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의 산에서 눈보라 속에 맞닥뜨린 최악의 험로'...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산(327.4m) 산행에서.
◈ 산행구간 :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 ~ 매표소 ~ 팔봉산 1,2,3,4,5,6,7,8봉 ~ 매표소 ~ 주차장
◈ 산행거리 : 약 4.28㎞ (산길샘앱 기록)
◈ 산행일자 : 2025년 03월 29일
◈ 산행멤버 : 달아네.
◈ 산행날씨 : 맑음~흐림~눈보라~맑음~눈보라~맑음... 왔다리갔다리. 가시거리 의미 없음.
◈ 총 소요시간 : 3시간 33분..... 언제나처럼 쉬엄쉬엄 놀멘놀멘 룰루랄라~
◈ 구간대별 소요시간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10:13) - 11분 - 매표소(10:24~10:32) - 33분 - 팔봉산 제1봉(11:05~11:08)
- 16분 - 팔봉산 제2봉(11:24~11:30) - 6분 - 팔봉산 제3봉(11:36~11:40) - 7분 - 팔봉산 제4봉(11:47~11:53)
- 6분 - 팔봉산 제5봉(11:59~12:05) - 13분 - 팔봉산 제6봉(12:18) - 12분 - 팔봉산 제7봉(12:30~12:37)
- 18분 - 팔봉산 제8봉(12:55~12:59) - 22분 - 홍천강 잔도(13:21) - 19분 - 매표소(13:40)
- 6분 -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13:46)
◈ 세부 산행기록
◈ 산행 사진들...
# 이번에 다녀온 팔봉산 산행코스는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을 출발, 매표소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여 1봉에서 8봉을 지나고 잔도를 따라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산행이었습니다. 4㎞가 조금 넘는 짧은 코스였지만 워낙에 험난한 코스인 데다 눈까지 내려 미끄러운 탓에 3시간 이상 소요된 쉽지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 전날 원주 아지트에 들러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아침 일찍 아지트를 빠져나와 홍천의 제1경이라는 '팔봉산'을 찾았습니다. 중앙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경유하여 홍천군 서면 팔봉리의 팔봉산 가는 길.. 이미 멀리서부터 여덟 봉우리가 인상적인 팔봉산이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산객을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팔봉산이 위치한 홍천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이기도 하고 특히 팔봉산은 꼬꼬마 시절 아부지 손잡고 여러 번 와봤던 곳이라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 병풍처럼 서 있는 팔봉산의 여덟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팔봉산 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팔봉산 유원지는 어릴 때 여러 번 왔지만 팔봉산은 20대 중반엔가 딱 한번 올랐던 기억이 있는 산입니다. 오래 전이기도 하고 어찌 된 일인지 단 한 장의 단체사진만 남아 있을 뿐이라 팔봉산 산행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졌는데, 암튼 그다지 어렵다는 느낌은 없고 낮은 산이지만 참 재미난 산행이었다... 뭐 이 정도 느낌만 남아있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은 팔봉산, 희미해진 옛 기억을 떠올리며 팔봉산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 팔봉산은 홍천의 9경 중 '제1경'에 꼽히는 명소라는군요. 9경 중 팔봉산 외에... '가리산'만 가봤네요.
※ 홍천의 9경 : 제1경 팔봉산, 제2경 가리산, 제3경 미약골, 제4경 금학산, 제5경 가령폭포, 제6경 공작산 수타사, 제7경 용소계곡, 제8경 살둔계곡, 제9경 가칠봉 삼봉약수.
# 어릴 때부터 홍천강은 놀이터였습니다. 살던 아파트가 홍천강에 접해있어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스케이트, 썰매를 타고 놀곤 했죠 그런 홍천강에 홍천의 정취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너브내길'이 조성되어 있다는 안내도입니다.
#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 상가지역을 통과하여 팔봉산 산행 들머리로 향합니다.
# 도로를 따라가다 다리를 건너면 팔봉산 산행 들머리인 매표소가 있습니다.
# 매표소 가는 길에 바라본 팔봉산과 홍천강.
# 매표소로 가는 다리(어유포교) 위에서 유년시절 놀이터였던 홍천강을 내려다봅니다.
# 네 살 무렵 팔봉산 아래 홍천강변에서 훈련 중인 군인아저씨들과 한컷. 좌측 뒤로 보이는 산은 금학산.
사진을 보니 당시엔 지금 건너고 있는 다리(어유포교)가 없었네요.
# 다리를 건너 팔봉산 들머리인 舊매표소, 現산행안내센터에 도착합니다. 작년까지 입장료가 있었으나 올해부터 입장료가 폐지되었다는군요. 옛날엔 입장료가 '5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암튼 개꿀~
# 아지트에서 준비하지 못한 식수, 행동식 등 먹거리를 들머리 인근 편의점에서 장만합니다.
(GS25, CU 편의점이 있습니다.)
# 팔봉산 들머리. 입구 가운데 박혀 있는 남근석에 시선이 절로 갑니다. 음기가 강한 팔봉산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설치했다는데... 흠.. 너무 사실적으로 만들어서 좀 민망하긴 하더라.. 그래도 아지매들은 이것 좀 보라며 권하더라..
# 셀프샷 한 장 담으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다리를 건너고...
# 다리 건너 안내도의 코스 안내보다 그 옆 사고사진들에 더 눈이 가더라..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이렇게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좀 의아했지만 왜 이런 사진을 안내도에 박아 놓았는지 하산 후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 초반엔 유순한 등로가 이어집니다.
# 봄 산행이 즐거운 이유 중에 하나. 겨울을 이겨내고 여기저기 몸을 드러내는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봄 내내 병원에 있느라 야생화 구경도 못했기에 오랜만에 만난 현호색이 반갑고...
# 괭이눈도 반갑습니다.
# 유순한 등로는 이어지고..
# 1봉 직전 쉼터를 지나고..
# '앵두 같은 입술'이 생각나는 '올괴불나무'
# 봄철 산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 산수유꽃과 혼동하기 쉽죠.
# 1봉 아래에 도착했습니다. 1,2봉이 험로이니 우회로로 가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네요.
# 재미난(?) 산행을 위해선 굳이 우회로로 갈 이유가 없겠죠. '험한' 길을 선택하여 1봉을 향해 오릅니다.
# 1봉 오름길의 낙석주의 구간.
# 팔봉산 등산로의 특징. 위험구간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발판이 설치되어 안전산행을 도모해 줍니다.
# 올라가서 증명사진 찍기 좋은 바위엔 여지없이 '추락위험' 문구가 부착되어 있어 뻘짓 할 생각을 못하게 하고...
# 1봉 오름길에 새로 설치된 계단이 오름짓을 수월케 해 줍니다.
# 우회로가 있다지만 그렇게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험로를 지나 팔공산 제1봉에 도착합니다.
# 1봉에서 본 남쪽 풍경. 비발디파크 스키장 슬로프의 모습이 보입니다.
# 셀카봉 없이 여덟 개 봉우리 모두에서 증명사진을 남기려니 주변분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여덟 번이나 해야 하는 사태가..
# 팔봉산 제1봉에서 본 팔봉산의 최고봉이자 주봉인 팔봉산 제2봉.
# 1봉 오름길은 그다지 어렵진 않았는데 내려가는 길은 상당한 험로였습니다.
# 뒤로 내려가는 게 더 안전한 자세..
# 예전에도 분명 이 길을 지났을 터인데 왜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사진도 없고, 산행기도 쓰지 않던 시절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진짜 이유는... 아마도 그 시절은 20대 신체 건장한 선남선녀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잡아주고 받쳐주고 하하 호호 이야기 나눠가며 즐겁게 산행을 이어갔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었나 그냥 추측만 해봅니다. 젊음이 최고여~
# 조카들 데려오려다 봉사활동 일정이 잡혀 있어 함께하지 못했는데... 같이 안오길 천만다행.. 조카들한테 욕먹을 뻔.
# 험난했던 1봉 하산길.. 하지만 이것도 이후 지나야 할 길에 비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순한 길 수준.
# 팔봉산의 주봉인 제2봉 오름길. 이곳도 좌측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우측 험로로 진행합니다.
# 이 정도는 아주 재미난 암릉길.
# 이곳에도 우회로가 있지만 고민 없이 밧줄 잡고 올라갑니다.
# 1봉 정상 직전 조망처에서 바라본 금학산. 홍천 제4경인 금학산에서 본 태극물길도 볼만하다지요?
# 팔봉산의 주봉인 2봉에는 두 채의 전각이 있는데..
# 이 전각은 '삼부인당'이고..
♣ 팔봉산 삼부인당 - 팔봉산 2봉 정상에 위치한 이 당집은 3부인(이氏, 김氏, 홍氏) 神을 모시는 곳으로 지금부터 400여 년 전인 조선 선조(1590년대) 때부터 팔봉산 주변 사람들이 마을의 평온을 빌고 풍년을 기원하며 액운을 예방하는 당굿을 해 오는 곳이다. 팔봉산 당산제는 지금까지 유일학 전승되어 오는 부락제로서 매년 음력 3월 보름과 9월 보름에 전통적인 굿과 제사를 지내면서 나라와 백성이 평안하고 관광객이 산과 강에서 무사안녕하기를 축원한다. ~~~~
# 규모가 작은 다른 한 채는 '산신각'이더라..
# 산신각 내부 살짝 들여다봅니다. 뭣이가 중한 게 있길래 캡스가 관리하나 싶네요..
# 팔봉산의 주봉인 2봉이지만 정상석은 자그마하네요.
# 2봉에 설치된 전망대. 이건 확실히 지난번엔 없었던 것 같고..
# 2봉 오르는 도중 날씨가 '우째 이러냐~' 싶었는데 2봉 전망대에 오르자 서쪽에서 몰려오는 구름이 심상찮아 보입니다.
# 2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팔봉산 제3봉.
# 봄철이니 야생화도 찍고 또 낮은 산이지만 조망도를 만들어볼까 해서 접사렌즈 포함 렌즈 4개랑 Dslr 2대나 챙겨 왔는데 서쪽에서 몰려오는 눈구름에 좌절하며 조망도 제작 포기 선언~!!!
# 차를 세워둔 팔봉산 관광지의 너른 주차장이 내려다보입니다.
# 2봉에서 내려서는 길도 만만치 않았고...
# 3봉 오름길에 설치된 가파른 계단. 계단 없던 시절엔 올라가는 게 가능했으려나???
2봉과 3봉 사이 안부에서 우측 홍천강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있습니다. 심상찮은 날씨에 더 이상의 진행을 포기하고 우측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이 보이네요.
# 3봉 오름길의 날카로운 암릉. 팔봉산 능선길은 대부분 이런 날카로운 암릉길이었습니다.
# 계단을 한번 더 올라 팔봉산 제3봉에 도착합니다.
# 주봉인 2봉 정상석보다 더 큼직한 3봉 정상석. 그런데 뒤로 몰려오는 눈구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 3봉에서도 증명사진 남겨봅니다. 집에 와서 사진 정리하다 보니 정작 주봉인 2봉에선 증명사진을 남기지 못했네요.
# 한번 더 3봉 정상석을 찍고 4봉으로 가려는데...
# 높이 327m의 동네 뒷산급 산에서, 내일모레가 4월인데... 눈보라를 만날 줄이야..
# 안 그래도 험악하고 미끄러운 등로가 남았는데 눈보라라니...
# 어이가 없어 동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춘삼월에 팔봉산 3봉에서 만난 눈보라.
# 3봉에서 4봉 가는 길.. 그나마 철제계단, 다리가 놓여 있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구간이며 팔봉산의 명물인 해산굴이 있는 장소입니다.
# 3봉과 4봉 사이를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니 잠시 대기하며 눈보라가 잦아들기를 기다립니다.
# 좌측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해산굴을 지나 4봉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우측은 해산굴을 거치지 않고 바로 4봉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입니다. 해산굴은 예전에 어렵사리 통과한 적이 있기도 하고 거센 눈보라에 기가 눌려 곧바로 4봉을 향해 진행합니다.
# 4봉 가는 길. 해산굴은 좌측 바위 속을 통과하는 좁은 바위틈새입니다.
# 팔봉산 제4봉 정상석.
# 4봉 정상부에서 본 해산굴. 배낭을 메고 통과하기는 불가능하며 덩치 큰 분들 역시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좁은 바위틈입니다. 옛날엔 웃으며 통과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통과 못할 것 같아요..
# 그렇다고 그 시절이랑 몸무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해산굴 바위틈이 좁아진 건지... 내 간이 쪼그라든 건지...
# 3월 말에 동네 뒷산급 높이의 산에서 설경을 구경할 줄이야...
# 안 그래도 쉽지 않은 험로인데... 잠깐 사이 내린 눈으로 인해 등로가 매~우 미끄러워져 한발한발 조심스레 진행합니다.
#.....
# 5봉 오름길의 매우 가파른 철제계단.
#....
# 매우 가파른 계단이지만 8봉에서 만나게 될 계단에 비하면 애교 수준.
# 팔봉산 제5봉의 정상석은 팔봉산의 여덟 정상석 중 가장 작은 크기였습니다. 너무 작아 모르고 지나칠 뻔~
# 5봉에서 내려다본 팔공산 유원지. 어릴 때 저기서 헤엄치고 놀았었죠.
# 팔봉산 제5봉에서도 증명사진 남겨봅니다.
# 5봉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 5봉 내려가는 길도 역시나 만만치 않았습니다. 눈보라에 움츠러든 진달래를 스쳐 지나며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 6봉 오름길의 철계단.
# 옆으로 몰아치는 눈보라의 흔적.
# 6봉 오름길의 계단.
# 6봉 뒤편 아래쪽으로 우회로가 있어 6봉 정상석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생길 것 같네요. 우회로 대신 암릉을 타고 오르면 6봉 정상석과 만나게 됩니다. 6봉은 정상석 놓인 자리가 너무 좁아 사진 찍기 편하라고 정상석 뒤편에 두어 명 설만한 공간을 만들어주셨네요.
# 오가는 분들이 없어 6봉 정상 증명사진은 스마트폰 '셀카샷'으로 해결~
# 6봉에서 본 5봉.
# 7봉 가는 길..
# 아마 팔봉산이 국립공원이었으면 위험구간이 출입금지로 묶였거나 데크 계단으로 도배되거나 둘 중에 하나일 듯..
# 충북 영동의 주행봉 칼날능선이 생각나는 암릉을 조심스레 통과하면..
# 팔봉산 제7봉에 도착합니다.
# 여덟 봉우리 모든 곳에서 증명사진 찍으려니 그것도 일이네요.
# 7봉 정상석과 7봉에서 만난 세명의 산객들. 이후 이분들과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만들게 됩니다.
# 7봉에서 내려다본 홍천강 팔봉산 관광지.
# 7봉에서 지나온 길을 살펴보고..
# 7봉 정상이 조망도 사진 찍기엔 주봉인 2봉보다 더 나은 조건입니다. 조망도 제작은 포기했지만 아쉬운 대로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담아보았습니다. (원본 클릭)
# 7봉에서의 하산길 역시 무척이나 가파르고 험난합니다. 철제 난간을 양손에 잡고 내려오는데 안 추울 거라 예상하고 마지막에 배낭에서 빼버린 장갑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눈보라에 젖은 철제 난간에 손은 시리지, 미끄럽긴 또 얼마나 미끄러운지.. 거창한 브랜드 장갑 다 필요 없고 빨간색 고무 코팅된 목장갑 생각이 하산길 내내 떠오르더만요.
# 7봉 하산길에 본 8봉. 팔봉산 여덟 봉우리 중 최악의 험로가 기다리고 있는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입니다.
# 철제 다리를 건너면..
# 7봉과 8봉 사이의 안부에 내려서게 됩니다. 이곳에서 우측 아래쪽으로 또 하나의 하산로가 있으니.. 안내경고판을 보면 마지막 봉우리인 8봉을 눈앞에 두고 왜 이곳에 하산로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안내경고판을 읽어보면... '팔봉산 등산로 코스 중 8봉은 가장 험하고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코스입니다. 등산에 풍부한 경험과 체력이 없으신 분이나 부녀자 노약자 되시는 분은 현시점에서 하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안내경고판 대충 읽어보고... 하산 대신 겁대가리 상실한 채 8봉으로 향합니다.
# 8봉 오름길. 초반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바위에 박힌 철제 손잡이, 발판에 의지해 조심스레 8봉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 대단히 가팔라 보이는 계단이 나타나는데..
# 이건 뭐... 계단을 가장한 사다리 수준이더라...
# 이래저래 손발이 고생해 가며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 8봉에 도착합니다.
# 7봉에서 증명사진 찍어주신 분께서 다시 한번 증명사진 찍어주셨습니다. 감솨~
# 7봉에 이어 8봉에서 다시 만난 세분의 등산객. 나중에 이야기하며 알게 되었는데 주로 바위 타시는 분들이라고..
# 8봉에서 본 7봉. 그런데 다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 팔봉산 최악의 험로인 8봉에서 다시 눈보라를 만났습니다.
# 초반엔 그리 어렵지 않은 하산길이 이어지더니... 그것도 잠시...
# 우와... 이건 뭐... 사진으로는 제대로 그 느낌이 전달되지 않네요. 대단히 가파르고 미끄러운 8봉 하산길이 시작됩니다.
# 팔봉산 혼자 올 땐 집에다 '팔봉산' 간다고 꼭 이야기해놓고 와야 할 듯..
# 눈보라가 몰아친 직후라 철제난간, 발판 모두 엄청나게 미끄럽습니다. 삐끗하면 저 아래 홍천강까지 굴러 떨어질 듯..
장갑을 챙기지 못해 미끄러운 철제 난간을 맨손으로 잡을 수밖에 없어 시리기만 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조심스레 하산을 이어갑니다.
# 8봉 하산길에 본 팔봉산 관광지 주차장.
# 팔봉산 모든 구간 중에 바로 이곳 8봉 하산로가 최악의 험로 중에 험로였습니다. '뭔 놈의 길이 이따위야?' 이 생각만 하며 내려왔네요. 그런데 아무래도 예전 팔봉산 산행 때는 8봉에 올라가지 않고 8봉 직전 안부에서 하산하지 않았나 싶네요. 이렇게 험난한 길을 기억 못 할 리가 없는데 말이죠.
# 평소 바위 타러 다니신다는 분들도 뒤로 조심조심 내려가시고..
# 이젠 험로 끝인가 싶었는데..
# 방심은 금물..
# 홍천강에 내려설 때까지 험로는 계속되었습니다.
# 드디어 하산완료, 홍천강변 잔도에 내려섰습니다. 팔봉산, 특히 8봉 등로는 정말이지 기억에 남을만한 험로였습니다. 전국 모든 산을 가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제가 다녀본 곳 중에선 가장 험난한 코스였습니다. 이전까진 관악산 팔봉, 조령산(안전시설 설치되기 이전), 북한산 문수봉(안전시설 설치되기 이전), 주행봉, 대야산 직벽, 희양산 직벽 등등을 최난코스라 생각했는데.. 이번 산행으로 팔봉산이 제가 경험한 코스 중 단연코 최난코스였습니다.
# 무사히 내려왔다는 안도감에 잔도를 따라 여유롭게 매표소 방향으로 향합니다.
# 예전에도 이런 잔도가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그냥 강변으로 진행했던 것 같기도 하고..
# 암튼 여느 곳에서 보기 힘든 잔도였기에 영상으로 남겨보았습니다.
# 잔도의 짧은 출렁다리.
# 예전 팔봉산 산행에서 확실히 기억나는 건 잔도 따라 매표소로 가지 않고 여기 즈음에서 등산화 목에 걸고 맨발로 얕은 여울지대를 건너 반대편 주차장으로 갔다는 거...
# 험로를 함께 내려오며 그 짧은 순간에 동질감을 느껴서인지 앞서 가시던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매표소로 향했습니다. 그러다 '어디서 오셨어요?' 물어보시기에 '고향은 여기 홍천인데 현재는 경상도에 살고 있지요'. 그러자 파란 바지 입으신 분께서 경상도 어디세요? 그래서 경상도 어디라고 말씀드리니... 헐... 울 동네분이시네.
세상 참 좁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어디서나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참 좁거든요.
# 동네 선배님(???)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다리를 건너는데 또다시 몰아치는 눈보라에 뺨따구가 얼얼~
# 그냥 쉽게 보내주질 않는구나.
# 이런 재질의 쟈켓은 보기엔 따뜻해 보이는데 방풍기능은 약해서 바람 부는 날엔 별로라는 거..
# 동네 뒷산에서 눈보라 속 예상치 못한 험로를 통과하느라 애먹었네요.
# 올해 마지막 눈이리라... (그런데 다음날 원주 아지트에서 집에 가는 길에 또 눈이 내리더라..)
# 주차장 도착. 언제 그랬냐는 듯 햇볕이 내리쬐는데 내 안경은 눈보라에 엉망이 되었네..
# 주차장에 도착, 다시 한번 팔봉산을 올려다봅니다. 참으로 대단한 험로였습니다.
# 홍천군 관광안내도 살펴봅니다. 홍천은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고장입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라는데... 서쪽으로는 경기도 가평, 양평과, 동쪽으로는 강원도 양양, 강릉과 맞닿으며 동서로 96㎞에 이르는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고장이죠. 홍천의 서쪽 끝에서 서울 동쪽 끝까지 겨우 32㎞ 거리이며 동쪽 끝에서 동해바다까지는 불과 19㎞일 정도로 동서로 긴 고장입니다. 참고로 '시'단위에서 가장 넓은 고장은 경북 안동시입니다. 넓은 만큼 가볼 만한 곳이 많을 것 같아 살펴보았는데.. 음.. 대부분이 산, 계곡, 사찰이구만요.
# 굿바이 팔봉산, 굿바이 내 고향 홍천.
# 눈보라를 뚫고 중앙고속도로를 내달려 원주 아지트에 도착. 뷰 좋은 카페가 있다기에 원주 외곽으로 한참을 가서 도착한 창고 외형을 한 카페. 이름하야 '카페 G'
# 치악산 뷰를 자랑하는 '카페 G' 외부 테라스에서..
# 한참 대기한 후에야 들어간 카페 내부. 캬~ 산꾼이 아니 좋아할 수가 없는 카페일세..
#....
# 암만 생각해도 요즘 카페 물가가 너무 비쌈. 뭐 '뷰'값이라 생각해야 하나???
# 눈보라 치던 변덕스러운 날씨는 간데없고 파란 하늘이 드러났기에 한번 더 담아보고..
# 조금 이른 저녁식사는 원주 시내로 이동, '목구멍'이라는 고깃집에서 해결.
# 처음 가본 곳인데 맛나더라...
저녁식사를 끝으로 팔봉산 산행으로 시작된 알찬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일반 산행기 - 사진] > 강원도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 '처맞기전까진 그럴듯했던 최악의 설악산행' (1) | 2023.10.06 |
---|---|
[봉래산] - '황홀한 카페뷰에 감동했던 영월의 동네 뒷산' (0) | 2022.10.27 |
[태기산] - '국토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한강기맥의 최적 조망처' (0) | 2022.09.17 |
[소금산] - '두개의 출렁다리와 잔도를 얻고 정상을 잃다' (0) | 2022.06.20 |
[방태산] -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고 아름다운 계곡을 품은 산' (0) | 2021.11.23 |