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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기 - 사진]/문경시의 산

[대미산] - '굶주린 멧돼지가 똥돼지로 변하던 날'



 

 

♣ '굶주린 멧돼지가 똥돼지로 변하던 날'...경북 문경시 문경읍 '대미산(1,115m)' 산행에서...

 

◈ 산행구간 : 여우목마을 ~ 돼지등 ~ 대미산(1,115m) ~ 부리기재 ~ 밖마을

◈ 산행거리 : 약 5.6km

◈ 산행일자 : 2011년 1월 8일

◈ 산 행 팀 : 달아네, 토사모 18인

◈ 산행날씨 : 흐림....박무

◈ 총소요시간 : 3시간 49분 - 언제나처럼 쉬엄쉬엄 놀멘놀멘 룰루랄라~

 

◈ 구간대별 소요시간

여우목마을(09:05) - 1시간 19분 - 돼지등(10:24)/휴식(10:32) - 38분 - 대미산(11:10)/휴식(11:29) - 32분 - 부리기재(12:01)

- 12분 - 묘지(12:13) - 34분 - 밖마을(12:47) - 7분 - 두부집(12:54)

 

◈ 산행사진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야생동물의 천국이었습니다. 특히나 좁은 국토임에도 호랑이, 표범, 시라소니 등의 고양이과 맹수들이 우글대던 곳이었으며

더불어 개과인 늑대는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학교 가는 길에 수시로 볼수 있었던 흔하디 흔한 맹수였습니다.  이러한 대형 육식동물들이 일제시대

해수구제 명분하에 씨가 말라버리고 그나마 남아있던 소수개체가 한국전쟁을 거치며 국토가 초토화되며 거의 멸종되다시피 하였고, 이런 악조건에서 살아남았던

늑대, 여우조차 '쥐약'으로 인해 여우는 1970년대(몇년전 양구에서 토종 여우의 시체가 발견되기는 했습니다.),늑대는 1980년 문경에서 마지막 개체가 잡힌 이후

더이상 발견되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육식동물이 사라졌음에도 초식동물 역시 한국전쟁과 지나친 남획(예를 들어 어느해 설악산 폭설때 산양 3000마리가

포획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쥐약 등으로 씨가 말라 창경원시절 창경원에 둘 멧돼지를 찾을수 없어 미국에서 멧돼지를 들여오기도 했을만큼

우리나라의 많은 야생동물이 멸종위기에 처했었습니다.

 

호랑이, 표범, 늑대 등 대형육식동물의 멸종으로 인해 소수나마 살아남은 멧돼지, 고라니, 노루 등의 야생동물은 그들의 포식자가 사라지고 숲이 우거짐으로

인해 제세상을 만난듯 점차 개체수를 늘려갔고 현재 남한에서 야생동물 피라미드의 최고정점에 서 있는 멧돼지는 불어난 개체수로 인해 산에서 밀려난

녀석들이 도심지로 내려오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정도로 그 숫자가 과하게 늘어나 있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맹수가 사라진(표범은 소수나마 살아있을 것이라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습니다...실제로 그 흔적이 몇몇곳에서 발견되었고 전문가중에

최근에 야생동물 조사중에 표범과 마주친 경험이 있는 분도 계십니다.) 공간에 대장노릇을 하고 있는 멧선생...멧돼지란 넘...

얼마전 뉴스에 보니 도심지에 내려온 멧돼지가 편의점에 들어와 점원을 공격하기도 하던데 실제 산에서 멧선생과 마주치면 우리가 냠냠 맛있게 멋는

삼겹살 돼지는 간데없고 흑갈색의 맹수 그 자체입니다.  대개의 경우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 돼지가 먼저 그것을 알아채고 도망간다고 하는데

요즘은 이넘들도 간이 부었는지 종종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홀로 다니는 숫돼지나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암퇘지는 특히 조심하라고들 하지요..

 

저 역시 많은 산행을 하며 필연적으로 여러번 멧선생과 마주쳤고, 특히나 한밤중에 비내리는 오대산 두로봉에서 미친듯이 덤벼드는 멧선생을 만나

세상 하직할뻔했던 기억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두려웠던 기억으로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습니다...이번에 찾은 대미산은...'돼지등'이란 명칭을 지녔을만큼

멧선생이 많은 곳이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산행이었기에 그러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는데.....홀로 떨어진 그 잠깐의 시간동안....악몽은 재현되었습니다...

  

 

# 1. 문경제산지조(聞慶諸山之祖) 대미산 산행코스로 여우목마을을 출발, 가파른 된비알 능선을 따라 돼지등에 올라 대미산 정상에 도착한뒤 백두대간능선을 따라
      부리기재로 내려가 남쪽의 밖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를 따랐습니다.

 

 

 

# 2. 여우목고개를 향해 올라가다 중턱즈음에서 차를 돌려 길가에 세우고....

 

 

 

# 3. 여러개의 안내판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들머리로 진입합니다.

 

 

 

# 4. 지난달 백화산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오래되고 낡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 5. 천주교 성지라는군요....

 

 

 

# 6. 여러번 차를 타고 여우목고개를 넘었지만 안쪽에 마을이 있으리라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신축된 농가주택을 지나니....

 

 

 

# 7. 농가 몇채가 더 나타납니다.

 

 

 

# 8. 이곳이 천주교 성지가 된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 9. 농가 사이로 이어진 좁은 길을 지나니 바로 된비알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 10. 요즘은 신기 편한 체인젠이 보편화되었는데 사무라이님께서는 종전방식(?)의 아이젠을 가져오셔서 다른분들에 비해 착용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아이젠이 체인젠에 비해 제동력이 좀더 확실한 반면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지요...

 

 

 

# 11. 남쪽사면이라 눈이 많이 녹아있으리란 예상과 달리 계속되는 강추위에 초입부터 눈길입니다...

 

 

 

# 12. 출발하기에 앞서...여우목 마을에서 바라본 주흘산...이때만해도 그럭저럭 날씨도 좋았고 무엇보다 투명한 시야로 인해 대미산에서의 조망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말이죠....

 

 

 

# 13. 여우목마을에서 바라본 주흘산.....좌측이 주흘관봉(1039m), 중앙이 주흘주봉(1075m), 우측이 정상인 주흘영봉(1106m)입니다.

 

 

 

# 14. 돼지등에 이르는 가파른 된비알이 능선을 따라 이어집니다.

 

 

 

# 15. 산사나이님께서 사져오신 떡을 나눠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 16. 능선길이긴 하지만 조망이 트이는 곳이 '전혀' 없는 재미없고 힘든 능선길입니다.

 

 

 

# 17. 한달만의 산행에 조금 힘들어하시는 '여.총.무'님....풍운님께서 보좌해주시고...

 

 

 

# 18. 총무님께서 2011년 '여총무'님 잘 찍어드리라 하셔서 정성껏(?) 한컷 찍어드렸는데....집에 와서 사진 확인하고....좌절했습니다...-_-;;;

 

 

 

# 19. 한시간이 넘는 긴 오름짓 끝에 돼지등에 올랐습니다. 대미산 정상에서 여우봉에 이르는 2km 남짓의 능선을 돼지등이라 하는데 아마도 돼지의 등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붙여진것 같은데 실제 그 이름에 걸맞게 이곳 돼지등은 멧선생들의 놀이터였습니다. 10여년전 늦여름에 올랐을때 그 엄청난 멧선생의 밭갈이 만행
       현장을 보고 꽤나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 20. 대미산 정상까지 1km남짓의 완만한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21. 돼지등에서 바라본 대미산 정상부...

 

 

 

# 22. 능선에 이르니 바람에 날린 눈이 능선에 꽤나 두텁게 쌓여 있어 본격적인 심설산행이 시작됩니다. 먼저 스패츠를 착용하신 지킴이님과 도박사님께서
       러셀조로 앞서 출발하시고...

 

 

 

# 23. '나 찍는겨?'

 

 

 

# 24. 러셀조의 발자국을 따라 밟으며 대미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 25. 흐미....쌓인 눈이 장난이 아니구만요.... 스패츠를 착용할까 하다가.....그냥 고고싱~ (스패츠 안한거 후회 엄청 했습니다...)

 

 

 

# 26. 앞서 가신 분들과 보폭을 맞추며 한발한발 조심스레 진행합니다.

 

 

 

# 27. '여기 좀 찍어줘~'...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냉큼 뒤돌아 무릎까지 쌓인 눈길을 걷고 계신 터프가이님 찍어드리고...

 

 

 

# 28. '난 단지 앞서 가신 분들의 발자국을 밟았을 뿐이고~'...................앞서 가신분들이 가볍게 공중부양하듯 눈위로 지나간곳을 아무생각없이 밟았을뿐인데...
         난 무릎까지 눈속에 빠졌을 뿐이고.... 낑낑대며 겨우 발을 빼냅니다....

 

 

 

# 29......

 

 

 

# 30. 조령산신령님의 왠지 모를 고독한 뒷모습 담아보고....

 

 

 

# 31. 전혀 고독하지 않다우~

 

 

 

# 32. 조령산신령님의 한결같은 미소..

 

 

 

# 33. 뒤에서도 열심히 쫓아오시고...

 

 

 

# 34. 심설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단 이른 시각에 대미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 35. 대미산에서 단체사진.... 정상석에서 단체사진찍을때 ...정상석이 중심에 오게끔 서주시면 좋은데...요로코롬 정상석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정상석을 가운데 둘지, 아님 사람 중심으로 찍을지에 대한 씨잘데기 없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 36. 대미산에서의 조망을 즐겨보겠습니다.... 아침나절만 해도 화창한 날씨에 정상에서의 조망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정상에 이를무렵엔 하늘을 덮은 눈구름과
       박무에 좌절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동쪽으로 황장산이 가깝게 보이고 황장산 뒤로 문복대를 지나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북동쪽으로 멀리 흐릿하게 소백산이 보일듯 말듯합니다.

 

 

 

# 37. 대미산에서 바라본 황장산(1077m). 황장산 뒤로 문복대, 촛대봉을 지나 도솔봉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38. 지나온 돼지등 방향입니다.

 

 

 

# 39. 돼지등 너머로 문경과 예천의 경계를 이루는 매봉(820m)이 보이고 그 뒤로 흐릿하게 안동의 학가산(870m)의 모습도 보입니다.

 

 

 

# 40.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나 그 우뚝 솟은 형상으로 인해 뚜렷하게 확인되는 천주봉(836m)과 공덕산(912m)이 보입니다.

 

 

 

# 41. 대미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동쪽 풍경... 저같은 지극히 평범한 등산객은 각각 따로 갈 천주산, 운달산을 한번에 연결해서 가는 준족인 분들도 계시더만요...
       좌측의 천주산에서 시작하여 공덕산을 지나 가좌목 뒷산을 경유하여 운달산에 올랐다 김룡사로 내려가는 기나긴 종주코스를 걷는분들의 무용담(?)은
       저같은 느림보 산객에게는 그저 딴세상 이야기입니다....

 

 

 

# 42. 남동쪽으로 멀리 약40여km 떨어진곳에 위치한 의성의 '비봉산(579m)'의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조망됩니다.

 

 

 

# 43. 남쪽으로 멀리 상주의 노음산, 갑장산이 보일듯말듯하고...

 

 

 

# 44. 남쪽으로 대미산과 거의 비슷한 높이의 운달산(1097m)이 보입니다.

 

 

 

# 45. '문경제산지조'라는 큰 의미가 있는 문수봉에서의 조망은 그러나 정상부를 둘러싼 상수리나무들로 인해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대간산행때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그새 나무가 많이 자랐는지 조망이 예전보다 더 못해진것 같습니다. 동쪽에서 남서쪽까지의 약 120도 정도의 조망만 가능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 46. 조망이 제한적이고 날씨가 썩 좋지 못하여 조망도를 생략할까 하다가 대미산에서 부리기재로 내려서자마자 운좋게 만난 전망대에서 서쪽 조망을
       담을수 있게 되어 동쪽에서 서쪽에 이르는 약 160도 정도의 제한적인 대미산 조망도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 47. 예전엔 6~70cm 정도 높이의 돌탑 위에 올려져 있던 대미산 정상석....

 

 

 

# 48. 많은 분들이 부리기재로 내려간 이후 한적해진 대미산 정상에서 증명사진을 남겨 봅니다. 지킴이님 먼저 찍어드리고...

 

 

 

# 49. 조령산신령님...

 

 

 

# 50. 모자가 돌아갔네...T.T

 

 

 

# 51. 1995년 문경 산들모임에서 세운 대미산 정상석...순수 인력으로 올리셨다니...수고하셨습니다.

 

 

 

# 52. 모두가 떠난 이후.....고요해진 대미산 정상을 담고 부리기재로 내려갑니다.

 

 

 

# 53. 부리기재를 향해 내려서자마자 우연찮게...아니 운좋게 등로에서 7~8m 떨어진곳에 위치한 바위전망대를 발견하고 잡목을 헤치며 조심스레 올라서니...
       정상에서보다 훨씬 더 좋은 조망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돼지등방향을 살펴보고....좌측 위가 대미산 정상입니다.

 

 

 

# 54. 남쪽으로 운달산과 성주봉 일대가 시야에 들어오고...

 

 

 

# 55. 남서쪽으로 대미산 정상에선 보이지 않던 백화산과 주흘산의 모습이 보입니다.

 

 

 

# 56.....

 

 

 

# 57. 서쪽으로 주흘관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쉽게도 주흘주봉과 주흘영봉은 소나무 가지에 가려 보이질 않는군요... 두어발자국만 앞으로 나가면 보일듯도 한데..
       두어발자국 앞은 허공이라 슈퍼맨이 아닌이상 나아갈수가 없습니다...-_-;;;

 

 

 

# 58. 아침나절의 화창한 날씨는 간데 없고 눈구름과 박무가 불청객처럼 찾아오니 지척의 백화산(1063m)도 흐릿하게 보입니다.

 

 

 

# 60. 산아래쪽으로 여우목고개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입니다. 저 굴곡진 도로에서 참 한심한 사연이 있었으니..... 때는 2003년...서울에서 내려온 처자 모시고
       황장산 산행하러 여우목고개로 올라가는데...하필 저 굴곡진곳에서 펑크가 날줄이야... 운전만 할줄 알았지 타이어 갈아끼워본적이 없으니 난감하던차에...
       지나가던 차량 세워서 '제가 타이어 갈줄 몰라서 그러는데 좀 도와주십쇼~'...70이 넘은 할배운전자분...'작키 좀 줘봐'.......'작키가 뭔데요?'.............-_-;
       여차저차 방법을 배워서 무사히 타이어를 갈아끼웠지만.... 참으로 무능했고 민망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장소입니다...

 

 

 

# 61. 천주산에서 공덕산, 가좌목 뒷산을 지나 운달산으로 이어지는 종주코스.... 체력이 되면 한번 도전해볼만한 코스입니다.

 

 

 

# 62.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 63. 부리기재까지 기나긴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 64. 부리기재로 내려서는 길에 정상에선 보이지 않던 북쪽풍경이 나무가지사이로 보입니다. 하설산에서 매두막을 지나 문경의 최고봉인 문수봉(우측 1162m)으로
       이어지는 월악산동부능선 삼형제의 모습이 보입니다.

 

 

 

# 65. 부리기재까지 기나긴 내리막길을 스키타듯...거의 미끄러지다시피 내려갑니다.

 

 

 

# 66. 맞은편에 1062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만...우리는 1062봉 직전 부리기재에서 남쪽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 67. 부리기재 도착 직전....겨우살이가 제법 많이 보입니다...

 

 

 

# 68. 몸에 좋다는 겨우살이 눈독들이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 69. 부리기재 도착 직전....

 

 

 

# 70. 부리기재에 도착합니다.  대간길따라 하늘재까지 무려 12km라는군요...옛날에 저길을 어떻게 걸었나 싶습니다.

 

 

 

# 71. 부리기재에서 남쪽으로 매우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 72. 가파른 사면으로 지그재그 등로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 73. 갑자기 넓은 공터가 나타나니...눈덮힌 묘지들입니다. 후손들이 이 높은곳까지 성묘나 벌초하러 오려면 말그대로 '등산'을 해야겠습니다...

 

 

 

# 74. 상당히 넓은 묘터입니다....항공사진에서도 선명히 보이더군요...

 

 

묘지를 지나 다시금 가파르게 떨어지는데 산행 초반부터 살살 아프던 아랫배에서 드디어 급한 신호가 올라옵니다. 볼일좀 보고 뒤따라 가겠노라 말씀드리고

후미분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길 기다려 배낭을 내려놓고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 궁뎅이를 까려는데... 유난히 주변에 발자국, 잠자리 흔적등 짐승 흔적이 많은게

좀 꺼림직하게 느껴집니다. 이곳까지 오면서 짐승흔적을 별로 못봤는데 유난히 이곳 주변에 짐승흔적이 많은게 이곳이 그넘들의 아지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했지만...이성으로도 조절하지 못하는게 똥꼬의 힘인지라 궁뎅이를 까고 느긋하게 볼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귀를 덮는 방한모가 답답하여

모자를 벗는순간....무언가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우측 사면에서 들려옵니다.... 응? 뭐지?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서로 마찰되는 소리겠거니 생각하며

계속 똥꼬에 주의를 집중하는데... 더 큰 소리가 우측 사면에서 규칙적으로 들려오며 그 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게 아니겠습니까....

갑자기 옛날 멧선생에게 된통 당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불안감이 극에 달해 후다닥 뒷처리를 하며 계속해서 들려오는 불길한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제발 토끼나 고라니이길 바라며 우측 사면을 살펴보니 30여미터 전방에 시커먼 두개의 물체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게 보입니다.....이런 덴장.....멧선생입니다.....

 

아주 그냥 간이 쫄깃쫄깃해지는게.... 당황하면서도...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이넘들이 사람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해서인가 싶어 헛기침도 해보지만...

저돌적으로 계속 밀고 옵니다...  눈내린 산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넘들이 달콤(?)한 응가냄새를 맡고 먹을건가 싶어 사람의 존재도 무시하며 다가오는게

아닌가 싶은 정신나간 상상을 그 당황한 순간에도 해봅니다...이런 똥돼지같은 멧돼지가 있나....

 

비록 큰녀석들은 아니지만 겁대가리 상실한 멧선생 두넘이 다가오는데 저에게 남은 수는 딱 하나 36계 줄행랑밖에 없었습니다. 번개같이 배낭을 들러메고

걸음아 날살려라...아래쪽으로 줄행랑을 칩니다....이거 왠지 동물과 사람의 위치가 바뀐 느낌입니다.... 정신없이 뛰어내려오는데 둥당둥당~ 무언가 뒤에서

쫓아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으갸갸...이넘들 정말 미친넘들이구나 싶어 더욱더 속도를 높여 내려가는데 왠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제 뜀박질과

박자를 맞추어 쫓아옵니다.....이런 덴장.... 배낭속에서 춤추고 있는 물통들 소리였습니다... -_-;;;; 그때 누군가 제 표정을 봤다면 참으로 볼만했을겁니다....

 

 

# 75. 10여분을 정신없이 뛰다시피 내려가서야 앞서 가던 일행들과 조우합니다....'흑흑~ 멧선생 만나 듀글뻔했슴다~'

 

 

 

# 76. 지난 말목산 산행에서처럼 '매의눈'을 지닌 사무라이님께서 더덕줄기를 발견하시고....지킴이님이 더덕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땅을 파고 계십니다...

 

 

 

# 77. 줄기가 끊어진데다 아무리 파도 더덕이 나오질 않아 다들 더덕줄기가 아닌가보다 생각하려는 그 순간....돌 밑에 숨어있던 더덕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특유의
       향을 사방으로 뿜어냅니다....

 

 

 

# 78. 마을이 가까워진듯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 79. 마을 도착 직전....우측으로 주흘산이 보입니다...

 

 

 

# 80. 이곳에서 보는 주흘산은 남쪽에서 바라보는 주흘산여신님 형상과는 또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 81. 과수원에 내걸린 살벌한 문구..... 동물들의 접근도 막고 돼먹지 못한 일부 인간들의 손길도 막고....뭐 그런거겠죠...

 

 

 

# 82. 좌측 멀리 움푹 들어간 곳이 여우목고개입니다....

 

 

 

# 83. 밖마을(박마을?)로 내려섭니다.

 

 

 

# 84. 마을에 들어서며 아이젠을 벗습니다....

 

 

 

# 85. 아이젠을 벗으니 날아갈것 같습니다...

 

 

 

# 86. 마을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 87. 최종 하산지점인 두부집을 향해 고고싱~

 

 

 

# 88. 밖마을에서 바라본 대미산.

 

 

 

# 89. 도로에 올라서며 셀카질....4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짧은 산행이었습니다.

 

 

# 90. 두부집에서 두부, 막걸리 시켜서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합니다. 토사모 산행에서 산에서 점심식사를 하지 않고 하산을 하고나서 점심을 먹은건 처음이었습니다.

 

 

 

# 91. 바지가 좀 길어 단을 접고 다녔는데 스패츠를 하지 않으니 접은곳으로 눈이 들어가고...하산할즈음엔 날이 따뜻해지며 그 눈이 녹아버리니 바지 아랫부분이
       물에 빠진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는데 장작불에 10여분 불을 쬐었더니 금새 말라버립니다....^.^v

 

 

 

# 92. 뚜벅이님의 차에 올라 점촌으로 돌아가는 길에 운달산과 성주봉의 설경을 감상합니다... 이른 시각에 점촌에 도착하여 더이상의 뒷풀이 없이 각자 집으로 고고싱..
       조령산신령님과 집앞 마트에서 맥주한캔으로 산뜻한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