이 저곳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정체된 것이었다...

 

 

 

# 87. 오르내림이 심해 많이 진행한것 같아도 겨우 몇백미터밖에 진행하지 못했단다...

 

 

 

# 88. 지나온 능선 바라보고....

 

 

 

# 89. 또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 90. 윗쪽 바위틈 사이에서 예전에 이프로님이 라면을 끓여먹었단 곳이라나~~~

 

 

 

# 91. 돌탑을 세워진곳....돌하나를 올려놓으며 기도드리는 이프로님....

 

 

 

# 92. 뒤돌아본 공룡능선 암릉...

 

 

 

# 93. 또다시 정체구간이다....

 

 

 

# 94. 역시나...버벅대는 몇몇 아지매들 땜시...15분여를 기다려야 했다...

 

 

 

# 95. 일단 로프오름길 초입만 올라서면...쉽게 오를수 있는 곳인데....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크다기 보다는 남자와 아지매의
        차이가 큰 것이다....이프로님은 번개같이 올라섰다......

 

 

 

# 96. 공룡능선의 야생화....잠시 여유를 가지고 야생화를 바라본다....산마늘이라나?

 

 

 

# 97. 좀전 지체된 곳은 사진에 보이는 바위 가운데로 오르는 길이었다....

 

 

 

# 98. 너덜 오름길을 지난다....서서히 길이 험악(?)해지기 시작한다...마등령 이후의 험로에 대한 예행연습이라도 하듯이~~~

 

 

 

# 99. 지나온 공룡능선은 구름에 뒤덮혀 있지만...

 

 

 

# 100. 내설악쪽으로 더이상 구름이 범접하지 못했다...

 

 

 

# 101. 나한봉 좌측 사면의 고사목...

 

 

 

# 102. 나한봉에서 바라본 귓때기청봉....

 

 

 

# 103. 내설악방향의 암릉도 멋진 모습이다...

 

 

 

# 104. 공룡능선 암릉...우측 뒷쪽으로 멀리 보이는 암봉들이 아마도 저항령 내려서기 직전 우회로의 암릉인듯 하다...

 

 

 

# 105. 나한봉 암릉....바람때무에 한쪽으로만 가지가 자란 나무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 106. 잠깐이지만...걸어온 공룡능선쪽 구름이 옅어진 틈을 타 디카에 담아본다...좌측 1275봉이 보인다...그러나...이내
         다시 구름에 덮혔다...

 

 

 

# 107. 나한봉 서쪽사면의 모습...

 

 

 

# 108. 나한봉 정상부의 모습(나한봉이 맞다면 말이다~~~)

 

 

 

# 109. 저곳이....마등령 지나...비선대 갈림길을 지나서...우리가 가야할 1326.7봉인듯 하다...그렇다면...마등령은 바로 저곳..

 

 

 

# 110. 뒤돌아본 나한봉(나한봉이 맞기를...)

 

 

 

# 111. 나한봉 서쪽...내설악쪽 암릉의 모습...

 

 

 

# 112. 마등령 가는 길....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 113. 아...마등령이 보인다...뒷쪽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1326.7봉...

 

 

 

# 114.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 115. 마등령에 도착했다...이곳에서도...보고 싶은 넘이 있었다...마등령을 지키는 수호신....'마등령 독수리'를 말이다...

 

 

6. 마등령에서...( 13:32 ~ 14:12)

 마등령은 생각했던것보다 꽤 넓은 공터를 가지고 있었어...여기저기 비박의 흔적들도 많았고 넓은 공터엔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었어...하지만...그 무엇보다도 마등령의 수호신이라는 '독수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띨수 밖에...

마등령 독수리...실제로 살아있는 독수리는 아니고...마등령 고개의 공터 동쪽의 돌탑위에 세워져 있는 고사목의 잔해인데 그 생김새가

독수리와 너무도 흡사한 모습이었어....비록 구름에 가려져 있어 전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돌탑위의 독수리가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는 그 모습은...언제라도 날아오를듯한 살아있는 독수리의 모습 바로 그자체였어.... 그 모습을 디카에 담으며 배낭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누군가 '어이 이프로~'하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거야....여산회의 '화암'님이셨어...예전 벙개모임때 극장에서

한번 뵌적이 있을뿐인데...이프로누님과는 꽤 안면이 있는 사이인가봐...우리가 이곳에 올 예정이란걸 카라님(맞나?)에게 듣고...

마등령에서 우리가 나타날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네....추석연휴를 맞아 5일간 설악산에서 보낸다고 하시면서..우리와 함께

산행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솔직히 반가움보다는...낯선이(?)라는 어색함 때문에 조금 꺼려지기도 하고...내가 보기와는 다르게

낯을 좀 가리는 편이거든...아무튼...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당장은 식수를 구해야 했기때문에 이프로님과 식수를 구하러

서쪽사면으로 내려갔어....전에 이곳에서 식수를 구한적이 있다는 이프로님을 따라 가다보니...이상하게도...등로는 계곡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좌측 능선을 따라가더라구...맞는길인지 의구심이 들지만...전에 샘터에 가보셨다는

이프로님을 믿을수밖에....그러나 한참을 가도 계곡으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뭔가 잘못되어감을 알게 될쯤 식사를

하고 있는 네명의 등산객을 만나 아래쪽에 식수를 구할곳이 있냐고 물어보니...한시간은 내려가야 된단다...허거덩~~~~

그제서야...확실히 다른 길로 내려왔음을 깨닫고 뒤늦게 지도를 펴고 살펴보니...역시나...마등령에서 서쪽사면으로 내려서는

길은 두갈래였어...하나는 오세암 가는길...하나는 샘터가는 길...우리는 오세암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던 거야.....Back~~~

다시 마등령으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있던 어르신께 여쭤보아도....'여기 샘터가 있었나?' 하며 잘 모르시더라구..

그래서...다시한번 자세히 살펴보니...'출입금지'표지 뒷쪽으로 계곡아래로 향하는오솔길이 나있으니...그것이 바로 샘터로

가는 길이였어....-_-;;  5분여를...조금은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니 등로 좌측에 제법 수량이 많고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으니...바로 마등령샘터였어....나무냄새가 심했던 희운각의 계곡수나...부유물이 많았던 1275봉 직전의 샘터의

물과는 다르게 이곳 계곡수는...물맛도 깔끔한게 그만이었고...아~주 깨끗한 물이었어...희운각에서 애써 지고 온 물을 모두

쏟아버리고...이곳의 물을 가득 담고서 다시 마등령에 도착하니...샘터까지 다녀오는데 10분 정도 걸리는 셈이네...이정도면..

샘터로서 위치는 아주 훌륭하다고 할수 있지...(대간종주중에 이처럼 계곡수가 가까이 있는 곳이 몇곳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등로에서 가장 가까이에 계곡수가 흐르던 곳은 윗왕실재 지나 백학산 아래 임도 바로 옆을 흐르는 계곡수가 아니었나 싶다..)

마등령에서 라면 하나 끓여먹고 가려다...이프로님이나 달아네나 모두 아직 허기가 지진 않았다는데 의견일치를 이루어..

좀더 가다가 식사를 하기로 하고 마등령을 출발하려 하자...화암님도 우리와 같이 미시령으로 가신단다....흠냐...

그런데 우리가 그날 미시령까지 간다고 하니...깜짝놀라며 도중에 저항령쯤에서 비박하는게 아니었냐고....그렇다면..도저히

우리를 따라갈 자신이 없다며...아쉽지만 백담산장쪽으로 하산하신단다...이프로님이나 나나 왜그런지 모르지만..솔직히

화암님과의 동행이 선뜻 내키지 않았기에(나만 그랬을수도 있고...-_-;) 간단한 작별인사를 나누고...마등령을 출발했어..

 

 

# 116. 마등령엔...넓은 공터가 있고 샘터가 있어...식사하기에 그리고 비박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 117. 마등령에서 미시령까지는 아직 7시간정도를 더 가야 한다....고로 식수를 구하러 좌측 아래에 있다는 샘터로 향한다....
         이곳에서 지난번에 식수를 구한 경험이 있다는 이프로님 뒤를 따른다...그런데...방향이 조금 이상하다...식수를
         구하려면 대개...계곡쪽으로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좌측 능선을 따라 가는 것이었다...역시나....도중에 만난
         분들에게 물어보니....이 길은 오세암가는 길이란다....우쒸...우찌 이런 일이.. 지도를 펼쳐보니...마등령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두갈래 길이었다...하나는 오세암 가는 길...하나는 샘터가는길...다시 마등령으로 돌아오며...          

 

 

 

# 118. 오세암으로 내려서는 길에서 북쪽 10여미터...출입금지안내판 뒤쪽으로 길이 보인다...저곳이 샘터로 가는 길이다..

 

 

 

# 119. 샘터라기 보다는...역시 작은 계곡이었다....이곳 샘터는 1275봉 직전 샘터와는 달리 수량이 풍부하고 맑은 물이었으며
         물맛 또한 좋았다...아침에 희운각에서 떠온...나무냄새나는 물을 모두 쏟아버리고 이곳의 물을 담는다.

 

 

 

# 120. 샘터까지 다녀오는데 10분 정도 걸렸다. 식사를 하고 갈까 하다가...아직 허기가 지진 않기에...좀더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의견 일치....마등령을 출발한다....출발하기전...독수리와 인사를 하고....

 

 

7. 마등령 ~ 1326.7봉(14:12 ~ 14:32 : 20분 소요)

마등령을 출발해 5분정도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자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비선대 갈림길에 도착했어. 이곳에서

우측으로 난 등로를 따르면 아래로 급격히 떨어지며 비선대로 향하는 길이고, 좌측으로 큼지막한 '자연휴식년제 출입금지'

안내판 뒷쪽으로 나 있는 길이 미시령으로 향하는 백두대간길이야...많은 사람들이 비선대로 내려가고..또는 올라오고

있었지만...미시령쪽으로 가는 사람은 단한명도 없었어...그도 그럴것이...이곳에서 미시령까지는 출입금지구간이며

위반시 50만냥의 벌금까지 물린다는 무시무시한 경고판이 가로막고 있어 대간종주객이 아닌 이상에야 굳이 그쪽으로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자..이제부터...살짜기 법을 위반하게 생겼으니 수많은 눈길을 뒤로하고 서둘로

출입금지안내판 뒷쪽 대간길로 접어드니 맞은편 미시령에서 출발 이곳까지 7시간 걸렸다는 등산객들과 만났어...

우리는 미시령까지 갈 예정이라고 하니..힘들거란다....지도상엔 소요시간이 5시간 15분으로 나와있으니 6시간

걸린다고 잡고...8시 무렵에나 미시령에 도착하겠거니...야간산행좀 하면 되겠거니...랜턴도 있고...뭐가 걱정이랴..

이후에 닥쳐올...조난은...생각치도 못하고...이때까지만 해도...용기백배하여 황철봉 너덜지대를 은근히 기대하기조차 했어..

아무튼...비선대 갈림길을 지나니 등산로는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어...한계령부터 비선대갈림길까지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구간이기에...길이 넓고 뚜렷했지만...비선대갈림길 이후의 등산로는..등로도 희미할뿐더러

곳곳에 멧돼지가 활개친 흔적들이 많았어...그래...이런게 바로 대간길다운 대간길이지....그간 시끌벅적했던 대간길에서

벗어나 조용한 대간길을 따라 10여분을 올라 전망이 무척 좋을듯한...그러나 구름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1326.7봉에 도착했어...(14:32)

 

 

# 121. 마등령 이정표....마등령이 1240m라...1275봉과 별 차이가 없네....아...마등령에서 '화암'님을 만났다...누구에게서
         우리 일정을 듣고....마등령쯤에서 만날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기다리고 계셨단다....추석연휴 5일동안 설악에 머물
         예정인데...우리와 같이 행동하고 싶다고 하신다....그러나...우리가 오늘 저녁 미시령까지 갈 예정이라고 하자...
         허걱~~~ 도저히 자신이 없단다...저항령쯤에서 비박할줄 알았는데....그럼 안되겠다며....백담사쪽으로 내려가신단다..

 

 

# 122. 마등령을 출발한지 5분여만에 비선대 갈림길에 도착했다...저 많은 사람들은 죄다 비선대로 내려가는 사람들이었다...

 

 

 

# 123. 그러나...우리가 가야할 길은....출입금지 안내판 뒷쪽...백두대간길이다.... 비선대 갈림길을 출발하기 직전... 미시령에서
         출발했다는 산행객들을 만났다....7시간 정도 걸렸다나...흠냐...지금 시각이 2시 20분...지도상으로는 5시간 15분...
         아무래도 해가 떨어진 후에나 미시령에 도착할것 같다...까짓거 머...랜턴있는데 뭐가 걱정이랴....이때까지만 해도..
         악명높은 황철봉 너덜지대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밤, 구름, 비....우리를 시야를 가리는 삼총사(?)때문에...
         황철봉에서 고생할것이라는걸....조금이라도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 124. 이렇게 등산로가 다를수 있을까....비선대 갈림길을 중심으로....그 이전(희운각~비선대갈림길)과 그 이후(비선대
         갈림길~미시령)가 고속도로와 시골 논둑길처럼 차이가 났다....등로는 희미하고...곳곳에 멧돼지의 흔적이 있었다..

 

 

 

# 125. 마등령을 출발한지 20여분만에 1326.7봉 정상에 올랐다....주변이 탁 트인 곳이었으나...보다시피...구름에 휩싸여..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

 

 

 

# 126. 1326.7봉 정상의 삼각점(?)

 

 

8. 1326. 7봉 ~ 저항령 (14:39 ~ 17:07 : 2시간 28분 소요 - 휴식시간 30여분 포함)

1326.7봉에 오르니 다섯명의 등산객이 늦은 점심을 들고 계셨어...그런데 정상부엔 그분들이 차지하고 있는 곳을 제외하면

삐죽삐죽한 돌들이 있어 마땅하게 앉을 자리도 없을만큼 좁았어...할수없이 삼각점 옆에 엉거주춤 앉아서 주변을 바라보니..

일망무제....전망을 방해하는 잡목이 없어 전망이 무~척 좋을듯하지만...보이는건 하얀구름뿐....너무너무너무너무 아쉬웠어..

간단하게 행동식으로 요기를 한후 진행하던 방향 아래쪽으로 길이 있기에 내려서며 식사를 하던 분들께 인사를 하니...

 

'어디로 내려가는데 그쪽으로 가세요? 그쪽에 길 있어요?'

'예...저희 미시령으로 가는 길인데요...여기 길 있는데요...'

'미시령은 그쪽으로 가는게 아니에요....(서북쪽을 가리키며)이쪽으로 내려와서 이방향으로 가야해요...'

'예?'

 

그러고보니 우리가 가려는 방향의 등로엔 대간리본이 보이지 않더라구...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대간은 이곳에서 서북쪽으로 꺾여

내려가는것이었어...(우리가 내려가려던 길은 비선대로 내려서는 길이었다...) 정상에서 우리가 온 길로 5미터쯤 내려가자

서북쪽으로 여러개의 대간리본이 나풀거리며 대간길임을 알려주고 있더라구...그분들 아니었으면...또 알바할뻔했지 뭐야...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서북쪽으로 이어진 대간길에 올랐어...지도상엔...여기서 너덜을 만난다는데...역시나 이내 너덜길이

시작되니....그러나 이곳 너덜은 바위...아니...큰 벽돌크기의 돌로 이루어져 있기에 비록 너덜임에도 움푹 파여진..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비교적 뚜렷해 길 찾는데 그리 어려움은 없었어...이곳 너덜지대엔 그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한 참호처럼 쌓은 돌담이 여러개

있었어...비박을 하려고 바람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마등령이라는 훌륭한 비박지가 있는데

굳이 이런곳에서 비박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에...그 가능성은 낮을것 같고...그럼 도대체 무엇인지...심심풀이 땅콩으로

쌓았을리는 없고...모르겠다.....제법 긴 너덜지대이지만 비교적 길찾기엔 용이한 너덜지대를 지나 잠시 숲으로 들어갔다

다시 30미터 남짓한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니 맞은편에서 남자하나, 여자셋의 등산객이 오고 있었어...

우리가 미시령까지 간다고 하니...그분들 역시...'휴~~~ 힘들텐데요~~~'.....이 사람들이 겁주려고 작정을 했나? 다들 왜그러지..

또다시 30여미터의 작은 너덜지대를 통과하고...이후엔 한동안 너덜길이 나오지 않았어...하지만..너덜길이 나오지 않았다

뿐이지...저항령 전 봉우리..즉 우회로가 끝나는 봉우리까지는 등로 자체는 너덜길이나 다름없었어...온통 작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등로는...사람의 흔적마저 많치 않아 중간중간 희미해진 등로에서 길을 찾기 위해 여러번 멈춰서야만 했을 정도였어...

희미한 등로를 따라 가다 예닐곱명의 대간꾼들과 만나고...그분들 역시 미시령까지 간다는 우리를 걱정하는데....만나는 사람마다

미시령까지 가기 힘들거라는 얘기에...겉으로 아무렇치도 않은척 내색은 않고 있지만..슬슬 속으로 막연한 두려움으로 다가서는

황철봉 너덜지대에 대한 걱정으로...발걸음을 빨리 하려고 하지만...마등령 이후 이프로누님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더디어만 가고..

황철봉 너덜지대는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달아네의 대간 산행에 기꺼이 동참해준 이프로님을 위해..

천천히~ 이프로님의 속도에 맞춰 나아가기로 했어...곳곳에 보이는 멧돼지의 흔적을 이프로님께 알려주며 예전에 멧돼지와

만나 진땀뺐던 추억들을 얘기하며 놀멘놀멘 여유롭게 진행한거야....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지도상의 우회로가

시작되는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간간히 구름이 걷힐때면...주위 전망이 좋은 바위위에 올라보지만...여전히 구름은 걷히지

않고...언제 통과했는지 모르게 우리는 우측으로 삐죽삐죽한 거대한 암봉을 좌측 아래로 우회하고 있는 우회길로 가고 있었어..

이곳은 정통대간길(능선)을 버리고 우회로로 가는게 당연히 여겨질 만큼...우측 머리 위로 보이는 삐죽삐죽한 날카로운 암봉은

범접하지 못할 존재처럼 느껴졌어...그런데 우회로 역시 너덜로 이루어져 있었고...우측 암봉에서 떨어져 언제라도 우리를

덮칠듯한 낙석의 위험때문에 무척 긴장이 되는 구간이었어...좌측으로 내설악쪽..특히 귓때기청봉이 전날에 이어 그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걸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으며 무척 험한 우회로를 가길 1시간여...드더어 대간길은 우측으로 꺾이며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어...우회로가 끝나는 봉우리까지 오름길은...지금까지 만난 너덜길보다 훨씬 바위의 크기가 크고 삐죽삐죽한

너덜지대였어...황철봉 너덜지대에 대한 맛보기랄까....험한 너덜을 올라 우회로가 끝나는 봉우리를 넘기위해 좁은 바위틈을

지나니(16:43)...아래쪽으로 떨어지는 내림길이 구름사이로 어렴풋이 보였어...저항령으로 내려가는 길임을 확인하고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역시 짧은 숲길을 지나자 우리앞에 놓인건...끝을 알수 없는 너덜지대였어....구름속에서 시계는 극악이지만...저항령으로

내려서는 이 너덜지대에는 대간리본대신(대간리본을 달만한 나무가 아예 없었다..) 선답자들이 세워놓은 작은 돌탑이 너덜지대가

끝나는곳까지 이어지며 후답자들에게 대간길을 인도해 주고 있어 길찾기가 수월했지....20여분을 그러한 너덜지대를 내려서자

다시 숲으로 들어서고  이내 푸른색의, 푹신푹신한 풀밭이 인상적었던 저항령에 도착했어..(17:07)

 

 

# 127. 이곳에서 알바를 할뻔 했다. 우리가 올라오기전 정상에서 식사를 하던 분들이 있었고, 우리들이 먼저 출발하기에
        그분들께 인사를 하고 북쪽 아래에 있는 길로 내려서려고 하니....그분들중 한분이...어디로 가는데 그쪽으로
        가냐고 묻는다...미시령으로 가는길인데...북쪽방향으로 아래에 길이 보여 내려간다고 하니....미시령 가는길은
        그쪽이 아니고....다시 정상오르던 길로 내려와서 좌측 아래로 내려서야 한단다....사진은 정상에서 찍은 것으로
        좌측에서 올라와 정상에 머무르고...그대로 아무생각없이 북쪽으로 내려서려 했던 것이다...대간길은 정상직전
        좌측 아래로, 즉 사진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는 것이었다....지도를 보니....1326.7봉에서 좌로 꺾이는 대간길이 보인다...
        역시 자주 지도를 들여다보아야 하는데......아무튼...어이없는 알바를 할뻔 했던 순간이다....

 

 

 

# 128. 그리고...1326.7봉을 출발한지 얼마안가...지도에 나온것처럼 너덜지대가 시작된다...그러나 이곳 너덜은 규모도
         작고 바위들도 작았기에...너덜임에도 어렴풋이 사람들이 다닌흔적이 길처럼 나있어 시계 제로인 상태에서도
         쉽게 길을 찾을수 있는 곳이다...

 

 

 

# 129. 그 용도를 알수 없는....참호모양의 돌담(?)...

 

 

 

# 130. 바위틈을 비집고 구절초가 한송이 꽃을 피웠다...두송이인가?

 

 

 

# 131. 긴 너덜지대가 끝나고 다시 순한 숲길이 이어진다...

 

 

 

# 132. 두번째 짧은 너덜을 지나고....

 

 

 

# 133. 남자 하나, 여자 셋인 등산객들을 만난다....미시령까지 간다고 하니...."힘들텐데요~~~"...."머..랜턴도 있는데요..
         한번 가보는거죠...수고하세요..."............황철봉 너덜지대를 내려가며..사람들이 걱정해준 이유를 알수있었다..

 

 

 

# 134. 대간길다운 대간길이 이어진다....사람들의 흔적이 적은...멧돼지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 그런 대간길말이다...

 

 

 

# 135. 대간의 암봉....이곳부터...우회로가 끝나는 지점까지...날카로운 암봉이 연이어 나타나는데...대간길은 모두 우회로로
        나 있었다....능선을 고집하며...칼날같은 바위위를 오를 필요는 없는것이다...

 

 

 

# 136.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다가....뒷쪽 암릉에 올라서니...

 

 

 

# 137. 덴장...역시나 구름이 뒤덮고 있어...전~혀 보이질 않는다....

 

 

 

# 138. 칼날같은 암릉이 이곳의 특징이다....아니...공룡능선에서 이어져온 특징이랄까...

 

 

 

# 139. 서쪽 사면의 모습....

 

 

 

# 140. 너덜길의 빈도가 점점 높아진다....

 

 

 

# 141. 보기만해도...섬찟한 너덜이다.....

 

 

 

# 142. 너덜이 아닌 숲길도...등로 자체는...너덜이다...

 

 

 

# 143. 칼날같이 날카로운 암릉은 계속되고...우회도 계속된다...

 

 

 

# 144.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뵈는게 없어 아쉬울 뿐이다...

 

 

 

# 145. 전망이 좋을것 같아 올라섰다가...위 사진처럼 실망만 하고 가파른 직벽을 내려선다....

 

 

 

# 146. 날카로운 암릉은 연이어 나오고...계속 우회를 하다보니...지도상에 나오는 기나긴 우회길의 시작점은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친듯 하다...

 

 

 

# 147. 남서쪽 조망이 잠시 트였다....멀리 '안산'방면 서북능선이 보인다...

 

 

 

# 148. 이제 더이상 붉은 단풍도...구름속에 헤메는 우리를 위로해주지 못한다...시원한 전망만이 우릴 위로해줄뿐...

 

 

 

# 149. 이스터섬의 석상을 닮은 기암....

 

 

 

# 150. 멋진 바위봉우리...역시나 좌측 아래로 우회한다....

 

 

 

# 151. 그러나...낙석의 위험이 무척 높은 곳이다....위에서 떨어지는 낙석뿐만 아니라...뒤따라가는 달아네에 의한 낙석도
         위험한 곳이란 말이다...

 

 

 

# 152. 다시...안산방면으로....구름이 걷혔다...아니...우리가 잠시 구름에서 벗어낫다..

 

 

 

# 153. 오옷...저 위에 바위 떨어질까 재빨리 통과한다...주왕산 급수대와 비슷한 모습이다...

 

 

 

# 154. 그나마...전날부터 그 모습을 계속 보여준건...귓때기청봉밖에 없었다...서북능선갈림길에서 대청봉으로 가며 점점
         멀어졌던 귀때기청봉이 저항령으로 가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대간길이 대청봉을 꼭지점으로 V자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155. 이번엔...제법 덩치가 큰 너덜지대를 오르니...

 

 

 

# 156. 서북쪽으로 이어지던 대간길이 북북동쪽으로 꺾여 올라간다....지도를 보니...우회로가 끝나는 지점인듯 하다...
         길고 지루했고...우회로임에도...무척 험했던 우회길이 끝나는 지점인 것이다..

 

 

 

# 157. 우회로가 끝나는 지점의 기암...우회로가 아니었다면...저런곳을 넘고 또 넘어야만 할 것이다...

 

 

 

# 158. 좁은 바위틈을 지나야 하나보다...왼쪽 아래 파란리본이...그리 지나아갸 함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 159. 가라면...가야지 머....바위틈을 지나는 이프로님...

 

 

 

# 160. 이곳에서 맞은편 황철봉이 뚜렷하게 보일텐데...덴장...뭐...뵈는게 있어야지....저항령으로 내려가는 무척가파른길..
         또다시 너덜길의 시작이었다...

 

 

 

# 161. 잠시 숲길을 지나나 싶더니...

 

 

 

# 162. 뚜렷한 길이 없는 너덜길이다....구름이 드리워진 시계가 극악한 상황에서 우리를 인도해주는건...

 

 

 

# 163. 선답자분들이 세워둔....돌탑이었다...너덜지대엔 표시기를 달만한 나무가 없기에 돌탑으로 대신한 것이다...

 

 

 

# 164. 돌탑이 없다면....이러한 날씨에선...낮에도...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165. 곳곳에 작은 돌탑들이 길을 안내해주고 있어 길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이곳 너덜지대도 험한 편이지만.. 황철봉
         너덜지대에 비하면 '새발의 피'

 

 

 

# 166. 20여분간 너덜지대를 지나고 나서야...너덜지대의 끝에 도착했다...

 

 

 

# 167. 그리고...저항령에 도착했다. 저항령엔 좌우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그러나...좌측으로 백담대피소로
         내려서는 길골(?)이나...우측 설악동으로 내려서는 저항령계곡은 모두 길이 험하고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으며
         3시간 이상 걸리기에...탈출로로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그 시간이면...그냥 황철봉을 지나 미시령에 내려서는
         시간과 비슷하기에...그냥 미시령으로 진행하는게 낫다...사진에 보이는 나무 아래 공터에 비박의 흔적이 많았다..

 

 

9. 저항령 ~ 황철북봉 (17:20 ~ 19:14 : 1시간 54분 소요 - 휴식 및 짧은 알바 포함)

저항령엔 좌우로 각각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어....그러나...좌측으로 백담대피소로  내려서는 길골(?)이나...우측 설악동으로

내려서는 저항령계곡은 모두 길이 험하고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으며 4시간 이상 걸리기에...탈출로로 적당하지 않다고 할수 있지..

즉...죽으나 사나...미시령까지 가야한다는 얘기야.....저항령의 서쪽 공터, 즉 길골방향의 공터에는 비박의 흔적이 여러곳 있었어...

조금만 더 가면 미시령인데 이런 곳에서 왜 비박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 약 2시간후 그 의구심이 풀리게 되었지만 말야..-_-;

아무튼...이제 해가 남아있는 시각은 1시간 20분 정도...지도상으로 악명높은 너덜지대가 시작된다는 황철북봉까지는 1시간 35분...

잠시라도 쉴 여유가 없지만...이프로누님을 위해 10여분간 휴식을 취하고...지도상으로 짧은 거리임에도 50분이나 걸린다는 황철남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10여분쯤 오르자 약 30여미터의 제법 규모가 큰 바위로 이루어진 너덜지대를 지나고 이후 등로가 매~우

희미한...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숲길을 20여분쯤 오르자....엄청난 너덜지대가 눈앞에 펼쳐졌어...이제까지 만난 너덜과는

차원이 틀린...거대한 너덜지대는 황철남봉 정상까지 이어졌어...약 15분동안 바위를 넘고 넘으며 황철남봉에 도착하니...이미 해는

서산너머로 내려서고...점차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했어...(18:11) 너덜로 이루어진 황철남봉 정상엔 정상석 대신 '천연보호구역'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는 대리석말뚝이 정상석 흉내를 내고 있더라구...저항령에서 50여분간의 사투(?)끝에 올라온 황철남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이프로누님이 미시령에서 기다리고 있을 껑이님, 열이님께 전화를 하니...막 한계령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단다...

그래서...20시쯤에 미시령에 내려설것 같다는 말을 전하고 황철남봉을 출발했어... 황철북봉에서 황철봉으로 가는 길은 평탄한

능선길이라 그리 힘들진 않았지만...등로자체가 워낙 희미한데다 대간리본도 뜸하고...더구나...점차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기에

서너번 등로에서 벗어나 잠시 헤메기도 했어....황철봉으로 가는 도중 잠시 구름이 걷히면서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기에 등로

우측 바위위로 오르니...멀리 대청봉과 중청봉이 하얀 구름바다위로 그 모습을 보여주었고....우리가 가야할 황철봉도 바로 앞에서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었고....그러나 그것도 잠시...또다시 구름이 몰려오며....이내 시계상태는 제로가 되고....10여분을

더 진행하여 황철봉에 도착했을때는...랜턴을 켜야할 정도로 어두워진 상태였어...(16:32) 황철봉 정상은...신경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별 특징이 없고 사방이 잡목으로 뒤덮혀 전망도 좋지 않은 그저 두리뭉실한 곳이었어....이곳에도 정상석 대신

'천연보호구역' 대리석말뚝이 구석에 자리잡고 있어 이곳이 황철봉 정상임을 그저 짐작만 할수 있을뿐이었지...사진 한방 찍어주고

황철봉을 출발...완전히 어둠이 내린 대간길을 따라 너덜지대가 시작된다는 황철북봉으로 가는 길은...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호젓한 능선길이었지만...역시나 등로가 희미가 등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주위를 잘 살펴야만 했어...그럼에도 불구...

역시 여러번 등로에서 벗어나기도 했기에 황철북봉에 도착했을때 이미 시각은 19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어....(19:14)

 

 

# 168. 저항령을 출발...황철봉을 향해 오른다...

 

 

 

# 169. 17시 30분이 지난시각....날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 170. 여전히 구름에 덮힌 황철봉을 향해 오르며...고사목 한그루 담아보고...

 

 

 

# 171. 황철남봉 오름길은...길이 없었다...너덜을 넘고 또 넘으며 올라야 했다...

 

 

 

# 172. 서산너머로 해는 지려 하고....마음이 조급해진다....시간상 어둠속에서 지나야할 황철봉 너덜지대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 173. 뒤돌아본 황철남봉 너덜지대 오름길

 

 

 

# 174. 윗쪽 황철남봉 정상이다....날카로운 너덜이었다....그러나 이곳도...뒤에 만날 황철북봉 너덜길에 비하면...온순한 편..

 

 

 

# 175. 황철남봉에 도착했다. 정상석 대신 '천연보호구역'이라는 말뚝이 있는 곳이었다....

 

 

 

# 176. 태양은 서산 너머로 숨어버리고.....그럼에도...구름은 여전하다....

 

 

 

# 177. 미시령에서 기다리고 있을 열이님, 껑이님께 전화를 한다....8시 좀 넘으면 도착할 거라고....흠...자정이 넘어 도착
         할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 178. 황철남봉을 지나 황철봉으로 가는 길...갑자기 구름이 사라지면서 공룡능선 초입 신선대에서 본 이후 첨으로 구름위의
        섬처럼 등장한 대청봉과 중청봉의 모습....

 

 

 

# 179. 그리고...별 특징없는 두리뭉실한 황철봉의 모습도....드뎌....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그러나....또다시 구름은
         몰려왔고...우리는 그 속을 헤메게 된다....

 

 

 

# 180. 마등령 이후 미시령까지...몇몇 대간표지기와 돌탑, 그리고,,,희미한 대간길을 제외하면...원시림의 모습 그 자체였다..
         같은 설악산임에도....하늘과 땅 차이만큼....다른 모습이었다...대간길도 무척 희미하고 대간표지기도 많치 않아
         몇번이나 길을 놓치곤 했다....악명높은 황철봉임에도...정상석은 없었다...어디가 정상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황철남봉에서 황철봉을 지나 황철북봉으로 가는 길은...오르내림이 적었다...아마도...황철봉 정상으로 판단되는 곳의
         '천연보호구역' 말뚝...

 

 

 

# 181. 황철봉을 지날무렵...칠흑같은 어둠과 2~3m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구름이 우리를 감쌌다...희미한 등로를
         따라...드디어...악명높은 황철봉 너덜지대가 시작된다는 황철북봉에 도착했다..

 

 

 

# 182. 너덜로 이루어진 황철북봉에서 또다시 길을 잃었다...도무지 리본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약간 헤메다 우측 아래쪽에
        길이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나무가지로 막혀 있었다...이것이 사람이 막아놓은 것이냐...아니면..그냥 나무가 쓰러진
        것이냐로 고민...아무리 봐도...가지 말라고 막아놓은 것(대간을 하며 알바를 할만한 곳에...이렇게 나무로 막아놓은
        곳이 많다.)같지만....길의 흔적이 너무도 뚜렷하고...다른 길도 보이지 않기에 삼각점 우측 아래로 내려서서 5~60여미터를
        나아가니....길이 없다....다시 황철북봉으로 빽....이럴땐...지도를 봐야 한다...지도를 보니...대간길은 황철북봉에서
        북쪽으로 이어진다...나침반이 없지만...삼각점을 보고 방향을 잡을수 있었다...랜턴의 모드를 짧은곳만 비추는
        LED에서 좀더 먼곳까지 나아가는 크립톤모드로 바꾸고 북쪽 숲을 찬찬히 살펴보니....아~~ 빨간색 리본 하나가
        나풀거리고 있었다......

 

 

10. 황철북봉에서...알바....그리고 너덜지대에서의 조난...그리고 미시령으로...(19:14(조난) ~ 22:10(탈출) ~ 24:15)

 황철북봉 정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어...완전히 어두워진 상황...더구나 구름에 휩싸여 시계는 극악한 상황에서...

역시 너덜로 이루어진 바위언덕 위에 설치되어 있는 삼각점을 겨우 발견하고서야....우리가 황철북봉에 도착했음을 알수 있었어...

그런데 문제는...주변으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헤드랜턴을 LED모드에서 먼거리까지 비추는 크립톤 모드로 바꾸어

살펴보았지만..역시 리본은 발견할수 없었어....그렇게 길을 찾다가 삼각점 우측 아래에 뚜렷한 길의 흔적이 보이는거야...

그래 바로 여기구나 싶어 내려가려는데..어라...길 입구에 나무로 막아놓은 흔적이 있는거야...대간을 하면서 길을 잘못들

우려가 있는 갈림길에 이렇게 나무로 막아놓은걸 여러번 보아왔지만...도저히 길을 찾을수 없는 그 상황에선...

'이건 막아놓은게 아니야...나무가 우연히 쓰러진걸거야'...이렇게 자기암시를 하면서 그 길을 따라 능선으로 내려서니...

길인것 같기도 하고...아닌것 같기도 한 등로가 이어지다...결국...더이상 나아갈수 없는 곳에 이르러서야...대간길이 아님을

확신하고 다시 돌아와 삼각점이 있는 곳에 이르러서야 또다시 뒤늦게 지도를 펴볼 생각을 했어..(항상 지도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지도를 보지 않아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도를 살펴보니 대간길은 황철북봉에서 정북 방향으로 꺾여져

내려가더라구...나침판은 없었지만...다행히 삼각점이 있기에 크립톤모드로 설정된 랜턴으로 삼각점이 가리키는 정북방향으로

랜턴을 비추며 북쪽숲을 찬찬히 살펴보니...과연....빨간색 리본하나가 나풀거리며 대간길임을 알려주고 있었어...

리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서니 길의 흔적은 분명한데...어라...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대간리본이 전혀 보이질 않는거야..

다른곳에선...성황당처럼 수없이 걸려있던 대간 리본들이 하나도 보이질 않고...그래도 어렴풋이 나 있는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제법 넓은 공터 비스무리한 곳이 나오는데...보아하니 이곳저곳 비박을 한 흔적이 무척 많았어....어라...조금만 내려가면

미시령인데...왜 이곳에 이런 비박흔적이 많을까?....그 궁금증은 조금후에 풀렸지....아무튼...그 공터에서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대간 리본은 커녕...길의 흔적조차 찾을수가 없었기에 한참을 헤멘 다음에야 겨우 너덜이 시작되는 곳으로

나오니....허거걱...우리 앞을 가로막은 드넓은 너덜지대....구름속의 대간길에서도 너덜의 광활한 느낌은 우리에게 두렵게 다가왔어..

그런데... 여러 문제가 너덜지대 초입부터 우리를 힘들게 했어...우선...우리가 숲에서 빠져나온 길이 대간길인지 확신이 서질 않는거야..

숲에서 너덜로 빠져나올 지점이라면....틀림없이 리본이 여러개 달려있어야 할텐데....단 한개의 리본도 걸려 있지 않더라구....

그래서...우리가 나온길이 대간길이 맞는지...맞다면...왜 대간 리본이 없는지 우리는 한참을 고민하고선....다시 비박흔적이 있는

공터로 돌아와 리본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멨음에도...결국 리본을 찾지 못하고 다시 우리가 찾았던 너덜지대 초입에 들어섰어...

황철북봉 삼각점으로 미루어 대충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우리가 만난 너덜지대 초입에는...어디선가 얼핏 들었던...돌탑

비스무리한것도 없었어....그렇다면...리본도 없고...돌탑도 없고...그럼 우리가 잘못 빠져나온것인지...머리속은 복잡해지고....

구름만 끼지 않았더라도...추석 전날의 밝은 보름달빛에 대충 대간 마루금을 찾아내 나아갈수 있겠는데...2~3m밖에 보이지 않는

극악한 시계상황에서....당황할수 밖에 없었어...무작정 내려갈수도 없고 해서...너덜지대 초입에서 사람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어..

사람의 흔적이란게 대간리본이 가장 확실한거겠지만...너덜지대에는 그 어디에도 리본을 걸어놓을곳이 없으니...리본은 제외하고..

돌탑이 있는지 찾아보니....그 어디에도 돌탑은 찾을수 없고....우와...정말 난감한 바로 그때....내가 올라서 있는 바위 위에

어떤 표식이 있기에 자세히 보니....아~!!!!....그건...누군가가 하얀페인트로 칠해놓은 화살표였어.....30여분간 황철북봉 정상부에서

헤메다...드디어...너덜지대를 내려갈수 있는 작은 흔적을 보게 된거야...화살표 방향으로 2~30미터쯤 내려가자...돌탑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어....(우연히 3주후에 그 표식을 한 고마운 분(홀대모 전천후님)을 직접 만나뵈어 감사의 마음을 전할수 있었어...)

 

 

# 183. 황철북봉에서 너덜지대 초입의 이 화살표를 발견하기까지 30분이나 걸렸다...황철북봉에서 어렵게 발견한 빨간색
         리본을 따라 내려서니...비박흔적이 많은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문제는 그 공터에서...또다시 리본이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이리저리 헤메다 그냥 직진하기로 하고 50여미터쯤 나아가니....허거...드넓은 너덜지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너덜지대 초입이면..분명 리본이나...돌탑이 있을텐데...그 어떤 표식도 있질 않았다...그렇다면..
         우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나온것일수 있기에....다시 공터로 돌아가 다른방향으로 리본이 있나 살펴보았지만...
         공터 그 어디에서도 리본은 없었다...하필 가장 중요한 곳에...리본이 없었다....허탈했다....어쩔수 없다...우리가 발견한
         너덜지대 초입으로 다시 돌아가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는 수밖에 없었다...너덜지대 초입에서 왼쪽으로 가며 이리저리
         사람의 흔적을 찾았지만...찾지 못했다....허탈해하는 그 순간...내가 올라서 있는 바위위에...무슨 표식이 있는것 같아
         내려다보니....아~~~~ 그것은...페인트로 칠해진 화살표였다..(뒤에 알았지만..홀대모 전천후님께서 남기셨단다...)
         풍랑을 만난 배에서...한줄기 등대불빛을 발견한 느낌과 비슷할까....이 화살표를 기준으로...직선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 184. 그러나...더이상 사람의 흔적은 없다...바위의 크기도...이전의 너덜과는 차원이 달랐다...거짓말 조금 보태서...집채만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너덜이었다. 특히 위험한건...바위틈새의 깊이를 알수 없는 깊은 구멍에 빠지면...다리하나
         부러지는건 일도 아닐것이다...조심조심...화살표 방향을 따라 내려간다....간혹 바위틈새에 떨어진 쓰레기를 보고..
         제대로 가고 있음을 기뻐한다...덴장...산에서 쓰레기 보고 기뻐하기는 첨인것 같았다..

 

 

 

# 185. 그리고...돌탑을 만났다.....이곳엔...작은 돌이 없기에 돌탑을 쌓기도 힘들다고 하는데....고마운 분들이다...

 

 

 

# 186. 자욱한 구름속에서 길을 찾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세번째 만난 큼지막한 돌탑....그러나...이 돌탑이..
         마지막이었다...더이상 돌탑을 발견할수는 없었다...이 세번째 돌탑을 지나 뒷쪽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 187. 숲으로 들어가는 초입엔...역시...반가운 리본이 있고...

 

 

그래....제대로 가고 있구나....조금씩 내리는 이슬비에 바위표면은 얼음처럼 미끄러워 두손,두발을 모두 사용해

엉금엉금 기면서...바위틈으로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며(곳곳에 깊이를 알수 없는 깊은 바위틈이 있어 빠지는 날엔....다리 하나

부러지는건 일도 아닐것 같더라구...)약 20여분간 너덧개의 돌탑을 찾으며 내려가자 우측으로 숲입구에 리본이 하나 걸려있고 대간길은

숲속으로 들어갔어...흠냐...설마 벌써 너덜이 끝난건 아닐테고...약 7~8분정도 숲속을 진행하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 또 하나의 반가운

리본이 걸려 있으니...홀대모 '산도리'님 리본이었어.....어찌나 반갑던지...그 와중에 사진 한장 콱 박아주고...조금 더 나아가니..

 

 

# 188. 5분여 숲속을 나아가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반가운 홀대모의 '산도리'님 리본이 반겨주고 있었다...이것이 마지막
         대간표지기였다...

 

 

 

# 189. 숲이 끝나고...끝을 알수 없는 거대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너덜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다...게다가...어둠속에서
         시계가 3~4m이고....비까지 내려 무척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내려가는 것은...쉬운 일이 아니었다....아니...달아네
         산행역사상...이런 길은 첨이었다....달아네가 경험했던 곳중 가~장...극악무도한 길이 아니었나 싶다... 구름만
         아니었어도..보름전날의 밝은 달빛에 의지해 대간능선을 가늠하고 내려갈수 있겠지만...지금은...5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그래도 내려가야 한다....내려가다보면...언젠가 숲에 도착할수 있으리란 생각에...무작정
         내려가기 시작한다...그러나...100여미터쯤 내려갔을까....그정도 내려갔음에도....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아무리 너덜이라고 해도...스틱으로 찍은 자국쯤은 이어야 하는데...스틱자국마저 없다...좌우로 왔다갔다 하며
         흔적을 찾아보지만....없다....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다면...너덜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다고 해도..
         그곳에 길이 있을리가 없다....이럴땐....다시 돌아가야 한다...Back~~ 마지막으로 리본을 발견했던 곳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길을 찾기로 했다...다시 우리가 올라간 길을 되짚어 올라가지만..이미 방향감각을 잃은 상태다...마지막 리본을
         발견할수가 없다....역시 좌우로 이리저리 헤메보지만......못찾겠다 꾀꼬리다~~~ 더이상 헤메다간...탈진..저체온증..
         조난사......안되겠다 싶어 길찾기를 포기하고...대책을 강구해본다....비박...비박장비가 있긴하지만...비박을 하려면
         다시 황철북봉아래 공터까지 되돌아가야 한다...더구나 비가 내리는 상황..비를 막을 침낭카바나 우의는 모두 희운각에
         두고 온 상태였다... 119 호출...말도 안된다...이건..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둔다...마지막...미시령에서 기다리고 있는
         열이행님께 SOS를 날리는 방법...결국...열이행님께 전화를 걸어 너덜지대 끝지점까지 올라오셔서 소리를 질러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바위틈에서....끝을 알수 없는 기다림에 들어간다...

 

 

역시나...본격적인 너덜길은 지금부터 시작이었어...이후로는 도무지 돌탑이나...사람의 흔적을 발견할수 없었어....겨우 발견한게

바위 표면에 난 스틱 자국 정도랄까...어쩌다 바위틈에 떨어져있는 쓰레기들을 보면서....사람이 다닌 길이라는걸 짐작만 할뿐...

10여분을 더 내려가니....이젠 더 이상...그런 작은 흔적조차 보이질 않고....끝없이 펼쳐진 너덜만이 구름사이로 희미하게 보일뿐...

우리가 길을 잘못 내려왔나 싶어...산도리님의 리본을 발견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가서...첨부터 다시 길을 찾아보기로 하고...너덜을

거슬러 오르니....어라....도대체....거기가 어디였지???? 이젠 완전히 방향감각까지 잃어버려...마지막 리본을 발견한 지점을 찾을수가

없더라구....좌우로 바위를 건너다니며 이곳저곳 살펴봐도..그 바위가 그 바위인것 같고....그 나무가 그나무인것 같고....

결국 방향감각까지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길을 찾기 위해 계속 헤맨다간...탈진....그리고 저체온증....그리고 조난사.......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길을 더 찾아보자는 이프로누님께....무작정 길을 찾기보단..잠깐 쉬면서 생각을 좀 해보자고 했지...

곰곰히 생각해보니....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너덜지대를 빠져나가는건...힘들것 같더라구...그럼...결국 우리가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 밖에 없었어....

 

첫째... 다시 황철북봉 아래 비박흔적이 있는 공터로 올라가 비박을 한다...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던 황철북봉 아래 비박의 흔적은

이런 상황에서 부득이 비박을 선택한...많은 대간꾼들의 흔적이었음을..그제서야 알수 있었어...

둘째... 미시령에서 기다리고 있는 열이행님께...너덜지대가 끝나는곳까지 올라와서...소리를 질러달라는것...

세번째...119를 부르는 것....

 

첫번째 방법은 차선책으로 쓰기로 했어...왜냐하면 다시 황철북봉으로 올라가기엔...30여분 내려온것이 너무나 아깝고...

또 비박을 한다 해도..이슬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건 달랑 침낭이랑 매트리스뿐인데...이걸로는 비를 피할수 없기

때문이지...

두번째 방법은....과연 우리가 너덜지대의 어느정도에...어느 위치에 고립되어 있는가가 문제였는데....

우선 두번째 방법을 쓰기 전에...이곳을 최근에 두번이나 지났던 수호행님께 휴대폰을 걸어 물어보기로 했어..다행히 높고 탁트인

곳이라 휴대폰 연결은 어렵지 않았어....그러나...안타깝게도 수호행님과의 두번의 전화통화로는 이곳을 빠져나갈순 없었어...

세번째 방법...119호출....이건 정말....최악의 상황이 아니면...할수 없는.....방법일수밖에 없어...

왜냐하면...우리가 지금 들어와 있는곳이...자연휴식년제 출입금지 구역이거든.....법(?)을 어겼으면서...무슨 낮짝으로 119를

부를것이며...또....만약 공단과 연락이 되어....범칙금 50만냥 내놓으라 하면....꼼짝없이 50만냥 뱉어내야 되는거잖아...우쒸~~

작년 겨울이었던가...오대산에 입산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산행을 강행하다 도중에 눈속에 고립되어 119 구조대의 도움으로

겨우 탈출했던 산악회에 개인별로 벌금을 물렸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기에....더더욱 이 방법은..최후의...최악의

상황에서만 쓰기로 했지...

 

결국...만만한게...일행이라고....20시 40분...미시령에서 눈빠지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열이행님께 전화를 드려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너덜지대 중간에 고립되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그러니...미시령 휴게소나 119같은데 알리지 말고...너덜지대 끝부분까지

좀 올라오셔서...소리를 질러주십사 부탁을 드렸지....그때까지만 해도...미시령 휴게소에서 너덜지대 끝부분까지 4~50분이면

충분히 올라올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

 

이제...우리가 할수 있는 거라곤...조용히 열이행님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것....

그런데 이슬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어딘가에서 비를 피해야만 했기에...비를 피할만한 바위 아랫부분을 찾다보니...

마땅한곳이 없어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둘이서 앉으면...비는 간신히 피할만한 바위 아래에 들어가 매트리스를 깔고 침낭을

덮으며 체온이 내려가는 걸 막으며...기다리고 또 기다렸지....사실...그 상황에서도...아주 낭패다....머...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어....각자 침낭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위안이 되더라구...예전에 홀대모 강촌님의 쉰움산과 조침령부근의

조난산행기가 문득 생각이 나면서...똑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기도 하고.....

우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바위 아래에서 이런 자세로 기둘리고 또 기둘렸어....

 

 

# 190. 우리는 바위아래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이런 자세로 기다렸다...저체온증을 피하기 위해 매트리스를 바닥과 등부분에
         대고...침낭을 덮고 1시간 반쯤 기다린후...열이행님의 소식이 없기에...서서히 비박태세에 들어가기 위해 버너를
         꺼내고...침낭하나를 더 꺼내려는 그 순간....멀리서....가느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나님의 목소리였다...

 

 

아무튼...기다리는 사람에게 시간은 엄청 느리게 가는데...그 상황에서도 불편한 바위 아래에서 이프로누님은 용케 자리를 잡고

꾸벅꾸벅~~~ 잠깐 졸기도 하고....대단하셔....한편 생각해보니까...아침에 라면 끓여먹은거 빼고는...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점심을 생략하고 여기까지 왔기에 배가 고플만도 한데...긴장을 해서 그런지...전혀 허기는 느껴지지 않고...졸립기만 하는데....

시간은 흘러...10시를 가리키고....열이행님이 올라오는 걸 포기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점점 비박의 상황이

눈앞에 아른거리고....기온은 점점 낮아지고....침낭 하나를 더 꺼내덮고...라면 하나를 뽀개 먹으려던....바로 그 순간...

 

'야~~~~~'

 

우리들이 얘기하는 소리에 묻혀 듣지 못할수도 있었을만큼...아주 작은 목소리가 빗소리에 묻혀 어렴풋이 귓가에 들려오지 뭐야.....

순간적으로....이건....사람의 목소리가 확실하다 싶어....바로 뛰쳐나가 냅다 소리를 질러버렸어......

 

'예~~~~~~~~~~~~~~~~~~~~~~~~~'

 

뿌연 구름(안개 아님...) 너머로 희미하게 다시 목소리가 들린다

 

'야~~~~~~~~~~'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예~~~~~~~~~~~~~'

 

갑자기....훨씬 가깝게 소리가 들려왔다...

 

'달아네~~~ 이프로~~~~'

 

'예~~~~~ 여기 있어요....'

 

'어디냐?'

 

' 형 있는 곳에서 200미터쯤  위에 있는것 같아요~~~~....계속 소리 질러 주세요...소리 듣고 내려 갈께요...'

 

'알았다.......야~~~~ 야~~~~~'

 

우리는 서둘러 배낭을 다시 꾸리고....소리가 나는 곳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산이라..소리가 메아리쳐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한듯...이프로누님은...우측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는데....내가 듣기론...

좌측 아래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틀림없기에...좌측 아래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기로 했어....

구름속에서 허우적대며...네발로 기면서 소리만으로 방향을 잡고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내려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그래도 다행인건....5분정도 너덜을 내려가자....구름이 감쪽같이 걷혔다는 거야...

구름이 걷히고 나니....멀리 좌측 아래 숲속에서 애타고 기다리고 있는 열이행님의 랜턴불빛이 선명하게 보이는거야..

게다가...보름달빛을 받아 능선이 뚜렷하게 보이고....우측으로 울산바위와 그 너머로 속초시내 야경이...그리고..

먼 바닷가의 어선불빛마저도...너무나도....뚜렷하게 잘 보이는 거야....우쒸......자세히 보니까...우리가 내려갔다가

도중에 다시 올라온 곳에서.....조금만 더 내려갔다면...숲을 발견할수 있었을텐데...좀만 빨리 구름이 걷혔다면...

어렵지 않게...열이행님께 폐 안끼치고 내려갈수 있었던 건데 말이야...

열이행님이 너덜 입구에 있는게 아니라...숲속에 있었기에....너덜 입구까지 와주십사 부탁을 드려....행님이

너덜입구로 이동...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열이행님께 도착하기까지....우리가 고립되었던 곳부터 무려 30분이나 걸려....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거야......그 시각이 22시 40분......

첨에 열이행님의 목소리가 작게 들린건....열이행님도 자세한 방향을 몰라 반대방향으로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었다네.

글구...내가 크게 들려온 행님의 목소리를 듣고 200미터 위쯤이라고 한것도 착오였는데....밤소리가 멀리 간다는 속설때문인가봐..

적게 잡아도....300~400미터는 되겠더라구....

아무튼....군대가서 첫 휴가 나와 만난 애인이 이보다 더 반가울까....

열이행님은....우리의 구세주였고...구름속에서 우리를 찾던 열이행님의 목소리는.....'옥음'으로 들렸으니....

전지전능하시고....거룩하시고 거룩하신 열이행님이여...(뭔 헛소리..)

우리가 쫄쫄 굶으면서 산행을 한걸 예상이라도 한듯...배낭에서 이것저것 행동식을 꺼내시는데.....T.T 정말 눈물이 날정도로

고마웠어..10여분간....쉬면서...행동식을 좀 먹고나니까....살것 같더라구....자...이제 미시령으로 내려가는 일만...남았어...

3~40분이면...내려가겠지 싶었는데....어라...의외로 미시령까지는 꽤나 먼 거리였어....미시령까지 가는데...(물론...이프로누님이

조금 힘들어 했기에...늦어지긴 했지만..) 무려 1시간 22분이나 걸렸던 거야....하산하는데 1시간 이상 걸렸는데....열이행님께...

혼자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올라오셨냐고 하니....

 

'나두 무서워서...죽기 살기로 올라간거야.....디기 무섭더라구....'

 

그 소리를 들으니....더 미안하기도 하고....더욱더 고맙기도 하고....내가 같은 상황이었어도...과연...홀로 올라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열이행님...정말....너무너무너무너무*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고마웠습니다.....

 

 

# 191. 서로 소리쳐 불러 열이행님의 방향을 가늠하고 그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5분쯤 내려가지...그때까지 황철봉
         일대를 뒤덮고 있던 구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우쒸....그러자...너덜끝지점은 물론..미시령까지의 대간능선...
         그리고 건너편...진부령으로 향하는 대간능선도 뚜렷하고...우측으로 울산바위와 뒷쪽 속초시내의 아경...그리고 멀리
         바다위에 떠있는 고기잡이배의 불빛까지 선명하게 보인다.....2시간만 빨리 구름이 걷혔어도...이런 일은 당하지
         않는건데 말이다....열이행님께로 내려가는길...그냥 내려가기엔...너무나 억울해 울산바위쪽 야경을 담아보고..

 

 

 

# 192. 우리가 어떤곳에서 헤멨는지 디카에 담아본다...자갈같이 보이는 저 바위 하나하나가 모두 집채만하다..(물론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이다...실제로는....흠냐....희운각에서 본 간이화장실 크기랄까...) 우리는 사진 좌측 아래쪽까지
         내려갔지만...다시 사진 우측 위로 되돌아 올라갔던 것이다...그리고 그곳에서 조난을 당한것이다....실제로 우리가 마지막
         까지 내려갔던 곳에서 너덜지대의 끝은 좌측 아래로 200미터 정도 였다..즉...우리가 내려간 방향으로 계속 내려갔다면
         내원암골로 내려설뻔 했다는 것이다...구름이 걷히니 이렇게 잘보이는걸(실제론 이렇게 잘보이지는 않았다...디카의
         노출을 30초 줬더니...저녁무렵처럼 환하게 나온것이다..) 이로써.. 백두대간 최대의 난코스는...희양산직벽, 대야산 직벽이
         아닌....구름낀날 야간의 황철봉 너덜지대로 판명되었다.... (물론..희양산 직벽과 대야산 직벽도 난코스이긴 하나...눈이
         내렸던 날에 통과했음에도...황철봉만큼 고생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너덜지대를 벗어나 성능이 좋은 랜턴을 소지한 열이행님이 앞장서고...가운데 이프로누님...그리고 달아네가 후미를 보며

하산을 하기 시작했어...우측으로 울산바위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는데....언제인지 모르게 지나치고...계속되는 내리막길...

이곳도...등로가 확실치 않아 몇번이나 멈춰 길을 확인하고 내려가야만 했어...내려가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열이행님 대단한게...

한밤중에...구름에 뒤덮히고 이슬비까지 내리는 더구나 등로조차 희미한 이런곳에 혼자 올라오셨으니....나같으면...때려쥑여도

못할것 같은데 말이야...약 1시간여를 숲길을 내달려 간간히 차량소리가 들려오니...이제 미시령이 지척이구나 싶었지만....

가도다고 나오지 않는 미시령....미시령에서는 비가 내렸다더니...아래쪽으로 내려서자 나뭇가지의 물기가 옷을 적시기

시작하고...미시령 도착 직전...약 10여분을 허리높이의 관목지대를 통과하니...바지는 물에 넣었다 뺀듯 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어..

하지만...드디어...앞쪽으로 미시령휴게소의 불빛의 여운이 보이니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어....이윽고....관목지대가 끝나고...

눈앞에 불이 꺼져 을씨년스러운 미시령휴게소와 불을 환하게 켜고 우리의 어두운 밤길을 밝혀준 주유소가 있는 미시령에 도착...

그러나 마지막 관문이 남았으니...황철봉구간이 출입통제구역인 탓에 미시령 날머리는 철조망에다 군대 철조망에서 쓰일 법한

날카로운 철망을 덧씌어놓아 쉽게 통과할수는 없었어....주유소 불빛의도움으로 절개지 바로 위에 있는 철조망끝부분을 돌아

날카로운 철망에 조심하며 통과...감시초소를 유유히 통과하여....미시령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자정을 넘어 24:12분이었어..

16시간 22분의 길고긴 산행이...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지...미시령 휴게소 주차장에서 ...걱정스레 기다리는 껑이님과 재회.....

다시 비가 내리는 미시령을 떠나...대포항에서 마련한 회를 가지고 근처 콘도(콘도 비스무리한 여관)에서 피곤함도 잊은채 새벽 5시까지...

부어라 마셔라 한뒤....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던....침대방에 몸을 눕히며........달아네의 우여곡절 대간이야기는

끝을 맺게 되는거야....

 

 

# 193. 너덜지대가 끝나는 지점에서도 미시령까지는 꽤나 멀었다..1시간 25분이 지나서야...미시령에 도착할수 있었다...
         미시령의 산불감시초소...당연히 자정이 넘은시각에 사람이 있을리 없다...

 

 

 

# 194. 자정이 넘은 시각...휴게소 불도 꺼지고....오직 미시령휴게소의 주유소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 195. 꿈만 같았던 황철봉 너덜지대에서의 조난 그리고 탈출....우리는 미시령에서 대포항으로 이동, 횟감을 마련한후
         콘도로 이동...피곤함도 잊은채 새벽 5까지 쇠주에 삼겹살파티를....이튿날 아침...콘도 옥상(?) 빨랫줄에 걸린
         산행의 흔적들...

 

 

 

 # 196. 맛난 아침식사를 차려주신 껑이님께 감사...

 

 

 

# 197. 열이행님과 껑이님은 거실에서...이프로님과 달아네는...침대에서....이거 뭔가 이상야릇한 분위기가~~~ ^^
         다들 산행의 피로와 술기운에 곯아 떨어졌었다....

 

 

 

# 198. 콘도 옥상에서 설악산쪽을 바라보니....우측으로 달마봉이....그러나...설악주능선은...오늘도 구름에 덮혀 있었다...

 

 

 

# 199.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콘도옥상에서....파란색 바닷빛이 여름철 에머랄드빛과 사뭇 대조적이다...

 

 

 

# 200. 속초시내도 보이고...

 

 

 

# 201. 바다에 떠 있는 저것은 무엇이 쓰는 물건인고?

 

 

 

# 202. 우리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것이다...새벽 2시에 들어온지라...점심식사 하고 천천히 나가도 된다는 콘도아지매의
         말을 철저히 지켰다...대부분의 콘도, 여관은 12시 이전에 체크아웃해야 하지만...우리가 저곳을 나온 시각은...
         무려 오후 3시 50분이었다...^^

 

 

 

# 203. 자...이제 떠나볼까....

 

 

 

# 204. 원래 계획은 이날 아침 울산바위에 올랐다가 집으로 가는것이었지만...전날의 조난, 그리고..밤을 새운 쇠주파티땜시..
         울산바위탐방(?)은 훗날을 기약하게 되었다...열이행님의 차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강릉 여명님댁으로 가신다는
         세분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달아네는 애마를 접수하기 위해 한계령으로~~~          

 

 

 

# 205. 한계령으로 가는 길...좌측으로 드넓은 동해바다가...속초는 MT로 여러번 와봤기에...낯익은 풍경이다...

 

 

 

# 206. 버스는 양양을 경유하는 직행버스였다...이곳 양양도 '백두대간보호법'때문에 시끄러운가 보다....

 

 

 

# 207. 한계령은....내가 다녀본 고개중...가장 굴곡이 심하면서...가장 멋진 곳이었다...

 

 

 

 # 208. 차안에서 바라본 남설악..등선대 방향..

 

 

 

 # 209. 한계령 휴게소에 돌아왔다...이곳에도...구름이....-_-;

 

 

 

 # 210. 자...이젠 집으로 가야지...한계령에서....인제로 내려서는 길...장수대쪽 암릉....차를 세우고...한컷 찍고...바로 출발....

 

 

 

 # 211. 원통을 지날무렵....붉게 물든 서산을 바라보며...집으로...집으로....엑셀레이터를 밟은 발에 힘을 준다..
          4시간안에 들어오려....밟고 또 밟으니...(그래도...규정속도는 준수)...아슬아슬하게 3시간 59분만에 도착했다...

 

 

p.s 마지막으로....우리가 조난당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출발시각이 너무나 늦었다...늦어도 아침 6시엔 출발했어야 했다...

두번째...출발시각이 늦었다면...산행속도라도 빨랐어야 했는데...처음 보는 공룡의 모습에 취해 룰루랄라 여유있는 산행을 했다...

세번째...칠흑같은 어둠이 우릴 삼켜버렸다...

네번째...구름이 대간길을 삼켜버렸다...고로...2~3미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다섯번째...나침반이 없었다.....

여섯번째...LED헤드랜턴만을 구비했을뿐이었다...안개 자욱한 상황에서 LED랜턴은...그저 내 발밑 정도만 비춰줄 뿐이었다...

일곱번째...평상시처럼 선행자분들의 산행기를 읽어보지 않았다.

마지막 여덟번째....거리만을 보며...황철봉 구간을 너무 쉽게 보았다.....이것이...그 무엇보다..가장 큰 나의 실수였다...

 

 

 

                                                                            시나브로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