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에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전라도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산행을 위해 찾은 게 아닌지라 남쪽으로 보이는 모악산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 그래도 간만에 전라도를 찾았기에 그냥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예전부터 무척이나 가보고 싶었던 익산의 미륵사지를 찾기로 결정합니다.
사방에 온통 산만 보이는 울동네 풍경과는 너무나 다른, 넓은 평야지대을 관통하는 1번 국도에 올라 미륵사지가
있는 익산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방 좌측으로 미륵사지를 품은 미륵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금마면소재지 입구에서 신호대기 중, 전방에 미륵사를 품은 미륵산이 보입니다.
# 주말임에도 의외로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무척 넓은 주차장이 텅 비다시피해서 수월하게 주차를 하고 탐방에 나섭니다.
# 백제시대 미륵사가 있던 자리라는 뜻의 '미륵사址'인지라 찬란했을 가람들은 온데간데없고
거대한 두 개의 탑과 당간지주, 그리고 가람의 흔적인 많은 석재 잔해물들이 자리를 지키며
미륵사의 명맥을 이어가는 익산의 '미륵사지'였습니다.
# 미륵산 남쪽 자락 너른 평지에 조성된 미륵사.
# 보수공사 중인지 가림막이 좀 거슬립니다.
# 석재물인 두 개의 거대한 석탑과 두개의 당간지주만이 남아 있는 미륵사. 그나마 우측의 동탑은 기단부만 남아있던 것을
서탑의 남아있는 부분을 참고해 1993년 복원한 것인데 제대로 된 고증도 없이 진행된 졸속복원이라는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동탑이 서탑이랑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불국사의 석가탑, 다보탑의 예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논리, 그리고 예전 방식으로 석재를 정으로 쪼아 만든 게 아니라 현대식 방법인 기계로 석재를
잘라버려 서탑과 달리 석재 표면이 너무나 매끈하다는 비판 등등...)
# 졸속복원 논란이 있는 미륵사 동탑.
# 미륵사 당간지주와 미륵사 서탑. 이 서탑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입니다.
# 서탑 앞 미륵사 당간지주. 이 또한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보물 제236호)
# 미륵사 당간지주와 동탑, 그리고 서탑.
♣ 익산 미륵사지 당간지주 (보물 제236호) - 당간은 사찰에서 행사나 의식을 치를 때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깃발인 당을
달아두는 길쭉한 깃대이며, 이 당간을 양쪽에서 받쳐주는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주로 사찰 입구에 세워 그곳이 신성한
공간임을 말한다. 후대 남회랑 안마당에 약 90m 간격으로 서 있는 당간지주 2기는 크기와 형태, 제작 기법이 서로 같다.
현재 당간은 사라지고 지주만 남아 있는데, 미륵사지 서탑을 해체할 때 탑 안에서 나온 석재가 당간 형태임을 보아 당간은
돌로 만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주의 높이는 약 4.5m이고 바깥 면에는 가장자리와 중앙에 띠가 있다. 지주의 안쪽에는
당간을 고정하기 위한 구멍이 뚫려 있다. 지주 아래에는 기단이 있으며, 기단 각 면에는 무늬가 새겨져 있다. (안내문)
#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드디어 영접하였습니다. 미륵사지석탑 남측면.
# 목탑양식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석탑인 미륵사지석탑.
삼국시대 백제 무왕대 건립된 탑으로 무려 1400년 전 백제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탑입니다.
# 정확한 원래의 형태를 기록하고 있는 자료가 없으니, 서탑의 남아있는 부분을 참고, 유추하여 복원한 동탑은
당연하게도 불완전한 복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륵사지석탑 남서측면.
# 미륵사지 석탑과 미륵산.
#...
# 오래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온 소중한 우리 문화재이기에 안내문도 꼼꼼하게 읽어보았습니다.
♣ 미륵사지석탑 - 미륵사지석탑은 7세기에 미륵사가 처음 지어질 당시 세워진 세 기의 탑 중 서쪽에 위치한 탑으로
우리나라 석탑 중 가장 크고 오래된 탑이다. 많은 석재들이 없어져 원래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남아있던 석재를 참고해
9층으로 복원된 동쪽 석탑과 같은 규모로 추정된다.
미륵사지석탑은 목탑이 석탑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탑이다. 층마다 모서리의
기둥이 다른 기둥보다 살짝 높게 된 형태, 지붕이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며 끝부분이 솟아오르는 모양 등 목조건축의 수법을
따르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된 1층에는 사방에서 계단을 통해 출입이 가능한 십자형의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러 개의 석재를 쌓아 올린 중심기둥이 세워져 있다. 2009년 1월, 가장 아래의 삼주석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었는데 백제왕후가 639년에 탑을 세우면서 사리를 모셨다는 기록이 확인되었다. 6층 일부까지만 남아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지하고 있었던 미륵사지석탑은 1998년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2001년부터
2017년까지 해체와 조립이 진행되었다. 수리가 완료된 탑의 높이는 약 14.5m, 폭은 12.5m, 무게는 약 1830톤에 이른다.
# 무너지기 직전의 석탑을 일제강점기, 콘크리트를 사용해 보수하였으나(현재 기준으로는 대단히 아쉬운 방법이지만
나름 당시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2001년에 시작된 보수정비사업은 해체, 수리, 복원에 18년이라는 기나긴 기간을 거쳐
2019년에 마무리되며 일반에게 미륵사지석탑 공개하였습니다. 미륵사지석탑 남동측면.
# 미륵사지석탑 북동측면. 이 방향에서 본 석탑이 가장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 1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해체, 수리, 복원된 익산 미륵사지석탑.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 미륵사지석탑 북측면.
훗날 백제 무왕이 된 서동과 선화공주의 서동요 설화가 삼국유사에 남아 있어 이 미륵사가 선화공주의 요청으로
백제 무왕이 지은 절이라 추정되었는데 복원공사 중 탑 내부에서 발견된 사리봉영기에 선화공주가 아닌 좌평 사택의 딸인 왕후의
요청으로 사찰이 창건되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무왕의 부인이 선화공주라는 서동요 설화와는 다른 내용이라 이에 대해
학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국유사에 표현된 미륵사의 구조가 미륵사 발굴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미륵사의 구조와 일치하기에
삼국유사의 서동요 설화 즉 서동과 선화공주의 스토리를 완전히 부정하기도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재는 첫째 부인, 둘째 부인의 개념이 아니냐~ 뭐 이런 의견도 있다고.
# 미륵사지 북서측면. 일제강점기 콘크리트로 보수된 부분을 싹 걷어내고 원형을 훼손시키지 않으며,
그리고 사라진 부분을 유추하지 않고 딱 알고 있는 만큼만 나름 최선을 다해 복원해 놓은 미륵사지석탑이었습니다.
# 서탑의 모습에서 탑의 원형은 이러이러하게 생겼을 것이다 유추하여 복원한 동탑과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 1층엔 동서남북 네 측면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가 있습니다. 서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 국보인 서탑은 문화재보호
차원에서 일반인들은 저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안에서 한 사람이 나오길래 대차게 욕을 해주려고 했는데...
관계자였네요. 졸속복원 논란이 있는 동탑은 보호가치가 없어서일까요.. 일반인들도 탑 내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미륵사석탑(서탑) 뒤쪽의 '금당지'
♣ 금당 - 금당은 절에서 불상을 모신 법당, 대웅전 등의 중심 건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색의 불상을 모셨다는 설과 건물
내부를 금색으로 칠했다는 설에서 명칭의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서원 금당 터는 동원 금당 터와 미륵사지의 중심에서
서쪽과 동족에 대칭으로 위치하고 있다. 서원 금당 터는 현재 석재들이 대부분 없어진 상태로 이층으로 구성된 기단만
남아있으며, 기단 남쪽과 북쪽에 계단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80년대 발굴조사에서 서원과 동원의 금당 터는 기단의 형식과
규모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원 금당터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규모이며, 정면은 5칸 중 중앙의 3칸이 조금 더 넓고
측면은 칸의 폭이 모두 같다. 건물의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은 사격형의 큰 받침석 위에 놓여있는데 동원 금당 터도 동일한
방식이다. 주춧돌은 높이가 약 1m 정도로 높게 만들어진 특이한 형태이며, 윗부분에는 다른 석재나 목재를 수평으로 끼워
넣을 수 있는 흠이 있다. 높은 주춧돌로 인해 금당의 바닥에는 빈 공간이 만들어지는데 신라의 문무왕이 용이 되어
드나들었다는 경주 감은사지의 금당 구조와 유사한 점이 있다.
# 주춧돌과 기단부만 남아있는 금당지
# 동탑과 서탑 사이에는 거대한 목탑이 세워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뒤편엔 중원 금당지가 있습니다.
# 어쩌다 이 화려했을 거대 사찰이 흔적도 없어 사라져 버렸을까요?
폐사될 시점의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폐사딘 사유는 오리무중~
# 좌우 측면의 '회랑지', 역시 주춧돌만 남아있습니다.
# 1992년 복원된 동탑.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관광객들도 1층 출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부는.. 꽤 시원했구요..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협소합니다.
미륵사지 동탑 북서측면.
# 동탑 내부에서 바라본 서탑
# 미륵사지 동탑 북동측면.
# 미륵사지 동탑과 서탑(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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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사지 동탑과 동원 금당지.
# 미륵사지 동원 승방지.
# 미륵사 강당지
# 탑을 세우는 이유... 본래 부처님의 '사리'를 묻고 그 위에 돌과 흙을 높이 쌓은 무덤이라고 하는군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섭의 사리를 위해 흙을 쌓아 탑을 만드신 데서 유래하여
후세에는 부처님과 큰 스님들의 사리를 봉안하여 그 덕을 존경하여 예배의 대상으로 탑을 세우고 되었다... 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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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사 동탑 남동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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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오솔길.. 부친께서 55년 전 장교후보생 훈련 때 구보로 오갔던 길이라 하시네요.
그래서 그 당시엔 미륵사 석탑이 어떤 모습이냐 여쭤보니 그냥 밭 가운데에 큰 돌무더기 있던 것만 기억난다고..
그게 탑인 줄 모르셨다고.. 꽤 오래전임에도 많은걸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하긴 저도 훈련소 시절 기억이 아직도 생생.
#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봅니다..
#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미륵산 산행 때 다시 한번 찾으리라...
# 그땐 '국립익산박물관'도 찾아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여러 유물들도 둘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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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에 도착.. 저~기 주차장 건너편의 '국립익산박물관'을 그냥 패스한 게 두고두고 아쉽네요. 볼거리가 꽤 많던데..
# 갑작스러운 소나기 후에 무지개를 영접하며 상주를 거쳐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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