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멧돼지와 마주치다..'...백두대간 제32구간(진고개~구룡령) 산행기
◈ 산행구간 : 진고개 ~ 동대산(1433m) ~ 두로봉(1422m) ~ 응복산(1359m) ~ 약수산(1306m) ~ 구룡령
◈ 산행거리 : 20.7km(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8월 14 ~ 15일 (1박 2일 산행)
◈ 산 행 팀 : 양창훈님, 달아네
◈ 산행날씨 : 첫날...오후부터 흐려짐, 밤부터 강한 바람과 이슬비... 둘쨋날...개스 짙게낌..오후부터 맑게 갬.
◈ 총소요시간 : 11시간 43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알바, 돌바 포함.
◈ 구간대별 소요시간
진고개(14일 15:30) - 32분 - 진고개(16:02, 우회 접근) - 1시간 6분 - 동대산(17:08)/휴식(17:15) - 11분 - 1421봉(17:26)
- 41분 - 1296봉(18:05) - 14분 - 차돌배기(18:19)/휴식(18:30) - 19분 - 1260봉(18:49) - 55분 - 1383봉(19:44)
- 9분 - 북대사 갈림길(19:53)/급수실패(20:25),. .돌바(20:37) - 10분 - 두로봉(20:47) 비박/두로봉 출발(15일 08:00)
- 50분 - 신배령(08:50)/휴식(08:55) - 20분 - 조개골 갈림길(09:15)/급수(09:32) - 18분 - 1210봉(09:50) - 25분 - 만월봉(10:15)
- 31분 - 응복산(10:46)/휴식(11:20) - 42분 - 마늘봉(12:02) - 28분 - 1261봉(12:30)/휴식(12:50) - 12분 - 1281봉(12:02)
- 56분 - 약수산(13:58)/휴식(14:20) - 38분 - 구룡령(14:58)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 구간은 진고개~구룡령에 이르는 구간으로 15일 오전 고루포기산을 출발, 대관령에 도착한뒤 올초에 미리 다녀온
대관령~진고개 구간을 건너뛰고, 지나가는 트럭을 얻어타고 진고개에 도착...구룡령까지 진행했습니다....산행출발은
고마우신 어느 트럭 기사분의 호의로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 논스톱으로 올 수 있었던 점등...비교적 좋았으나...
산행 들머리에서의 출입금지구역에 대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 의한 출입제지로 인한 시간허비를 시작으로
저녁나절 동해안으로부터 밀려오는 안개...그리고 급기야...멧돼지와의 조우까지....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산행이었
지요.....자...그럼...도대체 멧돼지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그 산행속으로 들어갑니다...
1. 진고개로...
아침나절 고루포기산에서 대관령까지의 구간을 3시간여의 산행으로 마무리짓고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했지...
자..이제는...다음구간인 진고개~구룡령구간을 가기 위해...어떻게든...진고개로 가는 교통편을 찾아야 했어...
대관령~진고개 구간은 올초...정월대보름날 환상적인 밝은 달빛아래에서 미리 다녀왔기에 건너뛰고 진고개로 가야만
하는 것이지.....어쨌든....하행선 휴게소에서 다리를 건너 상행선 휴게소 폐주유소가 있는 곳으로 왔어...
우리의 계획은...먼저 하진부로 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하진부로 가서는, 하진부에서 진고개로 가는 차를 얻어타고
진부령으로 가거나 여의치 않으면 택시를 타고 진고개로 가는 것이었어...물론...가능하다면...얻어타는게 좋겠지만
말이야...^^...아무튼...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기다리던 흰색 고물 트럭 한 대가 내려오는 거야...얼씨구나 하고
트럭을 세워 진고개까지 가려 하는데...하진부까지라도 좀 태워주십사 했더니...무뚜뚝한 인상의 아저씨 한참을 생각하시곤...
'음...여기서 진고개가는 차 얻어타기 힘들건데..음..내가 원래 하진부에 일이 있어 가는건데. 그럼 내가 좀 데려다 주지..타슈.'
이얏호~~~ 얼굴은 무뚝뚝하지만...안양에 사시는데...이곳에 잠시 일 때문에 오셨다는 40대 후반의 트럭 아저씨..
자신도 젊은 시절 무전여행, 산행을 많이 다니셨다며...이런 저런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주셨어...그러는 사이
어느덧 트럭은 하진부에 닿고, 아저씨는 잠시 기다리라며 어느 공사현장에서 볼일을 보시고 나서...다시 꽤 긴 거리를
달려 우리를 진고개휴게소까지 데려다 주셨어....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호의에 우린 그저 음료수 두어개로 보답할 수밖에
없었어...우린 가난한 대간꾼이니까...
# 1. 진고개의 모습입니다....좌측으로 보이는
산이 동대산이지요....대간 들머리는 멀리 차가 오는곳 좌측 나무계단이나...출입제한구역
이기에 눈치를 살피며 그쪽으로 다가가니...매표소에서
아지매가 나와....'그리 못 올라가요...' 하더이다...깨깽했습니다...
# 2. 지난 구간 마지막 사진에서 말씀드렸듯이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의 먼길을 기꺼이 태워다 주신 아저씨의 애마...트럭입니다...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기꺼이 이곳까지 태워다주신
아저씨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 진고개 휴게소에서....
진고개 휴게소는 휴일을 맞은 등산객, 관광객으로 시골장터처럼..왁자지껄하더라구....그치만...그게 그렇게 싫치는
않았어...불과 하루동안의 비박이었지만....사람이,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더라구...그러고보면...
홀로 4~50여일에 걸쳐 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은...참 대단한 사람이야......아니 독한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우린 주린 배를 움켜쥐고 한식당으로 들어가서 휴게소 음식치곤 꽤나 괜찮은 비빔밥 하나를 뚝딱 해치우고
매점에서 행동식 몇 개를 사고는 매점 주인에게 양해를 구해 매점 옆에 있는...무슨 물건을 포장했던 넓은 비닐
하나를 구할 수 있었어...비닐은 왜?...헤헤...첫날 비박하다 비가 와서 엄청 고생했었잖아...고어텍스 침낭카바도
좋긴 하지만...싸게 비를 막을 수 있는건....비닐이 장땡인 것 같아서....^^ 모든 산행준비를 마치고...화장실에
들려 이틀간 씻지 못해 몰골이 말이 아닌 얼굴을 조금이나마 씻고 나니....오호...그제야 사람같네 그려....
# 3. 맘씨 좋으신 아저씨를 만나 예상보다 훨씬
이른시각에 진고개에 도착....산채비빔밥으로 우아하게 점심을 해결합니다...휴게소
음식치곤
비교적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는....
# 4. 진고개 휴게소에서....하진부방향으로 바라본
풍경...저 아래는....화창하게 맑은데...이곳엔...먹구름만 잔뜩 끼어 있습니다...
오늘밤 우리들의 운명을 예고라도 하는듯....
# 5. 에구...이틀동안 씻지 못했더니....간지럽기도 하고....진고개 휴게소에서...세수하고...빨래하고....
# 6. 진고개에서 바라본 동대산....
3. 진고개 ~ 동대산 (15일 15시 30분 ~ 17시 08분 - 우회접근 32분 포함)
휴게소를 출발....휴게소 맞은편 들머리로 가려는데....노인봉쪽 매표소에서 아줌마직원 한분이 나오시더니...우리를
계속 노려보시더라구....뭐...사실....뜨끔한건 있었어...왜냐면...지금 우리가 진행할 동대산 오름길은 올초부터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이거든...그런데 산행전 선행자분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니....대낮에 들어가도 별다른
제제를 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그래서....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직원이 보고 있음에도...뻔뻔하게
들머리로 걸어간거야.....우리가 점점 입구에 다가설수록....직원아줌마의 눈초리도 점차 날카로워짐을 느꼈어...
그래도...설마...설마 했는데.....우리가 과감하게 들머리로 오르려는 순간.....직원아지매의 한마디....
'그쪽으로 올라가시면 안됩니다.....'
뜨아~~~.....이게 뭐야...지난주에도 대낮에 통과하신 분이 있는데...오늘부터 집중단속인가?....나중에야 알았지만..
우리가 가던 그 즈음부터 새벽 이른시간부터 통제를 시작했다 하더라구....이런...덴장덴장덴장덴장....
사실...우리가 배째라하고....동대산으로 튀면...그 아지매가 쫓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아니거든....
그러나....우린 착한 민주시민이야.....까라면 까야지 머....우리가 뭔 힘이 있겠어....
깨갱.....꼬리를 내리며....시치미 뚝 떼고....'아...이리 못갑니까?....', '네...올해부터 출입제한지역이에요...', '네에~~'
우린 순순히 물러났어.............라고 말하면...우린 독한 대간꾼 소리 못듣는 것 아니겠어?...물론 들머리에선...
순순히 물러났지만...이럴 경우에 대비해서....다른 방도를 생각해놓았거든.....산세를 보아하니...몰래 들어갈 수
있는 길이 탁 보이더라구...진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진부쪽으로 200여미터쯤 내려가니 매표소는 길 모퉁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지점에 우측으로 배추밭으로 오르는 임도가 있었어...그 임도를 따라 오르다 매표소가 보일 때쯤..
숲속으로 잠입했지....숲속엔...멧돼지 흔적인지 사람흔적인지...무엇인가가 지나간 흔적이 좀 보이더라구...
얼마 안가 사람이 버린 쓰레기도 종종 보이는 것이....이곳이 우리처럼...몰래 잠입한 분들의 희미한 길 흔적이
맞는 것 같았더라구....하지만...길 흔적은 아주 희미하기에....방향만 어림짐작으로 북쪽으로 잡고....길을
만들며 나아가다...드뎌....매표소 바로 위..진고개에서 동대산으로 오르는 길에 진입...다시 대간길에 오르게 된거야....
1분이면 올 거리를...30여분이나 걸려서 왔으니...여간 시간낭비가 아니었어...법을 지키지 못한 범법자가 된게
좀 꺼림직하긴 했지만...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눈 꼭 감고....통과하는 수밖에....동대산으로 오르는 길은
오름길이 계속되었지만...생각만큼 그렇게 가파르진 않았어...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올라가며 보니...등산로가
상당히 훼손되어 있더라구....그런데 이곳은 많은 사람의 출입 때문에 훼손되기도 했지만...무엇보다 빗물에
의한 토양유출로 인한 훼손이 더 심한 것 같더라구....하긴....그것도...다 사람이 출입한게 시초가 되었겠지만
말이야....이런곳은...단순히 막아놓는 것 보단....어쩔 수 없겠지만...나무계단을 설치하는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네....사람 출입을 막으며 자연적 치유를 기다린다면...우린 아마...우리 생에서...그곳을
합법적으로 오를 기회를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아무튼....오름길 곳곳에 '자연휴식년제 모니터링'이라는
푯말이 곳곳에 있으니....꺼림직한 마음은 더해가고...혹시나 동대산 정상에서 공단직원이 지키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땜시...조마조마했지....다행히(?) 한시간여의 오름길 끝에 위반시 벌금 50만냥이라는 무시
무시한 출입금지 푯말이 있는 울타리를 훌쩍 넘어 도착한 동대산 정상 헬기장엔... 빨간 고추 잠자리
한 마리만이 우리를 반가이 반겨주었어....
# 7. 이곳이 동대산으로 오르는 대간 들머리입니다...올해초부터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출입이 통제되었다는....
# 8. 매표소 아지매가 가지 말라는데....어쩔수 없지요....우선은 발길을 돌립니다....진고개에서 바라본 진고개 휴게소...
# 9. 가지 말라고 해도....대간꾼은 가야만 합니다.....왜냐면....음...그건...대간마루금을
잇기 위해서죠....진고개에서 후퇴 매표소가
보이지
않는 모퉁이를 돌아 배추밭으로 오른뒤....길도 없는 숲속을 가로지르며 대간길로
향하고 있습니다....
# 10. 대간길 진입....이곳이 어디인지는 말씀드릴수 없습니다....왜냐면...법을 어기는 것이기에...
# 11. 많이 훼손되어지긴 해지만...휴식년제로
해결될일은 아닌듯 합니다....인간의 훼손도 훼손이지만..자연적인 풍화로 인한 침식이
더 심한듯 합니다...아무래도 곳곳에
나무계단을 설치해야 할듯...
# 12. .................여기도 어딘지 밝힐수 없습니다...작년에 찍은거라고 우선 '구라'쳐 볼까요?
# 13. 음냐...이건 결정적 증거가 될라나? 이것도 작년에 찍은거라고 또 '구라'를 쳐봅니다...
# 14. 이 꽃의 이름은?
# 15. 이것도 작년에 찍은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16. 많이 훼손되긴 했습니다...
# 17. 이것도 작년에 찍은것이라고 말하고 싶고...
# 18. 짜안....휘리릭....진고개에서 날라서 이곳까지 왔습니다...믿어주세요...오대산장쪽으로 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19. 흐미 무서븐거....벌금 50만냥이랍니다...흐미...</.벌금 50만냥이랍니다...흐미...
# 20. 동대산 산신령.....왜 서양 사람들은 이걸 용파리라 부를까요? dragonfly라....동대산 정상 헬기장에서 우리를 반겨준...잠자리 한마리..
# 21. 어쭈....이넘이...도망가지도 않고....
# 22. 그럼 한방 더....^^ 근데 혹시 네가 멧돼지 불렀냐?
# 23. 동대산 정상 헬기장에서....셀프타이머샷....아무것도 없습니다...정상석도 없고...이정표도 없고...그냥 헬기장입니다...
# 24. 아래쪽이 어렴풋이 보이는데....동해바다에서 일어난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뜨~아...
# 25. 동대산 정상 헬기장...
4. 동대산 ~ 차돌배기 (17시 15분 ~ 18시 19분 : 1시간 4분 소요)
동대산 정상 헬기장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나서 출발....동쪽 동해바다쪽으로부터 기분나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에 긴장하며 대간길을 나아갔어....근디...말이야...동대산 정상부터의 대간길 주위는
온통 멧돼지가 어느 식물의 뿌리를 캐먹느라 땅을 파헤친 흔적 뿐이었어....어떤 흔적은 우리가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땅을 파헤친 듯....아직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곳도 많았는데...그런곳을 지날 때마다...엄청 긴장되더라구..
설마....멧돼지 만나는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긴장감 속에 17시 26분 1421봉을 지나고 30여분쯤 더 나아가다..
반가운 제일산악회 리본을 만나게 되어 사진 한컷 찍고는 출발하려는데 맞은편에서 시커먼 무엇인가가 불쑥
나타나기에 깜짝 놀랐으나...다행히 멧돼지가 아닌 사람인지라 안도를 했지...구룡령에서 출발한 홀로 대간꾼이신데
진고개에서의 출입제한상황을 물어보시기에....지금은 단속을 하는 것 같으니...어두워진 다음에 내려가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서로의 갈길을 향해 헤어졌어...이후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개를 넘어서자...
육산인 대간능선위에 하얀색을 뽐내며 자리잡고 있는 집채만한 차돌 두 개가 이채로운 차돌배기에 도착했어...
# 26. 두로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곳곳에 멧돼지에 의해 파헤쳐진 흔적이 보여...조마조마 합니다...그래도...설마 했지요..
# 27. 아...얼마만에 만나는 제일산악회 대간리본인지....제가
열띠미 대간을 나갔던 산악회인데...요즘은...
좀
컸다고 혼자 다니긴 하지만....무척 반가웠습니다....오비님...많이좀 달아 주세요...
# 28. 두로봉이 점점 가까워지며...멧돼지의 흔적은 점점 더 많아지고...덴장덴장...
# 29. 해발 1300m라는...어느곳 이정표....날은 저무는데...두로봉은...아직 5km라...
# 30. 진고개까지 태워다주신 아저씨가 말씀해주신
등산상식 하나....산에서 불을 피울때...불쏘시개로 자작나무의 마른 껍질을 이용하면..
기름종이처럼 훌륭한 불쏘시개가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이 나무가 바로 자작나무입니다....효과만점입니다..
# 31. 차돌배기에 도착했습니다.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일반적인 흙길에....갑자기 커다란 차돌 두개가 길을 막고 서 있으니 말이지요...
어릴적 장난치던 생각을 하며 바닥에
떨어진 차돌 조각을 맞부딛히니....화약냄새와 함께 불꽃이 번쩍 번쩍....^^
# 32. 차돌배기 한번 더...
5. 차돌배기 ~ 두로봉 (18시 30분 ~ 20시 47분 : 2시간 17분 소요 - 급수 30분. 멧선생과의 조우 20분 포함)
차돌배기...그곳은..지명처럼....거대한 두 개의 차돌이 육산인 능선에 뜬금없이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는 곳이었어..
정말...뜬금없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주변에 잔 차돌의 파편들 가운데 버티고 있는 거대한 차돌의 모습이
참으로 이채로운 곳이었어....어릴적 기억을 떠올리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차돌 두 개를 주어 맞부딪히니
번쩍하며 작은 불똥이 튀기며 화약냄새가 나는 것이...오리지널 차돌이 맞긴 맞나 봐...^^
오늘은 두로봉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기에 행동식 몇 개를 해치우고는 두로봉으로 출발했어....그것이...공포의 시작일줄
그 누가 알았겠어.......서서히 해는 지고...동쪽으로부터 먹구름은 몰려오고....바람은 불기 시작하고...
드뎌...안개자욱한 야간산행이 시작되었어....어둠속에서 헬기장이 있는 무명봉을 넘고(18:49), 1267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넘고(18:57), 또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1383봉, 19:44)을 넘으며 대간길은 이어졌지..
(이하...두로봉까지의 스토리(?)는 전에 따로 밝힌 것을 그대로 옮겨적으려 합니다...)
오늘 밤에 야영을 하려면 도중에 식수를 구해야 했어...해는 지고 시간은 밤 8시...안개는 10미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하게 끼었어...완전 '전설의 고향' 셑트장 따로 없더만..마침 두로봉 직전 북대사 갈림길에서 북대사쪽으로 300여미터쯤
가면 물이 있다는 표시가 있기에 북대사갈림길에 도착(19:53) 갈림길에 고상보따리를 휙 내삐리고 북대사쪽으로 튀었어.
아니 근데 말이야...오대산 국립공원에 표시된 길이라면...제법 길이 잘 나있고 리본도 제법 걸려 있을거라
생각했는데...이런....리본은 커녕...길도 제대로 보이질 않는거야...리본 대신 누군가 휴지를 걸어놓았는데..
우린 그걸 따라 가고 또 간거야...근데 지도상엔..틀림없이 내림길이 아닌데...무지막지하게 내려가더라구...
그리고...아무리 가도...계곡소리는 커녕...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도 나지 않는거야.. 그리고 주변엔...온통
멧돼지들이 온산을 뒤집어 엎어놓은 흔적만 있는거야....이러다 길까지 잃어버리겠다 싶어 창훈형과 다시
북대사갈림길로 돌아갈수 밖에 없었어....북대사 갈림길로 가는 길도 쉽진 않았어...어렴풋이 우리가 지나왔던
길을 기억해내며 겨우겨우 북대사 갈림길에 다시 돌아올수 있었어....물도 못구하고..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말이지..
덴장덴장덴장덴장...
자....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거야..물을 구하지 못했다는 낭패감에 별 생각없이 가까이에 있는 두로봉을
향해 오른거야.....창훈형이 앞서 가고 내가 뒤를 쫓아가는 모양새였지....그.런.데....한 10여분쯤 올라갔을까...
갑자기 앞에 가던 창훈형이....
'으~아~~~~~~~~~~~~~ 으~아~~~~~~~~~~~~~~~~~'
인간이 낼수 있는 극한의 큰 목소리로 외쳐대는 거야...
뒤따라가던 나....첨엔...귀신 나타난줄 알았어....멧돼지보다 창훈형 고함소리에 더 놀랬다니까...
솔직히...아니 이 형이...갑자기 실성을 했나 싶었어...글구..나도 순간적으로 놀랬던지...상황파악이 안되더라구...
그랬는데...창훈형이 소리를 지리는거야...
'멧.돼.지.다.....빨리 소리 질러.....그리고 주위에 돌 주워서 집어 던져....'
그제서야 나도 상황파악이 된거야...아.....말로만 듣던....멧선생과의 조우......하필이면..왜 나에게 말이야...
이 안개자욱하고 캄캄한...첩첩산중 백두대간 자락에서 멧선생을 만나냔 말이야...
소리를 지르려고 하는데....놀래서인지...아니면...쫄아서인지...목소리가 안나오는 거야......덴장....
그때....멧돼지의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데.....
'그르르르르르르르르르~~~~~'
왜....개같은 동물이...상대방을 공격하기 전에....으르렁 거리는 소리 있잖아.....그 소리를 멧선생이 내고 있는거야...
바로 5미터쯤 앞에서 말이지....뜨아......진짜 몸이 경직되더만....뭐...멧돼지가 왠만해선 사람을 공격하진
않는다고 하지만.....한번 당해보라구..엄청 큰 멧돼지가 앞에 떡 버티고 서서 덤비려고 하는데...안 놀랠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구해....나...딱 한번밖에 소리지르지 못했어...글고...주변에 바위 한두개를 집어던지긴 했는데...앞에 있던
창훈형은...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소리지르고 돌멩이 집어던지고.....
아니...근데 그렇게 사람이 놀래서 난리를 치는데....그정도 했으면...이넘의 멧선생도 ..좀 도망가줘야 하는거 아냐?
아니 근디...이넘이 꼼짝도 안하고 버티고 서 있는거야...정말...암담하더만....남들은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살아온 날들..
부모님 생각, 가족 생각이 난다는데.....그런 생각은 커녕...어떻게하면...살수 있을까? 그 생각밖에 안 나더만...
멧돼지들의 힘이 얼마나 센가 하면....멧돼지가 코로 들이박는 힘이 자그마치 2t 이라더만....한번 받히는 날이면....
난.....장가 한번 못가보고 총각귀신 되는거 아니겠어? '여기는 내땅이야~'라 보여주려는듯..도망치지 않고 버티고 서있는 멧선생...
침착해야지...주변을 살펴보니...아하....이런...알고 보니...우리가 멧선생 저녁식사하는 곳을 침범한 불청객이더라구...
대간길을 가다가 주변에 멧선생이 파놓은 흔적을 길로 착각하고 멧선생이 맛나게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곳으로
우리가 잘못 들어간 셈이야....우리도 놀랬겠지만...멧선생도 월매나 놀랬겠어? 자세히 보니...우리들 길은 그곳에서
약 5미터 우측으로 나 있더라구....덴장덴장..더이상 도망가지 않고 서 있는 멧돼지에 맞서...우리는...............36계로 맞섰어..
'튀자...'
조심조심 뒷걸음 치며....혹시나 이넘어 덤벼들지 않을까 주의하며 대간길에 접어들어 정신없이 도망가기 시작했어....
뒤통수가 근질근질했지만....뒤를 돌아볼수도 없었어....그렇게 정신없이 가다보니까...그제서야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드는거야..
어라 이상하다...우린 틀림없이 두로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는데...왜 자꾸 내려가지?.....뭐...내려가다 올라가겠지...
이런 생각으로 10여분을 정신없이 도망치다 반가운 이정표를 만났어.....반가운 이정표......덴장...낯익은 이정표라 해야하겠지..
아니 글쎄....좀전에 물뜨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았던 북대사 갈림길로 우린 다시 돌아온거야...이런 덴장덴장덴장덴장....
너무 놀래다 보니까...방향감각을 잃고 거꾸로 되돌아 오고 있었던거지...소위 말하는 '돌바'라는 걸 나도 겪게 될줄이야...
자.....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곳엔 도저히 잠잘수 있을만한 곳이 아니야...잠을 잘만한 곳은 한참 아래 공터, 아니면..
윗쪽 두로봉밖에 없거든....올라온길 다시 내려가긴 죽어도 싫고...그렇다고 다시 멧돼지 만난곳으로 오리긴 더더욱 싫고...
에라....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결국 우린 다시 올라가기로 결정했어.....
다시 두로봉으로 올라가는길.....전전긍긍...노심초사.....특히나 멧선생을 만났던 곳을 지날때 우리는 극도로 긴장했어....
가슴이 두근두근이 아니라...벌렁벌렁 하더만....다행히 멧선생은...밥맛이 떨어졌는지...보이질 않더라구...휴...다행이다...
그렇치만....우린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10여분을 더 올라....두로봉 정상에 도착한거야....두 다리가 후들거리며
두로봉 정상에 서니...그제서야 내 왼쪽 팔에 들려져있는 커다란 바윗덩어리(?)의 존재를 느꼈어.....좀전에 멧선생을 만날때
들고 있었던건데....얼마나 긴장했는지 두로봉 정상에 다시 이를때까지 내 왼손에 그게 들려있는줄 몰랐다니까?
어쨌든...두로봉 정상에 이르렀으니...잠은 자야 하겠는데...잠이 올턱이 있겠어? 언제 멧선생이 다시 방문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극도에 달했거든....대충 텐트를 치고나서...약 두시간 동안 개스버너를 활활태우고 불장난을 하면서 멧선생의
방문을 거부했어....두시간후...개스도 다 떨어지고....텐트속으로 들어가서도...조그만 소리에도 벌떡 벌떡 일어나 빼꼼히
바깥을 쳐다보고.....한번은 창훈형이 갑자기 '으~아~~~~'소리를 지르며 일어나기에...진짜루 멧선생이 다시 방문한줄
알고 월매나 놀랬던지...나중에 알고 봤더니...부스럭 거리던 소리는....다람쥐란 넘이 우리 행동식을 갉아먹고 있던 소리였더만..
그렇게 그렇게......영원히 오지 않을것같았던 아침은....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우리 두 눈을 토끼눈으로 만든후에야...찾아왔어...
# 33. 안에 뭐가 있나? 두로봉으로 향하는중....아래가 뻐~ㅇ 뚫린 어느 고목아래에서....점점 안개(구름?)가 몰려옵니다...
# 34. 연이어진 봉우리의 어느 헬기장에서...
# 35. 아...위 헬기장은 이곳이었던것 같습니다...1260봉에서...
# 36.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안개는 점점더 자욱해지니...10미터 앞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두로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 37. 아...개스..개스..개스....점점더 짙어가는 개스속 어느 헬기장에서...
# 38. 드뎌...북대사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두로봉이
얼마남지 않은 지역...우리에겐....식사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이곳에서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북대사쪽으로 빈 물통을
들고 내려갔습니다...그러나...그 길은...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듯....거의 길의
흔적은
보이질 않고 이따금씩 리본
대신 걸린 휴지조각으로 길임을 확인하며 나아가니...주변엔...온통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뿐이고....
결국은...물을 구하지
못하고 어렵게 길을 찾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니...무려 30여분을 까먹었네요.....그리고..물을
구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에....아무생각없이
길을 올라가다....멧선생을 만난것이지요...(멧선생부분은....따로 올렸는데..읽어보셨죠?)
# 39. 멧선생과 만나 쇼를 하면서 다시 북대사 갈림길로 돌아가는 돌바를 하는 우여곡절끝에 겨우 두로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으갸갸갸갸
# 41. 험한꼴을 당했더니 배고픈줄도 모르겠더라구요....물이
없기에 라면도 끓이지 못하고...맨밥에 김치, 김, 젓갈로 조촐하게 우리들의
저녁식사를 해결했습니다...
# 42. 그렇게도 오지 않을것 같은....아침은...오고야
말았습니다...밤새 멧돼지의 습격을 받을까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그래도 사진찍는다고...승리의
V를....^^ 마지막날 아침식사를 준비하며...
# 43. 조금 남은 물로 라면을 끓여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물은...1.5리터 한통뿐.... 아침식사로는..라면과 카레밥, 그리고 젓갈...
# 44. 밤새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우리들의 아지트입니다...동대산 정상에서....
# 45. 자리를 정리하고 나니...이런 모습이...
# 46. 다시 한번 찍어 보았습니다...두로봉 정상 이정표....
# 47. 두로봉 정상에서 신배령 방면으로 있는 출입금지안내판....무시무시하죠?
1년이하 징역이나....무려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랍니다..
뜨아~~~~...솔직하게..윗항목...출입금지
사유는....전혀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제가 봐선...등산객이 적은 구역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이 그 주된 이유인듯
합니다...
# 48. 두로봉 정상에서.....
# 49. 역시 두로봉 정상에서....우비소년...우~아~~~~
# 50. 두로봉 정상 헬기장입니다....아주 옛날에 찍은거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6. 두로봉 ~ 조개골 갈림길 (15일 08시 정각 ~ 09시 15분 : 1시간 15분 소요)
정말이지....내 생애...가장 힘든 밤 중에 하나였어....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탓인지 온몸이 뻐근하더라구..
다행히 밤새 큰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구름이 지나가는 산정상에서의 비박으로 인해 눅룩해진 침낭안에서의 수면은...그야말로
선잠일 뿐이야....아무튼...오늘은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기에 조금 일찍 준비를 해서 아침은 간단히 라면과 어제 먹다 남은
밥에 카레를 데워서 카레라이스로 대충 떼우고 짐을 정리했지...아침...비는 내리지 않았지만...밤새 내린 비로 인해 젖을 것을
우려해 마차형이 주고 간 노란색 우의를 입고 출발하려 하니....우비소년이 따로 없네....우아~~~~
두로봉 정상에는 신배령방향 대간길 입구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데....무시무시하게도...위반시 벌금 1000만원이라 적혀
있는거야....벌금...천만원....아니..요즘은...다 억..억..한다더니...벌금도..천만원이래....천만원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말이야..
무시해 버리고 표지판 뒤쪽 대간길로 나아가 커다란 헬기장을 지나니 천연보호림 안내판이 있으니...이곳도 주목군락지인가
보더라구...소백산, 태백산에 이어 오랜만에 만난 주목군락지인데...여긴 태백산처럼 큰 주목나무는 눈에 띄지 않고...자그마한
주목나무들만이 간간히 눈에 띄더라구. 아무튼..두로봉에서 신배령으로의 내림길은 안개 자욱한 상황에서...무척 가파르고, 미끄럽고,
잡목의 저항이 심하고...온통 멧선생의 흔적뿐인 내림길....즉...최악인 상태의 두로봉 내림길을 내려선 뒤....완만한 능선길을
비교적 빠르게 내달려 지도상 1시간 30분 거리인 신배령에 50분만에 도착하니...안개가 걷힐 듯 말 듯하며 간간히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니...곧 날이 개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어...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공터가 있는 오대산국립공원 북쪽 끝부분..
조개골 갈림길에 도착...두로봉에서와 똑같은 출입금지 이정표에 적혀있는 '물'표시를 따라 좌측아래로 5분쯤 내려가다 맑은
물이 흐르는 샘터에 도착....목을 축이니....그 맛이란...이틀전 고루포기산 아래 계곡에서 맛본 나무냄새나는 계곡수와는
차원이 다르게....아주아주 맛나는 약수였어...실컷 목을 축이고....물통에 꽉꽉 채워 담고 다시 공터도 되돌아왔지...
# 51. 천연보호림 안내판....소백산, 태백산권 이후로..오랜만에 주목자생지가 있더군요....
# 52. 휘리릭...날라서 두로봉 정상에서 신배령으로 왔습니다....
# 53. 역시나 신배령에 있는 출입금지 안내판...샘터는
좌측 아래 약 150미터쯤 가다 빨간리본이 있는 갈림길에서 좌회전...약 15미터쯤
가면 아주 물맛이 좋은 계곡이 흐르고
있습니다...고루포기산 계곡물과는 달리...아주 물맛이 달짝지근 했습니다...산삼썩은물인가?
^^
# 54. 이곳이...신배령 지나 만나게 되는 야영터입니다...우측으로 계곡있슴다...
# 55. 우리들의 갈증을 풀어준 고마운 계곡....자그마한 물줄기였지만....우리들에겐 오아시스로 보이더군요...물맛도...최상급...
7. 조개골 갈림길 ~ 응복산 (09시 32분 ~ 10시 46분 : 1시간 14분 소요)
걷힐 듯 걷힐 듯....걷히지 않는 안개땜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사실...이번구간....전망이 좋은곳도 별로 없지만...
전망이 트인곳이 나온다 하더라도...안개땜시 아무것도 못보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어....조개골 갈림길을 출발...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다 1210봉 바로 아래에서 정상에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우회하며 대간길은 서쪽으로 이어졌어...
대간길 좌우로는 여전히 멧돼지들이 떼로 몰려다녔는지....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정도로 멧돼지들에 의해 파헤쳐진
흔적으로 가득했어...전날 밤 멧선생과 만난 일도 있고 해서....신경이 곤두설만큼 곤두선 상태로....잡목의 저항이
센...지루한 오르내림이 계속되었어...그리고 마침내 응복산으로 오르는 기나긴 오름길을 오르다 맞은편에서
무척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는 여섯명의 대간꾼과 지나치고... 이내 한 산악회가 독차지해 버린 좁은 응복산 정상에
도착했어...'강*산업' 대간팀인듯 한데 좁은 정상에 한팀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우리들이 들어서기도 힘들더라구....
마침 그분들은 두로봉에서 비박을 하신다고 해서...멧돼지 조심하시라고 약간 엄포를 놓았지...^^...그리고 우리들은
그분들이 가야할곳을 지나쳐왔기에 샘터정보를 알려드리려 했더니...말을 자르며 자기들은 답사팀이 있으니 그런 걱정하지
말라며 무안하게 만들더라구...쩝..그리고 그 중 한분은...우리에게 '아저씨들 50만원 번거에요..'..하시는거야...듣자하니
진고개 출입금지구역 얘기하는 것 같은데...조금 아는체 하는듯 말씀하시기에...한마디 해줬지
.'아저씨들은 수억원 버신거에요... 조금 지나면..벌금 천만원짜리 지날테니까요..' 응수해줬더니 다른분들은...놀라고...
그분도 아무소리도 못하시고..ㅋㅋㅋ. ^^
그 산악회 회원들이 모두 내려가고 난뒤 두로봉쪽에서 오신 현대자동차산악회 회원 두분중 한분에게 부탁해 사진 한 장을 찍었어..현대자동차 산악회에서는 산악회 창립 33주년을 기념하여 8월 15~17일동안 33개팀으로 나누어 백두대간 전구간 완주에 나섰다고
하더라구....이분들은 굉장한 준족이셨는데 내리막에선...뛰어댕기시더라구...흐미...무릎 조심해야 하는데 말이야....-_-;
# 56. 이곳에서 한무리의 대간팀을 만났습니다.
'강*산업' 대간팀인듯 한데 좁은 정상에 한팀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우리들이 들어서기도
힘들더군요....두로봉에서 비박을 하신다고
해서...멧돼지 조심하시라고 약간 엄포를 놓았지요...^^...그런데...저희들은 그분들이
가야할
곳을 지나쳐왔기에 샘터정보를
알려드리려 했더니...말을 자르며 자기들은 답사팀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무안하게
만들더군요...쩝..
그리고 그 중
한분은...우리에게 '아저씨들 50만원 번거에요..'....보아하니 진고개 출입금지구역
얘기하는 것 같은데...조금 아는체
하는듯
말씀하시기에...한마디 해줬지요...'아저씨들은 수억원 버신거에요... 조금 지나면..벌금
천만원짜리 지날테니까요..' 응수해줬더니
다른분들은...놀라고...그분도
아무소리도 못하시데요...^^
# 57. 응복산 정상 삼각점...개스가 잔뜩 끼어 전망은 꽝이었다는...
# 58. 응복산 정상에서...뒤늦게 오신 현대자동차산악회
두분 회원중 한분이 찍어주셨습니다. 현대자동차 산악회에서는 산악회 창립
33주년을
기념하여 8월 15~17일동안 33개팀으로 나누어 백두대간 전구간 완주에 나섰다고 하네요....이분들도
굉장한 준족이셨는데.
내리막에선...뛰어댕기시더라구요...흐미...무릎
조심하셔야 하는데...
8. 응복산 ~ 약수산 (11시 20분 ~ 13시 58분 : 2시간 38분 소요 - 휴식시간 20분 포함)
현대차분들을 앞세우고 우린 뒤에서 천천히 내려갔어...역시나 좌우로 멧돼지 흔적으로 빈틈이 없는 대간길이 계속되었어..
생각보다 무척 가파른 응복산 내림길을 내려가다 공터에 도착...좌측 아래 샘터가 있다고 하나...무시하고...맞은편으로
완만한 오름길을 올라 어디였는지도 모를정도로 두리뭉실한 마늘봉을 지나 내려가니...맞은편으로 무척 높은 봉우리가
우뚝 서 있으니....그 오름길에서 꽤나 땀좀 뺄 것 같은 느낌이...팍팍...오는데...역시나...30분동안....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무척이나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야....전망이 무척좋은 1261봉에 도착....앞서가던 현대차분들을 만났어....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현대차분들을 역시 먼저 보내드리고...우린 바지까지 벗어가며 팬티바람으로 땀을 말렸지...근디
말이야...아침나절 노란 비닐 우비를 입고 왔더니...이미 바지와 속옷은...땀으로 비를 맞은 것처럼...흠뻑 젖었더라구..
에구...그러더니...역시나...사타구니쪽이...또 심상치가 않은데...쩝...흠냐냐냐냐냐냐냐냐...
1261봉에서 지도를 보며...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확인하고....주위를 둘러보니...맞은편으로 약수산의 모습과
약수산 왼쪽 아래로 구룡령으로 오르는 56번 국도가 희미하게나마 그 모습을 보이는거야...드뎌...다 왔구나....
1261봉을 출발...10여분만에 맞은편 1281봉을 지나고 약수산으로의 오름길이 시작되는데...1261봉에선 쉬워보이던
약수산 오름길이....생각보다 오르내림이 꽤 있더라구...더구나....사타구니 통증이...장난아니게 시작되니....
흠냐....미쵸미쵸...막판에...다 와서 왠 고생이람.....조심조심해가며...바지춤을 잡아가며 어렵게 어렵게
고통속에서 한발한발 내딛어 생각보다 무척 오랜 시간이 소요된 다음에야 약수산은 그 모습을 보여주었어...
# 59. 아....무스븐 멧돼지의 흔적....동대산~약수산에
이르는 거의 모든 구간이 이처럼 멧돼지들에 의해 파헤쳐져 있더군요...방금 지나간
듯한 흔적도 여러번 지나치니....지나칠때마다
주위를 살펴보고...긴장하고...가슴이 벌렁벌렁...^^
# 60. 마늘봉을 지나 샘터가 있다는 공터입니다....우측 아래로 100여미터 내려가면 있다네요...
# 61. 이번 구간중 가장 오르기 힘들었던 봉우리입니다...안부에서 바라본 1261봉....무척 가파른 오름길을 30여분간 올라 겨우 도착했습니다..
# 62. 1261봉에서 바라본 구룡령으로 오르는 56번국도....보이시죠? 이제 거의 다 온듯 합니다...
# 63. 이건...안개가 아니라 산위로 구름이 지나가는 것이지요...
# 64. 1261봉에서 바라본 1280봉....별 무리없이 올랐습니다...
# 65. 1261봉에서 바라본 약수산...이번 구간 마지막 봉우리이지요....완만해 보여도...생각보다 힘이 들었다는...
# 66. 무척 깊고 깊은 계곡입니다...
# 67. 드뎌...약수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약수산 정상에서...개폼잡다...창훈행님...
# 68. 약수산 정상에서...똥폼잡다....무척 허접(?)했던 정상 포지목이었습니다...
# 69. 약수산 정상에서...조침령으로 향하는 대간능선을 바라보며...
# 70. 무척 볼품없었던 약수산 정상 표지목입니다...
9. 약수산 ~ 구룡령 (14시 20분 ~ 14시 58분 : 38분 소요)
약수산 정상....저 아래 구룡령이 바로 아랜데....사타구니 통증....느므느므 아프더라구...요상태로
저 밑에까정...그냥 내려갔다간....도져서...서울시내에선 어기적 거리며 가야할 게 틀림없을거 아냐?
묘안을 생각해 내야 하는데.....무엇보다....옷이 사타구니에 닿지 않게 해야하는게 급선무인데....
사실...아무도 없으면...바지 벗고 팬티만 입고 가는게 젤 좋은데...여기서부턴..일반산행객들도
많을 것 같아...곤란하고....어쩔 수 없이...바지를 벗고 바지보다 좀 펑퍼짐한 우의바지를 입고 하산하기로
결정했지....뭐....그런대로 갈만 하더라구....무척 초라한 약수산 정상 이정표에서 사진 한 장 찍고는
하산을 시작했지...정상 바로 아래 백두 대간 생태복원 조림지역이라는 이정표를 지나고 엄청나게
가파른 길이 계속되었어....도중에 구룡령에서 엄청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오는 대간꾼과 만나
한두마디 나누고는 계속되는 내림길에 경악(?)하며 계속 내려가고 또 내려갔어....특히나 구룡령 휴게소 직전..
고사목지대는 엄청나게 가파르더라구....응복산 정상에서 본 그 산행팀...이 오름길을 오르느라 땀 꽤나
흘렸으리라...아무튼..계속된 내림길을 내려가 구룡령 휴게소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산죽밭, 고사목 사이로
난 대간길을 따라 내려와 감시카메라까지 달려있는 동물이동통로에 도착했어...백두 대간 곳곳이 도로로
인해 잘려져 동물들이 이동하는 길을 없애 버렸기에 보완책으로 이런 이동통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뭐....그 노력은 높이 사줄만 한데...성패는 과연...동물들이 인간의 이러한 노력을 이해하느냐...그게 문제겠지..
어쨌거나..동물이동통로 좌측 아래 절개지를 따라 내려와 구룡령 휴게소 뒷마당에 도착....기나긴 대간산행을 마무리지었어..
# 71. 약수산 정상에 이르니...구룡령으로 향하는 굽이굽이 56번국도가 눈앞에 다가오고...
# 72. 생태복원 조림지역이라는 군요....
# 73. 아...이 꽃 무척 자주 눈에 띄던데...이름이 뭐였더라???
# 74. 구룡령으로 내려서는 길...약수산에서 구룡령까지의
짧은 구간은...급경사 내리막이 계속되었습니다...구룡령 휴게소 직전
산죽과
어우러진 하산길을 내려가며....
# 75. 저 아래....구룡룡동물이동통로가 보이십니까....구룡령으로 내려서는 매우 가파른 내림길에서....고사목이 무척 많더군요...
# 76. 이곳이 구룡령 생태터널....동물이동통로
입니다...어느분이 말슴하셨듯...이렇게 만들어 놓아도...동물들이 인간들의 뜻을
이해할수
있느냐가...이 조형물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인것 같습니다...
# 77. 구룡령 직전의 급경사 내리막의 고사목지대...
# 78. 들어가지 말라네요.....
# 79. 생태터널 부근에서 바라본...양양쪽 모습....구룡령이란 고개가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 위치한 고개라 경치가 참 좋습니다..
# 80. 구룡령 생태터널....
10. 구룡령에서 서울로 가는 길....의외의 호인을 만나 편하게 오다.....
구룡령 휴게소는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큰 휴게소더라구....주차관리원까지 있는게 무척 차량통행이 많은곳임을 알 수 있었어..
그런데...우리는 차마...우리의 몰골로 휴게소 앞마당에 나갈 수가 없었어....다행히 조용한 휴게소 뒷마당에 작은 수도꼭지
하나가 있어 땀내나는 대간꾼에겐 온천으로 보이더라구....생각같아선...훌러덩 벗고 샤워라도 하고 싶지만...휴게소 직원
아저씨의 '물 아껴 쓰세요~' 한마디와....최소한의 체면으로 인해...그렇게는 못하고....옷을 하나하나씩 벗어 상체부터 씻고
그 담은..아랫도리 씻고....살짝 눈치를 보며 잽싸게 뽀송뽀송한 팬티로 갈아입고....역시 아래위...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
입으니....흠냐...그 기분이란...날아갈 것 같더라구.....이제 몸단장을 다했으니...사람들 많은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
구룡령 휴게소 앞 광장으로 나와 기념사진 몇장을 찍고는...동물이동통로 밑을 통과하여 양양쪽으로 내려가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구룡령 정상석 사진 한방 콱 박은뒤....우리를 홍천 내면까지 태워줄 인정 많은 기사분을 기다렸지...
우리의 계획은...여기서 차를 얻어타고 홍천 내면까지 가서....홍천으로 가는 차를 탄 다음...홍천에서 서울로 가는거였거든..
근데....마침....파란색 트럭 한 대가 양양쪽으로부터 올라오는거야...얼씨구나...하고 세우고...좀 태워주십사 했더니...
도중에 내려주겠다며 무조건 타라고 하시네....헐헐...역시...트럭기사분들이 잘 태워주신다니께...^^...
그분은 충남 논산분으로...지난해 수해복구공사 때문에 이곳으로 왔다가 구룡령이 어떤고개인가 싶어 일부러 이 험한
고개를 통해 논산으로 가시는 길이라 하더라구...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내려오는데...생각보다 홍천 내면이 무척 멀더라구..
한참을 지나서야 홍천 내면으로 생각되는 동네에 도착했는데....그 아저씨...말하길...
'뭐...어차피 서울 가시는거...제가 경기도 이천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니까....거기서 서울로 가시는게 어떻습니까?'
'아....저희야....그렇게 해주시면 좋쵸....^^'
트럭은...지난 계방산 산행때 와봤던 운두령 고개를 넘어 속사IC로 진입...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니....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은 차량들로 인해 고속도로는 가다 서다를 반복.....피곤한 두 대간꾼은 염치 불구...뒷좌석에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덧 횡성휴게소에 도착....거꾸로 우리가 그분에게 음료수 대접을 받고...(물론...저희도 사 드렸지만...^^)
휴게소를 출발....어둠이 내린 후에야 이천에 도착....트럭 기사분...마침 이천에 이모님이 살고 계시는데...여기 온 김에
밥이라도 얻어먹고 가야겠다며....고속도로를 벗어나 이천시내에 진입...이친시외버스터미널 앞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시고..
서로 통성명도 하지 못한채 서로의 갈길을 향해 떠나갔어...(논산사시는...이름모를 트럭기사님...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천시외버스터미널은 규모는 무척 큰데...건물은 무척 낡았더라구....산행후엔...원기회복을 위해...고기라도 구워먹어야
하지만...차시간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순대국밥집을 찾으니....터미널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허름한 순대국밥집을 발견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시켰는데...의외로...지금까지 먹어본 순대국중에 가장 맛있는 순대국이었어...거기에 반주로 소주
한잔 기울이니...캬~~~ 산행의 피로가 확 풀리는구나......(이천사지는 분은..터미널 근처 백암순대국전문집에 꼭 가보시길..)
배를 든든히 채우고...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21:10분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50여분만에 동서울에 도착....5박 6일동안
함께 해주신 창훈형과 헤어져....집으로 돌아오며....길고 길었던...다사다난했던 대간 산행을 마무리지었어....
# 81. 구룡령 휴게소에 도착....길고 길었던 5박
6일의 대간산행을 마무리짓습니다. 구룡령휴게소엔 생각보다 무척 많은 차량들과
사람들이
오갔습니다...백봉령처럼
조그마한 휴게소라 생각했었는데....무척 큰 규모에 약간 놀라기도 했습니다. 휴게소
뒷편엔...자그마한
수도꼭지가 있어
산행을 마치고 대충이라도 몸을 씻을수가 있었습니다. 저곳에서 속옷까지 갈아입고...대충이나마
몸을 씻고 나서
뽀송뽀송한 새옷으로
갈아입으니....기분이 날아갈것 같더군요....셀프타이머샷....
# 82. 구룡령 휴게소 입구에서 바라본 구룡령 생태터널....
# 83. 무척 혼잡한...그래서 주차관리아저씨도 있는 큰 규모인 구룡령 휴게소입니다...
# 84. 구룡령 휴게소에서 바라본 홍천쪽 조망....사진으로 잘 표현되지 않은게 아쉽네요...무척 큰 계곡이었습니다...
# 85. 산행을 마치며....도장 한장 콱.....
# 86. 저도 한컷....콱 박고...
# 87. 구룡령 정상석은 생태터널 건너편 양양쪽에 있더군요....해발 1013m인 구룡령 정상석...이곳에서 히치를 했답니다...
# 88. 이번에도 의도적으로 트럭만을 히치했는데...마침
처음 잡은...이 트럭을 탈수 있었습니다. 충남 논산분이신데..강원도에 일때문에
오셨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라 하시기에
홍천내면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니..흔쾌히 허락하시고...나아가...경기도 이천까지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시니...우리야...차비
안나가고...덩말 좋았습니다...역시나 성함도 여쭤보지 못한 논산의 그 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89. 횡성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며...우리도
음료수 하나 사드렸는데...그 분도 음료수 하나씩 주시더라구요...에구 고마워라....
그분은....고속도로를 나와서 이천 시외버스터미널
앞까지 우리를 태워다 주셨습니다...정말 고마우신 분입니다....여행과 오토바이
여행을 좋아하신다는 그분....복 많이
많이 받으이소.....
# 90. 이천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그 악명만큼이나 언제나 차가 밀리니...차밖으로 지는 노을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 91. 이천에 도착....역시 여행끝엔...순대국이
최고라고...터미널 주변의 많은 음식점을 제쳐두고...찾아찾아 순대국집엘 들어갔습니다.
제가 순대국을 좀 좋아하는 편인데...저희집
근처에 있는 순대국이 가장 맛있다고 항상 말해왔는데...이곳순대국...조금 더 맛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엄청 맛있었습니다......순대국에
소주 한잔 하며...산행을 마무리짓습니다...
# 92. 바로 이곳입니다. 이천시외버스터미널 우측 사거리에서 직진 50여미터쯤 있는데....맛이 끝내줬습니다...
# 93. 이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셀프샷...즉...손으로 들고 찍은 사진이라는....서울 집 11시
30분 도착..^^
우리들의 길고도
길었던...다사다난했던....백두대간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 산행경비(5박 6일간...)
ㅇ서울 ~ 동해 : 고속버스비 20,200 * 3 = 60,600
ㅇ동해 ~ 백봉령 : 시내버스비 950 * 3 = 2,850
ㅇ백봉령 휴게소 라면 2,000 * 3 = 6,000
ㅇ백봉령 ~ 이기령 : 갤로퍼 사용비 10,000
ㅇ백봉령 휴게소 라면 2,000 * 3 = 6,000
동동주 5,000, 솔잎주 2,000 * 3 = 6,000
ㅇ삽당령 칡즙 1,500 * 3 = 4,500
ㅇ경포대 빅토리아파크 1박 50,000
ㅇ강릉 행동식,식료품 = 12,000
ㅇ양양 약국 2,500
ㅇ이천 순대국 10,000
ㅇ이천 ~ 서울 : 고속버스비 3,300 * 2 = 6,600
☞ 총계 182,0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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